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다소 놀라며 이중열을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자신의 능력이 계속 향상되면서 시후는 이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위급 상황에 직면해도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늘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중열은 달랐다. 미국에 온 이후로 이중열은 늘 신중하게 행동해왔다. 그는 한편으로 자신의 불법 체류 신분을 알아차릴까 걱정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콩에서 자신을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조폭들을 경계해야 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고,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도 자연스레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이중열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도련님, 이곳의 많은 세부 사항들이 뭔가 어긋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모든 의문점을 시후에게 털어놓았다. 시후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표정이 차가워졌다. 이중열의 분석은 충분히 타당해 보였다. 한 두 가지 정도가 이상한 것이라면 우연일 수 있겠지만, 여러 요소들이 충돌하는 것은 더 이상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혹시 배호영이 은서에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호영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고, 이 자선 만찬에 참석한 최고위층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가 남을 돕기 위한다는 건 불가능 해요. 그가 분명히 주인공이겠죠." 이어 이중열은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니, 뭔가 결정했다면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위험을 남기지 않도록 했을 겁니다. 우리를 이런 퇴로가 없는 방에 가둔 건 그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죠. 분명한 살의가 느껴져요, 도련님!"이라고 덧붙였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불현듯 실종 상태인 제임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시후의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났다. 제임스와 배호영이 뭔가
시후는 메시지를 보고 나서 이 배호영이 바로 배유현의 조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곧바로 고은서에게 말했다. "우연히도, 내가 이 배호영의 이모를 알고 있어.""정말?" 고은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의 이모를 어떻게 알게 된 거야?"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야기하자면 길어."그때 시후의 휴대폰에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젠장!’ 시후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본 순간 머리는 맑아졌고 시후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여기저기 제임스를 찾으려 해도 못 찾았던 이유가, 뉴욕으로 와서 배호영에게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군..! 페이셔스 그룹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뉴욕은 그들의 텃밭과도 같을 거야. 이곳에서 그들이 가진 힘과 자원은 블랙 드래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계속 숨어 있었다면, 블랙 드래곤이 한 달을 더 찾아도 그의 행방을 찾기 어려웠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며 시후는 확신했다. 오늘의 자선 만찬은 바로 배호영이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준비한 것이고, 그 뒤에는 제임스가 뭔가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이때 시후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그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인간이 감히 은서에게 손을 대려할 줄은!그 때 이중열은 시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급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만약 상대가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바깥에 있는 몇 명의 경호원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제 예상으로는 상대는 자선 만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를 노릴 테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5분밖에 없습니다." 그는 곧 덧붙였다. "제가 하나의 지연책을 생각해냈습니다. 지금 당장 911에 전화해서, 이
이중열은 자신이 사건의 위험성을 남김없이 시후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후가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하아.. 도련님이 정말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그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은서준 상무님과 비교했을 때, 도련님은 용감하시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보는 시야는 부족한 것 같아.. 오늘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은서준 상무님이 혈통을 잇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이렇게 생각하자 이중열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은서준에게 아들인 시후가 유일한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늘에서야 시후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은인의 유일한 자식을 이곳에서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이중열은 자신이 20여 년을 겨우 연명하며 살아왔으니 죽어도 아쉽지는 않겠지만, 시후는 아직 젊었고 은서준과 안예선이라는 비범한 두 사람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그를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중열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어 911에 신고하려고 했다. 이제 그는 시후가 막든, 시후가 화를 내든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시후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휴대폰을 꺼내서 잠금 해제를 하려는 순간, 휴대폰 화면 오른쪽 상단에 ‘서비스 없음’이라는 글자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놀라며 외쳤다. ‘이곳은 뉴욕의 중심지인데!? 어떻게 통신 신호가 없을 수 있지? 설마.. 설마.. 상대가 이미 신호를 차단한 건가?!’이중열의 추측은 맞았다.제임스는 닌자들이 행동을 개시할 때 만약의 상황에서 혜리가 신고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 만약 작전 중에 혜리가 신고를 한다면 작전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고를 하기라도 하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제임스는 혜리가 쉬고 있는 곳의 반경 20m 내에 여러 개의 신호 차단기를
