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앞에서는 가족애와 신앙은 더 이상 모두 무의미 했다.총에 맞아 죽은 라이언은 비록 '노사제'로 불렸지만, 그가 가진 이미지는 영화 《대부》에 나오는 마피아 두목과 더 가까웠다. 사람들에게는 권위 있는 어른 같은 존재로 여겨졌을 뿐이다. 그래서 라이언을 죽인 것은 배신이라 할 수 있지만, 신앙을 저버린 행위는 아니었다. 하지만 교회의 목사들을 잡아들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이 목사들은 성직자로서 그들의 신앙을 대표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이들은 목사들이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목사들을 통제했고, 이는 신앙에 대한 완전한 배신을 의미했다. 동시에 젊은이들은 이미 총격 현장과 라이언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이들은 모두 마피아 조직원들의 가족들이라 이런 일을 처리하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즉시 완벽한 계획을 세웠다. 첫째, 라이언의 시체와 현장에 있는 모든 혈액과 뇌 조직을 깨끗하게 치워야 했다. 둘째, 피가 튄 곳은 강산을 이용해 지우고, 라이언의 지문과 얼굴 역시도 완전히 손상시켜야 했다. 그 다음에는 라이언의 치아를 모두 뽑아야 했다. 라이언이 치과에서 맞춤 제작한 의치를 가지고 있어서 치과에 그의 치아 기록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치아 기록은 지문과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고유하며, 법의학 분야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중요한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이 사건에서 가장 좋은 결과는 시체를 묻은 뒤에 그 시체가 영원히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발견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모든 증거들이 손상되었으니, 설령 발견되더라도 신원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비밀을 완벽하게 숨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작업이 끝나면, 시체를 어디에 묻을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했다. 모든 조직원들은 알고 있었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시체를 묻는 것이 진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왜냐하면 시체를 묻는 방식에 따라 일이 들통날 가능성이 달라지기
만약 이 일이 정말로 은폐되지 않는다면, 자신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과 더러운 거래를 해 온 VIP들이 절대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12억이라는 금액이 매우 큰 돈이기는 하지만, 만약 이 돈으로 마피아 조직원들의 가족들이 전부 입을 다물 수 있다면, 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기꺼이 이 돈을 내놓을 것이었다. 한 시간 반 후, 시체는 시애틀에 도착했다. 제임스는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할까 봐 시신을 집으로 바로 보내지 않고 먼저 장례식장으로 보냈다. 그 후 그는 직접 장례식장에 가서 동생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로 계획했다. 제임스는 동생 제이콥의 죽음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동생을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였지만, 그를 보호하지 못해 결국 이 세계에서 동생이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장례식장에서 제이콥의 시신을 본 순간, 그는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동생의 시신을 껴안고 울부짖었다. 제이콥이 부른 검시관이 다가와 그를 부축하며 말했다. "제이콥 도련님, 너무 슬퍼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셋째 도련님의 시신은 가급적 손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가능한 모든 유용한 단서를 찾아내야 하니까요." 제임스는 그제서야 동생의 시신을 놓아주며, 눈물을 닦고 흐느끼며 말했다. "꼭 철저하게 조사해 줘. 아무런 단서도 놓치지 말고!" "알겠습니다, 도련님!" 검시관은 즉시 공손하게 대답하고 매우 세심하게 검시 작업을 시작했다. 제이콥의 사망 원인은 심장에 총을 맞아 과다출혈로 인한 쇼크사였다. 법의학자는 각 상처들과 그 주변에서 발생한 신체의 미세한 변화를 통해 제이콥이 총을 맞은 순서를 추정했다. 