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 목동병원 입원실.이곳은 대형 종합병원으로 언제나 사람이 붐비는 곳이다. 어느 진료과를 막론하고 병상은 결코 비어 있는 날이 없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곳일 뿐만 아니라, 많은 환자들이 입원을 위해 병실을 기다리고 있었고 병실이 다 차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신장내과 특수병동에는 50대 남성이 전신에 튜브를 삽입한 채 의식을 잃고서 침대에 누워 있었다. 병상 옆에는 비슷한 나이의 중년 여성이 한 명 앉아 있었는데, 그 여성의 모습은 이태리와 많이 닮아 있었다.특수병동 밖의 방은 작은 거실과 가족의 휴식 공간으로, 최고의 조건을 갖춘 특실이며, 내부 배치는 호텔 스위트룸과 매우 유사했다.이때 거실에는 두 젊은 남성과 여성이 서 있었다. 그 여자는 엠그랜드 그룹 부회장인 이태리였고 맞은편에는 매부리코를 가진 금발의 백인 남자가 있었다..!이태리가 시후의 전화를 끊자마자 매부리코 남자는 영어 발음이 섞인 한국어로 이태리에게 미소를 지었다. "태리 씨.. 아버님의 상태는 더 이상 오래 지체할 수 없는 것 같아 보여요. 장기를 쉽게 구하기도 어렵고.. 이제 나 외에는 당신 아버지에게 적합한 사람을 찾을 수 없을 텐데..?”이태리는 그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월터 씨, 저를 위해 좀 도와주세요.. 혹시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신장 공급원의 비용은 얼마죠..? 제가 두 배로 지불할게요..! 그럼 당신은 소개비로 더 받을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럼 좋지 않겠어요?”월터라고 알려진 남자는 이태리를 비웃었다. "이태리 부회장님.. 내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모르지 않을 텐데요..??" 그는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사실 나는 학생 때부터 태리 씨를 매우 좋아했지만 그 당시 나는 아직 경제적으로 독립하지도 않았고 따로 사업을 하지도 않았죠. 우리 가족은 허락하지 않았어요. 나 또한 외국 여자를 만날 수 없어서..” 그는 또 다시 웃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하하하. 하지만 이제 결혼해서 한국에 파견되어 한국 사업을 맡게 됐으니,
"태리 씨, 당신이 엠그란드 그룹을 떠나서 우리 회사에 합류하고 내 회사의 부회장이자 연인이 되어준다면.. 나는 즉시 내 개인 전용기를 사용하여 당신에게 신장 공급원을 보내죠. 오늘 약속을 한다면.. 내일 새로운 신장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당신!! 너무 뻔뻔해요!!" 이태리는 이를 악물고 화를 내며 말했다. "월터, 당신 지금 이런 급박한 상황을 이용해서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당신은 이미 결혼했고 아이도 낳았어..! 당신은 아내와 아이들에게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월터는 입술을 삐죽이며 무관심하게 말했다. "나 같은 사람에게 결혼은 그저 내 가족들의 사명을 완수하는 것일 뿐이라.. 나는 가족들이 나에게 결혼하라고 하는 사람과 결혼한 것일 뿐이야.. 그들이 나에게 시킨 결혼을 하는 한 그들은 내 사생활에 더 이상 간섭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윌터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내 아이들은 상관이 없죠. 아직 어리니까.. 아마 애들은 나중에 커서 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예요. 그때는 아이들이 이제 내 말을 이해할 수 있을 지도..?” 말이 떨어지자마자 월터는 다시 뭔가를 생각하고 서둘러 말했다. "아, 그런데 당신이 내 애인이 되면 당신도 나를 위해 아이를 낳고 싶다면..? 나는 늘 혼혈 아이를 갖고 싶었는데..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 가문의 전통은 항상 순수한 혈통을 요구하는데, 그게 정말.. 짜증나..." 이때 월터는 웃으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글쎄, 뭐 사생아가 될 수도 있지만.. 가족 재산 상속과 관련이 없다면 그들은 그냥 눈을 감고 별 달리 간섭하지는 않을 거야..”이태리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월터!!!! 당신이 이렇게 뻔뻔하고 옷만 번지르르하게 입은 짐승이 될 줄은 몰랐어!!”월터는 웃으며 말했다. "자 그럼 태리 씨, 이제 모두 어른이니까 부끄러워할 필요 없지 않아?? 날마다 도덕적인 여성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봐. 지겹지 않아 이런 삶?? 그러
2년 전, 이태리의 아버지는 심한 신장염을 앓았는데, 그의 혈액은 RH-였기 때문에 적합한 신장 공급원을 찾는 것에 굉장히 애를 먹고 있었다. 당시 이태리는 직접 신장을 이식하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그 이후에 운이 좋아 가족 중 한 명이 동남아시아에서 성공적인 매칭 대상을 찾았고, 상대방도 기꺼이 유료로 기증자를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 후 이태리는 아버지의 신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억 정도 되는 큰 금액을 썼다. 그녀는 신장 이식을 받은 뒤에 건강을 유지한다면 아버지의 수명은 적어도 20~30년은 연장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불과 2년 후에 아버지의 이식 신장이 심각한 거부반응을 겪고 아버지의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설 연휴 이전에는 괜찮았으나 설 연휴가 지난 이후 아버지는 급성신부전증으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의사들은 신부전증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했고, 이런 종류의 상태는 이전과 같은 정상 상태로 그를 완전히 되돌릴 수 없는 상태라고 했으며,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신장 공급원을 찾아 가능한 한 빨리 이식을 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이태리는 급히 가격을 올렸지만, 비용이 매우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적합한 신장 공급원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정말 고맙게도 갑자기 이태리의 유학 시절 동창인 월터가 이 일을 어딘가에서 알게 되었고, 그녀가 미국 암시장에서 신장 공급원과 접촉할 수 있도록 매우 열정적으로 도와주었다.