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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3장

제임스는 배호영이 ‘물건’에 대해 묻자마자, 그가 말하는 물건이 어젯밤에 셋째 동생 제이콥이 바다에서 데려온 그 여자들 중 하나인, 이소분이라는 젊은 여자를 가리킨다는 걸 즉시 깨달았다.

배호영은 며칠 전 제출한 자료 중에서 한눈에 이소분을 보고 마음에 들어했으며, 그리하여 큰돈을 들여 제임스에게서 그녀를 사기로 했다.

보통 때 같으면 제임스는 이런 기회를 이용해 한몫 챙겼을 것이다. 그는 서비스를 제공했기에,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배호영은 대단해졌다. 배호영의 할아버지 배해산이 마침내 그의 할아버지를 제거하고 권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배호영의 아버지가 페이셔스 그룹의 새로운 권력을 차지하게 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배호영이 곧 페이셔스 그룹의 대표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며, 이제 황태자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제임스는 이를 잘 알고 있었고, 배호영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이소분을 고른 뒤 바로 그녀를 배호영에게 바치기로 했다. 제임스는 배호영이 뉴욕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자신이 여자를 데려와 곧바로 배달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배호영은 제임스의 이 선물을 기분 좋게 받아들였으며, 그는 밤새도록 기다렸고, 이제는 좀 조급해져 전화로 언제 뉴욕에 여자를 보낼 수 있는지 물어본 것이었다.

제임스는 이 때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그는 현재 배호영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놓고 페이셔스 그룹의 도움을 요청할지, 아니면 이 사건을 비밀로 하고 배호영을 포함한 VIP 고객들에게 알리지 말지 고민했다. 제임스는 물론 도움을 청하고 싶기는 했지만, 그는 동생을 죽인 범인을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들추면 VIP 고객들은 분명 한 번은 자신을 도와주겠지만, 그 이후로는 자신과 선을 긋고 거리를 둘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사건이 지나간 뒤 그들은 자신을 죽여 입을 막을 가능성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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