그는 제임스에게 말했다. "도련님, 제 분석으로는 셋째 도련님은 오른쪽 다리부터 먼저 총을 맞은 것 같습니다. 그 다음 왼쪽 다리와 민감한 부위, 그리고 마지막에 심장에 총을 맞아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임스, 내가 주문한 물건, 배송은 시작됐나?"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련님, 배호영이었다. 배호영은 배유현의 큰아버지, 배해산의 장손으로, 올해 27세로 제임스와 동갑이었다. 배호영은 배유현보다 나이가 몇 살 많았지만, 그는 배유현의 사촌 조카나 다름없었다. 배호영의 아버지, 배한빈은 배유현의 가장 나이 많은 사촌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린 배호영은 매우 불량한 성격으로, 아주 잔인하고 반항적인 바람둥이였다. 그는 명목상 페이셔스 그룹의 투자 펀드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사실 그저 이름만 걸어놓은 임시직에 불과했다. 사실 그는 대부분의 시간과 에너지를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자극을 찾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배호영은 10대 때부터 가족들에 의해 최고급 사립학교에 보내졌고, 그곳에서 집안 배경이 매우 뛰어난 부유한 자식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일부 부유한 자녀들은 모여서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자신을 성공적으로 만들지 연구했지만, 또 다른 일부는 단순히 쾌락과 자극을 찾는 데만 몰두했다. 배호영은 후자에 속하는 인물이었다. 그는 10대 시절부터 거의 모든 악행을 저질렀고, 점점 마음이 뒤틀리며 살인, 특히 잔인한 살인을 즐기는 무시무시한 취향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배호영 개인적으로 특별한 경로나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가끔 사람을 죽이게 되면 가족들이 뒷수습을 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꾸중을 듣는 경우가 많아 어느 정도 자제를 해야 했다. 다행히 그의 친구 중에는 영리하고 대담한 제임스가 있었다. 제임스는 배호영과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기 위해, 배호영의 특별한 취향을 알아차리자마자 그를 위해 완벽한 채널을 마련해주었다. 과거에는 배호영이 스스로 먹이감을 찾아내고, 스스로 속여 먹이감을 잡은 다음 고문 후에 직접 시체를 처리해야 했다. 그러나 제임스와 친해진 뒤에는 제임스가 자청해서 그 모든 번거로움을 해결해주었다. 제임스는 배호영이
제임스는 배호영이 ‘물건’에 대해 묻자마자, 그가 말하는 물건이 어젯밤에 셋째 동생 제이콥이 바다에서 데려온 그 여자들 중 하나인, 이소분이라는 젊은 여자를 가리킨다는 걸 즉시 깨달았다. 배호영은 며칠 전 제출한 자료 중에서 한눈에 이소분을 보고 마음에 들어했으며, 그리하여 큰돈을 들여 제임스에게서 그녀를 사기로 했다. 보통 때 같으면 제임스는 이런 기회를 이용해 한몫 챙겼을 것이다. 그는 서비스를 제공했기에,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배호영은 대단해졌다. 배호영의 할아버지 배해산이 마침내 그의 할아버지를 제거하고 권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배호영의 아버지가 페이셔스 그룹의 새로운 권력을 차지하게 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배호영이 곧 페이셔스 그룹의 대표에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며, 이제 황태자가 될 날도 머지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제임스는 이를 잘 알고 있었고, 배호영을 기쁘게 하기 위해 이소분을 고른 뒤 바로 그녀를 배호영에게 바치기로 했다. 제임스는 배호영이 뉴욕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자신이 여자를 데려와 곧바로 배달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배호영은 제임스의 이 선물을 기분 좋게 받아들였으며, 그는 밤새도록 기다렸고, 이제는 좀 조급해져 전화로 언제 뉴욕에 여자를 보낼 수 있는지 물어본 것이었다. 제임스는 이 때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그는 현재 배호영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놓고 페이셔스 그룹의 도움을 요청할지, 아니면 이 사건을 비밀로 하고 배호영을 포함한 VIP 고객들에게 알리지 말지 고민했다. 제임스는 물론 도움을 청하고 싶기는 했지만, 그는 동생을 죽인 범인을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들추면 VIP 고객들은 분명 한 번은 자신을 도와주겠지만, 그 이후로는 자신과 선을 긋고 거리를 둘 것이 분명했다. 심지어 사건이 지나간 뒤 그들은 자신을 죽여 입을 막을 가능성도 있었다.
