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피드 그룹의 수색을 맡은 쾌속정이 마침내 뭔가를 발견했다. 그들은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에서 수십 구의 떠다니는 시체와 요트의 잔해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 시체들 중에는 제이콥도 있었다. 제이콥이 발견되었을 때, 그는 부풀어 오른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하반신은 물속에 잠겨 있었고, 머리와 어깨만 물 위로 떠 있었다. 그는 파도에 따라 끊임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찌와 같이 파도에 휘말려 물속으로 잠겼다가도, 곧 부력 덕분에 다시 물 위로 떠올랐다. 그의 시체가 배 위로 건져졌을 때, 모든 사람은 그 끔찍한 광경에 완전히 겁에 질리고 말았다. 제이콥은 참혹하게 죽어 있었다. 그의 염색한 금빛 머리와 웨이브가 들어간 머리카락은 이마에 달라붙어 있었고, 그 머리카락은 크게 뜬 눈 바로 위에 있었다. 엑스피드 그룹의 부하들은 제이콥이 눈을 감지 못한 채 죽었을 뿐만 아니라, 몸 곳곳에도 총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두 다리, 심지어 두 다리 사이에도 총에 맞은 흔적이 있었다. 구조대가 그의 구명조끼를 벗겼을 때, 그의 심장에도 총알이 박혔다는 것을 발견했다. 보아하니, 그는 심장을 정확히 저격 당해 죽은 후, 구명조끼를 입혀 바다에 던져진 것이 분명했다. 이때 한 엑스피드 그룹의 부하가 제이콥의 머리카락에 가려진 이마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 보십시오... 셋째 도련님의 이마에... 뭔가 글씨가 있습니다!” “글씨?!” 제이콥의 시체를 건져 올린 부하가 깜짝 놀라며 무심코 그의 이마에 덮인 앞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 머리카락을 걷어내자, 그의 이마에 새겨진 피투성이의 글자가 그를 오싹하게 만들었다! 그 글자는 바로 시후가 성도민에게 남기도록 지시한 ‘천인공노’라는 글자였다. 이 글의 뜻은,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럽거나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라는 뜻이었다.책임자는 이 광경을 보고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 몇 번이나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야 그는 서둘러 위성 전화를 집어 들고, 여전히 시애틀에서 초조하게 소
1분 후, 제임스의 위성 전화로 한 통의 MMS 메시지가 도착했다. 위성 전송은 속도가 느려 처음에는 매우 흐릿하게 미리보기를 위한 이미지가 먼저 도착했으며, 전체 이미지를 다운로드해야만 선명한 사진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흐릿한 미리보기 이미지만으로도 제임스는 이미 충격을 받았다. 그는 어렴풋이 동생의 머리, 얼굴, 다리 곳곳에 붉은 색의 흐릿한 픽셀의 영역이 있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그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이 붉은 색의 흐릿한 영역들은 모두 피일 것이라 추측했다. 제임스는 정신적으로 스스로를 준비시키며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볼 선명한 이미지에 겁먹지 않으려 애썼다. 그러나 아무리 마음을 다잡았다고 해도, 선명한 사진을 본 순간 제임스는 온몸이 떨리며 충격에 휩싸였다. 휴대전화는 덜덜 떨리는 손에서 통제되지 않은 채 떨어지고 말았고, 그의 두 다리는 힘을 잃고는 뒤로 넘어지듯 휘청거렸다. 다행히도 제임스의 곁에 있던 비서와 몇몇 부하들이 재빨리 그를 부축해주었기에 그는 간신히 바닥에 넘어지는 것은 면할 수 있었다. 그들이 제임스의 몸을 잡았을 때 그의 몸은 이미 덜덜 떨리고 있었고, 마치 겨를 치는 체가 떨리는 것처럼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휴대폰은 고급 아프가니스탄산 수제 양털 카펫 위에 떨어졌기 때문에 다행히 파손을 면했다. 비서는 무심코 바닥에 떨어진 휴대전화를 보았고, 그 순간 화면에 떠있는 사진을 보고 충격에 휩싸여 몸을 떨며 비명을 질렀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진 속의 제이콥의 모습은 너무나도 끔찍했기 때문이다. 비서는 제임스의 곁에 오랫동안 있었고, 온갖 악독한 일을 다 보았지만 큰 자산을 가진 재벌가의 셋째 아들의 이마에 칼로 글씨를 새긴 광경은 처음 보았다. 게다가 이 셋째 아들은 평소에 오만방자하고 건방지게 굴던 사람이었다. 나이가 어리기도 했고, 이제 막 20대를 넘긴 나이였기에 집안에서 매우 귀하게 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임스마저도 항상 그를 각별히 아끼고 있었다.
