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준은 놀라는 마음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는데, 이미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알 수 없었다.마동선은 그에게 쓸데없는 말을 더 하기 귀찮아 자신의 차로 돌아와 개인 소지품을 꺼낸 뒤 바로 차 열쇠를 권민준에게 던졌다. "이 차 안에 여분의 열쇠가 하나 더 있어. 네가 새 차를 가져오면, 내가 남은 열쇠도 너에게 줄 거야. 비록 내가 길에서는 천하무적이지만, 맹세하는데 내가 사람을 속이지는 않는다! 그냥 내가 원하는 것만 주면 돼! 기억해라!” 말을 마치자 그는 택시 한 대를 잡아타고 훌쩍 떠났다.권민준 주변에 서 있던 친구들은 모두 멍한 표정으로 떠나가는 택시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이 마동선의 행동이 과감하고 시원시원하다고 생각했고, 차를 그냥 버리고 택시를 잡아 가버리는 것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권민준은 무릎을 꿇고 통곡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 많은 돈을 내냐고!! 또 새 아테온을 살 수 있어? 사고가 난 차 두 대를 다 팔아도 돈이 모자랄 텐데..?! 하지만 마동선의 기세가 대단해서, 자신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잘못하면 정말 목숨을 잃을 수 있다. 권민준은 지금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몰랐고, 두 대의 차가 모두 자기 앞에 놓여 있어 더더욱 죽고 싶은 마음만이 가득했다.줄곧 권민준을 추켜세웠던 몇 명의 친구들이, 이때 다가와서 물었다. "민준아, 이제 어떻게 할 거야?”권민준은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꽉 움켜쥐며 멘붕에 빠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아테온이 왜 파사트처럼 생겨 가지고! 그런데 왜 이 차를 새로 사야 하는 건데 왜!!” 그는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흘렸다.그때 보육원의 카톡방은 이미 폭발한 지 오래였다. 권민준이 그 동영상을 보낸 후,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무슨 일이 있냐고 묻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친구들이기에 권민준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을 알고 모두들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하지만 시후는 이
“네, 알겠어요." 소분은 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소분은 권민준의 조수석에 앉아 있는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 소분은 물었다. "왜 권민준 오빠가 카톡방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말하는 거야? 진짜야? 아주머님이 걱정하고 계셔!”그러자 상대방은 난처한 듯 말했다. "아 소분아.. 저기.. 민준이 형이 아테온을 한 대 들이받았는데..”말이 끝나기도 전에 권민준은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낚아채며 말했다! "소분아, 난 괜찮아! 그냥 차 한 대 박은 것이니까.. 지금 차주와 협상하고 있거든? 곧 해결할 거야, 해결되면 바로 갈게, 걱정하지 마!”이 말을 들은 이소분은 한숨을 쉬며 "하아.. 알겠어! 그럼 호텔 앞에서 기다릴게! 빨리 와!"라며 재촉했다.권민준은 다급하게 답했다. "아, 그럼 시후에게 얘기 좀 해줘! 이번에 시합을 끝내지 못해서 미안하게 되었다고! 그러니, 며칠 후에 다시 한 번 시간을 내자고 말이야!”이소분은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소분의 전화를 처음 받았던 그 친구는 참지 못하고 권민준에게 말했다. "저 형님, 이렇게 큰일이 났는데 저녁에 식사할 수 있어요?”"가야지, 가야지! 오늘 저녁에 아주머님을 초대하기로 했는데, 내가 어떻게 안 갈 수 있겠어??” 사실 권민준은 지금 부족한 금액이 족히 1000만 원은 넘을 테니 반드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식사는 적어도 절반의 돈을 벌 수 있으니, 오히려 많은 음식을 주문해서 식사비를 올리면 돈을 좀 환급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돈을 받은 뒤 남은 돈을 처리하는 걸 생각해야 할 것이었다! 그러자 권민준은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 "방금 있었던 일은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알겠지?”“오케이! 알겠어!" 친구들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권민준은 어두운 얼굴로 "이렇게 내 차 에어백이 터졌으니 운전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러니 나를 도와 이 차는 길가로 밀어서 주차를 해 두고, 이 아
