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문파의 절반 이상의 실력을 차지하는 이해왕, 장천, 그리고 자신 중에서 두 명을 이미 제압함으로써 그들 문파의 전반적인 힘을 크게 약화시켰다. 이를 깨달은 원자서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두 형제는 저희 문파의 중추입니다.. 그러니 부디 너그럽게 그들을 용서해주십시오.. 앞으로 은 선생님께서 어떤 명령을 내리시든 목숨을 걸고 따르겠습니다!" 하지만 시후는 그 말에 무심하게 손을 저으며 답했다. "그런 말은 소용없습니다. 그들을 살려주고 싶다면 내 조건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원자서는 희망이 생겨 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말씀만 하십시오! 어떤 조건이라도 최선을 다해 따르겠습니다!" 그러자 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간단합니다. 두 사람을 블랙 드래곤에 보내 3년간 복무하게 하는 겁니다. 3년이 지나면 자유를 돌려주도록 하죠." 이에 땅에 엎드린 장천은 즉각 외쳤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이 제 능력을 회복시켜 주신다면 블랙 드래곤에 3년간 충성하겠습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 밤 시간을 주지. 짐을 정리하고 내일 성도민 씨에게 연락해 시리아로 갈 준비를 하도록." 장천은 조심스레 물었다. "은 선생님, 제 능력은 먼저 회복시켜 주시는 겁니까, 아니면 복무를 마친 후 회복해 주시는 겁니까?" 시후는 되물었다. "능력 없이 블랙 드래곤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이에 장천은 깨달음을 얻고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은 선생님! 최선을 다해 블랙 드래곤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그리고 절대 은 선생님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시후는 손을 가볍게 휘두르며 말했다. "기억해. 오늘 내가 당신의 능력을 회복시켰지만, 다음 번에 또다시 내게 걸리면 당신의 능력은 다시 사라질 것이다. 그땐 기회조차 주지 않을 거야." 장천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습니다, 은 선생님!" 그러면서 자신의 몸을 살피던 그는 갑자기 흥분해 말
시후는 원서훈 일행의 배후에 무술가의 문파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현재 한국에는 몇몇 무술 문파를 제외하면 문파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 해외에 적을 두고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원서훈과 그의 문파에게 앞으로 한국에 쉽게 들어오지 말 것을 상기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 역시 한국에 깊이 관여하지 않기를 바랐다. 이렇게 거대한 재벌가가 한국에 초점을 두게 되면 여러 차례의 연쇄 반응을 일으켜 시후와 LCS 그룹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클 것이었다. 또한,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이 너무 영리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본능적으로 그녀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싶었고, 불필요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랐다.페이셔스 그룹의 사람들과 원서훈 일행은 모두 시후의 경고에 주저 없이 따랐다. 그들은 지금 시후를 화나게 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었기에 그의 권위를 도전하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배유현의 마음 한구석에는 약간의 씁쓸함이 남아 있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그녀는 사업을 한국으로 이전하여 시후와 만날 기회를 더 많이 만들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후가 마치 그녀의 생각을 꿰뚫어 본 것처럼, 그녀의 계획을 미리 차단해버렸던 것이다.이때 시후는 더 이상 페이셔스 그룹에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기에 배해산에게 법적 서류에 서명하여 배유현에게 이사회 의장 자리를 넘기도록 촉구했다. 이어 배원중도 서둘러 서명하여 자신의 모든 자산을 배유현에게 완전히 위임했다. 이로써 배유현은 페이셔스 그룹의 새로운 회장으로 공식 등극했으며, 이사회와 재정의 두 가지 권한을 모두 손에 넣게 되었다. 이 두 권한을 확실히 쥐고 있는 한, 페이셔스 그룹 내에서 그녀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모든 일이 마무리된 후 배유현은 시후에게 먼저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달러는 언제든지 입금 가능합니다. 회춘단 거래는 언제 진행하시겠습니까?”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언제