비서가 급히 말했다. "큰 도련님, 셋째 도련님의 이마에 새겨진 글자를 보면, 범인은 한국인일 가능성이 큰 것 같아 보입니다!" 제임스는 매우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이를 갈았다. "상대는 한국인일 뿐만 아니라, 우리에 대해 꽤 많은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데..." 그 말을 하면서 제임스는 즉시 말했다. "아 참! 제이콥이 어제 이탈리아 조직에게 물건을 받으러 갔으니, 어젯밤에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 비서는 그 말을 듣자마자 즉시 말했다. "예! 곧바로 연락하겠습니다!" 비서는 이 말을 남기고 휴대폰을 들고 방을 나갔다.제임스는 약간 진정되었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 "제이콥, 걱정 마.. 이 형이 반드시 배후의 자를 찾아내 네가 당한 고통을 백 배, 천 배로 갚아줄 것이다! 너의 복수를 하지 않으면, 이 형은 사람도 아니야..!”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는 잔뜩 당황한 얼굴로 돌아왔다. 그는 제임스 앞에 다가와 긴장한 채로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큰 도련님... 상황이... 상황이 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제임스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쓸데없이 뜸 들이지 말고!" 비서는 당황하며 말했다. "제가 듣기로는.. 800명 이상의 밴쿠버 이탈리아 조직원들이 하룻밤 사이에 전부 사라졌답니다.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르고, 많은 사람들은 어젯밤에 집에서 마취를 당해 납치되었는데 조직원들이 젊은 여성들을 납치하는 방식과 똑같답니다..." "뭐?!" 조금 전 까지만 해도 동생의 복수를 다짐하던 제임스는 이 말을 듣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800명 넘는 사람들이 하룻밤 사이에 전부 실종되다니?! 만약 이 사건 역시도 자신의 동생을 죽인 배후자가 저지른 일이라면, 그 배후자의 힘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할 것이다. 자신의 모든 부하를 총동원해 이탈리아 조직과 전면전을 벌인다고 해도, 800명을 전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하룻밤 만에 그
동생이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기에 제임스는 당장이라도 복수를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동생을 위한 복수의 여부가 아니라, 이 사건이 전세계에 밝혀지게 될지 여부였다. 그는 만약 800명이 넘는 이탈리아 조직원들의 실종 사건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되면, 가장 먼저 화를 입는 사람은 바로 자신일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 사건을 덮어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이 소식은 곧바로 캐나다에 전해졌다. 노사제 라이언은 이 소식을 듣자마자 매우 흥분한 상태로 모든 사람들에게 말했다. "윗선에서 먼저 나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그들은 가족들이 3일 내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각자에게 50만 달러의 위로금을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현장은 즉시 술렁였다. 사람들은 노사제를 존경하긴 했지만, 그가 이토록 사건을 예측할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 50만 달러는 정말로 큰 금액이었다. 대부분의 이탈리아 조직원들은 일 년 동안 10만 캐나다 달러를 벌면 그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다. 게다가 조직원들은 대부분 돈을 받으면 방탕한 생활을 하는 데 다 써버렸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아주 적었다. 따라서 이들이 살아 있는 동안 가족들이 1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윗선에서 한 명당 50만 달러의 위로금을 주겠다고 하니, 이 돈은 대다수 이탈리아 조직 가족들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그리하여 군중들 일부는 즉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알고 보면 실종된 사람 중에는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의 가족을 잃은 사람도 있었다. 가장 많은 사람은 세 아들이 전부 실종된 사람이었는데, 만약 세 아들이 모두 사망했다고 확정된다면 그는 노사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위로금을 받을 사람이었다. 하지만 노사제는 그처럼 운이 좋지 못했다. 노사제는 아내와 다섯 아들이 죽었지만, 네