제임스는 이 말을 듣자마자 호기심이 생겨 물었다. "도련님, 누구를 보고 마음에 드신 겁니까? 신상 정보를 주시면 제가 먼저 행적을 조사해 보겠습니다! 기회만 있으면, 어느 나라의 공주일지라도 꼭 데려오겠습니다!" 배호영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역시 제임스, 너 밖에 없어!" 그는 웃으며 다시 물었다. "제임스, 혹시 최근에 엄청 핫한 한국 유명 케이팝 스타 '혜리'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어?" "혜리?!" 제임스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도련님,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 마음에 드는 사람이 혜리.. 입니까?!" 제임스도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혜리를 모를 리가 없었다. 혜리는 연예계에서 한국인들의 자랑이자, 현재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가장 큰 케이팝 스타였다. 게다가 그녀는 국민 아이돌로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아름다운 외모, 몸매와 분위기 역시도 단연 다른 아이돌 보다 뛰어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자신을 부잣집 자제인 것처럼 포장하는 일부 연예인들과는 다른 실제 상류층 출신이었다. Koreana 그룹은 한국에서 손에 꼽는 부호 집안이었고, 혜리는 그 집안의 외동딸이었다. 이처럼 그녀의 배경은 보통 부유한 가정과는 차원이 달랐다. 더욱이 그녀는 연예계에서 스캔들이나 복잡한 연애사를 갖고 있는 다른 스타들과는 다르게, 데뷔 이후 어떠한 스캔들이 없었기에 오점이 전혀 없었다. 그녀는 팬들에게는 완벽한 여신이자, 완벽한 아이돌이었다. 제임스 역시도 사실 혜리의 팬이기도 했다. 그래서 배호영이 혜리를 노리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깜짝 놀라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배호영은 무척 태연하게 말했다. "요즘에 전세계 남성들 중에서 혜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겠지? 그녀는 아마도 많은 사내들의 마음속에 있는 가장 높은 에베레스트나 다름없을 거라고. 그러니 나도 당연히 그녀에게 한 번 접근해 보고 싶은 거지." 제임스는 갑자기 배호영에게 혐오감과 반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여신이 배호영의 손에 떨어지는 것을
그런 사람들이 실종된다고 해봤자, 문제가 커도 작은 지역 사회에서나 조금 주목받을 뿐이고, 지방 단위 뉴스에도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이렇게 되면 제임스는 안전했다. 하지만, 만약 혜리가 실종된다면, 이 뉴스는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것이다. 그때 만약 자신을 의심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이는 자신에게 재앙이 될 것이 분명했다.이 생각에 제임스는 급히 말했다. "도련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올해 27살이니 결혼할 나이가 가까워지지 않으십니까. 만약 혜리를 정말 좋아하신다면, 그녀를 정식으로 아내로 삼으시는 건 어떨까요..." 배호영은 제임스를 비웃으며 말했다. "혜리를 아내로 삼는 게 네 생각처럼 쉬운 일이겠어? 그녀는 오랫동안 자신의 이상형을 찾고 있으며, 그 이상형 외에는 절대 결혼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고. 이런 상황에서 내가 그녀를 따라다녀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걸. 그럴 바엔 차라리 납치하는 게 낫지." 그는 이어 말했다. "게다가 난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어. 결혼은 재미가 없잖아~ 결혼하면 지금처럼 자유롭게 살 수 없고.. 난 나무 한 그루 때문에 숲 전체를 포기할 생각이 없거든." 제임스는 당황하며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결혼을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배호영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지. 나중에 일어날 일은 나중에 생각하면 돼. 아 참, 네가 개발 중인 그 섬 있잖아? 그녀를 그 섬으로 데려가서, 충분히 즐긴 후에 죽이고 시체는 화장해서 뼛가루를 바다에 뿌리면 돼. 그럼 아무도 우리가 한 짓이라는 걸 모를 거야." 제임스는 식은땀에 뒤덮여 신경이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그는 순간 어떻게 배호영의 말에 답해야 할지 몰랐다.배호영은 제임스가 주저하며 밀당을 하고 있음을 눈치채고는, 목소리를 차갑게 낮추며 물었다. "그런데 말이야.. 내가 말하는데, 왜 이렇게 답을 질질 끄는 거야? 나를 돕고 싶지 않다는 거야? 만약 네가 못하겠다면, 나는 다른 사람을 찾아서 시키면
제임스는 계속해서 방법을 생각하며 배호영을 설득하려 했지만, 배호영은 이미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젠장... 내가 지금까지 손댄 여자들을 다 합쳐도 혜리 하나보다 안 돼... 만약 혜리도 내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진정으로 완벽해질 거야! 그리고, 지금까지 손댄 여자들은 다 별 배경 없는 평범한 애들이라, 사건 후에 큰 문제가 없었지.. 솔직히 말해서 이제 그런 건 질렸어. 더 짜릿한 게 필요해!”제임스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하하.. 도련님, 혜리는 확실히 최고의 여성이기는 하지만, 이번 일은 정말 위험이 너무 큽니다.. 만약 들통이라도 나면, 도련님도 빠져나가기가 어렵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배호영은 더욱 흥분하며 말했다. "위험이 있으니까 더 짜릿한 거야!" 그는 진지하게 덧붙였다. "각 분야에는 최고 목표가 있잖아. 축구 선순들은 월드컵에 진출하기를 원하고, 달리기 선순들은 올림픽 금메달을 원하지. 누구라도 세계 챔피언이 되고 싶지 않겠어? 내게 혜리는 세계 챔피언 트로피나 다름없어. 그녀는 내 인생의 세계 기록이라는 거지!" 잠시 말을 멈춘 후, 배호영은 다시 말했다. "게다가, 혜리는 곧 연예계를 은퇴할 예정이야. 이번이 그녀의 마지막 은퇴 투어라고 했지.. 이게 그녀가 마지막으로 대중 앞에 서는 기회라고! 그리고 운 좋게도 첫 공연을 뉴욕에서 시작한다고 하지 뭐야?! 이건 운명이야! 하늘이 내게 기회를 주시는데, 내가 이걸 놓치면 안 되지!" 제임스가 무언가 더 말하려 하자, 배호영은 이미 점점 더 흥분하여 웃으면서 말했다. "이번에 혜리를 손에 넣으면, 나는 모든 순간을 녹음하고 녹화할 거야. 모든 상황을 다 찍어서 내가 죽은 후에 세상에 공개할 거야! 사람들이 나의 또 다른 면을 알게 되는 거지. 하하하! 그때 나는 몇 달 동안 전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게 될 걸?" 제임스는 이런 악마들을 섬기기 위해 머리를 굴려 수많은 계획을 세워왔고, 그들이 더 악하게 행동하도록 부추기는 데
