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는 극악 무도한 장진환의 모습에 소름이 끼쳤다.옆에 있던 윤우선도 이 상황을 보고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구르기만 했다.지금 이 순간, 윤우선은 자신을 죽이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다.그 날 귀신에 홀렸는지, 그냥 돈을 긁어 모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사로 잡혀서.. 꼴 좋게도 이렇게 자신과 딸을 모두 위험에 빠뜨렸다.그녀는 유나을 보며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울음을 터뜨렸다.“유..유나야.. 난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흐으으윽.. 미..안해.. 유나야…."유나는 눈물을 흘리며 한숨을 쉬었지만,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장진환은 윤우선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내가 원래 너희들에게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어. 원래 아줌마 남편이 병원에 가면 내가 류 선생을 데리고 가서 치료할 생각이었다고!! 그러면 나에게 감사하게 될 것이고, 그리고 나와 김유나는...."그런데 별안간 장진환은 험악한 얼굴로 욕설을 퍼부었다."씨발!!! 그런데 갑자기 은시후 그 새끼가!! 아우!! 씨!! 아니었으면 아마 김유나는 나랑 재혼했을 거야! 아줌마야!! 아줌마가 보는 눈이 없어서 그딴 새끼를 사위로 들여서 이렇게 된 거라고!!”그러자 윤우선은 갑자기 억울한 듯 소리를 쳤다."내가 처음 부터 그렇~게 은시후는 무능력한 쓰레기라서 쓸모가 없는 사위라고 말했는데!! 그놈 때문에 이렇게 나와 우리 딸이 죽는구나..!!”유나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이 일은 시후씨 잘못이 아니에요! 엄마는 지금 누구를 탓하는 거에요?!!”그러자 윤우선은 더욱 더 울부짖었다. “아니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지금 너는 그 병신 같은 놈을 두둔하는 거야?!! 넌 엄마가 보이기는 해?!!”장진환은 두 사람이 소리를 지르자 시끄럽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됐어!! 조용히 해!! 여기서 떠들지 마, 그리고 아무도 너희들을 안 지켜!! 그리고 오늘 너희 둘 다 누구도 내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어!"윤우선은 놀란 얼굴 가득 새하얗
제세당에서 막 나온 시후는 아내가 전화를 걸어오자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는 어떻게 됐는지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수화기 너머로 장진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게 아닌가?"하하.. 내가 전화할 줄은 몰랐지?""장진환?!" 시후는 "내 아내의 휴대전화가 어떻게 네 손에 있는거지?"라고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장진환은 "네 마누라가 지금 내 손에 있는데.. 말이야? 좀 즐겨보려고 하는데.. 하하하하..”시후는 그 말을 듣고 꼭지가 도는 것이 느껴졌다. "장진환.. 내가 경고하는데.. 만약에 내 아내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리면, 죽여버린다.”"호오~~ 그렇게 협박하지 마. 20분 줄 테니까 문자로 찍어 보내는 주소로 당장 튀어 와! 1분이라도 늦으면..? 네 마누라가 너랑 잠자리도 안 가졌다며? 그럼.. 말 안 해도 알겠네?”그러자 유나가 갑자기 소리를 쳤다. "시후씨!!!! 여기 절대 오면 안 되어요!! 이 인간들 총이 있다구요!!!"“짜악!!!” 장진환은 곧바로 유나의 뺨을 한 대 갈겼다! "어디서 말이 많아?!! 만약 은시후가 안 오면, 넌 오늘 죽는 거야!”시후는 소리를 듣자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죽는 건 너야. 내 마누라를 감히 건드려? 조금만 기다려라.. 곧 갈 테니까." 시후의 목소리는 서늘했다.장진환은 "아 참! 너 혼자만 와라, 어??? 그렇지 않으면 네 마누라를 그냥 한 방에 골로 가게 만들어 놓고 네 장모님까지 싹 처리 해버린다!"라고 협박했다.......시후는 전화를 끊고 말없이 차를 타고 강변 별장으로 향했다.지금 그는 살기가 가득했다. 그리고 머리 속에는 장진환을 토막 내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했다.장진환은 들뜬 마음으로 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시후가 오기만 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며, 굉장히 비참하게 죽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때가 되면 직접 원한을 갚을 수 있을 것이다!은시후는 아마 총알에 손발이 다 부러져 마치 폐인처럼 자신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 때가 되면
