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실제로 무술은 과학의 발달 후 많이 쇠퇴가 있었다. 실제로 삼국시대부터 조선 전기 까지는 무술의 발전이 비교적 번영한 시기라고 할 수 있었다. 강력한 무기가 발달하기 전까지 무술은 매우 유용했고, 가족과 국가를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계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정 대신이 될 자들을 제외하면 많은 사람들이 무술을 배워 고수가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이르러 총과 대포로 일본과 서양이 침략해왔고, 셀 수 없이 많은 무술 수련자들이 자신들이 평생 수련해 온 수련이 낯선 이방인의 손에 들려 있는 총이나 대포에 미치지 못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 당시 많은 애국 무술가들은 나라를 위해 충성을 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힘은 화기 앞에서 무참하게 짓밟히고 말았다. 가장 안타까운 일 중 하나는 바로 일제 강점기 시기 활동한 의병의 숫자는 14만 정도 되지만, 희생되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수많은 무술수련자들은 이런 상황에 현실을 깨닫게 되었고 오히려 무술을 부정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이런 과학 기술의 격차를 보고 평생의 노력이 한 알의 총알보다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조선은 끊임없는 소란을 겪게 되었고, 그 동안 무기의 발전은 점점 빨라져 무술과 무기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되었다. 이렇게 조선 후기부터 무술은 쇠퇴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사실 다시 부흥하지는 못했던 것이다.원래 고대부터 한국에는 수 없이 많은 무술인들이 숨어 지냈지만, 현재 한국에서 무술을 하는 사람의 수는 점점 줄어 들었다. 결국 많은 내부 수련의 기술은 점차 실전되어 현재는 많은 무술 수련자들이 완전한 기술을 수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야 말로 무술 쇠퇴의 큰 비극이기도 했다.그러나, 오늘날의 무술 수련자들은 당시의 조상들에 못지않게 무술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음은 분명했다. 진주 하씨 일가를 예로 들면, 그들은 불완전한 내부 수련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노
시후가 소이연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그의 휴대전화로 갑자기 박상철 집사로부터 전화가 왔다.일반적으로 박상철 집사는 그에게 자주 연락하지 않았지만, 그가 연락할 때마다 대개 매우 중요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에 시후는 왜 그가 오늘 전화를 걸어온 것인지 궁금해했다. 그래서 그는 재빨리 전화를 받고 물었다. “집사님, 중요한 일로 전화하신 건가요?”박상철 집사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도련님, 도련님과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만.. 해결해 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그것이 무엇입니까..?""그게.. 엘에이치 그룹의 손녀 소민지 양이 오늘 밤 유튜브를 통해 기자 회견을 생방송 할 예정이라고 알려왔습니다.. 그녀는 또한 도련님께서 LCS 그룹을 통해 매입하기를 요청하셨던 틱톡과 유튜버들이 이 방송을 생방송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요청했고요.. 아무래도 소민지 양은 LCS 그룹 역시도 이번 기자간담회에 참여하고, 온라인 생방송도 할 수 있으며, 특정 자료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도련님께서도 소민지 양의 의견에 동의하시는지 한 번 고민해 보셔야 할 것 같아 연락드렸습니다.”시후는 오늘 보도된 뉴스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소민지가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갑자기 박상철 집사의 말을 듣고 그는 매우 궁금해져 물었다. "소민지 양이 갑자기 기자 회견을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회견 내용을 미리 밝혔습니까?"박상철은 서둘러 설명했다. "이번 기자회견 내용은 그녀와 어머님인 박혜정 씨가 겪은 사고와 관련이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의 실종에 전국민들이 큰 관심을 쏟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이제 두 사람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 모두에게 상황을 설명하려나 봅니다.." 박상철 집사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회를 이용해서 할아버지 소성봉 회장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닐까