오직 시후만이 예리한 감각으로 문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과 맞섰던 경험을 떠올리며, 바깥에서 사용하는 무기가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 덴바야시 아오타가 사용했던 수리검이라는 것을 감지했다.그러자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아.. 일본 닌자라니!” 이렇게 한 마디를 한 시후는 이미 손에 천혼인을 슬쩍 쥐고 있었다. 고은서가 이를 듣고 놀라서 물었다. “시후 오빠, 뭐라고? 일본 닌자..”고은서의 입에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문이 발길질로 쾅 열렸다..! 이어서 핫토리 카즈오와 7명의 이가 닌자들이 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왔다. 두 소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핫토리 카즈오는 차갑게 동료들에게 명령했다. “여자들은 놔두고 나머지는 전부 처리해, 한 놈도 살려..!”고은서와 마찬가지로 핫토리 카즈오 역시 마지막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들었는데, 시후가 자신의 쪽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일며 온몸이 얼어붙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존경과 공포가 뒤섞인 목소리로 떨면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여.. 여기에 어떻게..?”다른 7명의 닌자들도 핫토리 카즈오의 시선을 따라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한순간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절을 했다! 이들은 모두 시후가 지휘하는 전투에서 그의 엄청난 실력을 직접 목격했던 인물들이었다. 특히, 시후가 손짓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들 중 2명을 손쉽게 처치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들은 시후를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 그렇기에 시후를 보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혼이 빠진 듯 무릎을 꿇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주변 부하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며 그제야 자신도 무릎을 꿇고 공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죄..죄송합니다.. 저는 핫토리 카즈오라고 합니다.. 이토 그룹 밑에서 일하는 이가 닌자입니다.
이중열과 고은서는 어안이 벙벙했다. 고은서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이중열은 이들이 살기를 내뿜으며 들어왔다가 시후를 보자마자 그들이 무릎을 꿇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몰랐던 사실은, 바로 핫토리 카즈오가 현재 굉장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점이었다.핫토리 카즈오는 심장이 터질 듯 빠르게 뛰며 극심한 공포와 통증을 느꼈다. 그는 구름산에서 시후가 돌멩이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단원을 죽였던 장면을 떠올리며, 시후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빠지게 되면 8명 모두를 저 세상으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용서를 구하며 시후가 자신들을 살려줄 것을 기도했다.이때 시후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가서 먼저 문을 닫아.” 핫토리 카즈오는 쭈뼛쭈뼛 떨리는 다리로 일어나 문을 닫은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시후를 바라보며 간절히 애원했다. “은 선생님..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성인인데,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공상을 하면 재미가 없잖아.”핫토리 카즈오는 절망에 휩싸여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했다. “은 선생님.. 저희에겐 선생님의 명성이 이미 전설적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실력은 저희가 볼 때는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저희는 정말 의도적으로 선생님께 적대감을 품은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건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누가 너희를 고용했지?” 핫토리 카즈오는 서둘러 대답했다. “제임스라는 사람입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그냥 제임스라고만 들었습니다.” 시후는 제임스의 자료를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 사람인가?” 핫토리 카즈오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가 사진을 확인한 후, 다시 뒤로 물러나며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예 은 선생님, 맞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가 얼마를 줬지?” 핫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주면, 오늘 이 일을 배후에서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이라는 자다. 그가 지금 이곳에 있으니, 네가 그를 잡도록. 아까 네가 말한 계획대로 그를 밖으로 운반해. 단, 그를 제임스에게 넘기지 말고 내가 사람을 보내 너와 접선해서 데려갈 거야. 일이 끝난 뒤, 너희 8명은 내 사람과 함께 떠나면 되고, 그들이 너희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배호영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뉴욕에서의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과 그들의 능력은 잘 알고 있었다. 페이셔스 그룹의 영향력은 일본의 이토 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보였는데, 시후가 그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장남을 잡으라고 하니 그는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겁에 질려 울먹이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이가 닌자들은 항상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이 만약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게 되면 가문의 사람들이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너희 이가 닌자들이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면 전멸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와 얽히게 되면 전멸은 확정이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핫토리 카즈오를 내려다보았고, 냉정하게 말했다. “예전에 그저 그런 엘에이치 그룹도 마츠모토 그룹을 절멸 시켜, 개명하고 이름을 바꾼 아들마저 살아남지 못했다. 내가 그런 자들보다 약할 것 같나?! 만약 너희 이가 닌자들이 나와 대립하려고 한다면, 나는 이가 닌자들뿐 아니라 너희와 혈연 관계가 있는 모든 이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시후의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시후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는 자신을 가뿐히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을 통솔하며 수백 명의 최정예 군인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이가 닌자를 멸족 시키기로 결심한다면, 그들이 시후