윤우선은 이 부자의 악랄한 계획에 놀라서 넋을 잃었다.그리고 그녀는 욕설을 퍼부었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들아!!! 너희를 죽여 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장수원은 윤우선의 뺨을 때리며 냉소했다. "이 더러운 년이 어디서 또 까불어? 조용히 있어!"그러더니, 그는 윤우선의 머리채를 잡고 안방으로 끌고 들어갔다.윤우선은 계속 반항했고, 유나도 그녀를 구하러 가고 싶었지만 장진환은 전혀 기회를 주지 않았다. 한사코 그녀의 팔을 붙잡고 꼼짝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장수원은 윤우선이 이렇게 맹렬하고, 기가 셀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더러운 욕설을 내뱉었다. "어이, 아줌마.. 내가 총으로 박살내야 가만히 있겠어??"그러자 장진환은 아버지를 말리며 "아빠, 은시후가 언제 들이 닥칠지 모르는데, 만약 그 새끼가 왔을 때 아버지께서 여기 없으면 전 혼자서 상대할 수 없을 거예요."라고 말했다.장수원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한 발로 윤우선을 걷어찼다."그래, 맞아! 조만간 내가 은시후 그 새끼를 죽이고 당신을 찾으러 오지!"윤우선은 온몸이 덜덜 떨렸다. 잊.. 자신과 딸을 구할 유일한 기회는 은시후의 손에 있었다. 만약 은시후가 정말 능력이 있다면, 아마 자기와 딸을 구해줄 것이고, 그 멍텅구리가 능력이 없으면 아마 셋 다 여기서 죽을 것이다..이 생각을 하자, 윤우선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펑펑 쏟으며 자신이 했던 결정에 대해 극도로 후회하게 되었다.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면.. 내가 왜 이랬을까..?......엄청난 속도로 시후는 유나를 살리기 위해 한강에 있는 별장에 도착했다.그는 차에서 내린 후, 즉시 유나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혼자 온 거 맞아?" 장진환은 차갑게 물었다.“맞아, 혼자 왔다고!"장진환은 창가로 가서 마당을 바라보며 말했다."대문 열려 있으니까, 마당으로 와 두 손을 머리 위로 들고! 허튼 수작 부리지 말고? 어? 네가 조금이라도 수작을 부리면 당장 김유나를 쏴서
‘은시후 이 새끼.. 감히 날 협박해? 이화룡을 불러 날 창밖으로 내던지기까지 했어? 오늘 내가 널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시후는 집 안으로 걸음을 옮겼고, 곧 유나을 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유나씨, 늦어서 미안해요.."시후가 자신을 구하러 달려온 것을 보자, 유나의 마음은 놀라고 기쁘기도 했지만, 근심도 가득했다.하지만, 이 순간 시후의 모습이 보이자 엄청난 안정감이 생겼다.유나는 이내 "여보... 흐윽.."이라며 통곡을 했다.그 때 장수원의 발길질에 쓰러진 윤우선은 문득 깨어나, 기어서 시후의 허벅지를 끌어안고 울었다. “시후야, 우리 사위!! 너 지금 나를 구하러 온 거냐?! 네가 조금만 더 늦었으면 이 장모는 정말수치를 당할 뻔했어!”그러면서 장진환 부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리고 자네 모르지? 저 장진환!! 저 짐승 같은 놈!!! 저 놈이 유나에게 고백을 하겠다고 여기에 불러오라고 해서 불러왔더니 다 거짓말이었어!! 우리 딸을 희롱했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까지 해코지를 하려고 했어!!” 은시후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는 아내가 이런 일을 당한 것이 모두 이 장모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셈이었다. 이건 모두 장모에게서 비롯된 화였다!이 순간, 그는 이 뻔뻔한 장모를 한 손에 때려죽이고 싶을 정도로 분노로 가득 찼다!하지만, 지금은 윤우선을 벌할 때가 아니라, 장진환과 장수원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었다.시후는 유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안심해요~ 이곳은 나에게 맡기라고요! 알았죠?"유나는 시후를 보고 흐느꼈다. "시후씨, 왜 이렇게 바보 같아요?! 이렇게 와서 헛되이 죽게 되면.. 흑흐윽..”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보 그거 알고 있어요? 서울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두 당신의 남편이 진짜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거? 어떤 사람들을 날 보고 인간이 아니라 신이라고 하던데.. 하하.. 내가 어떻게 쉽게 죽을 수 있겠어요?!" 그러자 장진환은 마
