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아르노는 이 말을 듣고 감격해 눈물이 나올 뻔했다. 이미 두 거물들에게 철저히 밀렸던 그는 자신에게 다시 기회가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아르노가 지금 가장 기대하는 일은 바로 배원중이 낙찰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배원중이 포기한다면, 회춘단은 곧 자신의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혹은 배원중이 돈을 다 지불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회춘단은 결국 자신의 것이 된다. 게다가 자신은 16억 달러를 낼 필요도 없고, 심지어 10억 달러를 내지 않아도 된다. 그저 자신이 제시했던 최고가인 6억 달러만 내면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더 이상 경매 주최 측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 주최 측이 인간미가 가득하다고 느꼈다. 한편 배원중은 이 상황에 점점 더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앞서 10억 2천만 달러라는 가격은 최원정의 압박 아래서 조금씩 욕심을 내어 올린 금액이었다. 최원정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가격이 그렇게 높아졌겠는가?! 그래서 재경매가 현재 그에게는 최고의 해결책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최 측이 규칙과 공정성을 그토록 중요시할 줄은 몰랐다..! 자신이 이전 금액을 지불하지 않으면, 주최 측은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회춘단을 6억 달러에 넘길 것이다... 그들은 돈을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현장에 있는 관객들도 주최 측의 원칙과 공정성에 경탄하며 존경을 표하고 있었다. 그들은 주최 측이 방금 최원정이 제시한 17억 달러를 거절한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배원중이 입찰을 포기하면, 그들은 6억 달러에 베르나르 아르노에게 회춘단을 넘길 것이다. 10억 2천만 달러와 6억 달러... 그 차이는 무려 4억 달러나 됐다! 하지만 배원중은 마음속으로 자신은 이 회춘단을 10억 달러를 주는 것이 아니라 7억 달러 정도에 낙찰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즈니스 맨의 본성은 배원중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조금 전 10억 2천만 달러는 이미 나의 한계였다.. 그 중 10억
송민정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035번 참가자, 10억 2천만 달러는 조금 전 참가자께서 직접 제시한 가격입니다. 이는 당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라는 걸 증명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엔 이 가격으로 다시 거래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큰 행운일 것입니다. 만약 035번 참가자께서 여전히 만족하지 않고 재경매를 희망하신다면, 직원들을 시켜 당신을 퇴장시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어 송민정은 덧붙였다. "만약 이 회춘단이 016번에게 6억 달러에 넘어간다고 하면, 조금 전 17억 달러에 비해 우리는 약 11억 달러를 잃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 돈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규칙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주저 없이, 경매의 규칙과 공정성을 무너뜨리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퇴장시킬 것입니다! 그가 돈이 얼마나 많든, 지위가 얼마나 높든, 여기서는 환영받지 못합니다!" 배원중은 이 말을 듣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까 최원정이 쫓겨나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는 자신이 너무 지나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게 라도 기회가 주어진 것이 하늘의 뜻일 텐데, 무엇을 더 고민하겠는가? 그는 즉시 고민을 내려놓고 말했다. "그렇다면 10억 2천만 달러를 지불하겠습니다!”베르나르 아르노는 즉시 절망하여 외쳤다. "저 늙은이가 이렇게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데, 왜 쫓아내지 않는 거죠? 당장 그를 퇴장시켜야 합니다!" 송민정은 차갑게 말했다. "016번 참가자, 제가 퇴장을 경고한 뒤에도 다시 한 번 더 침묵하지 않으신다면, 나는 그 사람을 퇴장시킬 것입니다. 지금부터 당신과 035번 참가자는 경매와 관련 없는 이야기는 중지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누구든지 퇴장시킬 것이고, 그때 이 회춘단은 네 조각으로 나누어 다시 한 번 더 현장에서 경매에 부치겠습니다!" 관중들은 즉시 흥분했고, 누군가 외쳤다. "둘 다 내보내라!" 송민정은 그 사람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173번 참가자, 계속 소란을 피운다면, 직원들이 당신을
"자... 자네 뭐라고 했나?!" 이 말을 들은 배원중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거의 기절할 뻔했다. 다행히 곁에 있던 원서훈이 그를 붙잡았고, 그의 손의 맥을 세게 눌러서 배원중은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이내 그는 극도로 화가 나서 소리쳤다. "그 놈이 무슨 자격으로 이사회 최고 긴급 조치를 발동한단 말이야?!" 비서는 설명했다. "큰 도련님께서 모든 이사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회장님께서 그룹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자금을 조달한 내역을 전부 공개했습니다.. 큰 도련님은 이사회에서, 회장님이 무려 10억 달러를 준비해, 실체도 불분명한 불로장생의 약을 사려고 한다고 전달했고요.. 큰 도련님은 회장님의 현재 건강 상태로 인해 판단력이 크게 흐려졌으며, 회장님이 계속 회장직을 유지하면 그룹에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입힐 것이며, 향후 그룹에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최고 긴급 조치를 발동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서는 말을 이어갔다. "이사회에서는 저를 제외한 모든 이사회 구성원들이 큰 도련님의 의견에 찬성표를 던졌고, 그 결과 큰 도련님은 그룹의 임시 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큰 도련님은 현재 임시 회장으로서 첫 번째로 회장님이 스위스 은행에 준비해 두신 10억 달러의 현금을 동결시키는데 서명하셨습니다..”