시후는 실수를 막기 위해 성도민이 보내온 배호영의 자료를 열어 배호영의 사진을 핫토리 카즈오 일행에게 보여주고는 주의를 주었다. "이 사람을 잘 기억해두도록. 잠시 후 그가 부하들을 데리고 함께 온다면, 그가 들어온 후 그의 부하들을 모두 처치해. 만약 그가 혼자 온다면, 바로 그를 묶어서 나에게 데리고 오면 된다. 알겠나?"핫토리 카즈오는 지체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을 보내 상황을 살피라고 하면, 그냥 들어오게 두면 되고.""알겠습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신중하게 대답하며 사진을 다시 한번 살피고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배호영의 얼굴을 확실히 기억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이미 기억했으면 이제 너희 할 일은 다 끝났다. 나가도록 해."핫토리 카즈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물러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일행과 함께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나가자마자, 고은서는 참을 수 없는 듯 물었다. "시후 오빠, 그 배호영이라는 사람은 왜 나를 납치하려고 한 거야?"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캐나다에 있을 때 제임스라는 사람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뉴욕에 온 뒤로 자취를 감췄어. 조금 전 나도 알게 된 사실인데, 그 배호영이 바로 제임스의 윗선이라고 하더라고. 그들은 젊은 여성들을 해치는 것을 즐기며, 그 수법이 매우 잔인해.. 아마도 넌 그들의 다음 목표였을 거야."고은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자식 정말 악마네?! 나를 속이려고 이런 큰 연극을 꾸며?! 정말 용서할 수 없어!"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그에게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할 테니까."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시후 오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 배호영을 잡아두려는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고히 말했다. "당연히 그들을 그냥 두지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도 제임스가 계속해서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거든요.”이중열은 말했다. “이미 이 닌자들에게 배호영을 납치하라고 하셨으니, 닌자들을 통제하여 페이셔스 그룹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게 해보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나서 그들을 사라지게 만들면, 페이셔스 그룹은 자연스레 납치극이 닌자들이 저지른 일로 여길 겁니다. 그렇게 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일본으로 가서 이 닌자들의 정체를 추적하게 될 것이고, 닌자들의 친인척을 통해 제임스가 이들을 고용한 사실을 알아내겠지요. 이렇게 하면 페이셔스 그룹은 제임스가 이 닌자들을 고용해 배호영을 납치하게 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결국 제임스가 진짜 배후라고 여기게 될 텐데, 그는 결국 어떻게 해도 해명할 길이 없겠지요. 저는 페이셔스 그룹이 일본 닌자들과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순간, 제임스가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걸 확신합니다. 그때 그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할 겁니다. 하나는 페이셔스 그룹에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도망치는 것이지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삼촌,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자백을 한다면,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요?”이중열은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제가 페이셔스 그룹의 수장이었다면, 제임스가 와서 이런 일을 자백할 때 가장 먼저 그를 즉시 죽일 겁니다. 소문이 퍼지는 걸 막아야 하니까요! 왜냐하면 이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겁니다! 설령 배호영을 다시 찾지 못하더라도, 그의 아버지는 다른 자식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룹의 명성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단순히 자손 하나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겁니다. 따라서 배호영의 아버지조차도 그의 행동으로 인해 집안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큰 재벌가가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필요한 순간엔 과감히 손실을
배유현의 말은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을 극도로 부끄럽게 만들었다. 이 말을 통해 그들은 자신들이 결코 결백하지 않으며, 페이셔스 그룹 또한 무죄가 아니라는 것을 진정으로 깨달았다..! 그들은 이전에 배호영 한 명을 희생시켜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을 지키려 했던 일이 시후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과 다름없음을 인식했다.배해산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시후를 바라보며 두려운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당신이 호영이의 납치 사건을 전 세계적 이슈로 만든 이유가, 설마 페이셔스 그룹을 완전히 몰락시키려는 겁니까..?" 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배호영과 페이셔스 그룹이 이번 일에 대해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것일 뿐. 배호영이 저지른 수많은 비인간적인 일들은 마땅히 완전히 폭로되어야 해." 그는 이어 배유현을 바라보며 만족스럽게 말했다. "배유현 씨, 페이셔스 그룹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심이 담긴 방안을 말한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든 이 일을 덮으려는 생각만 하고 있으니, 결국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죠." 그는 주위를 둘러보며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을 차례로 바라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들은 근본적으로 이 일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조차 없다! 심지어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니, 그럼 내가 하나 묻지. 돈이 만능이라고 생각하나?!"페이셔스 그룹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감히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시후는 배원중을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 "전 회장님, 내가 기억하기로 당신은 올해 아흔이 넘으셨지요?" 배원중은 황급히 답했다. "맞습니다, 은 선생님. 저는 올해로 96입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96세 라면 장수 중의 장수인데, 이 나이에 회춘단을 사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충분히 살지 못했다고 느끼시나 보죠?" 배원중은 난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예 맞습니다... 누구나 장수하고 싶어 하니까요...