"이런 썩을!!"장수원은 은시후가 자신을 안중에 두지 않자, “이 새끼가.. 아직도 강한척을 하냐..? 좋아! 이렇게 뻣뻣하게 허세 잡는 걸 좋아하는 이상, 오늘 네가 세상의 고통을 다 맛보게 해 주겠어!!!”그러자 장진환은 "아버지, 서두르지 마세요. 일단 나는 저 새끼랑 저 장모도 같이 영상으로 남길 거에요! 어.. 아니면 우리가 먼저 저 새끼 손발을 다 부러뜨리고 천천히 때려 죽일까요?!""그래! 그거 좋구나!" 장수원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시후의 손발을 꺾어 놓으라고 말했다.윤우선과 유나는 놀라 얼굴이 창백 해졌고, 장수원은 이미 은시후의 허벅지에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그는 시후를 보며 "이게 네가 내 아들을 건드린 대가야"라고 냉소했다.그리고 그는 말이 끝나자 마자 총의 방아쇠를 당겼다.시후은 그전에 재빨리 소리 없이 두 손에서 영기를 끌어 모은 뒤 유나와 윤우선을 모두 깊이 잠들게 만들었다.장수원은 두 사람이 순식간에 잠든 것을 보고 놀라 "아니? 이거 뭐야 이 년들이 놀라서 기절했나?"라고 말했다."그런 것 같은데요?” 장진환은 "아.. 이거 참.. 흥이 깨지네. 은시후의 손발이 잘리는 걸 보여주려고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러자 그는 "그럼 물 좀 구해 와서 깨워 볼까요? 이런 스펙터클한 장면을 두 사람이 직접 봐야 하는데!”라며 말했다.아내와 장모가 잠든 것을 보고, 시후는 냉소하며, "너 따위 새끼가 날 죽인다고?"라며 비웃었다.그러자 장수원은 다시 총구를 겨누며 "은시후!! 네가 죽기 전에 이렇게 협박을 해..? 아무리 네가 대단하다고 해도.. 내 총알 보다 빠르겠어?!"장진환 역시 "은시후!!! 네가 지금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면서 다리를 내어 준다면 나중에 내가 널 흔쾌히 놓아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보기에 은시후의 껍질을 벗겨도 장진환은 한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장진환은 지금 은시후의 피를 뽑고, 조각조각 잘라 개에게 먹여버리고 싶었다.그의 말을 들은 시후는
다시 은시후을 보니, 그의 온몸을 둘러싸고 번개가 번쩍이고 있었다."아버지, 이..이게 무슨 일이에요!! 아버지!! 어서 쏴요!! 어서 죽여요! 어서!"장수원은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자 "저... 진환아, 내가 손을 못 움직이겠다... 은시후 저 자식이 뭔가 천둥을 칠 것 같다..."장진환은 "세상에 천둥 번개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아버지!!"라며 허둥댔다. “내가 보기에 귀신에 쓰인 것 같으니 당장 죽여요!"시후는 "장진환!! 아직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믿지 못하는 것 같은데.. 그럼 내가 직접 볼 수 있게 해줄게!"그는 이어 장수원을 바라보며 "장수원.. 저승길에서 네가 네 아들 때문에 죽었다는 것을 잊지 마라!!”그는 손가락을 들어 장수원을 향해 주문을 외웠다. "뇌!공!법!!!”그러자 ‘꽈과과과앙!!’ 하는 큰 소리가 들리더니, 장수원의 머리 위로 한 줄기가 번쩍였다. 옆에서 엄청난 빛이 모여들며 장진환은 잠시 시력을 잃게 만들었다!조금 뒤 빛이 사라지고 장진환은 옆에서 뭔가 탄내를 맡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시커먼 숯이 되어 권총을 손에 쥐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이 광경을 보고, 장진환은 벼락을 맞은 듯 등골이 서늘해졌다.‘이런 씨발.. 우리 아버지.. 아버지께서.. 어떻게 이렇게 됐지? 방금 전까지 여기 서서 총구를 겨누고 계시던 아버지가 낙엽처럼 이렇게 말라 비틀어졌다고?! 이 새끼 정말 대단한 놈이었어!? 그런데 어떻게 은시후가 벼락을 내릴 수 있는 거야???’장진환의 몸은 벌써부터 부들부들 떨려왔다. 지금 이 상황은 완전히 그의 이해 범위를 넘어섰다.이 은시후란 놈은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신인가?!사람이라면 당연히 과학을 믿어야지 어떻게 말도 안 되는 미신을 믿을 수 있겠는가?그러나 이미 잿더미가 된 아버지는 자신의 옆에 시커먼 시체가 되어버렸고, 재가루까지 떨어지고 있었다. 즉, 이건 사실이었다!시후은 장진환을 보고 차갑게 비웃었다. “자.. 이제는 네 앞날이
다리가 재가 돼 허공에 흩날리자 장진환은 기겁을 하고 펑펑 눈물을 흘렸고, 대소변도 함께 흘렀다.그는 그제야 비로소 시후가 정말 신적인 존재라는 것을 깨닫고, 그에게 자신은 하나의 벌레 같은 존재라는 걸 알게 되었다.시후는 무표정한 얼굴로 "네가 내 아내에게 관심을 가졌던 것부터 시작하면, 너는 그냥 저승길로 갈 수밖에 없어.”이 말이 나오자 장진환은 순간 혼비백산하며 몸을 떨었다.‘황천길?!’ 그는 이제 멘탈이 무너져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은 선생님, 저는 이미 죽은 목숨입니다!" 장진환은 계속 애원했다. “이제 제 두 다리는 완전 다 타버려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데 제발 이번만은 봐주세요, 제발!!”시후는 "저승길에서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실 텐데.. 함께 가야 하지 않겠어? 잊지 마, 그는 너를 위해 죽었다고!""싫어요, 싫어요!" 장진환은 소리를 지르며 손사래를 쳤다.‘죽음?’자신은 아직도 나이가 어린데, 어찌 죽음을 직시할 용기가 있겠는가!시후는 구차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장진환을 보며 냉소했다. “호상이 힘들게 살아가는 것 보다 낫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장진환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소리인가? 당연히 죽는 것보다 차라리 살아가는 것이 낫지! 어느 누가 살려고 하지 않겠는가?’시후는 이때 "하..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 쯧쯧..”그리고는 말을 마치자 시후가 손을 흔들며 담담하게 "천.성.뇌.공!"이라고 외쳤다.이번에 천둥은 곧장 장진환의 가랑이를 향해 떨어졌다. “콰고아광!!”장진환은 곧이어 바짓가랑이 전체가 잿더미로 변한 것을 보았다. 그는 검은 재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목놓아 울었다.그러나 시후는 그냥 이렇게 지나치기 싫었다. 그래서 그를 보며 "아하.. 장애를 가진 사람인가 봅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게 말하고는 장진환에게 다가가 두 손을 벌리고 "천.성.뇌.공!!!"이라며 다시 한 번 주문을 외웠었다.곧이어 두 줄기 천둥과 번개가 번쩍