이 말을 들은 배원중은 완전히 멘탈이 무너졌다..! '최고 긴급 조치'는 페이셔스 그룹의 이사회가 긴급 상황에 대비해 마련한 계획이었다. 마치 미국의 부통령이 대통령이 위험에 처했을 때, 급히 대통령직을 이어받고 명령을 내리는 것과 같은 개념이었다. 이 조치는 가장 심각하고 긴급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긴급 조치를 발동하기 위해서는, 부회장이 원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매우 심각한 긴급 상황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필요했고, 이사회 구성원들의 찬성이 다수 있어야 했다. 배원중은 자신의 장남이, 자신이 부재한 틈을 타 회춘단을 구매하려는 일을 빌미로 이 긴급 조치를 발동
그는 오늘 이미 몇 번이나 절망하고, 기뻐하고, 다시 절망하고, 다시 기뻐했는지 모른다. 그는 자신의 심장이 거의 망가질 것 같다고 느꼈다. 이런 일이 몇 번만 더 반복된다면, 회춘단을 먹기도 전에 그는 심장병으로 여기서 죽을 것이다. 그는 눈을 크게 뜨고 배원중을 주시하고 있었다. 배원중이 돈을 낼 수 없다고 하거나 지불하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는 6억 달러에 회춘단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배유현은 조금 전 막 내려놓은 마음이 순식간에 불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비록 할아버지의 분노 섞인 한마디만 들었지만, 그녀는 금방 큰 아버지가 이 기회를 틈타 권력을 탈취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 순간, 정 비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흐느끼며 말했다. "회장님.... 흐윽.. 죄송합니다... 지금은 제가 도와드릴 방법이 전혀 없습니다. 지금 저는 큰 도련님에게 감시되고 있습니다. 제 집 주위에 최소 수십 명의 사람들이 지키고 있고요.. 큰 도련님은 회장님께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제가 집을 나서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배원중은 분노에 차 소리쳤다. "내가 지금 당장 그 놈에게 전화하지!" 그러고 나서 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고 다른 번호를 다시 걸었다. 전화는 빨리 연결되었다.배원중은 이를 갈며 격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아! 이 배은망덕한 놈! 왜 이런 짓을 한 거냐! 대체 왜?!"전화 저편에서 약간 나이 든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저도 올해 벌써 70이 넘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역사책을 좋아하시니, 저 같은 70세가 넘은 왕세자도 고대에서는 거의 없다는 걸 잘 알지 않으십니까?”배원중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네 놈의 말은 왕좌에 앉는 것을 기다릴 수 없으니, 나를 죽이겠다는 거야?! 너는 네 목숨이 내가 준 것이라는 걸 잊었어?! 네가 가진 모든 것은 내가 준 것이다! 페이셔스 그룹은 내가 일궈낸 거라고! 너는 정말로 아무런 감사함도 모르는 것이
이 순간, 배원중의 마음은 고통스러움으로 가득 찼다. 그는 자신의 감정과 가족 간의 유대를 중시하고, 모든 일을 자신의 뜻에 따르던 큰 아들이 이제는 자신이 오래 사는 것이 짐 같다고 생각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이 지금 이 먼 길을 떠나 한국에 와서 불로장생의 약을 찾으려 한 것이 큰 아들을 분노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큰 아들은 바로 이때에 얼굴을 완전히 드러내며 본색을 드러낸 것이었다. 배원중은 속으로 몹시 억울했지만, 큰 아들이 이미 성공적으로 권력을 장악하고 거의 모든 이사진들이 찬성표를 던졌다면 이는 큰 아들이 이미 미국에서의 상황을 완전히 통제한 것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은 저항할 힘이 없다. 이렇게 많은 이사진들이 아들을 지지했다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는 이사진들이 자신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금 이 늙은 몸뚱이로는 이미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고, 힘도 없으니... 설령 자신에게 힘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의 상황에서 절대 미국으로 돌아갈 기회는 없을 것이다. 결국, 자신은 미국에서 수만 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자신의 심복들도 이미 큰 아들이 모두 제거한 상황에서, 자신이 돌아간다고 해도 무엇으로 그와 경쟁할 수 있겠는가?그래서 그는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고 말했다. "좋다! 네가 다 이미 준비했다면, 내가 죽으면 나를 한국에 묻어다오. 부모님과 함께 잠들고 싶다." 상대방은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죄송해요, 아버지. 제가 미국 쪽 묘지를 이미 준비해 두어서요.. 미국에서 가장 비싼 묘지로 선택했고, 아버지의 묘 주위에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과 최고 재벌들이 아버지의 이웃이 되어 드릴 겁니다. 아버지께서 이곳에 영면하신다면 틀림없이 만족하실 겁니다." 배원중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조금 전 한 말이 내가 가진 유일한 소원인데, 그것도 들어줄 수 없느냐?" 상대방은 약간 유감스러운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아버지,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에 아버지를 미국이 아