전화를 끊은 후 시후 옆에 있던 소이연이 서둘러 물었다. "도련님, 민지 언니가 기자회견을 하는 건가요?!""네. 그렇다고 하네요."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기자회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영상을 플랫폼으로 생중계 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쯤 엄청나게 많은 플랫폼에서 동시 생방송이 가능할 테니, 전국민이 온라인으로 시청할 수도 있을 거예요.”소이연은 혼란스러운 듯 물었다. "그럼 언니가 소성봉 회장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때야 말로 소성봉 회장의 명성을 망쳐버릴 좋은 기회이지 않을까요..?!”시후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당신 언니가 이런 면에서는 당신보다 조금 더 똑똑한 것 같은데..?"소이연은 수줍게 혀를 내밀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민지 언니와 비교될 수 있겠어요? 민지 언니는 어릴 때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았고, 또한 일류 대학을 졸업한 우등생이기도 한데요.. 이에 비해 저는 고졸 밖에 안 돼서..”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학력과 이런 건 아무런 관련이 없죠. 중요한 것은 소민지 씨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소이연이 궁금해하며 물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시후는 설명했다. "모두가 언니의 기자회견이 소성봉 회장을 공격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의 언니가 이 기회를 잡는 한, 그녀는 소성봉 회장의 명성을 짓밟고 그를 영원히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이건 소민지 씨에게 무슨 의미일까요?"소이연은 더욱 어리둥절했고, 그녀는 멍하니 시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적어도 복수할 수 있다는 거겠죠?! 적에게 공격을 하는 건 복수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요?"시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소민지 씨가 한 일은 단지 소성봉 회장에 대한 증오심에 복수를 위한 것은 아닙니다. 만약 복수 때문에 이런 일을 일으켰다면 사실 소성봉 회
엘에이치 그룹에 대한 시후의 증오심은 반 LCS 그룹 연합과 관련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었다. 이제 반 LCS 그룹 연합의 지도자로 보이는 소수도는 시리아로 쫓겨났고, 2인자인 소수덕 역시도 이화룡의 개 농장으로 끌려 갔다. 그러니 이제 엘에이치 그룹의 유일한 적은 소성봉이 남았을 뿐이다.시후와 소민지의 합의에 따라 소민지는 엘에이치 그룹의 회장직에 오르면 그녀는 아버지가 한국으로 돌아오는 대가로 소성봉을 자신에게 넘겨줄 것이다. 그녀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녀는 아버지를 되찾을 것이지만, 소수도가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실제 권력에서 멀리 떨어지게 만들어야 하고, 그를 은퇴하도록 강요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LCS 그룹도 엘에이치 그룹과의 오랜 원한을 모두 내려놓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후는 자연스럽게 소민지가 그때까지 점점 더 발전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게다가 소이연은 소민지의 이복 여동생이다. 두 자매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시후는 옆에서 두 사람의 행동을 분명히 보았다. 그는 소민지의 마음 속에 소이연이 여동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소이연 역시도 소민지를 속으로 언니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이연이 더 이상 예전처럼 잔인함과 적의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고, 앞으로도 그녀는 반드시 소민지를 따르며 진심을 다해 그녀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시후는 자신이 이렇게 결정한 것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으며, 두 자매를 매우 배려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소이연이 자신의 말을 듣자마자 두 눈이 즉시 붉어질 줄은 몰랐다.소이연은 시후를 바라보며 목이 메었다. "은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제 생명을 구해 주셨잖아요... 그리고 저의 수련 수준도 선생님의 도움으로 인해 높아졌어요.. 그러니 저의 생에서 가장 큰 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저는 그저 당신 곁에서 진심으로 당신을 섬기고 싶어요.. 저는 다시는 엘에이치 그룹에 돌아가고
