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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6장

시후는 자신이 이중열과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이렇게 치밀하게 대비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이중열은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시 저는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채로 병원에 실려 갔지만, 누가 알았겠습니까? 30분 뒤 제가 몰래 병원을 빠져나와 첫사랑과 함께 도망칠 것이란 걸.." 그는 이어서 말했다. "당시 제 계획은 먼저 동남아로 가고, 이후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 첫사랑이 여권을 가지고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사내는 즉시 제 목에 3천만 홍콩 달러라는 현상금을 걸었습니다. 우리 둘은 막 공항에 도착해서 택시에서 내리려던 찰나, 공항 밖에 위험한 자들이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았지요.. 그래서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몰래 빠져나갈 시도를 했지만, 당시 홍콩 최대의 현상금이 걸린 터라 홍콩 내 모든 조폭들이 협력하고 우리 두 사람을 잡기 위해 나섰거든요.. 게다가 마카오에 있던 조폭들 까지도 손을 벌리는 바람에 홍콩의 모든 항구와 관문이 봉쇄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절박한 나머지 아버지께 구조 요청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뒤 상무님께서 저를 위해 직접 홍콩으로 오셔서 저를 쫓는 사내를 만나 많은 희생과 양보를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이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요.. 저는 늘 이 일에 대해 굉장히 감사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제 가족들과 일들을 정리한 후에 한국으로 가서 상무님을 섬기겠다고 약속했었습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한 뒤 이중열은 탄식했다. "하지만 상무님께서 그렇게 젊은 나이에 돌아가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상무님께서 돌아 가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저를 쫓던 사내는 다시 3천만 홍콩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제 목숨을 노렸고, 저는 할 수 없이 도망쳐야 했습니다.."

시후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렇다면 삼촌의 첫사랑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이중열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녀도 저와 함께 미국으로 왔어요.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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