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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0장

작가: 로드 리프
"좋아."

곧, 모자에 마스크를 쓴 안충주가 한 경찰관의 안내를 받으며 올라왔다. 그는 두 개의 갈색 종이봉투를 들고 제이크 한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제이크 한은 그를 보고 놀라며 물었다. "충주, 왜 뉴욕에 왔어? 지난번에 너 한국으로 갔다고 들었는데?"

"맞아." 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에 갔었지.. 그런데 일이 잘 안 돼서 다시 돌아왔어."

제이크 한은 호기심을 가지고 물었다. "무슨 일이야? 누가 안충주를 막을 수 있지..?"

"말도 마." 안충주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 일...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야. 아주 이야기가 길다고.." 그러고 나서, 그는 두 개의 종이봉투를 테이블에 놓으며 물었다. "지금 퇴근 시간이지? 내가 안주도 좀 사왔고, 네가 좋아하는 소주도 한 병 가져왔어. 마실 수 있으면 우리 둘이 한 잔 하자."

제이크 한은 웃으며 말했다. "난 이미 퇴근했어. 그 놈의 언론사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집에 가기 싫다." 그는 봉투에서 소주를 꺼내며 놀라 외쳤다. "와~ 요즘에는 이런 소주도 있나?”

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요즘에는 수입이 잘 되니까.”

제이크 한은 감탄하며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이걸 보셨으면 참 좋아하셨을 텐데..”

제이크 한의 할아버지는 한국인으로 유명한 상인이었다.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가족들이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그 후 미국에 뿌리를 내렸다. 제이크 한과 안충주는 나이가 비슷했고, 모두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계 후손이었다. 비록 한국에서 함께 자라지는 않았지만, 핏줄의 영향으로 그들의 많은 습관은 한국인들과 비슷했다. 제이크 한의 할아버지는 소주를 좋아했으며, 그 기호는 제이크 한에게도 이어졌다.

안충주는 종이봉투에서 몇 가지 안주를 꺼냈다. 안충주가 꺼낸 안주는 족발이었다. 그는 안주를 꺼내며 말했다. "아, 오늘 한인타운에서 삼겹살을 사오려고 했는데.. 문을 안 열었더라고..”

