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은 연한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등위로 샹들리에가 떨어지자마자 원피스는 빨간 피로 물들었다.피는 그녀의 몸을 타고 마구 흘러내렸다.박서준은 그 모습을 보자마자 재빨리 그녀에게 달려갔다.박주영은 고통스러워 눈을 꼭 감고 있다가 육상근이 무사한 모습을 발견하고는 안심의 미소를 살짝 지었다.그리고 무슨 말 하려다가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박서준은 그녀를 즉시 안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문주는 냉큼 진영택을 불렀다.“당장 앞뒤 문을 다 봉쇄하고 누가 샹들리에에 손을 댔는지 CCTV 확인해.
“분명 이 기회에 다음 작전을 펼치려고 한 것 같은데요.”육문주의 추측을 듣고 있던 박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걱정스레 말했다.“수아를 잘 보호해야겠어요. 아마 다음 목표가 수아일 거예요.”육상근이 무심결에 박서준을 올려보다가 왠지 모르게 그의 미간이 자신과 비슷하다고 느꼈다.만약 그가 밖에서 다른 여자와 실제로 관계를 맺은 적이 있었다면 아마 눈앞의 이 사람이 자신의 사생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약간 의아한 얼굴로 박서준에게 물었다.“어머니께서 병원 공포증이 있다고 했죠?”어쨌든 그 사람의 개인 프라이버시
그의 물음에 육상근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아버지가 그런 바람둥이라고 생각하는 거야?”육상근이 미간을 찌푸리고 그에게 되물었다.“그럼 아닌가요? 예전에도 이 일로 임다윤 씨랑 자주 다퉜잖아요.”육상근은 작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입을 열었다.“그 여자랑 다툰 원인은 납치 사건이 있은 뒤로 같이 자지 않았기 때문이고.”“그럼 왜 같이 자지 않았나요? 밖에 다른 여자가 있어서가 아닌가요?”육문주는 호기심에 다시 물었다.“아니. 난 그저 정력이 많이 쇠퇴해졌을 뿐이야. 수많은 명의를 찾아가 보고 검사도 받았는데
남자는 기세등등해서 송학진을 쳐다봤다.“왜? 마음이 아파? 네 친구의 여자인데 네가 왜 마음 아파하는 건데. 설마 너희 둘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거야?”“조용히 안 해? 그 입 한 번만 더 놀리면 총 쏠 거야.”송학진은 총을 남자한테 겨누며 화를 냈다.남자는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바로 조수아의 목에 칼을 댔다.“쏠 수 있으면 쏴봐. 네 손이 빠른지 내 칼이 빠른지 한번 보자고. 근데 내가 너한테 얘기 안 한 게 있는데 난 정육점 아들이야. 더 큰 소도 내 칼 한 방이면 죽어. 이 여자를 죽이는 건 나한테 더 식은 죽
남자가 조수아에게 달려들기도 전에 뒤에서 팡하고 총소리가 울리더니 남자는 바로 바닥에 쓰러졌다.새빨간 피가 순식간에 바닥을 뒤덮었다.육문주는 손으로 조수아의 눈을 가리며 부드럽게 다독였다.“무서워하지 마. 이제 다 괜찮아졌으니까 우리 이만 떠나자.”육문주는 조수아의 허리를 감싸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는 진영택한테 차를 준비하도록 명령하고 자리를 떠났다.조금 전까지도 납치범과 대치하던 조수아는 그제야 몸에 긴장이 풀려 육문주의 품에 안겼다.조수아의 작고 차가운 두 손은 육문주의 셔츠를 꼭 쥔 채 이를 덜덜 떨었다.그녀
박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뭔가 기억난 거예요?”“아직 기억나는 건 없어. 그저 샹들리에가 떨어질 때 내 머릿속에 너와 그 사람이 함께 있는 장면이 떠올랐어. 잠시였지만 그 흐릿한 기억 속의 남자가 육상근인 건 확실해.”박주영의 말을 들은 박서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어머니, 혹시 상근 아저씨를 좋아하는 거예요?”박서준의 직접적인 물음에 박주영은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박주영은 잠깐 뜸 들이다가 겨우 입을 뗐다.“좋아하는 거일 수도 있지. 아니면 내가 왜 상근 씨를 구하겠어. 내가 참 나빴었어. 분명 상
이현의 이름을 들은 육상근은 귀를 의심했다.이현은 육씨 가문의 집사였고 그해 화재 사고의 유일한 피해자였다.육상근은 박주영이 이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어떻게 그 화재에 대해 똑똑하게 기억하는 건지 의아했다.육상근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박주영을 바라봤다.“이현 씨 말고 또 기억나는 게 있어요?”박주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사실 이현 씨에 대해서도 별다른 기억도 없어요. 다만 매번 악몽을 꿀 때마다 자주 그분의 이름이 절로 입에서 나와요. 저는 아마 이현 씨가 저를 화재 현장에서 구한 게 아닌지 추측하고 있어요.”
오늘 밤 육문주와 관계를 맺는다면 너무 황홀해서 밖에 나갈 생각도 하지 않을 것이다.조수아는 급히 육문주를 밀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나 오늘 아무래도 주영 아주머니한테 가봐야 할 것 같아.”조수아의 발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육문주의 근육 진 팔은 조수아의 허리를 감싸안았다.육문주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속삭였다.“급한 거 아니잖아. 키스를 좀 하다가 가도 늦지 않아.”육문주의 말과 함께 조수아는 다시 침대에 눕혀졌다.그의 따뜻한 입술이 조수아의 입술과 가까워지자 그녀는 육문주가 언제 이렇게 능수능란해진 건지 정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