권민준은 화가 난 듯 시후를 노려보았다. "내가 뭐 쫄아서 그런 줄 알아? 내가 사고만 안 났으면 벌써 넌 발렸어~”소분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냥 거짓말한 거 말해! 방금 시후 오빠가 액셀을 밟자마자 권민준 네 차를 바로 제쳤어! 내가 보기에 권민준 네가 차를 안 박았으면 틀림없이 졌다고!”“농담이지?!” 권민준은 일부러 변명을 해댔다. "은시후가 출발할 때 나를 앞설 수 있었던 건, 내가 차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는 것을 잊었기 때문이라고~ 아이고, 차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과 이런 말 하는 건 의미가 없어, 빨리 들어가자! 예약해 놨어!” 그는 황급히 말을 돌렸다.시후는 더 이상 그와 따지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 하얏트 호텔로 들어갔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은 음식, 오락, 레저를 아우르는 종합 호텔이다. 하지만 버킹엄 호텔이나 빈까사노 클럽에 비해서는 시설이 부족한 점이 많았다.권민준이 앞장서서 사람들을 이끌고 하얏트 호텔로 들어서자, 직원이 그를 마중 나와 권민준을 보며 예의 바르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예약하셨나요?"권민준은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네, 권민준이라고 하고요.. 오늘 식사 테이블을 예약했습니다."라며 허세를 부렸다. 그리고 그는 "죄송합니다, 저희가 좀 늦게 와서, 야경이 보이는 곳으로 예약은 못했어요!”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5성급 호텔에 와서 식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며, 야경이 보이지 않아도 그들은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그러자 직원은 "네, 선생님. 예약하신 자리가 준비되어 있으니 저를 따라오세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직원은 사람들을 데리고 룸으로 향했고, 권민준은 이때 입을 열고 참지 못하고 시후에게 말했다. "야, 은시후! 너 평소에 이런 고급스러운 곳에 와 본 적이 없지? 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나를 따라 이렇게 견문을 넓혔다고 쳐! 그렇지 않았다면, 넌 이런 걸 평생 즐길 기회도 없을 걸?”이 말을 듣자 시후는 속으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버킹엄
시후와 유나도 아주머니의 요청으로 그녀의 오른쪽 자리에 앉았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차례대로 테이블에 앉았다. 아이들이 모두 자리에 앉자마자 이씨 아주머니는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얘들아, 나를 기억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모두들 재빨리 답했다. "아주머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이건 당연히 저희가 해드려야 하는 건데!”"그럼 얘들아 너희 모두 몇 년 동안 잘 지내고 있었니..?”사람들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하하하.. 아주머님이 여전히 저희 걱정을 많이 해주셔서 잘 지내고 있죠!!”보육원을 떠난 지 여러 해가 지나면서 사람마다 모두 다른 삶의 궤적을 갖고 있지만, 대체로 대다수는 아무리 큰 이상과 포부를 갖고도 사회에 진출했다가 현실에 밀려 평범한 삶을 살게 되었다. 사람마다 변화가 매우 컸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때, 편하게 듣다가도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면 조용해지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삶이 결코 뜻대로 되지 않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배경도 없고 따로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도 없었다. 그러니 이 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그들은 스스로 힘써야 했고, 그냥 평범하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일인 것 같았다! 게다가 자신의 처지보다 더 높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건 헛된 꿈이나 다름없었다!그러자 권민준에게 물었다. "민준아, 너! 지금 상장된 기업의 실장..이라고 하던가?"권민준은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하하하! 그래, 내가 실장 자리에 앉은 지 반 년이 지났어!”이 말이 나오자 테이블 위의 여러 사람들이 "하이고! 맙소사, 상장 그룹의 실장이라니~ 1년에 연봉이 꽤 많은 거 아니야? 억대 연봉자? 혹시??! 그래서 네가 벤츠도 타고 다니는구나?!”라며 부러워했다."하하.. 그냥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돈을 많이 받지는 않아. 그냥 벤츠 한 대 몰고 다닐 정도? 하지만 월급이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 않아서.. 먹고 살기에 괜찮을 뿐이지.. 그냥 성과급에 의존하고 있어 하아.
