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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3장

벤츠의 창문이 내려가자, 시후는 운전하고 있는 사람을 흘끗 바라보았다. 그는 바로 오늘 모임을 적극적으로 만들었던 권민준이었다. 시후는 그와 친분이 없었다.

양복 차림에 뚱뚱한 몸뚱이를 가진 권민준은 사람들을 보자, 차를 세우고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며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구, 기다리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아, 길이 좀 막혀서 좀 늦었네!"

그러자 누군가 "야, 권민준 너 벤츠 몰아? 언제 산 거냐?"라고 물었다.

권민준은 껄껄 웃으며 "며칠 전에 샀다~ 크하하하~!"라고 말했다.

시후는 속으로 문득 어쩐지 이 자식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모임을 만들더라니.. 알고 보니 새 차를 뽑아서 사람들에게 생색 내려고 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또 다른 친구가 물었다. "민준이~ 이거 어떤 모델이야? 돈이 많이 들었지?"

권민준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큭큭.. 아이구, 이거 벤츠 E300L인데.. 얼마 안 들었어~ 한 1억?”

"허!!" 많은 사람들이 잇달아 탄성을 질렀다.

어떤 사람은 "아이구, 너 정말 대단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몇 년 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비싼 차를 살 수 있어?”라며 그를 치켜 세웠다.

"그래, 우리는 버스 타고 다니는데.. 너는 이미 벤츠를 타고 있구나.. 죽인다!"

솔직히 말해서 보육원에서 지내던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훨씬 낮은 출발점에서 사회로 진출한다. 만약 다른 사람이 0에서 시작한다면 그들은 마이너스부터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대부분 먹고사는 것도 힘들며, 별로 좋은 일자리도 얻지 못하고, 돈을 많이 벌 좋은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매우 가난했다. 아마도 시후과 권민준 외에 다른 보육원 친구들 중에는 이 정도의 차를 살 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모두들 권민준이 벤츠를 산 것을 보고 매우 부러워했고 우상의 눈길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권민준은 더욱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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