원서훈은 급히 기절한 배원중을 부축했다. 이어서 그는 배원중의 맥박을 짚어보았고, 맥박이 미약하여 거의 임종 상태임을 확인한 그는 급히 외쳤다. "회장님께서 곧 돌아가실 것 같습니다! 빨리 구급차를 불러 주십시오!" 이때 2층 객실로 통하는 문이 열리고, 배유현이 다급하게 2층 난간에 매달려 울부짖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원 선생님, 이게 무슨 일이예요?!" 원서훈은 고개를 들어 배유현을 바라보며 비통한 마음으로 말했다. "아가씨, 회장님께서...! 걱정되는 마음에 말씀드리지만, 아마도 곧 돌아가실 것 같습니다!" 배유현은 그 순간 무너져 내리며, 절박한 목소리로 직원들에게 외쳤다.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어서 구급차를 불러주세요!" 원서훈은 이미 의식을 잃은 배원중을 안고 자리에서 겨우 빠져나오며, 직원들에게 외쳤다. "죄송하지만, 빨리 구급차를 불러 주십시오!" 그때 송민정은 곧바로 직원들에게 긴급 대응팀을 부르라고 지시할 준비를 했다. 그녀는 오늘 저녁 경매에서 누군가가 너무 흥분하거나 자극을 받아 쓰러질 수 있을까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리 구급팀을 배치해 두었다. 구급팀은 이미 상당히 완벽한 응급 장비를 준비해 두었고, 상황이 심각할 때는 차량과 헬리콥터까지 동원하여 가장 빠른 속도로 병원에 데려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송민정이 막 입을 떼려는 순간, 그녀의 이어폰에 시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 회장님, 직원들에게 그를 VIP룸으로 데려가라고 하십시오." 송민정은 시후의 목소리를 듣고 즉시 안도했다. 그녀도 배원중이 이미 너무 고령이며, 이미 임종에 가까운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큰 충격을 받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병원에 보낸다고 해도 아마 손쓸 방법이 없을 것이었다. 다행히 시후가 나서겠다고 하니, 이는 그가 직접 도움을 주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그녀는 곧바로 지시했다. "035번 참가자를 VIP룸으로 모시세요!" 배유현은 이 말을 듣고, 절망 속에서 다시 한 줄기 희망을
배유현은 이미 시후가 나서겠다고 했으니, 반드시 그가 손을 놓고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는 서둘러 직원들을 따라 달려갔다. VIP룸은 연회장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원서훈은 이미 숨이 거의 끊어지기 직전인 배원중을 이곳으로 데려왔다. 곧이어 직원들이 배유현도 VIP룸으로 데려왔다. 배유현은 문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의 신분도 잊고 곧바로 배원중 옆으로 달려가며 울먹였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제발 깨어나세요... 유현이에요, 제 목소리가 들리세요?" 원서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가씨, 회장님께서는 이미 숨이 거의 끊어지셨습니다. 아마도... 되돌릴 수 없을 겁니다..." 배유현의 커다란 눈물방울이 계속해서 흘러내리며, 그녀는 울먹이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은시후 선생님이 할아버지를 이렇게 보내게 하지 않을 거예요... 그는 분명 방법이 있을 거예요... 그는 반드시 방법이 있을 거예요...!" 원서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도 그 회춘단이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하지만 지금 회장님께서는... 이미 그걸 살 돈조차 내지 못할 처지입니다..." 배유현도 알았다. 할아버지가 지금 큰아버지에게 권력을 빼앗긴 상황에서, 큰아버지의 행동 방식으로 보아 어떤 반격의 기회도 남겨두지 않았을 것이란 걸. 이런 상황에서, 할아버지가 회춘단을 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배유현 자신도 시후가 반드시 회춘단을 내놓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다. 회춘단의 비용이 너무나도 높기 때문에, 그녀가 그동안 쌓아온 인간관계는 그저 새 발의 피일 뿐이었다. 그녀가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 있을 때, VIP룸의 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당당한 걸음으로 빠르게 들어왔다. 배유현이 고개를 돌려 보니,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시후였다. 그녀는 급히 그의 앞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했다. "선생님, 제발 제 할아버지를 구해주세요... 할아버지를 살려주신다면, 저는 평생 당신의 은혜에
시후는 배원중을 한 번 보고, 다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이때 배원중은 정말로 죽음의 문턱에 다다라 있었고, 겨우 마지막 한 가닥의 미약한 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배유현과 박청운의 간절한 표정을 본 시후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곧바로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해둔 반 개의 거풍환을 꺼냈다. 그가 반 알의 거풍환을 꺼내는 순간, 배유현은 감격에 겨워 울음을 터뜨렸다. 환약들은 대체로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그녀는 시후가 꺼낸 것이 할아버지가 그토록 바라던 회춘단인 줄 알았다. 그녀는 방금 회춘단의 신비한 효과를 떠올리며, 이 정도의 크기만 복용해도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니 이 정도의 크기라도 할아버지의 수명이 최소 6~7년, 많게는 10년은 늘어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가 감격에 휩싸여 어떻게 시후에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배유현 양, 미리 말하지만, 이건 회춘단이 아닙니다." 배유현은 갑자기 멍해졌다. "회춘단이 아니라니... 선생님... 그럼... 그럼 이건 무슨 약인가요?" 시후는 태연하게 말했다. "이것은 거풍환입니다. 회춘단에 비하면 효과는 많이 떨어지지만, 반 개만으로도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고, 목숨을 1~2년 정도 연장할 수 있을 겁니다." 배유현은 이 말을 듣고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 지금 그녀는 할아버지가 10년 정도 더 사는 것은 바라지도 않고, 그저 당장 이 고비만 넘길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땅에 엎드려 절하며 끊임없이 감사함을 전했다. "선생님, 은혜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 평생 선생님의 큰 은혜에 보답하며 살겠습니다..." 시후는 손을 흔들며 약간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평생 나에게 보답할 필요는 없어요. 이 반 개의 거풍환은 내가 당신에게 빚을 지기 싫고, 당신의 효심을 봐서 준 것이니까요. 할아버지가 이 반 개를 드시고 나면, 우리 사이엔 더 이상 빚이 없을 겁니다." 배유현은