배원중은 기대에 찬 눈으로 회춘단을 바라보았고, 금방이라도 눈구멍에서 눈알이 튀어나올 것처럼 약을 갈망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다른 가족들은 모두들 크게 눈을 뜨고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 역시 회춘단의 기적적인 효능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 알약이 정말 그렇게 신비로운 효능이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했다.시후는 회춘단을 네 조각으로 나누고 그중 세 조각을 다시 넣은 뒤, 한 조각을 배유현에게 건네며 말했다. “배유현 양, 이제 이 4분의 1 조각의 회춘단은 당신의 것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자유이고요.”배유현은 감격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은 선생님!” 그녀는 돌아서서 할아버지 배원중을 바라보며, 주저 없이 회춘단을 할아버지에게 건네며 공손히 말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우리 페이셔스 그룹의 뿌리예요. 할아버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페이셔스 그룹도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 이 4분의 1 조각의 회춘단은 당연히 할아버지의 것이고요. 받아주세요!”배원중은 손을 내밀어 회춘단을 받았고, 가슴이 벅차오르며 감동했다. 드디어 회춘단을 손에 넣어 생명을 연장하게 된 것에 매우 기뻤고, 권력을 손에 넣은 손녀가 여전히 자신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에 감격했다. 그는 이제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 조금의 아쉬움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앞으로 완전히 2선으로 물러나 회춘단 덕분에 노년을 편안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혹시라도 손녀가 회춘단을 더 구해온다면 앞으로 20~30년을 더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마저 들었다. 이제 더 이상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직은 그에게 미련을 가질만한 것이 되지 못했다. 이런 생각에 기분이 한층 좋아졌다. 갑작스럽게 뭔가를 깨달은 그는 마음의 창을 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마음속의 방을 허물었다. 그래서 그는 단번에 회춘단 4분의 1 조각을 입에 넣고 눈을 감은 채 약의 놀라운 약효를 느끼려고 했다. 비록 4분의 1 조각 뿐이었지만
잠시 후,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가족들이 배원중과 배유현의 인도로 함께 페이셔스 그룹 저택에서 나와 공손히 시후를 배웅했다. 한 대의 헬기가 이미 저택의 바깥 잔디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헬기 옆으로 걸어갔고, 배유현을 돌아보며 말했다. “됐습니다, 이제 돌아가서 여러분이 할 일을 하세요.” 배유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조심해서 돌아가십시오.” 시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당부했다. “배유현 양, 나는 성도민 씨에게 부탁하여 당신이 이 과도기를 잘 넘기도록 약간의 인력을 파견해 달라고 했습니다. 페이셔스 그룹 내부의 잠재적인 위협에 대해서 경계해야 할 겁니다. 개는 물기도 잘 하지만, 잘 길들이면 쓸모가 많을 겁니다.”배유현은 깊이 감사를 표하며 진지하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은 선생님. 꼭 주의하겠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그렇다면 난 이만 가도록 하죠. 필요하면 연락하세요.” 말을 마친 시후는 헬기에 올라탔다. 이어 헬기는 배유현의 아쉬움과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천천히 이륙해 북동쪽으로 날아갔다.시후가 떠나자 많은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은 비로소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배해산은 이 순간 재난에서 살아남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 긴장이 풀리며 온몸의 힘이 빠진 듯했으며, 그의 아들 배한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이 순간 거의 배호영의 죽음을 잊고서 자신들이 살아남은 것에만 감사하고 있었다.배원중은 속으로 끝없는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비록 그는 오늘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직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가장 간절히 원하던 회춘단을 얻었기에 결과적으로는 최고의 결말을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있어 회춘단보다 중요한 것은 없었다. 그에게 배호영의 죽음도 이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배호영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배호영이 시후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자신이 뉴욕으로 돌아올 기