배원중은 배유현에게 갑작스럽게 분노가 더욱 치밀었다. 원래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권력을 되찾으려 했지만, 가장 신뢰하던 손녀가 갑자기 자신의 판을 뒤흔들 줄은 몰랐다. 그래서 그는 분노와 질책이 담긴 눈길로 배유현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배유현은 처음으로 할아버지가 자신을 이런 눈빛으로 보는 것을 보고 놀랐지만, 곧 그 이유를 깨달았다. ‘아무래도 할아버지는 나를 오해하신 게 분명해...’ 이렇게 생각한 배유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할아버지, 지금 페이셔스 그룹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요. 배호영이 저지른 일이 너무 커서 단순히 그가 죽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요.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책임을 져야 하고, 그의 죄를 모두 공개하며 피해자와 대중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동시에 피해자 가족들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며 대중의 용서를 구해야 하기도 하고요.."성도민에게 뺨을 맞아 날아간 배한빈은 즉시 소리쳤다. "공개할 거라면 호영이를 사법부에 넘겨 연방 법원이 그의 죄를 심판하게 하면 된다!" 배해산도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그래 맞아! 배유현! 너는 정말 독한 계집애야! 우리 증손자의 목숨을 빼앗는 것도 모자라 페이셔스 그룹을 절망의 구렁텅이에 밀어 넣으려 하다니! 네 말 대로 모든 걸 공개할 거라면, 왜 호영이가 목숨으로 책임져야 해? 법에 맡기면 최대 종신형을 받고 가석방 없이 감옥에 갇히게 될 것 아니겠느냐!"배유현은 물었다. "혹시 생각해 보셨나요? 만약 그 방법이 정말로 가능하다면, 은 선생님이 왜 이 영상을 미국 경찰에 넘기지 않고 굳이 페이셔스 그룹에 와서 우리에게 해결 방안을 묻는지에 대해서요?"모두 그녀의 말에 한순간 멍해졌다. 특히 배원중은 즉시 깨달음을 얻은 듯했다. 배유현의 말은 그에게 문제의 핵심을 일깨웠다. 그는 속으로 탄식했다. ‘어째서 나는 이 점을 깨닫지 못했을까... 은 선생님께서 굳이 페이셔스 그룹을 찾아온 건 평범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 분명하구나... 이 상황에서
"저요?" 배유현은 시후가 이런 순간에 자신의 의견을 물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페이셔스 그룹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배해산이나 배한빈은 물론, 배호영보다도 못한 위치였다. 비록 할아버지가 자신을 각별히 아끼긴 했지만, 집안에서의 서열을 따질 때면 그녀는 늘 뒤로 물러서야 했다. 게다가 오늘 밤 이 자리에 그녀의 부모가 없는 것을 보고, 큰아버지 배해산이 이미 자신의 부모를 페이셔스 그룹에서 내쫓은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더욱 자신감이 떨어졌다.시후는 그녀가 불안해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 "배유현 씨,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거리낌 없이 하세요.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걱정하지 말고요. 내가 책임질 테니." 그러자 배유현은 입술을 꾹 다물며 마음속으로 안도감을 느꼈다. 시후가 자신을 지켜준다고 하니 그녀는 용기가 생겼고, 곧바로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제 생각에 지금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배호영이 자신의 악행에 대한 대가를 목숨으로 책임지는 것입니다!"배한빈과 그의 아내는 이 말을 듣자마자 폭발했다. 그의 아내는 배유현을 손가락질하며 분노에 차서 욕설을 퍼부었다. "배유현!! 이 정도 없는 계집애야! 우리 호영이는 네 조카야! 네가 정말 그를 죽게 만들어야겠어?" 배한빈도 이를 갈며 소리쳤다. "배유현! 이 뱀처럼 독한 계집애! 네 부모를 우리가 내쫓았다고 이렇게 앙갚음하려는 거냐?"시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성도민에게 말했다. "성도민 씨, 이 두 사람의 입을 닫게 만들어요." 그러자 성도민은 아무 말없이 다가가 배한빈의 따귀를 때리고 뒤로 날아가게 만든 뒤, 다시 배한빈 아내의 얼굴을 세게 내리쳐 그녀를 몇 바퀴 자리에서 돌게 만들고는 바로 기절시켜 버렸다.시후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계속 이야기해요." 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 우리는 그의 모든 악행을 즉시 대중들에게 즉시 공개해야 하며 그의 잘못을 절대 숨