제이크 한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삼겹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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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충주의 판단을 듣고 제이크 한은 쓴웃음을 지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기는 해. 뉴욕에서 페이셔스 그룹 사람에게 손을 댈 수 있는 사람이 몇 없지.. 로스차일드 가문이나 너희 Samson 그룹 정도가 있겠지만, 이번 사건의 방식은 너희들 어느 그룹들이나 집안과도 거리가 멀어 보이더군..”“맞아.” 안충주가 동의하며 말했다. “이 방식은 몇몇 재벌가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야. 굉장히 야성적이고, 평범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너도 그렇게 생각해?” 제이크 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처음엔 신생 갱단이 관심을 끌기 위해 벌인 짓인가 했지..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어떤 갱단도 이런 식으로는 불가능해. 페이셔스 그룹을 적으로 삼는다는 건 자멸의 길이니까.”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그리고 확실히 돈 때문에 움직이는 게 아닌 것 같아 보였어. 정말 돈이 목적이라면, 그들은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지 않았겠지.. 그건 뉴욕에서 몇 명의 행인을 납치하고 미국 정부에 항공모함을 요구하는 것과 다를 바 없거든.”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면, 이건 더 이상하군.” 그러고 나서 그는 안충주에게 물었다. “충주, 화제가 된 그 영상들 봤지?”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봤어.”제이크 한은 찌푸리며 말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영상에서는 묘한 기운이 느껴졌어. 아주 불길한 느낌이 들더군. 영상 두 개가 연달아 올라왔는데.. 겉으로는 페이셔스 그룹을 언론으로부터 억누르려는 것 같았지만, 결국 페이셔스 그룹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히려 승리를 되찾았고, 페이셔스 그룹이 상승 기류를 탄 것 같아 보여..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누군가 일부러 페이셔스 그룹에게 기회를 준 것 같아. 마치 그들이 페이셔스 그룹이 세상의 주목을 받게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처럼...”안충주는 말했다. “내가 전화한 것도 이걸 경고하기 위해서였어. 나도 이 일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영상에서는 상대방이 배한빈을 조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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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크 한은 감탄하며 말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왜 페이셔스 그룹을 스포트라이트 아래로 끌어들이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설마 그들이 전 세계 앞에서 페이셔스 그룹을 공격하려는 건가? 그렇게 되면 너무 위험한 행동 아니야? 전 세계가 그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그들은 모든 사람의 적이 될 거야. 그건 너무나도 위험한 일인데..!”안충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침착하게 말했다. “만약.. 그들이 절대적인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이 상황을 완전히 뒤집을 자신이 있다면 모르지..” 말을 하며, 안충주의 얼굴에 드문 공포의 기색이 떠올랐다. 그는 입을 떼며 말했다. “알겠다! 이건 분명히 공개 처형이야!”“공개 처형..?” 제이크 한은 중얼거리며 그 말을 반복하다가, 갑자기 눈이 반짝이며 깨달은 듯 말했다. “이해했어! 네 말대로라면, 그 미스터리의 인물은 페이셔스 그룹의 엄청난 추문을 알고 있는 게 틀림없어..! 만약 그 추문이 드러나면, 페이셔스 그룹 전체가 파멸에 직면할 거야! 그들은 일부러 페이셔스 그룹을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도록 끌어들여 그들이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만들려는 거야!”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무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맞아! 내 추측도 그래.”제이크 한은 충격에 찬 얼굴로 말했다. “정말 공개 처형이군.. 먼저 억누르고, 다시 들어 올린 다음, 결국 무참히 짓밟는...” 이 말을 하며 제이크 한은 책상을 반복해서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그런데 대체 이런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 누굴까... 설마.. 설마 페이셔스 그룹의 전 회장이 권력을 되찾으려 돌아온 건가?” 안충주가 입을 열려는 찰나, 제이크 한은 다시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아니야! 배 회장이 돌아온다 해도 자신의 증손자를 해치진 않을 거야. 게다가 배 회장은 이미 완전히 권력을 잃은 상태라서, 그런 미스터리 세력을 가지고 있을 리도 없고..”안충주는 친구가 고민에 빠진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너도 답답한 때가 있구나, 제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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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크 한이 불쑥 내뱉은 한 마디에 안충주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는 티 내지 않고 술잔을 들어 큰 한 모금을 들이킨 후, 혀를 찬 뒤 가볍게 말했다. "네가 말한 그 사람이 바로 나야."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져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뭐야? 정말이야? 누가 너에게 사기를 치려고 한 거 아니야?""아니야.." 안충주는 손을 흔들며 술기운에 자조적인 표정을 지었다. "속은 것도 아니고.. 내가 2조의 금액을 제시하면서 무릎이라도 꿇고 약을 구하려고 했는데, 그 사람은 그 돈을 받고도 팔 생각이 없더군.. 오히려 나를 내쫓더라고."제이크 한은 그 말을 듣고 가치관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 무심코 물었다. "대체 그게 무슨 약이길래.. 네가 2조라는 돈을 낸다고 해도 안 줘?? 그 돈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는 하는 건가? 그 정도 가격에 상장된 중견 기업을 하나 통째로 넘겨도 약 한 알을 못 구한다는 거잖아?!"안충주는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못해.. 구할 수 있었다면 이미 진작에 구했겠지.. 하지만 내가 2조를 준다고 해도 결과가 바뀌지 않아서 말이야.." 그 말을 하고 안충주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런데 넌 경찰인데 주식 쪽에도 관심이 있어? 혹시 주식 투자하는 거야?"제이크 한은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말도 마. 모아둔 돈을 주식에 다 넣었는데, 지금 반 이상 까먹었어."안충주는 욕을 내뱉었다. "어휴, 주식을 시작할 거였으면 나에게 이야기라도 좀 하지. 내가 아무 정보나 귀띔해줬으면 몇 배는 벌었을 거라고!"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잖아. 돈은 없어도 정의감 하나는 넘쳐나지. 게다가 난 경찰이야. 내부 정보를 가지고 주식 거래하면 불법이고, 그렇게 되면 FBI가 날 조사하려 들 걸?""그렇긴 해." 안충주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에 말했잖아, 경찰 그만두라고. 재미없다니까, 너는 듣지도 않더라."제이크 한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내 얘긴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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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충주는 탄식하며 말했다. "병을 앓으신 지는 벌써 2년이 넘었어.. 처음에는 아버지께서 자꾸 뭘 깜빡하시는 걸 발견했지. 조금 전에 내려놓은 물건도 잠시 후엔 어디에 뒀는지 기억하지 못하셨고, 했던 말을 잊어버리고 다시 말하시기도 했어. 그리고 뭔가 대화를 하고 계실 때, 당시에는 알아들으셨다가 돌아서면 다시 물어보시곤 했지.. 그때부터 이미 최고 전문가들을 데려와서 진료를 받게 했고, 병에 맞서기 위해 체계적인 훈련도 시켰어. 하지만 이 병은 뇌 기능의 감퇴가 원인이라, 의학적으로도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지. 이후로 병세가 계속 악화되시더라고." 여기서 안충주는 쓴웃음을 지었다. "이 병도 참 이상해. 최근의 기억은 전혀 떠오르지 않으면서도, 오래된 기억은 생생히 남아 있지.. 아버지께서는 최근 4~5년 동안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셔.. 내 아들이 손자를 낳은 것도 모르시고, 계속 내 아들이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고는 결혼하라고 재촉하시지.. 그런데 최근에 병이 더 악화되면서 최근 10년간의 기억도 사라져 버리고 말았고, 이제는 내 아들조차 못 알아 보셔.. 아버지의 기억 속에서 내 아들은 10년 전과 같은 어린 모습으로 남아 있으니까.."제이크 한은 이 말을 듣고 탄식했다. "삼촌은 정말 대단한 인물이신데, 평생 강인하게 살아오신 분이 이런 병을 앓게 되다니.. 삼촌이 정말 고통스러우시겠어.."안충주는 얼굴을 감싸 쥐고,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 그는 약간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 "아버지의 기억은 3~5년 전에서 10여 년 전으로 퇴행하셨다가, 반년 전에는 거의 20년 전 기억으로 까지 돌아갔어.." 그러면서 안충주는 한동안 침묵했고, 두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제이크 한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충주, 네 누나의 일도. 대략 20년 전 정도의 일이지 않아?""맞아." 안충주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지금 아버지의 기억은 누나가 막 세상을 떠난 시기에 멈춰 있어. 그때가 아버지에게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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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충주의 말에, 제이크 한은 한동안 침묵했다. 예전에 안예선과 관련된 일을 그는 어렴풋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한 때 직업병으로 그 사건의 배후에 어떤 숨겨진 사정이 있는지 알고 싶어 했지만, 그 일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 사실을 비밀로 하고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자 했다. 하지만 안예선을 떠올리면 그는 절로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충주, 네 누나의 일은 정말 안타까워.. 누님께서 지금 살아 계셨다면, 세상이 아마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지도..” 안충주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안예선과 가장 나이 차이가 적은 동생으로서 누나의 능력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 Samson 그룹이 오늘날 이룬 성과의 절반은 대대로 내려온 선조들의 공로였고, 나머지 절반은 누나 안예선만의 공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를 떠올리며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누나는 평생 강인하고 자신이 결정한 일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어.. 아버지도 누나를 극진히 아꼈고.. 누나가 굳이 멀리 시집을 가겠다고 고집하지 않았다면, 아버지도 누나와 몇 년 동안 냉전을 벌이지 않으셨을 거야.. 누나가 은서준과 결혼하지 않았다면 이후의 많은 일들도 일어나지 않았을 테고.” 안충주는 이렇게 말하면서 손을 저으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지금 와서 이런 얘기를 해봐야 안타까운 한숨만 나올 뿐이야..” “은서준..” 제이크 한은 그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말했다. “나는 은서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어. 아마 한 번도 그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연하지. 아버지는 그를 전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는 Samson 그룹에 거의 오지 않았거든.” 제이크 한이 물었다. “말하는 중에 미안한데, 아버지는 왜 매형을 그렇게 싫어 하신 거야?” 안충주는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사실 매형의 가문도 한국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야.. 한때는 1, 2위를 다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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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충주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어 말했다. “누나가 사고를 당한 그 해에, 아버지는 JP모건 체이스에 특정 목적의 신탁기금을 만드셨어. 아버지께서는 매년 그 기금에 5억 달러를 넣으셨지. 이 돈은 딱 두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데, 하나는 우리 조카를 찾는 데, 나머지 하나는 조카를 찾은 후에 남은 돈을 조카에게 주려는 거야. 그렇게 해서 20년이 지났는데.. 원금으로 100억 달러를 넣었고, 20년 동안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 아이를 찾는 데 약 절반.. 대략 50억 달러를 썼지..” 제이크 한은 놀라서 입을 떡 벌리며 외쳤다. “사람 하나를 찾는데 그렇게 많은 돈이 든다고?” “그래.” 안충주가 설명했다. “정보화 시대라 사람을 찾는 게 쉬워 보이지만, 사실 세상은 넓어.. 어느 한 구석이라도 놓치면 평생 못 찾을 수도 있다고.. 그래서 여러 팀이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적은 구역을 철저하게 뒤져야 해.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전 세계를 누벼야 하고, 그에 따라 들어가는 인력과 운영 비용이 굉장하지.. 게다가 정보 비용도 추가로 발생해. 정보가 유용한지 여부에 관계 없이, 피드백이 되기만 한다면 일정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그리고 이렇게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현지 정부, 경찰, 심지어 갱단에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지. 만약 정보가 새어 나가거나 일이 더 꼬일 수 있잖아. 결국 우리가 채용한 팀이 직접 확인하며 조카를 찾아야 했어. 뿐만 아니라, 비슷한 사람을 발견하면 반드시 그 사람의 DNA를 확보해 대조해야 하는데, 이것도 큰 비용이지.. 지난 몇 년 동안 DNA 대조만 수천만 번 했을 걸..?” 제이크 한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그렇게 했는데도 못 찾았다고?” “그래....” 안충주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참 이상한 일이야. 정보가 있는 곳은 전부 가봤는데도 찾지 못 했어.. 아마 조사 방향이 잘못됐을지도 모르지.” 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한국 내에서는, 찾아봤어?” “당연하지.” 안충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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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충주의 말을 들은 제이크 한은 완전히 자신의 생각이 뒤바뀐 듯 감탄하며 말했다. “와아.. 이건 거의 첩보전을 뛰어넘는 수준이네... 2차 세계대전이 1939년부터 1945년까지 6년간 이어졌는데, 네 집안은 무려 15년이나 버텼다니...” “맞아.” 안충주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봐, 이런 재벌가들의 일 처리 방식은 다 이렇다고. 우리는 돈이 드는 것도,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노력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흠을 남기지 않으려고 하지. 이런 일을 감추기 위한 배경 작업은 상상도 못 할 거야. 우리는 국내 몇몇 재벌가에 우리 쪽 인재를 침투시키기 위해 10여 년 전에 한국 정부와 손을 잡고 우수 인재 귀국 프로그램을 추진한 적도 있어. 그때 미국의 주요 대학들을 졸업한 한국인 출신 졸업생 100명가량을 한 번에 국내로 데려온 적도 있었지. 이들이 채용을 통해 대기업에 들어가서 밑바닥부터 자리 잡도록 만든 거야. 이 일은 10년 이상 지속됐고, 그 기간 동안 우리는 그들에게 고액의 보수를 비밀리에 계속 지급했어. 그러니 왜 그렇게 돈이 많이 들었는지 이제 이해가 되겠지?” 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이해됐어... 20년 동안 그 많은 돈을 쏟아붓고도 결과 없다니, 그래도 너희 같은 부자들 만이 그 정도의 돈을 태울 수 있겠지.” 안충주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돈을 쓴 것도 아니야. 물론 많이 쓰긴 했지만, 이 돈은 20년에 걸쳐 조금씩 써간 거고, 신탁에 넣어둔 돈은 복리로 굴러가기 때문에 수익이 꽤 괜찮았거든. 6개월 전 기준으로 계좌 잔고가 약 156억 달러쯤 됐거든.” 제이크 한은 깜짝 놀라며 외쳤다. “아직도 이렇게 많아? 이미 수십 억 달러를 썼다면서?” 안충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쓰면서도 벌었거든. 몇 년 전만 해도 신탁 수익률이 정말 높았어. 수익이 좋은 해에는 연간 수익률이 10% 넘는 게 보통이었지. 게다가 복리 방식이라 돈은 앞으로도 계속 불어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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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크 한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네 외조카가 되는 건 정말 대박이야. 350억 달러라니, 너희 부자들 방식으로는 죽을 때까지 이자도 다 못 쓰고 죽을 텐데..” 안충주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문제는 내 외조카를 정말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거야.. 정말 찾을 수 있다면, 그 녀석이 아마도 오랫동안 고생을 했을 것이고, 누나가 집안을 위해 한 기여를 생각하면, 이 정도의 금액은 크지도 않아.” 그는 이어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안타까운 건, 아버지께서 아프셔서 진짜로 외조카를 만나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어.. 우리가 그 녀석이 외조카라고 말씀드려도 믿지 않으실 수도 있지.. 아버지께서 건강하셨더라면 직접 만나보고 확인한 뒤, 아마 더 많은 돈을 추가로 주셨을 거야. 비록 많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지만, 속으로는 그 외손자를 정말 많이 그리워하고 계셨거든.” 그리고 덧붙였다. “참, 어머니도 외손자를 위해 꽤 많은 돈을 따로 모아두셨더라. 외손자를 찾으면 다 주겠다고 하셨는데, 350억 달러처럼 많은 건 아니더라도, 적어도 100~200억 달러는 될 거야.” 제이크 한은 이미 충격에 무뎌진 상태라 놀라지 않고, 대신 농담을 했다. “그렇다면 너도 조카의 큰 외삼촌이니까 뭔가 좀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야 당연하지.” 안충주는 진지하게 말했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우리 누나야. 외조카가 돌아오면, 내가 100억 달러 정도는 기꺼이 줄 거야. 그리고 태풍, 재남, 유진, 이 세 명도 각각 최소 50억은 주지 않을까 싶어... 계산해보면 거의 1천억 가까이 되겠네.” 제이크 한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이 정도면 바로 세계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겠다...” 안충주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딱히 큰 의미가 없어. 진짜 세계 부자 순위를 따진다면, 지금 1위를 하는 사람은 사실 상위 10위에도 못 들어갈 거야.” 그러다가 그는 한숨을 쉬며 스스로 비웃었다. “하... 그 정도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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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나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댔는데, 내가 그냥 봐주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유가휘는 급히 말했다. "은 비서님.... 제 말은 그저 그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처벌 방식을 조금 바꿔 주셔서 최소한 목숨만 살려주셨으면 해서...."양주성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럼, 뭐든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선생님, 제가 원하시면 얼마든지 돈으로 사죄하겠습니다! 얼마를 원하시든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얕보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신 수준은 나에게 조건을 걸 만한 깜냥이 안 돼." 그런 뒤 시후는 경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지?"양주성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대략 30억 홍콩 달러 정도입니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해 봐야 겨우 4억 달러 남짓이군. 솔직히 말해서, 그건 먼지 정도로 적어. 게다가 당신의 전 재산을 다 합쳐 봐야 10억 달러가 최대일 텐데, 홍원산에게 물어봐. 어제 장운추가 나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장운추?!" 양주성은 경악하며 홍원산을 바라보았다.홍원산은 우월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양주성. 어제 장운추는 은 선생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10년 동안 100억?! 그것도 미국 달러로?!" 양주성은 입을 떡 벌리고 경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아니, 장운추도 총 자산이 100억 달러 남짓일 텐데.... 그가 어떻게 그런 거액을 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짜악!” 홍원산은 양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주성의 뺨을 후려쳤다.양주성은 눈앞이 번쩍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44장