권민준이 말한 허정운은 어렸을 때부터 민준의 곁을 따라다니던 똘마니 중 한 명이었다.시후는 "왜, 정운이가 너와 같은 회사에 있니?"라고 궁금해했다. "맞아." 권민준은 "정운이는 내 보좌관 중 한 명이지."라며 웃었다. 그러더니 시후에게 "네가 좀 도와줘, 업무 경험도 필요 없어, 그냥 잔심부름이나 하고 커피나 타주면 되거든. 어쨌든 사람을 모시는 일은 네가 제일 잘할 거 아니야? 한 달 월급이 190만 원 정도 되는데.. 어때?"라고 물었다.커피 타고 잔 심부름 하는데 월급이 190만 원 이라고..? 시후는 "월급이 이렇게 많은데 내가 어디 자격이 있겠어, 난 안 갈래."라며 웃었다.권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건방지게 말했다. "에이..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지 말고 나랑 일하자! 그럼 너도 조만간 큰 돈을 벌 날이 올 거야! 정운이를 예로 들어 볼까? 내가 아니었다면 이 자식 이미 굶어 죽었을 거야." 그러면서 "어때, 마음이 좀 흔들리냐? 어서 말만 해, 내 말 한마디면 내일 출근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허정운은 이 말을 듣자 머쓱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 권민준의 초대에 시후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호의에 감사하지만 이미 이 생활에 익숙해졌으니 거절한다고 했다.권민준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화를 억눌렀다. "야, 은시후! 남의 호의를 정말 개무시 하는구나, 내가 호의로 이렇게 일을 준다는데 왜 태도가 이렇냐?"그때, 이씨 아주머니가 두 사람을 보고 급히 말했다, "알았어, 더 이상 말다툼하지 마! 원래 이건 평화롭고 화기애애한 모임이라고!! 그런 왜 자꾸 이렇게 말다툼을 하는 거야?! 그냥 식사에 집중하자!"권민준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주머님, 저는 솔직히 정말 시후를 위해서 한 말이에요! 만약에 자존심만 좀 버리고 저와 함께 일한다면, 반드시 이 놈을 데리고 돈을 더 벌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래요!” 그러자 권민준은 여러 사람들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얘들아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랐
그가 말한 것은 모두 방금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이었다. 아테온의 로고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폭스바겐 로고만 보고는 파사트인 줄 알고 사고를 낸 것이었다. 지금은 엄청난 돈을 메꿔야 하는데.. 그는 지금 이걸 어떻게 채워야 할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오늘 자신이 생각한 이 계책이 먹히지 않으면, 끝장이라고 할 수 있었다."와!!!! 대박 진짜 아테온인데?!" 어떤 남학생은 아테온의 차 열쇠를 알아보고 소리쳤다. "와이씨! 폭스바겐에서 제일 비싼 차종 아니야? 최고 사양이 한.. 6000만 원 되나? 야.. 아테온까지 가지고 있다니.. 대박 아니냐?"권민준과 같은 차를 타고 와 사고 전후를 아는 사람들은 조금 표정이 어색했다. 그들은 권민준이 이 일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허풍을 떨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권민준의 친구였기 때문에, 당연히 사실을 폭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권민준은 이때 담담하게 웃었다. "사실.. 우리 펀드 쪽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일해. 왜냐하면 이 사업이 확실히 돈을 많이 벌거든.. 일단 내부 정보가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다들 함께 돈을 버는 쪽을 선택하겠지?”"참, 민준 형! 아테온은 어떤 모델이에요?"권민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거만한 표정으로 아테온? 아마 12기통 엔진일 걸?”이라고 말했다.“오 마이 갓!” 질문한 사람은 어안이 벙벙해 하며 "민준 형님.. 아테온도 잘 어울리는데, 차 두개 하면 거의 2억은 족히 넘는 거 아닙니까?”라고 물었다.권민준은 "사실, 그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손을 내저었다. "사실 나도 실제 수입에 대해서 말을 안 했는데 펀드를 하잖아? 잘 만들면 한 사람당 수천만 원을 남기고, 돈 많은 사람을 만나면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그때 한 사람이 급히 물었다. "저 민준아..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니, 혹시 나도 들어갈 수 있어? 남동생이 곧 결혼하는데 장모님이 비싼