하지만 만약 가볍게 처벌하라고 말하면 이 짐승 같은 손자의 행동에는 전혀 맞지 않은 처벌이 될 테니 시후는 분명히 자신에게 화를 낼 것이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법에 맡겨 공정하게 재판 받자고 할 수도 없었다. 공정하게 재판이 진행된다면 배호영의 목숨은 보존될 수 있겠지만, 동시에 그가 저지른 모든 행위는 철저히 외부에 폭로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이 추락하게 될 것이고 미국 전역에서 모두가 욕하는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했다. 결국 배해산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감당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시후는 그가 주저하는 것을 보고 냉정하게 말했다. "할 말이 없다면 그만 둬." 그리고는 배원중을 향해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 "당신은 페이셔스 그룹 전 회장님이시니 경험이 풍부하실 겁니다.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배원중 역시 극도로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는 배해산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배호영을 죽일 수도 없고, 가볍게 용서할 수도 없으며, 이 일들을 외부에 공개할 수도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페이셔스 그룹은 그가 평생 공들여 쌓은 탑이나 마찬가지이며 그는 무엇보다 명예를 소중히 여겼다. 그래서 깊이 고민한 끝에 그는 말했다. "은 선생님, 페이셔스 그룹에 이런 짐승이 나온 것은 정말 불행한 일입니다. 저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1억 달러를 보상하고, 짐승 같은 증손자는 원 선생에게 맡겨 팔다리를 부러뜨리게 한 뒤 평생 페이셔스 그룹 안에 가두고 개처럼 키우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페이셔스 그룹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겠습니다."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뭐라고요? 그 놈의 목숨을 살려두고 싶습니까?" 배원중은 시후의 비웃는 얼굴을 보자마자 크게 당황했다. 그는 갑자기 자신이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속으로 자책하며 후회했다. ‘정말 어리석었군... 은 선생님께서 호영이 문제로 이렇게 큰 소동을 일으킨 걸 보면 그는 절대 호영이를 살려둘 생각이 없다는 걸 알아차렸어야지..
이때 배원중은 급히 허리를 굽히고 두 손을 모아 말했다. "은 선생님께서 명하신다면, 제가 감히 거역하지 않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휴대전화를 꺼내 화면 잠금을 해제하고, 하나의 동영상 앨범을 열었다. 그 안에는 배호영과 관련된 몇 가지 동영상이 미리 다운로드 되어 있었다. 그는 곧바로 휴대전화를 배원중에게 던지며 냉정하게 말했다. "직접 열어서 보시죠!" 그리고는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자녀들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만 18세 이상은 모두 앞으로 나와 함께 영상을 보도록 해. 18세 미만은 즉시 물러나!"배원중은 연신 대답하며 동의했고, 대부분의 페이셔스 그룹의 자녀들도 급히 앞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지금 시후가 페이셔스 그룹에 와서 이런 소동을 일으킨 이유를 알고 싶었다. 18세 미만의 아이들은 궁금했지만, 감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조용히 홀 끝으로 물러섰다.휴대전화 화면에는 각 동영상이 손톱 크기만 한 작은 썸네일로 보였고, 가운데 재생 버튼이 있었기 때문에 동영상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배원중은 별생각 없이 첫 번째 동영상을 눌렀다.동영상이 재생되자마자 휴대전화에서 한 소녀의 고통에 찬 절규가 들려왔다. 그와 동시에 배호영의 변태 같은 웃음소리도 흘러나왔다. 페이셔스 그룹의 사람들은 영상을 보고 하나같이 얼굴이 새파래졌고, 젊은 사람들 몇몇은 구역질을 참지 못했다.배원중도 혼비백산해 휴대전화를 떨어뜨릴 뻔했으며, 배유현은 얼굴을 돌려 더 이상 보지 못하고 눈물이 맺혔다.배해산과 배한빈,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중장년층은 하나같이 공포에 질렸다. 그리고 배해산의 아내, 즉 배호영의 외할머니는 영상의 몇 초만 보고도 다리가 풀려 쓰러질 뻔했지만, 사람들이 붙잡아 간신히 머리를 부딪히지 않을 수 있었다.배한빈의 아내이자 배호영의 어머니는 몇 초만 보고 눈을 가리며 울먹였다. "이건.... 이건 사실이 아니에요.... 저 영상의 사람이 호영이일 리 없어요.... 호영이가 이렇게 악마 같은 짓을 할 리