    양주성이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모습을 보자, 홍원산의 얼굴에는 극도로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의 속은 이미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무래도 오늘 이곳에 온 건 옳은 선택이었다! 이 일로 인해 은 선생님이 나를 보는 시선이 틀림없이 한층 더 좋아질 거야!’ 그는 내심 흡족해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충성심을 드러내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양주성을 발로 짓누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양주성, 네가 은 선생님을 화나게 만든 것은 나를 건드린 것보다 백 배는 더 심각한 일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걸 원망하지 마라.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다면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린 네 놈 자신을 원망하라고!”양주성은 거의 멘붕 상태에 빠졌다. 그는 시후가 대체 어디서 온 것인지 그리고 홍원산이 어째서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을 배신하고 죽이려 드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그는 홍원산이 어떤 인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홍원산은 매우 잔인하고 무자비한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죽이겠다’라고 말하면, 그것은 절대 허언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 양주성은 즉시 시후를 향해 눈물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애원했다. "선생님! 제가 눈이 멀어 감히 당신을 건드렸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그러나 시후는 태연하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 "조금 전에는 이런 기세로 말하지 않았잖아? 이제 와서 꼬리를 내리는 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나?"양주성은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제가 그때는 눈이 멀었습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렸으니, 부디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자 시후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난 강한 상대에게는 존경을 보내지만, 약한 상대에게는 관심이 별로 없어.. 차라리 당신이 끝까지 그 강력한 기세를 유지했다면 사내답다고 생각했을 텐데,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은 몰랐어. 꽤나 실망스럽군." 이렇게 말한 그는 홍원산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43장