아래에서 누군가 말했다. “사제님, 그럼 한 사람이 죽으면 100만 달러입니다. 이 가격이면 이미 충분히 높은데, 우리가 금액을 더 요구하면 상대를 너무 자극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마지막에 한 푼도 받지 못하거나 받을 금액이 크게 줄어드는 건 원치 않습니다.”노사제 라이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나는 조직에서 50년을 일해 왔어. 내가 비록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 상황 판단 능력만큼은 이 자리에 있는 그 누구보다 자신 있네." 말을 마치자 그는 즉시 전화를 집어 들고 제임스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노사제는 확고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다. 지금 내 조건을 알려주지. 우리의 입을 다물게 하려면 각자 최소 150만 달러의 위로금을 줘야 해. 그리고 이 돈은 가능한 한 빨리 지급돼야 한다!"제임스의 비서는 이 금액에 놀라 욕을 퍼부었다. "미친 거 아닌가? 한 사람당 150만 달러를 내 놓으라고? 800명이 넘는데 그게 얼마나 되는 돈인 줄 알아? 이건 12억 달러야!" 노사제 또한 마음속으로 놀랐다. '맙소사, 12억 달러나 된다고? 난 1억 2000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노사제는 전형적인 시칠리아 후손 답게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말했다. "뭐? 너무 많다고? 그럼 한 푼도 주지 말라고! 우리 진짜 목적은 가족들의 행방을 찾는 거지, 너희들이 주겠다는 그 돈은 전혀 탐나지 않는다!" 노사제는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됐어, 더 이상 연락하지 말자고. 이 사건은 경찰에 맡기기로 하지!" 말을 마치자마자 노사제는 제임스의 비서가 답을 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어버렸다.제임스의 비서는 핸드폰을 들고 멍하니 있다가, 정신을 차리자마자 방으로 달려 들어갔다. 허둥지둥하며 말했다. "도련님, 이탈리아 놈들이 한 사람당 150만 달러를 요구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150만?" 제임스는 순간적으로 멍해졌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이놈들 미친 거 아냐? 왜 계속 돈
제임스가 비서에게 알려준 전략은 강하게 말하고 대화를 바로 끝내, 상대방이 자신의 조건을 받아들일지 고민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노사제가 즉각적으로 반격에 나서, 한 마디로 상황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이다. 제임스가 노사제의 입에서 ‘현장에 수천 명의 가족이 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의 심장은 마치 목구멍까지 치솟을 것만 같았다. ‘수천 명이라니..! 이건 경찰에 신고하러 가는 게 아니라, 시위라도 하겠다는 건가? 이건 일이 커지길 바라는 것 같은데?!’그가 당혹감에 휩싸여 있을 때, 노사제는 이미 전화를 끊어버렸다. 노사제는 50년간의 범죄조직 생활 동안 특별한 기술을 익히지는 못했을지라도, 최소한 상대를 위압하는 방법만큼은 완벽하게 익힌 그였기 때문이다.전화가 끊어져 버리자 제임스는 방 안을 계속해서 이리저리 서성댔다. 동생의 비참한 죽음에 대한 복수조차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제는 12억 달러에 달하는 청구서가 눈앞에 놓여 있었다. 이로 인해 그의 멘탈은 완전히 폭발 직전이었다. 그는 거의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비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도련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어떻게 해야 하냐고...?" 제임스는 공허한 눈빛으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으며 혼잣말을 했다.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제이콥의 일도 아직 가족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이 12억 달러에 달하는 배상금을 대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비서는 잠시 생각한 후, 이를 악물고 물었다. “아니면 금액을 조금 올려서 제안해볼까요?”“올려?” 제임스는 반문했다. “얼마나 더 올리면 적당할 것 같아?”비서는 잠시 고민한 후 대답했다. “그럼 조금 더 올려서 125만 달러는 어떨까요?”제임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힘들어. 조금 더 줘서 일을 무마하고 싶지만, 상대방이 동의할 리가 없어. 그는 이미 내가 할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을 테
3분이 거의 다 되어갈 때, 노사제의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모든 이들의 얼굴에는 강한 흥분이 묻어 있었고, 모두가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고, 마지막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노사제는 천천히 전화 받기 버튼을 누르고 차갑게 한 마디를 던졌다. “말해!”전화 건너편에서 제임스의 비서는 노사제로부터 압박감을 느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사장님이 당신들의 요구를 수락했습니다. 다만 당신들은 반드시 이 일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야 한다는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그러자 청중들의 얼굴은 즉시 기쁨으로 가득 찼다. 