‘너? 너는 바로 그 데릴사위로 소문난 은시후지!’시후는 그가 감히 말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웃으며 말했다.“지금 속으로 내가 데릴 사위라고 병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장진환은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시후은 빙긋 웃으며 "솔직히 말해줄까? 나는 엠그란드 그룹의 회장으로 LCS 그룹 출신이야. 그러니 내가 감히 내 앞에서 무슨..?"장진환은 그의 말에 더없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LCS 그룹?! 그들은 전국에서 최고의 재벌가가 아닌가..? 그런데 왜... 왜 LCS 그룹의 도련님이 이런 작은 집안에 데릴 사위가.. 된 거야?!’그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아니.... 당신이 정말 그 재벌가 도련님이라면, 왜 WS 그룹에서 이렇게 살고 싶어 하는 거예요? 분명히 그 정도면 WS 그룹은 그냥 바로 합병을 할 테고.. 그리고 서울 전체를 호령하며 살 수 있을 텐데..”은시후는 그의 얼굴을 툭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원래 말이야. 대단한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더라도 사람들을 굴복시킬 수 있는 거야.”말을 마치자, 시후는 시계를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장진환, 아버지가 아직 황천길을 다 지나시기 전에 빨리 너도 따라 가! 좀 빨리 가면, 아마 아버지와 네 할아버지를 따라갈 수 있을지도..?"장진환은 싫다며 슬피 울부짖었지만, 시후는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는 일어서서 장진환을 향해 날카로운 웃음을 지으며 한 손을 들고 한 번 더 외쳤다. "뇌.공.법!!!"‘우지끈’하는 큰 소리와 함께, 겁에 질리게 할 만한 뇌광과 함께 장진환은 끝없는 후회와 두려움을 품고 재가루가 되어 바람에 흩어졌다.시후는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아내와 장모를 바라보며 가벼운 한숨을 쉬었다. 그는 휴대폰을 꺼내 이화룡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연결되자, 시후는 즉시 "지금 한강 별장에 있는데요.. 휘발유도 좀 가져오실 겸 몇 사람을 불러주시고, 차도 몇 대 갖고 와 주세요."라고 요청했다."예, 은 선생님
시후는 더욱 신중해졌다. 그래서 공연이 끝나지 않는 한, 불필요한 경우 절대 이 문 밖을 나서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한편, 옆방의 박스 안...안산과 시후의 외할머니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안충주와 그의 아내가 두 노인 옆에 앉아 있었다. 그 맞은편에는 안태풍 부부와 안재남 부부, 그리고 시후의 이모 안유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제이크 한은 바 테이블로 가서 위스키 한 잔을 따라 바 스툴에 앉아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Samson 그룹 사남매와 시후의 세 외숙모 외에도, 안태풍의 두 아들, 안재남의 큰딸, 그리고 안유진의 12살 된 외동딸이 있었다. 이들 모두 시후의 사촌 형제자매이며, 동시에 혜리의 팬들이기도 했다. 그래서 로스앤젤레스에서부터 이곳까지 따라온 것이었다.안충주의 두 딸도 혜리를 좋아했지만, 큰 딸은 스탠퍼드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고, 둘째 딸은 영국에서 유학 중이었다. 두 사람은 학업으로 바쁜 탓에 오늘 아침 일찍 학교로 돌아갔다. 두 딸은 이전에 할아버지가 위중했을 때 휴학계를 내고 함께 지냈던 만큼, 더 이상 학업을 미룰 수 없었다. 그럼에도 안충주의 두 딸은 Samson 그룹의 가족 채팅방에서 다른 형제자매들에게 공연 영상을 많이 찍어 업로드 해 달라고 부탁했다.시후는 영기를 통해 그들의 신분을 직접적으로 감지할 수는 없었지만, 그들이 나눈 대화를 듣고 각자의 신분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 중 둘째 외삼촌 안태풍의 큰아들은 어릴 적에 한 번 만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그는 아직 갓난아기였다. 반면, 셋째 외삼촌 안재남의 큰 딸과 이모 안유진의 외동딸은 시후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이때 안충주는 제이크 한이 혼자 술을 마시며 우울해 보이는 것을 눈치채고, 바 테이블로 다가가 그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물었다. “왜 그래? 아직 기분이 풀리지 않은 거야?”제이크 한은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풀릴 게 뭐 있나... 우리 이렇게 오랜 세월 친구였으니 알잖아. 내