    양주성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쳤지만, 홍원산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가슴팍을 세게 짓밟으며 사나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양주성! 네가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은 선생님은 나에게 있어 다시 두 번째 부모님과도 같은 분이야! 그런데 네가 감히 나더러 이분을 상대하라고?! 이게 죽고 싶어하는 게 아니면 대체 뭐야?!"양주성은 온몸이 극심한 고통에 휩싸였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어떻게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당황하여 속으로 급하게 생각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이 은 비서라는 놈이, 그냥 해운 회사의 비서가 아니었나? 유가휘 이 자식이 은 비서라는 모을 치켜세우는 건 이해할 수 있어. 그저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줄을 잘 서고 싶은 거겠지. 하지만 홍원산은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거야?! 게다가 지금 무서울 게 없다는 듯 날뛰는 저 인간이, 겨우 20대 청년을 앞에 두고 자신의 은인이라고 말하기까지 하다니! 대체 저놈의 정체가 뭐길래?!'이렇게 생각한 그는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홍 대표님! 뭔가 분명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함께 일해 온 사이가 아닙니까! 그러니 아무리 무슨 일이 있어도 날 이렇게 대하시면 안 되죠! 이건 형제끼리 목에 칼을 겨누는 거나 다름없습니다!""이런 망할!” 홍원산은 욕설을 한 마디 내뱉은 뒤 다시 한 번 거세게 양주성을 짓밟았고, 그의 갈비뼈를 몇 개 부러뜨려 버렸다. 그리고 홍원산이 냉랭하게 소리쳤다. “양주성, 내가 경고하는데 여기서 나와 친목질 하려 들지 마! 나는 이제 더 이상 과거의 홍원산이 아니다! 지금의 홍원산은 너 같은 쓰레기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 말이야! 그리고 이 모든 건 내게 옳은 길을 제시하는 등대와 같은 은 선생님 덕분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너 같은 놈들과 아직도 어울리고 있겠지!” 그런 뒤 홍원산은 시후를 향해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42장

