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얼굴을 쳐다보며 주지훈의 허리춤을 힘껏 꼬집었다.그러자 주지훈은 오히려 기세등등하게 목소리를 높였다.“어젯밤 허리를 너무 열심히 흔들어서 아픈데 꼬집기까지 해?”그렇게 두 사람은 투덕거리며 차에 올라탔다.기자들은 핑크빛이 감도는 두 사람을 보며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이런 뉴스는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기에 충분했다.기자들의 예상대로 ‘법조계 1위 변호사 조수아와 재벌 주지훈의 뜨거운 하룻밤’이라는 타이틀을 건 기사가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으며 짧은 시간 안에 두 사람은 인기 검색어
조수아와 주지훈은 얼른 병원으로 달려가 감시 카메라부터 확인했다.이내 두 사람은 수상한 하얀색 승합차의 번호판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주지훈은 바로 비서에게 해당 차량을 추적하도록 분부했다.한편, 감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빤히 지켜보던 조수아는 두 명의 납치범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정확한 상황 분석을 위해 영상을 몇 번을 돌려보는 동안 조수아의 주먹 쥔 손에는 점점 힘이 쏠렸다.그때, 조수아의 시선은 문득 한 납치범의 귀에 꽂혔다.납치범은 귀에 검은색 귀걸이를 하고 있었다.조현영이 당시 조병윤의 친딸이라고 주장하며
조수아의 표정은 순간 싸늘하게 바뀌었다.“상속권을 가지고 싶으면 우리 아빠부터 돌려줘.”조현영은 피식 웃더니 입을 뗐다.“내가 바보인 줄 알아? 내가 네 아버지를 놓아주면 돈은? 조수아, 이런 허튼수작이나 부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빨리 상속권을 나한테 넘기는 게 좋을 거야. 조병윤의 모든 재산을 내 명의로 돌려놔. 그렇지 않으면 네 아버지를 차가운 시신으로 마주하게 될 거야.”조수아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다.그녀는 한껏 무게를 잡고 말했다.“조현영, 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줄게. 다만 아빠의 재산은 한 푼도 줄 수
조수아의 계획을 들은 주지훈은 마음이 시큰거렸다.옛날의 조수아였다면 제일 먼저 조병윤을 구하지 절대로 지금 같은 선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조수아는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유지했다.지난 2년 동안 혼자 어떤 일을 겪었었기에 조병윤이 납치되었어도 이토록 침착할 수 있는 건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주지훈은 충격에 무뎌진 조수아를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다 꼭 끌어안았다.“걱정하지 마. 내가 꼭 아버님이 무사하게 돌아올 수 있게 최선을 다할게.”조수아는 고개를 들어 주지훈을 바라보았다.“입조심해.
하지만 비서는 머뭇거리며 사뭇 긴장한 것 같았다.“어르신, 육연희는 무죄로 풀려나 귀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그 소리를 들은 박경준은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그럴 리가. 어떻게 된 일이야?”“어르신, 저희가 조수아한테 감쪽같이 당했어요. 조수아는 일찍부터 저희 몰래 M 국에 건너와서 AB 그룹의 범죄 증거를 수집했어요. AB 그룹이 육엔 그룹의 회사 시스템을 해킹하여 칩 기술을 훔치고 가짜 핸드폰을 만들어 폭발 사고까지 일으킨 걸 모두 밝혀냈어요. 그것도 모자라 AB 그룹이 상업연맹을 핑계로 다른 그룹의 주식을 갈취한 정
조수아는 기자들을 쓱 둘러보다가 말을 덧붙였다.“육 대표님과의 개인적인 감정은 이미 과거형입니다. 지금은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일 뿐입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 주십시오.”말을 마친 조수아는 사람들을 뚫고 자리를 떠나려 했다.하지만 좋은 화젯거리를 이렇게 쉽게 놓아줄 기자들이 아니었다.그들은 녹음기를 들이대며 계속 캐물었다.그때, 한 남자가 검은색 고급 승용차에서 내렸다.남자는 한 손에 꽃다발을 들고 얼굴에는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몸에는 은색 펄이 은은하게 감도는 회색 양복에 검은색
“주지훈이 차 사고를 당했을 때, 마침 내가 옆에 있어서 바로 그를 병원으로 이송했어. 제일 유명한 의사를 불러 치료를 해봤지만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어. 그래서 주은석이 나와 손잡으려 한 거야. 내가 주지훈의 신분으로 세간에 얼굴을 드러내면 주은석을 도와 그 사건을 계속 조사할 수 있지. 동시에 나도 다시 복수를 시작할 수 있고. 그렇게 2년 동안 나는 사건을 조사하면서 주지훈의 행동과 말투를 일일이 따라 했어. 피나는 노력 끝에 너도 못 알아볼 정도로 나는 주지훈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게 되었어.”가만히 듣고 있던 조수아는 문득
장현숙은 말하며 조수아의 뺨을 휘갈기려고 손을 들어 올리자 조수아는 재빨리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조수아는 싸늘한 눈길로 장현숙을 빤히 쳐다봤다.“조자현은 아빠와 선생님을 납치했어요. 범죄를 저질렀으니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장현숙은 씩씩거리며 매서운 눈길로 조수아를 노려봤다.“헛소리 그만해. 자현이는 병윤이를 납치한 게 아니라 고택으로 데려가 얘기를 나누려던 것뿐이야. 넌 우리 조씨 가문이 잘되는 꼴을 볼 수가 없어서 자현이를 감옥으로 보내려는 것 아니야?”조수아는 하찮은 듯 코웃음 쳤다.“단순히 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