배해산은 두려움에 몸을 떨며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 아버지... 아버지, 오해십니다. 아버지... 저는 아버지의 권력을 찬탈하려는 것도, 아버지의 목숨을 노린 것도 아닙니다. 저는 단지 페이셔스 그룹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길 바랐을 뿐입니다. 아버지께서 갑자기 그 큰 돈을 들여 약을 낙찰 받으신다고 하니, 이는 페이셔스 그룹에 엄청난 부담이 되는 일이라 생각해서 그랬습니다...""부담?!" 배원중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며 그를 가리키며 질책했다. "페이셔스 그룹은 내가 힘들게 일궈낸 것이고, 페이셔스 그룹의 재산 또한 내가 벌어들인 것이다! 내가 이제 늙어 그간 벌어 둔 돈을 조금 써서 생명을 이어가고자 하는데, 내 아들이라는 놈이 이를 달가워하지 않다니?!"배해산은 황급히 해명했다. "아버지... 그게 아니라... 저는 단지... 단지 아버지께서 속으실까 봐 그런 겁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회춘단이란 약은 듣기만 해도 사기 같았습니다. 어떻게 그 약이 뭐길래 그렇게 큰 돈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헛소리하지 마라!" 배원중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배해산, 네가 회춘단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알기나 하느냐? 바로 은 선생님이시다!"배해산은 이 말을 듣고 혼이 쏙 빠졌다. 설마 회춘단이 이 청년의 것이라니! 이는 곧 그를 모욕한 셈이 아닌가? 그러자 그는 즉시 땅에 엎드려 자신의 뺨을 치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회춘단이 선생님의 것인 줄 몰랐습니다... 제가 알았더라면, 한마디 말도 없이 아버지께 바로 돈을 지불하라고 말씀드렸을 겁니다..."시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말은 그만 하고 계속 치기나 해!" 배해산은 감히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하고 계속 자신을 때렸다.옆에서 지켜보던 배원중은 속으로 차갑게 웃으며 생각했다. ‘이 불효자 자식이 이번에 은 선생님의 심기를 완전히 건드렸구나. 이렇게 되면 페이셔스 그룹이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오는 것은 확실할 것이다!’이때 배해산은 이
시후의 말에 배해산과 배한빈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그들은 이미 배호영이 뭔가 큰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지만, 알고 있는 정보가 적었기에 단기간에 배호영이 어떤 끔찍한 일을 저질렀는지 알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후의 분노 섞인 질책을 들으니, 배호영의 손에 적지 않은 사람들의 목숨이 희생된 듯했다. 이 순간 두 사람은 공포에 사로잡혔다.배해산은 급히 입을 열어 말했다. “은 선생님... 호영이의 일에 대해 저는 아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은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그런 일들은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배해산은 말을 하며 무심코 옆에 있던 아들 배한빈을 한 번 쳐다보더니, 잠시 고민한 끝에 마음을 굳히고 말했다. “게다가... 호영이는 어릴 적부터 제가 직접 가르치거나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성장과 교육은 제가 관여한 적이 거의 없고, 모두 제 아들 한빈이 맡아서 한 겁니다...”배한빈은 이 말을 듣고 온몸이 떨렸다. 그는 아버지가 낮에 함께한 식사에서의 원한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으며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길 줄은 몰랐다. 그는 두려움 속에서 말했다. “은 선생님, 사실 저도 호영이의 성장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이 녀석이 어릴 때부터 귀족 학교를 다녔고, 12살 정도부터는 계속 기숙사 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돌아오는 일이 거의 없었고, 게다가 녀석의 어머니가 항상 그를 과하게 감싸고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습니다...”배한빈의 아내는 이 말을 듣고 놀라며 외쳤다. “배한빈! 이런 상황에 나까지 끌어들이려는 거야?!”배한빈은 급히 말했다. “아니, 아니야. 그런 뜻이 아니야. 내 말은... 우리 부부가...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는 뜻이야...”시후는 가족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고 비웃으며 말했다. “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은 대대로 책임을 회피하는 걸 좋아하나 보군. 그렇다면 내가 한 사람을 더 불러오도록 하지. 그도 당신들처럼 책임을 지지 않으