    이때 양주성은 자신감 넘치게 안경을 정리하며, 무의식적으로 몇 걸음 앞으로 나왔다. 그는 홍원산이 도착하면 오늘 자신은 이미 승리를 확신한다고 생각했다. 남은 일은 은 비서라는 이 자식을 어떻게 고문하여 자신의 분노를 풀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시후가 여전히 매우 여유롭게 소파에 앉아 있는 것에 조금 놀랐다. 시후는 전혀 긴장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옆에 서 있던 유가휘는 아예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진심으로 양주성을 도와주고 싶었으나, 양주성은 절벽으로 떨어지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은 필사적으로 그를 붙잡고 끌어 올리려고 했지만, 양주성은 칼을 휘둘러서 자기 손을 자르려 했다. 그래서 결국 유가휘는 그의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고, 이제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곧, 홍원산은 열 명이 넘는 부하를 거느리고 위풍당당하게 사무실로 들어왔다. 문이 열리자, 홍원산은 두꺼운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이 모습에 양주성은 약간 놀랐지만, 그는 그가 바로 홍문의 두목임을 한눈에 알아봤다. 그래서 그는 바로 다가가며 공손하게 인사했다. “홍 대표님, 드디어 오셨군요!”홍원산은 그를 한번 쳐다본 뒤, 큰소리로 외쳤다. “누가 감히 은 선생님께 무례한 짓을 한 거야?!”양주성은 너무 흥분해서 잠시 반응하지 못했고, 무의식적으로 시후의 뒤통수를 가리키며 크게 말했다. “홍 대표님, 바로! 이! 놈! 입니다!” 말을 마친 뒤, 갑자기 그의 뇌가 잠시 정지했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듯 홍원산을 보며 물었다. “홍 대표님, 방금 뭐라고 하셨죠? 은... 은 선생님이라고요...?!”그때,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홍원산을 바라보고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홍 대표님, 또 뵙네요.”홍원산은 시후를 보고 두 다리가 떨리며, 그 순간 무릎을 꿇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두려운 인물이라, 오늘 상황이 무슨 이유에서든 자신이 먼저 무릎을 꿇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반쯤 정신을 차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41장