모두가 노사제와 상대방의 통화 중에 환호성을 터뜨리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참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이때 노사제도 마음속으로 밀려드는 기쁨으로 인해 거의 기절할 뻔했지만, 그는 여전히 침착한 말투로 말했다. “그렇다면, 잠시 후에 명단과 각 가족들의 계좌 정보를 준비하겠다. 24시간 내에 송금을 완료하도록 해.”그러자 제임스의 비서는 재빨리 말했다. “우리는 한 번에 금액을 모두 지급할 수 없습니다. 만약 당신들이 돈을 받은 후에도 경찰에 신고하면 우리의 이익은 어떻게 보장될 수 있습니까?”노사제는 반문했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다는 거지?”제임스의 비서는 재빨리 대답했다. “우리가 먼저 1인당 50만 달러를 지급하고, 1인당 받게 될 나머지 100만 달러는 3년에 걸쳐 36회로 나눠 지급하는 건 어떻습니까?”“꿈 깨!” 노사제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당신들에게는 단 하나의 선택만 있다. 24시간 내에 150만 달러를 각 계좌로 보내. 그렇지 않으면, 그 결과는 당신들이 책임져야 할 거다!”제임스의 비서는 다시 한 번 설득을 시도했다. “그러면 우리의 이익은 어떻게 보장됩니까? 최소한 우리에게도 보장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노사제는 오만한 태도로 말했다. “내가 당신들과 계약을 약속하고 있잖아!”“약속이라니...” 제임스의 비서는 차갑게 말했다. “이러한 일을 충분한 보장이 없는
디노시오, 그는 클라우디아의 아버지였다. 하지만 지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과거에 많은 지지를 받았던 그가 이제 조직 구성원들의 가족들로부터 원망을 받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장에 있던 조직원들의 가족들은 눈시울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슬픔 때문이 아니라, 흥분 때문이었다. 1인당 150만 달러라는 금액은, 그곳에 모여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평생 열심히 벌어도 벌기 힘든 큰 재산이었기 때문이다. 이 거액의 돈이 주어지자, 현장에 있던 가족 모두들이 내면 깊은 곳에서 느끼는 환희를 억제하지 못하게 했다. 만약 다른 산업이었다면 수천 명의 가족들을 모두 돈으로 매수하기는 어려웠을 일이지만, 범죄 조직의 세계에서는 가족들은 이미 그들의 일원이 조직에 들어갈 때부터 자신의 가족이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어느 정도 해두기 마련이다. 게다가, 범죄 조직 일 자체가 본래 사망률이 높은 일이라, 때때로 지인이 비참하게 죽는 사건이 일어나곤 했기에, 사람들은 그저 조금 더 죽음에 무뎌졌을 뿐이었다. 그래서 가족들은 가족 구성원의 죽음을 오히려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이 150만 달러라는 보상은 그들의 감정을 완벽히 달랠 수 있었고, 그들의 내면 깊은 슬픔마저 완전히 상쇄시키며 그들이 주저하지 않고 이 조건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환호 속에서 하나의 간단한 합의를 이뤘다. 그것은 바로, 돈을 받고, 입을 닫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많은 가족들은 이미 캐나다를 떠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들이 유럽, 시칠리아를 떠나 캐나다로 온 이유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막대한 현금을 손에 쥐게 되었으니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노사제 라이언은 한편으로는 사람들을 도우며 자료를 정리하고,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서로 흥분해 시칠리아로 돌아갈 계획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감탄했다. ‘아름다운 시칠리아... 나
배호영은 시후의 눈에 숨김없는 살의가 가득 찬 것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그는 퍽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는 그저 젊은 혈기로 잠시 이성을 잃었을 뿐입니다... 저희 페이셔스 그룹이 그래도 미국에서 꽤나 잘 나가는 집안인데, 제발 이번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필요하신 돈이 얼마든 말씀만 하시면, 저희 아버지께서 반드시 만족시켜 드릴 겁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시후는 그의 연극이 지겨워 차갑게 말했다. “배호영, 정말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나? 너희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돈이 그렇게 많았지만, 결국 그룹 내에서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 않나?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 하나의 목숨과 바꾼다고 해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모든 자산을 거부할 거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도 너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원래 자식의 잘못은 부모에게서 비롯된 것 아니겠어?”배호영은 본능적으로 반문했다. “넌 페이셔스 그룹의 복수가 두렵지도 않나?!