시후는 완전히 말문이 막혔고, 당황하며 말했다. "이연 씨!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당신은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에요! 앞으로 남은 시간은 훨씬 더 좋고 행복할 텐데, 그리고 이연 씨와 함께 지금의 수련 정도라면, 당신이 지금부터 수련에 진전이 없다 해도 당신은 쉽게 백세 이상을 살 수 있어요! 그렇다면 지금 이연 씨 나이라면 수명의 5분의 1, 심지어 6분의 1밖에 살지 못했다는 뜻이라고요!”"상관없어요." 소이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제가 당신을!! LCS 그룹의 도련님인 은 선생님 당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미 제 인생은 오래 전에 끝났을 것이고, 소이연은 여기 안전하게 앉아 있지도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내 수명이 얼마나 남았든, 모두 당신이 주신 것이기 때문에 이 모든 시간을 당신을 위해 기꺼이 쓸 수 있단 말이에요!”시후는 소이연의 말을 들었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감동과 무력함을 느꼈다. 시후는 이 고집불통인 소녀를 계속해서 설득하고 싶었지만, 이미 그녀의 눈빛이라면 자신의 말이 전혀 먹히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시후는 그녀를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다. 조금 전 말했듯이, 그녀에게 아직 남은 시간은 길고 길기 때문에, 지금 소이연이 이 모든 것을 이해하도록 만들 필요는 없었다. 비록 그녀의 생각이 지금은 바위처럼 굳고 단단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분명 변하게 될 것이다.이것을 생각하며, 그는 간단히 화제를 바꾸었다. "아 참, 이연 씨.. 내가 안세진 부장에게 급히 한강 쪽에 있는 별장을 매입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별장은 8개의 방이 있고, 300m²정도 넘는 지하실이 있는데 가족들이 서울에 오면, 그곳에서 지내며 조용히 수련도 계속할 수 있을 겁니다.”소이연은 서둘러 말했다. "우리 가족을 위해서 그렇게 많은 금액을 쓰실 필요는 없으세요..! 진주 하씨 집안은 엘에이치 그룹에 고용되어 있을 때 그들과 함께 살았는 걸요?! 그들은 우리에게 학교 기숙사와 같이 이층 침대를 갖춘 방을 주었고, 성별에 따라 방을 나눴어
소이연은 시후의 제안을 듣고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그녀는 시후가 자신을 혹시라도 안세진, 이화룡 또는 그녀의 언니 소민지의 일을 도우라고 할까 봐 굉장히 두려웠지만, 시후가 버킹엄 호텔에 계속 머물라고 했기에 기꺼이 받아들였다. 어쨌든 다른 곳으로 자신을 보내지 않고 자주 만날 수 있을 테니 만족할만한 대답이었던 것이다.시후는 소이연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이연 씨, 난 지금까지 당신이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것을 막았고 외부 정보에 접근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았어요. 한편으로는 여전히 조금 조심스럽긴 하지만.. 지금 처한 상황이 너무 특수하다 보니 정보가 유출되면 쉽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처음에 사고가 났을 때처럼 공격적인 성향이 줄었고, 어머님도 만났으며 이제 멘탈도 비교적 안정되었을 것 같네요.”소이연은 서둘러 말했다. "네 맞아요.. 저는 이전과 정말 많이 달라 졌으니까요.. 모든 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모두 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기쁘게 말했다. "나도 그런 변화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있기 때문에 그 말을 믿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새로운 휴대폰을 꺼내 소이연에게 건네며 말했다. "자, 받아요. 이번에 안세진 부장에게 이 휴대폰을 사달라고 부탁했어요. 원래는 당신이 소민지 씨와 함께 일하게 될 때 주려고 했는데 안세진 부장이 갖고 있던 새 휴대폰이 있어서 이 휴대폰은 그냥 이연 씨에게 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어요.”소이연은 오랫동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았고, SNS를 사용하여 외부와 접촉한 적도 없었던 터라 새로운 휴대폰을 보고 너무나도 신나 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년들은 하루는커녕 생활하는 동안 두세 시간 정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니 20대 초반인 소이연 역시도 물론 예외는 아니었다. 그녀는 버킹엄 호텔에서 갇혀 있는 동안, 외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휴대폰을 사용할 수