    설수아는 눈물을 계속해서 흘리며 목이 메어 말했다. “그리고 계약을 해지하려면, 20배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전 그만큼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양 대표님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그 100만 홍콩 달러가 필요했죠? 무슨 문제가 있었던 건가?”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집안에 문제가 생겨서, 빚이 많이 생겼고 저는 더 이상 학비를 낼 수 없게 되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이어서 말했다. “원래는 졸업 후 바로 일을 구해 부모님을 도와 빚을 갚으려고 했어요. 그런데 도쿄 거리에서 양 대표님을 만나게 됐고, 양 대표님이 저를 가수로 키워주겠다고 제안을 하셨어요. 그리고 양 대표님은 계약금으로 100만 홍콩 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했어요. 그 돈이면 집안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어서, 저는 계약을 했고요....”시후는 계속해서 물었다. “그가 당신과 10년 전속 계약을 했고, 100만 홍콩 달러만 준 건가요?”설수아는 급히 대답했다. “네.... 저에게는 100만 홍콩 달러가 정말 큰 돈이었어요.... 당시엔 다른 선택지가 없었거든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만약 위약금이나 집안의 빚 같은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스타가 되고 싶었나요 아니면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나요?”설수아는 본능적으로 대답했다. “저는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어요....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스타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계약을 한 뒤에 이 업계의 여러 가지 어두운 면들을 알게 되었고, 알려지지 않은 내부 사정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게 무섭고 힘들었어요.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녀는 눈물을 계속해서 흘리며 말했다. “사실, 저는 도쿄대학교 석사 과정에 합격했었어요. 그런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학업을 계속할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40장