이 시각 시후의 모든 신경은 단 한 벽 너머에 있는 외조부모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그는 김지우가 자신의 외할머니에게 공손하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사모님, 너무 겸손하게 말씀하지 마세요. 사모님께서는 은서의 외할머니나 마찬가지이시고, 회장님께서도 은서의 공연을 보러 오셨으니 저희야 말로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외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은서는 지금 전 세계 한국인 스타 중 가장 유명하죠. 은서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건 우리가 더 영광이지요.”옆에 있던 안산도 감탄하며 말했다. “미국에서 공연을 열 수 있고, 또 이렇게 큰 호응을 받을 수 있다니, 은서 양은 정말 한국인들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겠군.”시후의 외할머니가 말했다. “무슨 은서 양이라니, 그녀는 미래 손자 며느리잖아요. 그렇게 딱딱하게 부르지 말고, 은서라고 불러요.”안산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 당신 말이 맞아. 앞으로 은서라고 부르겠네.”김지우는 감탄하며 말했다. “두 분 정말 사이가 좋으시네요.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는 맨날 티격태격하시고, 한 치도 양보를 안 하세요.”안산이 웃으며 말했다. “그건 할아버지가 문제야. 남자가 편하게 살고 싶다면, 항상 아내에게 져줘야 하거든.”“그렇죠?!” 김지우는 웃으며 말했다. “돌아가면 할아버지께 이 비법을 꼭 전수해 드려야겠네요.” 웃음소리가 오가는 가운데, 김지우는 Samson 그룹 가족들을 박스 내부로 안내했다. 그녀는 박스의 기본적인 시설과 기능을 설명한 후 말했다. “공연까지 아직 40분 정도 남았으니 여기서 편히 쉬고 계세요. 지금 관객들이 입장하기 시작할 겁니다. 저는 나가서 확인 좀 해보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신 게 있으시면 호출 벨을 누르시거나 저에게 연락 주시면 됩니다.”외할머니는 웃으며 말했다. “고생이 많아요, 매니저. 바쁜 일이 있으면 가서 해요, 우리야 괜찮아요.” 그러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물었다. “참, 매니저. 공연 끝나고 은서가 시간이 괜찮을까요? 만약 괜찮다면 잠시 얼굴
시후는 김지우가 유나에게 은근히 밖으로 나가지 말 것을 암시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시후 자신도 웬만하면 밖에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래야 외조부모와 마주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유나는 김지우의 의도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거의 망설임 없이 말했다. “매니저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어디도 안 갈 거예요.”김지우는 미소를 지으며 시간을 확인한 뒤 말했다. “오늘 공연은 옆방에도 몇몇 귀빈들이 계실 예정입니다. 그분들은 10분 후에 도착하실 거라 제가 나가서 그분들을 맞이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더 이상 두 분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매니저님, 바쁘신데 일 보세요. 저희는 괜찮습니다.”“알겠습니다.” 김지우는 고개를 끄덕인 뒤, 시후에게도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먼저 나가보겠습니다.”김지우가 나간 후, 시후는 약간 멍한 상태로 응접실 소파에 앉았다. 외조부모가 이제 10분 후에 도착한다는 생각에 긴장과 불안감이 다시 밀려왔다.유나는 시후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그의 옆에 앉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보, 무슨 일이에요? 몸이 안 좋아요?”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며칠 동안 이곳저곳을 오가느라 좀 피곤한 것 같아요.”유나는 자책하며 말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우리 차를 끌고 오지 말 걸 그랬어요.. 운전하느라 고생했을 텐데다가, 나랑 여기저기 다니느라 더 피곤했겠죠..” 그러더니 곧 덧붙였다. “내일은 아무 데도 가지 말고 호텔에서 푹 쉬어요. 돌아갈 때는 내가 운전할게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잠깐 쉬면 나아질 거야. 걱정하지 마요.”유나는 시후가 억지로 괜찮은 척한다고 생각하고 그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앞으로 피곤하면 미리 말해줘요. 우리의 모든 계획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건강이 제일 우선이잖아요.”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