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내가 죽은 걸 알면, 페이셔스 그룹 전부를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복수할 거다!”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 시후는 이를 듣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을 말해주지. 너희 증조할아버지 배원중과 너희 사촌 배유현은 지금 내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 뿐만 아니라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끝장을 낼 생각이야.. 만약 네 증조할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올 기회가 생긴다면, 그가 네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그냥 둘 것 같아? 그가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한다면, 난 그를 용서하지 않을 거다!” 배호영은 그 말을 듣고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토록 찾으려 했던 증조할아버지와 사촌이 시후의 손아귀에 있을 줄이야! 그 순간, 그는 비로소 시후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깨달았다.
바닥 위에는 두 개의 피 묻은 귀가 뚜렷하게 보였고, 배호영은 온 힘을 다해 두 귀를 감싸며 고통스러워 소리쳤다. 그의 손가락 사이로 피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참혹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성도민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상처를 처리해 줘.”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혈용 약병을 꺼내 배호영의 상처 부위에 소독약을 뿌렸다. 성도민은 핫토리 카즈오에게 다시 말했다. “바닥에 있는 걸 주워서 화장실로 가서 깨끗이 씻어. 아직 쓸 일이 있다.” 핫토리 카즈오는 거부하지 못하고 재빨리 바닥에 떨어진 두 귀를 주워 화장실로 가서 물로 씻어냈다. 이때, 한 대의 헬리콥터가 이곳 건물의 빈 공간에 착륙했다. 시후는 혼자 헬리콥터에서 내렸고, 곧 블랙 드래곤의 한 병사가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리더는 지하실에 있습니다. 함께 가시죠.”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병사의 안내를 따라 별장 지하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성도민이 방 중앙에 서 있었고, 배호영은 두 귀를 잘린 채 고통에 몸을 떨고 있었다. 성도민은 시후가 온 것을 보고 즉시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호영을 바라보고 냉소하며 말했다. “배호영 씨, 또 만났군요.” 배호영은 그제야 시후를 보고, 귀에서 밀려오는 고통을 잊은 채 경악하여 말했다. “당... 당신은 그 풍수사 아니야?!”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왜? 날 보니 놀랍습니까?” 배호영은 혼란스러워하며 소리쳤다. “도대체 누구야?! 왜 블랙 드래곤에게 나를 여기로 끌고 오라고 했어?! 왜 내 귀를 잘라버렸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유가 뭐 그리 많겠어? 네가 마음에 안 드니까. 그거면 되지 않나?” 배호영은 분노에 차서 외쳤다. “나랑 아무런 원한도 없잖아! 이런 짓을 하는 이유가 뭐야?! 우리 페이셔스 그룹이 복수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 시후는 그를 바라보며 점점 차가운 눈빛으로
핫토리 카즈오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벌벌 떨렸다. 그는 성도민이 한마디로 자신에게 배호영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배호영 역시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기에 뉴욕에서 아무도 감히 자신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의 이 남자가 가차 없이 자신의 두 귀를 자르라고 하다니! 공포에 질린 배호영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 배호영이다! 페이셔스 그룹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는 굳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잘 알지? 너희가 나를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그러자 성도민은 배호영을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해두지. 나는 성도민, 블랙 드래곤의 전주다. 네가 페이셔스 그룹 손자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야. 네 아버지, 네 할아버지까지도 은 선생님의 명령이라면 다 없애 버릴 수 있다! 페이셔스 그룹을 송두리째 멸하는 것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할 자신도 있고." 배호영은 이 말을 듣고 감전된 듯한 충격을 느꼈다. "성도민?! 너... 네가 바로 성도민이라고?!" 그는 절망에 빠져 말했다. "성... 성도민 씨... 우리 페이셔스 그룹은 당신과 아무런 원한도 없고, 난 항상 당신을 존경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에게 이런 잔혹한 짓을 하죠?!" 그러면서 그는 불안한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은 선생님이라는 사람은 또 누구십니까? 난 그런 사람을 단 한 번도 건드린 적이 없습니다!" 성도민은 시간을 확인하고 냉소하며 말했다. "곧 알게 될 거다." 그리고 그는 핫토리 카즈오를 바라보며 바닥에 있는 칼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이 명령은 은 선생님께서 직접 내리신 거다. 나는 그저 명령을 전달할 뿐이야. 은 선생님이 곧 이곳에 오실 거니까, 그가 오시기 전에 이 일을 끝내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네 귀도 같이 잘릴 테니!" 핫토리 카즈오는 얼굴이 창백해졌