    “조언이라고?” 피가 머리끝까지 솟은 양주성은 유가휘의 말을 듣고 기분이 몹시 언짢아졌다. 그래서 그는 차갑게 소리쳤다. “유가휘, 네가 한 말을 기억해 둬. 조금 뒤에 홍 대표님이 오면, 이 자식을 위해 변명이나 하지 말라고!”오늘 시후가 자신을 무시한 것은 양주성에게는 커다란 치욕이었다. 그리고 그가 이토록 분노한 이유는, 결국 그동안 홍콩에서 쌓아온 자신의 지위 때문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이곳에서 군림하며 살아왔고, 평소 그와 교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반인들이 보기에 유명한 스타들이었다. 본디 연예인의 사회적 지위는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부인 그는 더 높은 존재였다. 광적인 팬들은 막대한 돈과 시간을 들여야 겨우 스타와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며, 심지어 악수할 기회조차 없었다. 그러나 양주성은 오랫동안 톱스타들에게 아부를 받고 존경받으며 떠받들어지는 삶을 살아왔기에, 오늘 시후에게 이런 모욕을 당한 것은 그에게 있어 수십 년 만에 경험한 일이었다. 바로 그 때문에, 그는 더욱 수치심과 분노에 휩싸였던 것이다.반면, 유가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양주성이 끝까지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 하자, 그는 더 이상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때, 자신을 ‘설윤아’라고 소개했던 여성이 긴장한 표정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선생님, 저 때문에 양 대표님과 다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이건 당신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입니다. 난 원래 이런 위선적인 인간들을 극도로 싫어해요. 내 눈에는 이런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 보다 오히려 도쿄 거리를 활보하는 폭주족들이 더 낫다고 보니까. 적어도 폭주족들은 가식적이지 않거든.” 그런 뒤 시후는 그녀를 보며 물었다. “이름이 설윤아라고 했죠?”여성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제 본명은 설수아예요.... 양 대표님이 제 본명으로는 절대 뜰 수 없다고 해서 설윤아로 이름을 바꿔 주셨죠.... 예전에 이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사람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39장

