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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전태윤은 하예정이 샤워하는 틈을 타 모든 것을 다 안배해 놓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욕실에서 나온 하예정은 남편이 침대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서 자연스럽게 그의 목을 껴안고는 그대로 침대에 밀어 눕혔다.

“여보, 이러면 나 힘들어져.”

전태윤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와이프를 일깨웠다.

하예정은 웃으며 그의 얼굴에 키스를 몇 번 하더니 이내 몸을 돌려 옆에 누웠다. 그녀는 발로 남편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담배 냄새 나니 얼른 가서 씻어요.”

“나 담배 안 피웠어.”

“옆 사람들이 피운 담배 냄새가 옷에 스며든 걸 거예요 ”

전태윤은 소매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는데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와이프가 담배 냄새가 난다고 하니 얌전히 샤워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을 수밖에.

그가 씻고 나왔을 때 하예정은 이미 꿈나라로 갔다.

전태윤은 고이 잠든 하예정의 평온한 얼굴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그녀가 부럽기도 했다.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식사와 휴식은 절대 거르지 않는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은 어떤 일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부정적인 정서에 오랫동안 잠겨있지 않는다.

한마디로 낙관주의자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꼭 있을 거로 생각한다.

전태윤은 몸을 숙여 하예정의 얼굴에 뽀뽀하고는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나에 관한 좋은 꿈 꿔.”

하예정은 날이 밝을 때까지 꿈도 꾸지 않고 통잠을 잤다. 전태윤도 마찬가지로 달콤한 잠을 잤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 전태윤은 이미 부엌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할머니가 집에 없는 줄 알고 잠옷을 입은 채로 방을 나온 하예정은 향기 냄새에 이끌려 부엌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뒤에서 전태윤을 껴안고 얼굴을 그의 등에 가져다 대며 부드럽게 말했다.

“자기야.”

이 애교스러운 말투에 전태윤은 몸이 녹아나는 것만 같았다.

몸을 돌려 아내를 껴안고 아침 키스를 하려는 찰나, 할머니가 베란다로부터 어슬렁어슬렁 걸어오고 있었다.

마침 부엌으로 들어가려던 할머니의 눈에도 이들 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보였다.

할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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