“별 말씀을요.” 김지우는 진지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이 저희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오히려 저희가 은 선생님께 폐를 끼친 거죠.” 그러면서 일부러 덧붙였다. “사모님, 저희가 최근 풍수 문제로 인해 은 선생님을 뉴욕으로 자주 오가게 하여 사모님과 보낼 단둘만의 시간을 방해했을 텐데, 부디 너그럽게 봐주세요.”유나는 그녀가 일부러 한 말인지 모르고 급히 말했다. “매니저님, 과찬이세요. 이건 제 남편의 본업이니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김지우는 미소를 띠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녀는 유나에게 더 많은 암시적인 말을 하고 싶었지만, 시후 앞에서 선을 넘을 수는 없음을 알고 적당히 멈추었다.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 “은 선생님, 사모님, 제가 두 분을 VIP 박스 좌석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시후는 김지우가 적절히 멈추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매니저님.”“별 말씀을요.” 김지우는 환하게 웃으며 시후와 유나를 VIP 통로로 안내했다.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으로 올라갔다.공연장의 규모가 컸기 때문에 VIP 박스는 7~8층 높이에 위치해 있었다. 이 고층 구역은 공연장의 VIP 구역으로, 입구와 각종 시설, 통로가 아래 관중석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 VIP의 프라이버시가 철저히 보호되고 있었다.오늘 밤의 공연은 시후와 유나, 그리고 외조부모 일가에게만 두 개의 VIP 박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다른 박스는 모두 개방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층에 있는 직원의 수는 매우 적었고, 출입구에만 보안 요원이 배치되어 있었으며 안쪽은 텅 비어 있었다. 이는 고은서가 일부러 준비한 것이었다. 시후도 원래 조용히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데다, Samson 그룹은 대중의 주목을 받는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의 보호가 필요했다. 직원이 적을수록 노출될 가능성도 적을 것이었다.김지우는 시후와 유나를 중앙 위치의 박스로 안내했다. 문을 열자 내부는 거의 호텔의 럭셔리 스위트룸처럼
오후. 외가와 마주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시후는 유나를 데리고 공연장에 미리 도착했다.이 시각 공연장 안팎에는 이미 많은 팬들이 초조하게 콘서트홀 내부로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입장이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팬들은 공연장을 빈틈없이 에워싸고 있었다.다행히 공연장에는 별도의 VIP 통로가 있었고, 통로 외부에는 보안 요원이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곳은 팬들의 간섭이 없었다. 공연장에 도착하기 전, 시후는 고은서의 매니저 김지우에게 미리 연락을 해두었다. 그래서 그의 차가 VIP 통로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보안 요원은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고 아무런 질문 없이 차단기를 열어주었다.이 VIP 통로는 전체적으로 지하 터널처럼 설계되어 있었다. 차량이 들어가면 경기장 지하로 곧바로 진입하게 되며, 통로는 완전히 직선으로 뻗어 있어 입구에서 들어서면 멀리에서 밝은 출구가 보였다. 그리고 VIP 리셉션 데스크는 이 통로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었다.VIP 통로가 이와 같이 설계된 것은 귀빈들의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통로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매우 안전한 것이다. 주변은 매끄러운 콘크리트 벽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누구도 이 통로로 숨어들 수 없다.통로 중앙에 위치한 VIP 리셉션 데스크는 움푹 들어간 주차장으로, 일반적으로 귀빈들의 차량은 이곳에 주차 후 바로 공연장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퇴장할 때도 매우 편리했다.김지우는 바로 이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가 차를 몰고 들어오는 것을 보자 그녀는 손을 흔들어 신호를 보냈다.시후는 헤드라이트를 깜빡이며 응답한 후 김지우의 안내에 따라 차를 주차장에 세웠다.주차장에는 이미 몇 대의 비즈니스 차량이 세워져 있었고, 시후는 한눈에 그것들이 고은서의 차량이라는 것을 알아챘다.유나는 약간 놀란 듯 물었다. “여보, 여긴 어디예요?”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VIP 통로요. 오늘 저녁 공연을 VIP 박스석에서 관람할 거예요