    여자 연예인들은 말할 것도 없이, 오히려 필사적으로 조폭들과 가까워지고 싶어했다. 심지어 몇몇 남자 연예인들조차도 출세를 위해 남색을 좋아하는 늙은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경우도 있었다. 양주성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물로서 홍원산과 수십 년간 친분을 쌓아왔다. 홍원산은 그를 이용해 연예계에서 돈을 빨아들였고, 양주성은 홍원산을 이용해 자신의 절대적인 위상을 공고히 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최고의 협력 관계였고, 수십 년간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는 가장 먼저 홍원산을 떠올리며, 직접 그를 불러와 시후에게 '폭탄'을 터뜨려 줄 생각이었다.그 시각.홍원산은 자신의 럭셔리한 저택 내 욕실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어젯밤 믿을 만한 의사들을 불러 찢어진 입 양쪽을 꿰매었지만, 상처는 여전히 처참했고, 그는 극도로 초췌해 보였다. 게다가, 시후의 요구대로 그는 곧 자신의 모든 재산과 부동산, 차량을 기부해야 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그 요구를 백 번도 더 거부하고 싶었지만, 감히 시후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기에 곧 마스크를 쓰고 일을 처리하러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때, 갑자기 양주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바로 전화를 받고는 "양 대표, 무슨 일이야?"라고 물었다.양주성은 급히 말했다. "홍 대표님,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그러자 홍원산은 "양 대표, 우리 사이에 그런 말이 필요 있나. 무슨 일이든 말해봐."라고 답했다.양주성은 시후를 힐끔 쳐다보며 이를 갈고 말했다. "지금 유가휘 사장 사무실에 있는데, 여기 내게 막말을 퍼붓고 모욕을 주는 젊은 은 비서라는 놈이 있습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홍 대표님, 제발 이 놈을 혼내주십시오!""성이 은 씨라고?!" 이 말을 들은 홍원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그는 반사적으로 물었다. "확실해? 그 놈의 성이 은 씨라고?!""맞습니다!" 양주성은 시후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한국에서 온 놈입니다!"홍원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38장

    양주성의 질문에 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널 보고 말하는데, 당연히 너에게 하는 말이지. 이걸 굳이 물어야 해? 머리에 대체 뭐가 들었나?""이런 젠장!" 양주성은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하며, 이전의 점잖은 태도를 버리고 이를 갈며 소리쳤다. "이 자식이! 고작 회사의 비서 주제에 감히 나에게 그런 식으로 말해?! 네가 내가 홍콩에서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누군지 알고는 있다. 찌라시에서 네 늙은 얼굴을 몇 번 봤거든. 그렇지만 난 네 배경 따위는 알고 싶지도 않아. 내가 지금 알고 싶은 건, 이 여자를 강제로 이렇게 입힌 게 맞느냐는 거야."양주성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런 씨, 내 회사와 계약한 연예인은 내가 키우는 개나 다름없어! 내가 시키는 대로 입어야 하고, 내가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그런데 네가 뭔데 나에게 따지는 거냐?!"시후는 가볍게 웃으며 그를 무시하고 유가휘를 바라보며 물었다. "회장님, 당신 친구들은 원래 이렇게 건방집니까?"유가휘는 겁에 질려 온몸이 떨렸다. 그는 황급히 양주성에게 말했다. "양 대표, 너... 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서 은 비서님께 사과드려!"양주성은 어이없다는 듯 유가휘를 삿대질하며 물었다. "뭔 소리야? 나를 욕하는데, 날 더러 사과하라고?! 유가휘, 네가 돈은 나보다 많을지 몰라도, 사회적 지위로 보면 나도 너에게 절대 밀리지 않아! 너는 그냥 해운 회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이 꼬맹이에게 아부를 떨어야 하는 거겠지만, 나는 아무 상관없어! 난 이 자식한테 한 푼도 안 받았다고! 근데 내가 왜 이 자식한테 허리를 숙여야 하지?!"유가휘는 말문이 막혔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극도의 초조함이 서려 있었다. 그는 시후의 배경을 말할 용기가 없었지만, 그 때문에 양주성은 더욱 분노하고 있었다.유가휘가 말을 잇지 못하는 사이, 양주성은 시후를 노려보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 자식아, 가서 좀 들어봐라! 홍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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