시후가 웃으며 말했다. “오? 새롭게 거듭나고 싶다? 그럼 당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있나?”“그것은...” 배해산이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제가 잘못한 것은 잠깐 눈이 멀어 앞에 놓인 대단한 분을 알아보지 못한 것입니다.. 은 선생님을 소홀히 대한 점,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배해산, 당신은 적어도 다섯 가지 죄를 지었어. 그중 하나가 바로 오만이지. 나머지 네 가지는 알고 있나?”배해산은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저는 본분을 지키며 착실히 살아왔습니다. 높은 위치에 있다 보니 다소 오만했던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어찌 다른 죄들도 지었다고 하시는지...”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자만하고 타인을 업신여겼으니, 이는 오만이다!” 배해산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맞습니다... 은 선생님 말씀대로입니다!”시후는 목소리를 높이며 엄하게 말했다. “당신은 권력을 탐하고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으니, 이것은 탐욕이지!”시후의 말을 들은 배해산은 속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시후가 자신이 권력을 탐낸 일을 언급하자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이 자가 내가 아버지의 회장직을 빼앗은 일 때문에 찾아온 건가?” 배해산이 속으로 불안해하고 있을 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은 아랫사람으로서 윗사람을 거역했으니, 이는 불충한 일이지! 그리고 당신은 자식으로서 아버지를 쫓아냈으니, 이는 불효라고 할 수 있고!” 시후가 이렇게 말하자 배해산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 순간 그는 시후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찾아온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는 분명 자신에게 철저히 복수하려는 것이었다.그때 시후가 그를 바라보며 냉랭하게 물었다. “배해산, 솔직히 말하지.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온 이유는 당신이 저지른 이 네 가지 죄 때문이 아니다. 나는 당신이 저지른 다섯 번째 죄 때문에 온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페이셔스 그룹의 사람들은 더 이상 선택지가 없었고, 모두 배산해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러자 내부에 남아 있던 몇 명의 경호원들은 묵묵히 뒤를 따를 뿐 감히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그들은 원서훈이 떠난 뒤, 자신들 중 가장 강하다고 여겼던 장천 조차도 식당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 몇 명이 블랙 드래곤을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성도민은 무장한 경호원들에게만 투항하라고 했지, 자신들과 같은 경호원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몸을 웅크리고 조용히 있는 것이었다.페이셔스 그룹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왔을 때, 궁전처럼 화려하고 웅장한 홀에 성도민 혼자만 앉아 있자 그들은 놀라고 말았다. 배산해는 두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성도민 앞에 나섰고,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성도민 씨... 저는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 배산해라고 합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성도민 씨를 이토록 화나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저희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가르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성도민은 그를 힐끗 보며 냉소를 지었다. “보아하니 정말로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는 모양이군.. 페이셔스 그룹이 얼마나 천인공노할 일을 했는지, 스스로 모른다는 말인가..?”배산해는 당황하며 말했다. “성도민 씨... 저는... 저는 정말로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비록 교활하고 악한 자는 아니지만, 천벌을 받을 만한 짓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급히 말했다. “아, 참.. 성도민 씨, 페이셔스 그룹 내부에서 이전에 약간의 권력 교체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저희 집안 내부의 일일 뿐이고, 그 과정에서 제가 다소 부적절한 일을 했다고 해도 당신을 건드릴 일까지는 아니지 않겠습니까?”성도민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배산해, 당신은 정말로 자각하는 능력이 없군. 내가 여기 오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