오후 두 시. 이중열이 탄 항공편은 정시에 홍콩 국제공항에 착륙했다.창가 자리에 앉아 있던 이중열은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오랫동안 홍콩을 떠나 있었기에, 창밖의 풍경은 이제 더 이상 낯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이중열에게 익숙한 것은 사방에서 볼 수 있는 한자들 뿐이었다. 그 글자들은 마치 그에게 20년 만에 추억이 있는 지역으로 마침내 돌아왔다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홍콩에 온 뒤에 아마도 홍콩에 다시 익숙해질 기회조차 없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가 홍콩 땅을 밟는 순간부터, 그의 생명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이때, 한 스튜어드가 다가와 그에게 말했다. "이 선생님, 규정에 따라 조금 뒤 비행기에서 서둘러 내리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승객이 내린 뒤에 저희가 직접 선생님과 함께 관련 서류를 홍콩 세관에 인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는 미국으로부터 강제 추방된 것이었지만, 범죄자는 아니었기에 미국 경찰이나 관계자가 그와 함께 동행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절차에 따르면, 추방 대상자의 여권 정보는 블랙리스트에 올려 5년, 10년 또는 영구적으로 미국 입국을 금지한 후, 바로 출국 항공편을 배정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 후의 일은 미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따라서 미국 당국은 그를 출국 항공편에 태우면서 관련 서류를 항공사 직원에게 전달했고, 해당 직원은 그가 비행기에서 내리면 홍콩 세관에 그를 인계하는 것으로 모든 절차가 끝나게 된다.비행기의 모든 승객이 내린 후, 승무원이 다시 이중열에게 다가와 공손히 말했다. "이 선생님, 저와 함께 가시면 됩니다.""네." 이중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섰다. 그는 머리 위 수납칸에서 작은 기내용 가방을 꺼낸 뒤, 직원의 안내를 따라 비행기에서 내렸다.복도를 지나자, 두 명의 세관 직원이 이미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후는 전화기 너머에서 흐릿하게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듣고 물었다. "유현 씨, 지금 비행기에 타고 계신 건가요?"배유현은 서둘러 대답했다. "네, 맞아요. 지금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는 원 선생님과 함께 홍콩으로 가고 있고 비행기는 2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중열 씨가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해서, 30분 늦었지만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시후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유현 씨, 이미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이렇게까지 먼 길을 올 필요는 없었는데..”배유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고,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일만 했을 뿐이에요. 그게 뭐 힘든 일이겠어요." 사실 배유현은 알고 있었다. 시후가 홍콩에 있으니, 이중열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배유현은 이중열을 안전하게 데려오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시후를 보고 싶어 온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인이자, 또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시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기에 홍콩으로 오는 이번 일이 시후를 만나기에 가장 적절한 때였다.시후는 배유현이 홍콩까지 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가 오면 이 일이 조금 더 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시후는 유가휘를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현 씨가 이렇게 멀리까지 오셨으니 저도 직접 공항에 나가서 맞이하도록 하죠. 오늘 오후에 공항에서 만나요."배유현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시후에게 문제를 일으켜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까 불안해했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는 마음 속에 있던 큰 돌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시후가 자신을 마중 나올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후가 오후에 이
시후의 말에 유가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의견을 들었던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분명 코웃음을 치며 상대가 단순히 위선적으로 자기 자신을 치켜세우려 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홍콩에서는 돈이 조금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가? 심지어 연예인을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러나 시후는 엔터테인먼트계와 얽히는 것을 오히려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다. 이것은 분명 현실과는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가휘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매우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홍콩에서는 연예인과 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재벌 2세들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대체로 엔터테인먼트계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홍콩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들은 연예계의 유명 여배우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며 심지어 결혼까지 꿈꾼다. 