현재 배유현이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이 되었고, 시후와 블랙 드래곤의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배해산은 그녀가 자신에게 앞으로 보복할 것을 걱정하며 극도로 긴장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유현아... 사실을 말하자면... 네 가족을 마이애미로 보낸 건 내 뜻이었다... 뉴욕에서 떠나 있는 게 나로선 더 안심이 됐기 때문이야...” 그러면서 배해산은 그녀가 화를 낼까 봐 급히 사과하며 말했다. “미안하다, 유현아... 이 큰아버지가 순간 판단을 잘못했어. 제발 이 일을 나와 너무 따지지 말아다오...” 배유현은 이미 그의 동기를 추측하고 있었기에 일부러 질문하며 물어본 것이었다. 그녀는 그의 잘못을 지적하려 했지만, 그의 태도가 나쁘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렇게 말했다. “큰아버지, 사람들은 원래 이익을 좇아 모이고 흩어진다고 했어요. 물론 큰아버지의 행동이 매우 부적절하고, 심지어 비도덕적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요.”“그래, 그래...” 배해산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고맙다, 유현아... 이해해줘서 정말 고맙다...” 배유현은 차분히 말했다. “큰아버지, 이번 일은 제가 추궁하지 않겠지만, 오늘 밤 즉시 마이애미로 가셔서 제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직접 사죄하시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데려오셔야 합니다.”“알겠다!” 배해산은 배유현이 한 발 양보해 자신에게 기회를 준 것에 감격하며 거의 생각할 것도 없이 말했다. “바로 준비해서 마이애미로 날아가마!”그 때, 한 블랙 드래곤 대원이 달려와 배유현에게 보고했다. “배유현 양, 대문 밖에 경찰차 몇 대가 와 있습니다. 제이크 한 경감이 배해산 씨를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제이크 한?” 배유현은 약간의 의아함을 드러내며 말했다. “그 사람이 바로 미국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는 경감님인가요?” 그러더니 배해산을 바라보며 물었다. “큰아버지, 제이크 한 경감과 아는 사이인가요? 아니면 그가 배호영 사건을 조사 중인가요?”배해산은 급히 말했다. “유현아, 네
뉴욕 고위급 경감인 제이크 한은 배원중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또한, 그는 페이셔스 그룹 내부의 권력 다툼에 대한 내막도 알고 있었으며, 배원중이 아들 배해산에게 권력을 빼앗긴 사실과 배해산이 암암리에 돈을 뿌려 배원중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들은 바 있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배원중이 아무 탈 없이 배해산 옆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볼 것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이때 배원중은 제이크 한을 향해 가볍게 손을 들어 인사하며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께서 염려해 주신 덕분에 오늘 막 돌아왔습니다.” 그는 말을 마치고 옆에 앉아 있는 배유현을 가리키며 웃으며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 소개하겠습니다. 이 아이는 제가 가장 아끼는 손녀 배유현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이 만난 적이 있는지 모르겠군요.”제이크 한은 배유현을 보며 예의 바르게 말했다. “배유현 양, 안녕하세요. 예전에 몇 차례 행사에서 뵌 적은 있지만, 대화는 나눈 적이 없습니다.”배유현 또한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님, 저도 예전부터 존함을 많이 들었습니다만, 인사드릴 기회가 없었습니다.”이때 배원중이 말을 이어갔다. “제이크 한 경감, 유현이는 이제 정식으로 페이셔스 그룹의 새로운 회장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페이셔스 그룹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유현이의 결정에 따르게 될 겁니다. 혹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유현이에게 직접 말씀하시면 됩니다.”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더욱 큰 충격을 받았다. 배원중이 무사히 미국으로 돌아온 것 자체도 그를 매우 놀라게 했는데, 왜냐하면 그의 생각으로는 이미 권력을 빼앗은 배해산이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에 배원중이 다시는 살아서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배원중이 무사히 미국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불가사의한 일이었는데, 그런 배해산이 힘들게 차지한 회장직을 배유현에게 내준 것은 더더욱 황당하고 심지어 기이하게 느껴졌다. 권력을 손에 넣고 온전히 누려 보기도 전에 이렇게 쉽게 넘