소이연은 매우 기뻐하며 정중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시후는 손을 저었다. "이런 사소한 일로 감사할 필요는 없어요." 시후는 그리곤 시간을 보더니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시간이 다 되어서 먼저가 볼게요. 안세진 부장과 이화룡 씨가 준비할 수 있도록 하죠." 시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저, 은 선생님...!" 그 때 소이연이 그를 재빨리 멈추고 수줍게 물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먼저 카톡 계정을 등록한 다음 친구 추가하고 싶어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알겠어요." 소이연은 서둘러 휴대폰을 켜고 카카오톡을 누른 뒤 빠르게 계정을 등록했다. 그녀는 카카오톡 아이디를 만든 뒤 얼굴을 붉히며 시후에게 말했다. "그럼.. 은 선생님 카카오 닉네임을 알려주세요..”시후는 아무렇지도 않게 QR 코드를 열어 소이연에게 건네 주었다.소이연은 서둘러 휴대폰으로 코드를 스캔했고, 시후를 바로 친구추가 했다. 시후는 조금 뒤 친구로 추가된 소이연의 닉네임 옆에 쓰여 있는 상태 메시지에 '영원히 당신과..'라는 말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처음에 소이연이 왜 그런 메시지를 써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과 함께 있을 것이고 그녀를 쫓아내지 않겠다고 시후가 말했던 것을 떠올려 봤을 때 시후는 그녀가 쓴 메시지의 목적을 이해했다. ‘생각해보면 소이연 씨는 아무데도 가지 않고 나와 있기를 원하는 거겠지?’ 시후는 한 편으로 살짝 감동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고 소이연에게 말했다. "그럼 난 먼저 갈게요."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서둘러 말했다. "그럼 저는 객실 앞까지 배웅해 드릴게요!!" 시후는 인사를 하고 떠났다. 이번에 소이연과 대화를 나누면서 소이연의 강인하고도 부드러운 성격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전혀 다른 두 가지 감정이 한 사람에게 이렇게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에 시후는 정말 놀라고 말았다. 더욱이 그는 마음 속으로 소이
시후가 자신과 나눌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화룡은 즉시 하던 일을 멈추고 가능한 한 빨리 버킹엄 호텔로 향했다.안세진의 사무실의 문에 들어서자마자 이화룡은 시후를 보았고, 서둘러 나아가 정중하게 물었다. "도련님, 저를 왜 만나려고 하신 겁니까?"시후는 그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화룡 씨 여기로 오세요, 앉아서 얘기하시죠." 그렇게 말한 후 그는 안세진에게 "부장님도 앉으시죠.”안세진과 이화룡은 시후의 맞은편에 앉았다.두 사람이 마주 앉자 시후는 즉시 말했다. "나는 진주 하씨 일가와 협력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늘부터 진주 하씨 일가는 10명의 사람들을 서울로 보내 언제든지 나를 도울 수 있도록 할 겁니다.”안세진은 기뻐하며 말했다. "도련님, 정말 좋은 소식이네요!! 진주 하씨 일가와 같은 무술 집안과 협력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화룡 씨와 제가 부족한 힘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저희 두 사람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인력은 많지만, 힘과 기술은 사실 무술인들에 비하면 훨씬 열등하며 때로는 도련님을 도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방해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안세진은 시후가 소민지와 그녀의 어머니 박혜정을 구하기 위해 사고가 난 터널로 갔을 때를 떠올렸다.그 때, 시후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터널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헬기에서 뛰어내렸는데, 감히 안세진을 포함한 그의 부하들이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겠는가..? 로프 하강을 즉시 시행하려고 하더라도 먼저 로프를 던지고, 잘 묶여 있는지 확인하고, 하강하는 전체 과정을 모두 체크하는 것은 필수이다. 그러니 시후보다 시간이 느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이 시후를 따라갔을 때 시후는 이미 위기를 해결한 뒤였다. 게다가 얼마 전, 변지현을 구출하기 위해 시리아로 간 일도 있었는데, 시후는 일반인의 한계를 뛰어넘었고, 낙하산을 메고 삼엄하게 경비된 하미드의 기지로 조용히 잠입했다. 그리고 안세진과 은 회장이 보낸 부하들은 시후와 함께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