하지만 집안의 가장은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고, 철저히 연예인을 내쫓는다. 심지어 어떤 연예인은 재벌 2세의 아이까지 몇 명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명문가에 시집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능력, 배포, 식견, 그리고 자기 위치에 대한 인식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2세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재벌 2세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예계 스타들은, 재벌 1세의 눈에는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따라서 유가휘는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서, 시후의 위치가 재벌 2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벌 2세들이 열광하는 연예계조차도, 시후에게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유가휘는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 진정한 성공한 인물이라면 연예계와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되는 것이 맞습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
홍원산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양주성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뒤에 있던 부하들에게 내던지듯 넘기고는 명령했다. "이 놈을 잘 감시해! 나중에 나갈 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부하들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두 명의 부하는 양주성을 좌우에서 부축하듯 끌고 나가, 유가휘의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시후는 설수아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은 돌아가요. 오늘 본 것과 들은 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설수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마치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설수아는 이미 시후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았기에 그에 대한 충성심이 커졌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시후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기 때문에 감히 그를 화나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두 여성이 떠난 뒤, 유가휘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주성은 오늘 나에게 신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으니, 나름 호의적으로 왔을 텐데...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자기 회사를 홀랑 빼앗길 줄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한탄했다. ‘은 비서는 어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까지 클럽으로 불러냈고, 솔직히 홍원산 따위는 손쉽게 처단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홍원산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기에, 은 비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이제 은 비서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개가 되었지. 이런 자를 홍콩에 남겨둔다? 이제 은 비서는 홍콩에 강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유가휘는 다시 양주성을 떠올렸다. ‘양주성 저 놈도 정말... 진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스스로 장기말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아무래도 앞으로 홍콩에서 계속 살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을 거야....’이때 시후는 유가휘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유
시후는 자신이 어릴 적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설수아가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설수아는 시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학업을 마치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거니까."설수아는 이 말에 감명 깊은 표정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겠네요?"설수아는 대답했다. "네... 이미 도쿄대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 내에 등록 절차만 마치면 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에 비자만 갱신하면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도쿄대에서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 있죠?"설수아는 서둘러 대답했다. "도쿄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경제학이구나. 그럼 이론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중요할 텐데.. 책만 파는 것보다는 직접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고요."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턴쉽을 할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 됐네. 지금 당장 좋은 실습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고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바로 홍 대표인데, 딱 봐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은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지금 그 양 대표님이 회사를 그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걱정되는 건, 홍 대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아 씨가 개학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이라도 그를 도와 회사 경영을 맡아보는 게 어때요?"홍원산은 이 말을 듣고