성도민은 남아 있는 두 명의 부하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이 쓰레기차를 몰고 가서 처리해." 그 중 금발의 백인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걱정 마십시오. 이미 폐차장을 찾아 뒀습니다. 한 시간 후면 차를 완전히 분해하여, 부품을 수십 대의 차량과 함께 쇳덩이로 압축할 것입니다. 그럼 아무도 차량의 행방을 찾을 수 없을 겁니다." "좋아!" 성도민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서둘러 처리하고, 시내에서 다시 만나자." "예 알겠습니다!" ....한편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은 쓰레기차에 대한 단서를 파악했다. 비록 핫토리 카즈오 일행이 호텔 내에서는 CCTV 기록을 남기지 않았지만, 밖의 시내 감시카메라까지는 제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호텔에서 나오는 모든 사람과 차량은 시내 감시카메라에 포착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쓰레기차가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 모두에게 동시에 발견되었다. 그들은 이 차량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경찰과 페이셔스 그룹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조직원, 직업 킬러, 사설 탐정들이 상금을 위해 전부 나섰고, 뉴욕 거리는 순식간에 혼란의 장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도 성도민이 뉴욕 롱아일랜드에 있는 롱비치에 하루 렌트비만 무려 8만 달러에 달하는 럭셔리 빌라를 빌렸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이 럭셔리 빌라는 롱비치에서 최고의 고급 주택 중 하나로, 주로 부호들이 뉴욕에 왔을 때 휴가를 즐기거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여되곤 했다. 성도민은 시후의 명령을 받고 해외에서 온 영화 촬영팀을 가장해 이 빌라를 빌렸으며, 가난한 주인공이 뉴욕에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전기 영화의 촬영 준비를 한다고 사람들을 속였다. 게다가 가장 의외인 점은 성도민이 빌린 이 빌라가 페이셔스 그룹의 저택과 불과 500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었다. 성도민의 부하들은 뉴욕 시내를 돌고 돌아 핫토리 카즈오를 포함한 닌자들과 의식을 잃은 배호영을 이 빌라로 데려왔다. 이때 뉴욕 전역에서 찾고 있는
이중열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후가 닌자 몇 명을 시켜 배호영을 납치한 것이 자칫 시후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시후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의 눈에 페이셔스 그룹은 그저 접시 위의 요리에 불과했다. 이제 그들을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시후의 기분에 달려 있었다. 배한빈이든 배해산이든, 시후에게는 어떠한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시후에게는 블랙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세력이 있었고, 페이셔스 그룹과 정면 대결을 벌인다 해도 그들은 결코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시후는 페이셔스 그룹의 실질적 영향력을 지닌 배원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쥐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배원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뒤 블랙 드래곤의 힘으로 그의 안전을 보장한다면, 배산해는 그가 차지한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배산해가 기회를 틈타 아버지의 권력을 탈취하고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막았다는 사실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될 테니, 그야말로 모든 사람에게 비난 받는 존재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법적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시후가 이 비장의 카드를 내놓기만 하면 배해산과 그의 아들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시후가 배호영을 그들 앞에서 죽인다 해도 그들은 감히 큰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할 터였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이 일을 다음엔 어떻게 진행하실 생각이십니까?" 