하지만 제임스는 이런 요청을 직접적으로 할 수 없었다. 배호영에게 제임스는 단순히 더럽고 힘든 일을 대신해서 처리해주는 사람에 불과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배호영은 평소 그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행히도 배호영은 현재 혜리를 손에 넣는 일에만 온 정신이 팔려 있었고, 제임스가 뉴욕에 온다는 말을 듣자마자 자연스럽게 그를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려고 했다. 두 사람이 함께 이 일을 제대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었다.이에 제임스는 별다른 생각 없이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준비해서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배호영도 친절하게 말했다. "출발하기 전에 알려줘. 내가 비서에게 공항으로 데리러 가라고 할게." "알겠습니다, 도련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임스는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즉시 자신의 비서를 불러 말했다. "비행 준비를 하라고 알려. 뉴욕에 가야 해." 그러자 비서는 조심스럽게 제임스의 동생 제이콥의 시체를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큰 도련님, 지금 뉴욕에 가시면.. 셋째 도련님의 장례는 어떻게 할까요?" 제임스는 단호히 말했다. "제이콥의 시신은 우선 장례식장에 안치해 두고, 사건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도록 해. 아무도 이 사실을 몰라야 해. 내가 뉴욕으로 떠나면, 네가 선원들의 가족들을 찾아가서 위로를 해주고. 요트가 사고를 당해서 제이콥이 실종됐다고 말해. 그들에게 보상금을 주고 입을 다물게 하도록." 비서는 다시 물었다. "큰 도련님, 아버님과 어머님께는 어떻게 말씀드릴까요? 보고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당분간은 알리지 마." 제임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부모님은 잘 모르셔. 이번 일에 부모님을 끌어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제이콥의 일도 잠시 비밀로 하고.. 만약 부모님께서 물어보시면 제이콥이 나에게 돈을 받아서 여자들 몇 명을 데리고 파리로 휴가 갔으니, 심하게 걱정하거나 방해하시지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
제이크 한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곧바로 기리시 카나드를 보며 물었다. "일본인들이라니, 무슨 이야기죠?" 기리시 카나드는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저는 호텔에서 임시직으로 고용된 것이고, 같은 날 고용된 임시직이 열 몇 명이었는데, 그 중에 일본인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에는 그들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제이크 한은 물었다. "당신이 말한 그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겼죠? 특별한 특징이 있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얼굴들이었어요. 특징이라면, 전부 표정이 진지하고 웃지도 않았죠. 말은 하지 않고 눈빛으로만 서로 의사소통을 했고, 뭔가 은밀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 사람들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이크 한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들이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일본인인 걸 알았죠?" 기리시 카나드는 대답했다. "오가면서 우연히 그들 중 한 명의 휴대폰 화면을 봤는데, 일본어로 설정되어 있더라고요." 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 그들과 교류가 더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기리시 카나드가 답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주방에서 일을 하도록 배정받았는데, 그들은 곧 다른 업무로 배치되더니 주방에서 나갔습니다." 제이크 한은 계속해서 물었다. "좋아. 그럼 당신이 고용된 담당자는 누구였죠? 업무를 배정해 준 사람은? 특히 그 일본인들에게 업무를 배정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서둘러 대답했다. "우리를 고용한 사람은 크리스 씨인데, 구체적인 이름은 잘 모릅니다.. 주방에서 일하도록 지시한 것도 그였고, 중간에 그 일본인들에게 다른 업무를 배정한 것도 그였습니다." 제이크 한은 호텔 직원 명단을 꺼내 크리스의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찾아 기리시 카나드 앞에 내밀며 물었다. "이 사람이 맞나요?" 기리시 카나드는 명단의 사진을 보자마자 단호하게 말했다. "네, 맞아요. 이 사람입니다!"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