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하루라도 빨리 진짜 남편이 되도록 노력할게. 그럼 되지?”두 사람의 사랑싸움에 조수아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그러다가 그 모습들이 자기와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내일 두 분 조심히 돌아가세요. 전 내일 재판이 있어서 이만 돌아가 봐야 할 것 같네요.”“그래. 너도 조심히 돌아가. 그리고 아기 보러 자주 놀러 오고.”조수아는 세리네 집에서 나온 뒤 자기도 모르게 어느새 아기 묘지에 오게 되었다.그녀는 조심스레 꽃다발을 묘비 위에 올려다 놓은 뒤 휴지로 묘비를 정성
박주영은 M 국에 돌아간 뒤 아버지를 돌봐주기 위해 산속 별장에 들어갔다.그리고 입고 먹는 건 모두 박경준이 가져다줬다.처음에는 몰랐지만 며칠이 지나고 보니 점점 이상한 느낌이 들었디.여기는 어디든지 경호원들로 쫙 깔려있었고 그녀가 어디를 가든 경호원들이 반드시 동행해야 했다.또한 인터넷은 국내 사이트에만 접속할 수 있도록 제한되어 있었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도 메세지를 보낼 수도 없었다.박서준과의 통화 횟수도 점점 줄어들자 박주영은 그제야 이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육상근이 의심한것과 같이 박경준
그녀의 모습은 이미 20년 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였다. 당황한 박경준은 재빨리 그녀를 들어 올리면서 다시 다정하게 말했다.“주영아, 무서워하지 마. 오빠가 널 구하러 왔어.”이때 눈물을 닦고 그의 얼굴을 마주 보던 박주영의 눈빛이 순간 돌변하더니 그대로 온 힘을 다해 그의 어깨를 물어버렸다.참을 수 없는 고통에 박경준이 얼굴을 찡그리자 경호원들은 저마다 박주영을 떼어내려 했지만 박경준은 그들을 말렸다.그는 이번 화재로 예전의 기억이 되살아났는지 아니면 진짜로 미쳐버린 건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박주영은 계속 그의 어
그녀의 모습에 박서준은 단번에 박주영의 의도를 눈치챘다.미친척 했던 원인이 바로 그의 곁에 돌아오기 위해서였다.그는 자기 어머니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다정하게 물었다.“어머니, 혹시 뭐라도 기억났어요?”박주영은 울다가 애써 감정을 추스르고 그에게 말했다.“서준아, 문주랑 연희는 다 내 친자식이고 네 친형, 친누나야.”그녀의 말을 들은 순간 박서준의 눈시울이 빨개졌다.조수아의 추측대로 자기 어머니가 진짜 임다윤이었던 것이다.그는 다시 박주영의 눈물을 닦아주며 애써 위로했다.“어머니, 지금 상황이 많이 심각해요. 그리고
박주영은 다시 눈물을 흘렸다.“수아 씨도 힘들겠다. 그렇게 목숨을 바쳐가면서 지켜낸 생명이 결국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진짜 미쳐버릴 거야.”“지금은 괜찮아져서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수아 씨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강한 사람이더라고요.”박서준은 입구를 슬쩍 바라보더니 계속 물었다.“할아버지는 좀 어떠세요?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박주영의 눈에는 순간 살기로 가득 찼다.“보기에는 단순하게 개한테 물렸는데 마침 개한테 바이러스가 있는 것 같지만 내 생각에는 박경준이 꾸민 짓인 것 같아. 오빠가 이 기회를 틈타
천우의 말에 세리는 마음이 아팠다.2년이 지났지만 조수아는 여전히 천우가 친아들인 사실을 모르는 상태다.민우는 조수아를 잘 따랐고 자주 그녀가 오기를 기다렸다.세리는 옆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천우의 반죽 같은 얼굴을 쓸어주며 자애롭게 웃었다.“그럼 엄마랑 같이 수아 이모 기다리자. 그래도 되지?”천우는 고개를 두 번 끄덕거렸다.잠시 후, 조수아의 차가 정원으로 들어오자 천우의 검은 눈동자는 동그래져서 반짝거렸다.천우는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가더니 조수아를 반갑게 맞이했다.“엄마, 이모가 왔어. 내가 이모 마중하러 갈게.
조수아와 육문주가 헤어진 건 세리에게 많은 불안감을 심어 주었고 그녀는 결혼에 대한 공포심이 생겼다.조수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언니, 이제 아이 셋도 있고 성빈 씨 일도 다시 안정을 되찾았고 집안도 평범해서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성빈 씨가 2년간 언니와 애들한테 얼마나 잘했는지 언니도 잘 알잖아요. 저도 성빈 씨가 진심인 게 느껴지고 다들 언니가 성빈 씨와 결혼하길 바라고 있어요.”천우는 작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조수아에게 물었다.“이모는 언제 결혼해요? 제가 이모 결혼식에 꽃을 뿌려주면 좋을 텐데.”
두 사람의 시선이 드디어 마주치자 시간도 따라 멈춰버린 것 같았다.육문주는 주먹을 꼭 쥐고 길쭉한 다리를 뻗으며 조수아를 향해 걸어갔다.그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꾹꾹 눌러 담았다.2년 만에 조수아를 만난 그는 목소리마저 미세하게 떨렸다.“수아야, 잘 지냈어?”다시 육문주의 목소리가 조수아의 귀를 울렸다.조수아는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육문주를 보며 마치 꿈꾸는 것처럼 모든 게 거짓말 같았다.2년간 벅차오르는 감정을 참아내는데 도가 튼 조수아는 더 이상 2년 전의 그녀가 아니었다.조수아는 줄곧 슬픈 감정을 잘 참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