시후는 냉랭하게 말했다. "제임스가 모습을 드러내면 그와 배호영을 한곳에 모아 두고, 이 인간 말종들을 제거해야겠죠?!" 이중열이 다시 물었다. "그들의 비열한 행각을 외부에 폭로하실 계획이십니까?" 시후는 말했다. "물론이죠! 배호영을 바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행동과 제임스의 소행을 모두 파헤쳐서 공개하고, 가능하다면 이 무리의 소행을 한 번에 폭로하면 좋을 것 같아서입니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갑자기 좋은
이중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이 있고 나서야 전해 들었는데, LCS 그룹이 블랙 드래곤에 자산 절반을 넘긴 뒤 화를 피할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도련님을 만나고도 그 얘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제가 일부러 흘린 소문일 뿐입니다. 실제 상황은 정반대예요. LCS 그룹은 블랙 드래곤에 자산을 넘긴 적이 없고, 오히려 블랙 드래곤 전체가 제게 충성을 맹세했죠. 다만 LCS 그룹이 너무 주목받지 않게 하기 위해 그런 소문을 낸 겁니다.” 이중열은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후가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그야말로 믿기 힘든 충격을 받았다. 명성이 자자한 블랙 드래곤이 이제 시후의 휘하에 있다니, 이는 LCS 그룹의 힘에 엄청난 보탬이 될 일이었다. 아무리 페이셔스 그룹의 자산이 많다고 해도 블랙 드래곤 같은 세력을 가진 용병 조직을 가질 수는 없었다.시후가 덧붙였다. “오늘 그 일본 닌자들은 제 일본 친구 집안의 세력입니다. 구름산에서 저를 본 적이 있어서 두려워했던 거예요.” 이중열은 한참 동안 시후의 말을 곱씹은 뒤 감탄했다. “도련님, 지금 당신의 힘으로 LCS 그룹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겁니다!”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1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왕가는 글로벌 강자로 로스차일드 가문 다음 가는 수준이죠. LCS 그룹이 아시아에서 최고가 되려면 사우디 왕가를 넘어야 하고, 세계 1위가 되려면 로스차일드 가문을 넘어서야 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했다. “도련님의 실력이라면.. 아마도 LCS 그룹이 세계 정상에 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뿐일 것 같네요.” 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가능한 빨리 그 시간이 오면 좋겠군요.” 이중열은 시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시후가 LCS 그룹을 세계 정상에 세우
제이크 한은 감시 기록이 조작된 부분이 호텔 내부에만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크리스와 일본 닌자들이 호텔 외부에서 접촉한 것은 시내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가 호텔 외부에서 닌자들과 만났던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기만 하면, 제이크 한은 그들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제이크 한이 경찰력을 모아 크리스의 진술을 바탕으로 영상 자료를 찾는 동안, 시후는 고은서, 김지우, 이중열과 함께 WF 호텔을 떠났다. 자선 행사가 망쳐지면서 저녁 식사가 무산되자 시후는 모두와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로 했다. 그는 이중열이 할 말이 더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중열이 어떤 제안을 할지도 들어보고 싶었다.이중열 역시도 시후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특히 오늘 시후가 일본 닌자들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아들을 납치하도록 한 일은 장난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되면 큰 문제가 생길까 봐 염려했다. 그래서 그는 제안했다. "제 집으로 가는 건 어떻습니까?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대화하기엔 편할 텐데요." 시후는 흔쾌히 동의했고, 고은서를 바라보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댁의 삼겹살 구이가 최고죠~ 질리지도 않고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좋아, 한인타운으로 가자!" 네 사람은 보디가드의 호위를 받으며 한인타운에 도착했다. 이중열의 가게는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도 모두 퇴근한 상태였다. 이중열은 시후 일행을 2층으로 안내하고 직접 요리를 준비하러 갔다.그때 시후는 성도민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확인했다. 핫토리 카즈오와 그의 일행, 그리고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 모두 성도민의 통제 하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시후는 그들에게 절대 외부와 연락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통제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사업체 근처에 인력을 더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제임스가 지금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페이셔스 그룹은 넓고