제이크 한은 직감적으로 배해산이 자신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음을 느꼈다. 그러나 배원중과 배유현이 있는 자리에서 더 깊이 캐묻기는 어려워, 그는 이렇게 물었다. "배해산 씨, 납치범이 요구한 암호화폐는 준비하셨습니까?" 배해산은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게.... 제이크 한 경감님....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대소사는 제 조카 배유현 양이 책임지고 있어서, 이 문제는 그녀에게 물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제이크 한은 약간 찌푸린 얼굴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배유현 양, 당신이 이제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이라면, 이번 배호영 납치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할 계획입니까?"배유현은 속으로 시간을 계산해보았다. 예측컨대, 시후가 곧 사람을 통해 배호영과 관련된 영상들을 공개할 테니, 지금은 제이크 한 앞에서 어떤 실수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단호한 표정으로 제이크 한에게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님, 배호영은 비록 저보다 나이가 많지만, 제 조카이자 페이셔스 그룹의 증손자입니다. 따라서 우리 그룹은 그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래서 경찰 측에서도 총력을 다해 그를 구출해 주시길 바랍니다...."제이크 한은 배유현의 말이 진심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일단 진지하게 말했다. "뉴욕 경찰은 관련된 모든 단서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납치범들이 너무나 전문적이라, 짧은 시간 내에 실질적인 단서를 전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배호영 씨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며, 그를 납치한 자들의 정체 또한 알 수 없습니다." 이어 그는 덧붙였다. "제가 이전에 추측했던 것은, 납치범이 배호영 씨를 납치한 이유는 단순히 몸값 때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행동은 오히려 치밀하게 계획된, 페이셔스 그룹을 향한 공개적인 처형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배호영 씨의 치명적인 스캔들을 이미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리고 배호영 씨의 납치 사건을
그 경찰의 말에 제이크 한을 포함한 모두가 순간적으로 긴장했다. 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재촉했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어서 자세히 말해!" 그러자 경찰은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누군가 인터넷에 대량의 영상을 공개했는데, 그 영상의 내용이.... 정말 끔찍합니다... 지금 인터넷이 완전히 난리가 났습니다!" 제이크 한은 곧바로 물었다. "영상 내용이 대체 어떻기에!?" 경찰은 침을 삼키며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배호영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영상에서는 그가 여러 여성들을 학대하고 살해한 장면들이 촬영되어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었지만, 다른 신원 특징을 통해 피해자가 최소 20명 이상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뭐라고?!" 제이크 한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배호영의 거대한 스캔들이 드러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그 스캔들이 이 정도로 끔찍할 줄은 몰랐다. 그때 경찰이 핸드폰을 건네며 말했다. "제이크 한 경감님, 직접 보시죠...." 제이크 한은 핸드폰을 받아 무작위로 영상 하나를 재생시켰다. 그는 영상을 몇 초를 보자마자 얼굴이 창백해졌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건 정말로 전례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야...." 그는 즉시 물었다. "영상 게시자가 누군지 조사했나?" "조사했습니다." 경찰이 대답했다. "IP 주소를 추적했는데, 발견된 위치가...." 그 경찰이 말을 더듬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소리쳤다. "어서 말해!" 경찰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경감님, 조사한 IP 주소가 바로 여기, 페이셔스 그룹으로 나옵니다." "뭐라고?...." 제이크 한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들이 뉴욕에 있는 건가?”“아닙니다....” 경찰은 고개를 저으며 손을 뻗어 제이크 한을 옆으로 끌어당겨 작게 속삭이며 말했다. “경감님.. 아무래도 상대방이 이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어떻게 그게 가능하다는 거야..” 제이크 한은 눈을 크게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