권민준이 조한얼을 거절한 것은 사실 그를 더 애태우게 만들어서 오히려 더 발을 뺄 수 없도록 만들기 위한 계획 때문이었다. 권민준이 지금까지 했던 말은 모두 거짓이었고 그는 사실 사기 펀드의 영업 이사직에 몸을 담고 있었다. 그가 하는 일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사람들을 속여 소위 펀드에 투자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펀드에 들어 돈을 번 사람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고 본전을 잃게 되었다! 예전에 시후의 장모 윤우선도 이런 투자 사기를 당했는데, 이런 펀드 회사에 속았던 것이다! 이런 돈들은 투자 회사의 계좌로 들어가면 다시는 돌려받을 수 없다! 권민준이 오늘 하고자 하려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펀드에 투자하도록 하게 해서, 자신에게 돈을 맡기게 한 뒤 자신은 펀드에 투자하는 척하면서 그 돈을 마동선에게 가지고 가서 자신의 목숨을 구할 생각이었다!한얼은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마음이 다급해져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는 이미 가난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이었고, 돈을 벌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가진 돈이 너무 적어서 거절당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민준아~~ 제발 내 동생 좀 도와주라! 안 그러면 정말 걔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내 인생은 이미 이렇게 실패했지만, 동생은 그래도 좀 살려줘야 할 거 아니냐~?”권민준은 이미 조한얼이 자신의 미끼를 제대로 물었다고 생각했다. "아이고.. 한얼아.. 내가 너를 돕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 돈이 정말.. 너무 적어서..” 권민준은 말을 하는 도중에 눈빛을 반짝이며 뭔가 생각난 듯 소리쳤다. “아!! 그래!! 맞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것 같다 한얼아!!”조한얼은 다급하게 외쳤다. "그게 뭔데? 빨리 말해 봐!" "그래! 내가 대출을 하는 친구들을 알고 있거든? 신분증만 주면 돈을 빌릴 수 있어! 한 건당 얼마 안 되기는 하지만, 만약 대출을 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진다면, 그래도 다 모으면 5000~6000만
"민준이 형, 그럼 나도 끼워줘! 나도 할게!" 이씨 아주머니는 지금까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 말을 듣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민준아, 요즘에 경기도 안 좋고, 미국에서 금리를 계속 올리지 않니? 최근에 금리가 8%까지 오른다는 말도 있어.. 그런데 그런 대출 어플에서 돈을 빌리면 갚아야 할 이자가 엄청나지 않을까?”권민준은 아주머니가 자신의 계획을 망치려고 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즉시 변명을 늘어놓았다. "아주머님! 아니에요~~ 아주머님께서 말씀하시는 그런 어플들은 이자가 매우 높지만, 이건 제 친구가 운영하는 거라서 이자가 그렇게 높지 않아요! 그리고 더 좋은 건 제 펀드의 수익과 비교하면, 이자는 거의 미미하다는 거죠?” 그리고 잠시 후 권민준은 이렇게 말했다. "사실 평소 같았으면 이런 일에는 관심도 없는데.. 다들 예전에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이니까 친구들이 계속 가난에 시달리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서 그런 거예요! 친구들을 돕는다면 제가 얼마나 뿌듯하겠어요?”그 순간 조한얼이 다급히 소리쳤다. "민준아, 다른 건 신경 쓰지 말고 빨리 대출 앱을 좀 알려줘!! 내가 바로 대출을 신청해서 한꺼번에 다 투자할 게!”계속 말이 없던 시후 역시도 이때 권민준을 쳐다보았다. "야, 권민준.. 그런데 너 조금 전에 로이드 그룹 산하의 회사에서 일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내가 알기로는 로이드 그룹에서는 펀드 회사를 운영하지 않아.”권민준은 갑자기 낯빛이 변했다. "야! 은시후! 내가 너를 무시해서 그런 건 아닌데.. 로이드 그룹은 엄청나게 큰 기업이잖아?! 그래서 사업 범위도 굉장히 광범위하다고! 너 같은 놈이 뭘 알아? 나대지 마?!”시후는 화도 내지 않고 웃었다. "그래..? 그럼 회사 이름이 뭔데?”"우리 회사? 우리 회사는 엑셀 투자증권이라고 한다 이 자식아!" 권민준은 자신의 명함을 꺼냈고, 명함에는 회사의 이름 외에 권민준의 직책인 총괄 실장이라는 직책이 함께 기재되어 있었다.시후는 이 ‘엑셀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