크리스는 이 상황을 경찰이나 배한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죽는 것은 상관없지만, 가족들을 구할 수 없다면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그가 불안에 떨고 있을 때, 한 경찰이 그의 앞에 다가와 말했다. "크리스 씨 입니까?"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 네, 맞습니다..." 경찰은 그에게 손짓하며 차갑게 말했다. "함께 가시죠." 크리스는 더욱 불안해졌지만, 별다른 방도가 없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경찰을 따라 제이크 한의 임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들어서자마자 크리스는 온몸이 덜덜 떨렸다. 그는 제이크 한의 명성을 오래전부터 들어왔기 때문에 그에게서 자신의 의도를 들킬까 봐 겁이 났다. 크리스는 몸을 한껏 움츠린 채로 제이크 한 앞에 다가가서 더듬거리며 말했다. "경.. 경.. 경감님... 안녕하십니까..." 제이크 한은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갑자기 냉랭하게 몰아붙였다. "크리스! 하나 묻지, 왜 일본인 닌자들과 결탁해서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을 납치했지?" 제이크 한의 갑작스러운 질책에 크리스는 크게 놀라며 황급히 변명했다. "저... 저는... 저는 그런 적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제이크 한은 차갑게 말했다. "어디서 거짓말을 해?! 그 일본인 닌자들은 당신이 데려왔잖아! 당신이 그저 그들을 고용하기만 한 것이라면 실수라고 믿어주겠지만, 그들을 사건 현장에 배치한 것은 명백한 계획적 행동이야! 그러니 당신은 그들의 내부 협력자라고!" 크리스는 계속해서 손사래 치며 말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저는 일본 닌자 같은 건 전혀 모릅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이마와 뺨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 "크리스.. 당신이 나에게 변명하는 건 상관없지만, 경고하나 할 까? 당신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정보를 배한빈에게 전달할 거야. 오늘
제이크 한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곧바로 기리시 카나드를 보며 물었다. "일본인들이라니, 무슨 이야기죠?" 기리시 카나드는 지체하지 않고 서둘러 말했다. "저는 호텔에서 임시직으로 고용된 것이고, 같은 날 고용된 임시직이 열 몇 명이었는데, 그 중에 일본인이 여러 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에는 그들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제이크 한은 물었다. "당신이 말한 그 일본인들은 어떻게 생겼죠? 특별한 특징이 있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질문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냥 평범하게 생긴 얼굴들이었어요. 특징이라면, 전부 표정이 진지하고 웃지도 않았죠. 말은 하지 않고 눈빛으로만 서로 의사소통을 했고, 뭔가 은밀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 사람들 같지는 않았습니다." 제이크 한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그들이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일본인인 걸 알았죠?" 기리시 카나드는 대답했다. "오가면서 우연히 그들 중 한 명의 휴대폰 화면을 봤는데, 일본어로 설정되어 있더라고요." 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 그들과 교류가 더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기리시 카나드가 답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주방에서 일을 하도록 배정받았는데, 그들은 곧 다른 업무로 배치되더니 주방에서 나갔습니다." 제이크 한은 계속해서 물었다. "좋아. 그럼 당신이 고용된 담당자는 누구였죠? 업무를 배정해 준 사람은? 특히 그 일본인들에게 업무를 배정한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기리시 카나드는 서둘러 대답했다. "우리를 고용한 사람은 크리스 씨인데, 구체적인 이름은 잘 모릅니다.. 주방에서 일하도록 지시한 것도 그였고, 중간에 그 일본인들에게 다른 업무를 배정한 것도 그였습니다." 제이크 한은 호텔 직원 명단을 꺼내 크리스의 이름이 적힌 페이지를 찾아 기리시 카나드 앞에 내밀며 물었다. "이 사람이 맞나요?" 기리시 카나드는 명단의 사진을 보자마자 단호하게 말했다. "네, 맞아요. 이 사람입니다!"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