창재가 놀라며 물었다. “사장님... 왜... 어떻게 홍콩으로 가시려고요? 그 사람이 분명히 사장님의 목숨을 노릴 텐데요...”이중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미국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건 결국 그런 사람으로 취급되니, 경찰이 나를 찾아왔다는 건 곧 강제 송환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일 거야.. 그렇다면 내가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게 되겠지..”창재는 다급히 말했다. “사장님, 그렇다고 이렇게 송환될 날만 기다리시면 안 되죠! 차라리 뉴욕을 떠나 숨어보는 게 어때요?”“아니.” 이중열은 손을 저으며 덤덤하게 말했다. “20년 넘게 숨어 지냈더니 이제 이런 생활에 너무 지쳤어. 더 이상 도망 다니면 내 자신이 나를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다..” 그는 창재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나는 늘 이곳을 떠나고 싶었지만, 늘 용기가 나지 않았어.. 하지만 이번 기회를 계기로 결정을 내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창재는 긴장하며 말했다. “사장님, 도망 다니는 게 그래도 사장님이 살아남을 방법이잖아요! 만약 그 홍콩 부자가 사장님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면, 돌아가자마자 목숨을 잃으실 거라고요!”이중열은 웃으며 말했다. “그가 내 목숨을 노린다 해도, 시기가 적절해야 할 거야. 설마 내가 막 송환되어서 홍콩에 도착한다고 하더라도 세관에서 날 해치려 들겠어? 게다가 난 미국에서 강제 송환되는 것이고, 세관 직원들이 반드시 나를 데리고 가서 절차를 밟을 거야. 유씨가 아무리 대단해도 세관에서까지 나를 건드릴 수는 없겠지. 그러면 나는 지인들에게 미리 연락을 취해 세관에서 가족들이나 지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있을 거야. 그들과 만날 수만 있다면, 외출할 때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 그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창재야, 이 일은 더 이상 걱정하지 마. 날 설득할 수도 없고. 난 이미 결정을 했어. 넌 여기에서 이 식당을 잘 운영하도록 해. 나머지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창재는 눈물이 그
그 시각 뉴욕 한인 타운.점심시간이라 이중열의 식당은 손님들로 북적이었다. 그는 직원과 단둘이 정신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하지만 이중열은 손님을 대접하면서도 몰래 가게 밖을 계속 살피고 있었다. 아침부터 그의 가게 맞은편 도로에 한 대의 차가 계속해서 주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상대는 네 대의 차를 번갈아 가며 사용했고, 위치도 바꿨지만, 이중열은 그 네 대의 차가 모두 그의 가게 정문을 볼 수 있는 위치를 택하고 있다는 것을 간파했다. 이 때문에 그의 마음속에 묘한 불안감이 피어올랐다. 이중열은 뉴욕 경찰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그를 긴장하게 했다. 이중열에게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눈치챈 직원이 다가와 물었다. “사장님, 무슨 일이 있으세요?”“아니야....” 이중열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신경 쓰지 말고 계속 일해.”직원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장님, 힘드시면 조금 쉬고 오세요. 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어요.”이중열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가게를 떠날 생각은 없었다. 그때 맞은편 도로에 있던 차가 갑자기 시동을 걸고 한인 타운을 떠났다.이중열은 상대가 곧 다른 차로 교대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차가 떠난 후 더 이상 의심스러운 차량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그제야 조금 안도했다. 하지만 곧 다시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는 곧바로 소매 덮개와 앞치마를 벗고 직원에게 말했다. “창재야, 영업 중지 팻말을 걸고, 손님들이 다 나가시면 바로 문을 닫아. 그리고 아래층에 와라.”직원은 왜 그가 갑자기 서두르는지 몰랐지만,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사장님! 그렇게 하겠습니다!”이중열은 말이 끝나자마자 혼자 지하실로 내려갔다. 지하에는 두 개의 방이 있었는데, 그와 직원 창재의 침실이 각각 있었다. 이중열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에게 가장 의미