하지만 오늘 이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은 이미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장운추 조차도 상대가 못 되는데, 자신은 어떻게 이곳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받아들이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말은 나에게 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거든. 비록 당신이 오늘 나를 여러 번 모욕했지만, 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댄 적 없고, 당신 돈도 한 푼도 요구한 적이 없어. 오늘 이 일은 전부 당신과 홍원산 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그를 직접 부른 건 당신이고, 당신을 때린 것도 내가 아닌 홍원산이지. 지금 내가 당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그에게 팔라고 한 것도, 어디까지나 당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거지, 나랑은 일절 상관이 없는 거야. 그러니 당신 두 사람이 따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거든.”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와 말도 안 돼. 은시후 이 놈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잖아?! 고작 두 마디 말로 이 일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쏙 빼버리다니?’양주성도 말문이 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기에 비록 시후가 뻔뻔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은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오늘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이 직접 초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원산을 부른 것도, 자신이었고, 자신을 때린 것도 시후가 아닌 홍원산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것 역시 자신과 홍원산 사이의 문제일 뿐, 시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시 말해, 오늘 이 고비를 넘기고 나서 후회하여 경찰에게 개입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시후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오직 홍원산 만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린 거물이었다. 그러니 그와 적이 된다면, 자신은 그야말로 죽음 밖에 남지 않는 셈이지 않
"예?" 유가휘는 시후의 질문에 순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냥... 그냥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뜻입니다... 두 다리를 부러뜨려도 괜찮으니 말입니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양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좋아, 직접 말해 봐. 내가 어떻게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나?"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외쳤다. "이 개 같은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발, 은 선생님! 제 개 같은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회장님도 널 위해 나서주셨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개 같은 목숨’을 남겨줄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지.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 해결책을 알려주지." 이렇게 말한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잘 들어. 이건 단 하나뿐인 해결책이다. 네가 받아들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지만, 거절한다면 모든 걸 홍원산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양주성은 깜짝 놀라며 기쁨이 밀려왔다. 그는 급히 말했다. "선생님,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손을 흔들며 태연하게 말했다. "섣불리 대답하지 마.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에 다시 결정하라고."양주성은 긴장하며 말했다. "부디 말씀하십시오!"시후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단돈 1만 홍콩 달러에 홍원산에게 넘긴다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뭐라고요?!" 양주성은 즉시 무너져 내리며 외쳤다. "그건 내 반평생의 피땀 어린 결실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거절하겠다는 거야?"이때 유가휘가 다급하게 나섰다. "양 대표, 지금 죽게 생겼는데도 그까짓 재산이 그렇게 중요해? 은 선생님은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나만 넘기면 되는 거라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