유가휘는 그동안 홍콩에서 여러 연애 관련 스캔들로 이름을 날렸고, 그와 사귀었던 모든 여성들은 마지막에 헤어지더라도 여전히 그를 보기 드문 신사라고 칭찬하곤 했다. 로맨틱한 재벌들은 많지만, 유가휘처럼 행동하는 이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이때, 홍콩은 이미 깊은 밤이었다. 유가휘는 비단으로 만든 잠옷을 입고 서재에 앉아 집사가 건넨 자료를 읽고 있었다. 자료를 몇 번이나 훑어본 그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을 이렇게 오래 찾아다녔지만 못 찾았는데, 뉴욕의 한인 타운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숨어 있었다니! 보아하니 꼴이 완전히 초라해졌겠군! 만약 그를 본다고 해도 아마 못 알아볼 정도일 거야!”집사는 급히 말했다. “대표님, 이중열이라는 자는 정말로 완벽하게 숨어 있었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20년 넘게 거의 면도를 하지 않고, 머리도 길게 기르며 분위기를 상당히 바꿨다고 하더군요. 이번에 미국 경찰이 그의 자료를 조사하지 않았다면, 그의 행방을 찾기도 어려웠을 겁니다.”유가휘가 얼굴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런데 미국 경찰이 왜 그를 조사했지? 미국에서 무슨 범죄라도 저질렀나?”집사가 대답했다. “제 정보통에 따르면, 며칠 전 뉴욕에서 일어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그를 의심한 것 같더군요. 게다가 미국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이라 경찰이 그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홍콩에서의 과거 자료를 찾아낸 것 같습니다.”유가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멍청한 자식! 난 늘 그 놈의 뛰어난 두뇌로 분명 새로운 신분을 얻어 금융이나 주식 같은 본업으로 돌아가 재기를 할 줄 알았는데.. 그런데 이렇게 초라한 식당이나 운영하며 살고 있다니, 정말 한심한 놈이군!” 사실, 유가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신사적인 모습과 달리 소심하고 앙심을 품는 성격이었다. 따라서 이중열에 대한 원한을 그는 지금까지 잊지 않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중열이 너무 철저히 숨어 있는 바람에 오랜 세월 동안 그를 찾아낼 수 없었다. 그리고 유가휘가 사랑했던 여인은
이중열의 신분은 확인되었지만, 이는 오히려 제이크 한에게 약간의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는 좀 더 특이하고, 뭔가 음모가 숨겨져 있을 법한 정보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고 받은 내용은 그의 이중열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불식시키는 내용이었다. 베테랑 경찰관으로서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은 현재를 위장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과거를 완벽히 숨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많은 범죄자들은 과거를 지우고 모두가 존경하는 성공한 인물이 되었음에도, 결국 과거의 죄로 인해 감옥에 가게 되는 것이다.20~30년 전의 이중열에게 일어난 일들까지 밝혀졌으니 그와 혜리의 관계를 충분히 증명할 수 있었다. 따라서 혜리가 그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는 것도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또한 혜리가 식당에서 식사 중 우연히 안충주가 아버지의 건강이 위독한 상황을 언급하는 것을 듣고, 먼 길을 달려 약을 전달하러 온 것이라면, 이 역시도 납득할 수 있을만한 일이었다.이중열이 왜 CCTV의 하드웨어를 고의로 파손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제이크 한은 합리적인 설명을 할 수 있었다. 혜리는 유명한 스타이고, 이중열 역시 평범하지 않은 과거를 가진 인물인 만큼, 그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혜리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CCTV를 파손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 모든 일들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었으므로, 이 노선은 더 이상 추적할 필요가 없어졌다.결국 제이크 한은 경찰이 블랙 드래곤의 단서를 통해 사건을 더 깊이 파헤쳐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현재로선 블랙 드래곤이 가장 분명한 수사 방향이었다.그러나 부하의 목소리는 약간 무기력했다. “형님, 오늘 후임자인 브루노가 우리와 회의를 했습니다. 이 사건은 조사 방향을 피해자들의 신원 확인과 피해자 납치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 조사로 완전히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페이셔스 그룹 쪽도 윗선과 이미 이야기를 끝났습니다. 그래서 블랙 드래곤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중단될 겁니다.”제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