월터는 오늘 이태리에게 신장 공급원이 발견되었으며, 기증자는 매우 젊고 건강한 남성이라고 알리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었다. 그러나 이태리가 이에 대해 기뻐하기도 전에 월터는 즉시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고 극도로 과도한 요구를 했다.이것을 생각하자, 이태리는 극도로 우울해졌다. 그녀는 또한 그렇게 짧은 시간 내에 적합한 신장 공급원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때 그녀는 송민정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안쪽 방의 문이 살며시 열렸다. 그리고 문 뒤에서 중년 여성이 나와서 그녀에게 물었다. "태리야, 월터가 갔니?" 이 여성은 왕동학의 어머니 장순옥이었다.이태리는 서둘러 눈물을 닦고 뒤돌아 여자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네, 엄마, 갔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서둘러 “엄마, 아빠는 괜찮으세요?”라고 물었다.장순옥은 한숨을 쉬었다. "아직도 그냥 그렇네.. 아직 깨지 않았어."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딸이 방금 울고 있는 것을 보고 급히 앞으로 나아와 걱정스럽게 물었다. "딸, 왜 울고 있니? 월터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 신장을 찾았다고 하지 않았어?? 무슨 일이야?”이태리는 한숨을 쉬며 속삭였다. "신장원은 발견됐는데, 그는 내가 그를 위해 일하고 동시에 그의 연인이 되기를 원했어요..”"뭐라고?!" 장순옥의 눈이 갑자기 커졌고 소리쳤다. "그 녀석이 네 옛 동창이 아니었어?? 어떻게 그렇게 뻔뻔할 수 있니?!"이태리는 극도의 무력감으로 "그가 졸업하고 몇 년 만에 이렇게 쓰레기가 되었을 줄은 몰랐어요.."라고 말했다.장순옥은 서둘러 말했다. "그에게 돈을 더 줄 수는 없대?? 신장 공급원이 달라는 돈을 조금 더 주면 그가 신장 공급원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네 아버지가 수술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한 돈을 두 배로 주겠다고..! 그럴 의향이 있다고..!”이태리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월터의 아버지는 미국에서 유명한 부동산 재벌이에요. 그의 가족은 매우 부유하고 그의 자산은 수백 억 달러에 달할 거예요. 그러니 왜 우리가 주는 그런 적은 돈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어요..”장순옥은 눈물을 흘리며 힘없이 말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네 아버지의 RH - 혈액형은 원래 수십 만 명 중 한 명 만 찾을 수 있는 희귀 혈액형인데.. 같은 혈액형을 가진 사람은 매우 드물고, 같은 혈액형을 가진 사람 중 장기가 성공적으로 일치하고 기증할 의향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더욱 어렵잖아..." 그녀는
그녀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를 꺼내 들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에 가려진 그녀의 표정은 심각했다. 이태리는 그녀의 붉은 입술에 담배를 가볍게 물고 힘차게 한 모금을 들이켰다. 주위는 조용했고, 담배가 타 들어가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 이태리는 담배를 거의 피우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종종 과로하고 분노가 차오를 때 담배를 피우면 약간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그녀의 날숨과 함께 담배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니코틴의 자극 때문일까..? 이태리는 무의식적으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마음 속에는 조금 전 어머니께서 하신 말이 반복해서 울려 퍼졌다. ‘의사가 그러더라.. 네 아버지가 현재 상태로.. 최대 20일 정도 살 수 있다고.. 이 짧은 시간 안에 신장 공급원을 찾을 수 없으면 네 아버지는 수술도 못 받고.. 흐윽..’ 만약 20일 이내에 아버지의 몸 적절한 신장 공급원을 찾을 수 없다면, 자신의 아버지는 더 이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버릴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장기이식 수술은 커녕, 수술용 마취제조차 쓸 수 없을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될 텐데.. 이렇게 된다면 아버지의 몸은 암을 앓고 있는 일부 노인 환자의 경우와 매우 유사하게 될 것이었다. 몸 자체가 굉장히 허약하고, 병세는 굉장히 위험한 그런 상태 말이다. 수술을 하자니 몸이 버틸 수 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강한 약을 쓰자니.. 역시나 허약한 몸이 버티지 못할 것 같고..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항암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바로 치료를 그만두고 환자의 통증 완화에는 도움을 주지만 치료를 포기하고 진통제만 놔주는 최소한의 대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태리의 아버지는 고작 50대였는데, 이태리는 아버지가 이렇게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당장 아버지를 소생시킬 가능성은 희박했기 때문에 그녀는 절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입에 물고 있던 담배가 다 타버
이태리에게 이 질문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인생에서 겪은 가장 잔인한 선택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그 시각, 월터는 자신의 롤스로이스에 앉아 병원을 떠나는 중이었다. 월터의 본명은 월터 호로비츠(Walter Horowitz)이며 그는 미국인이었다. 그의 가족들은 모두 미국에서 유명한 부동산 개발업자로 알려져 있었다. 윌터는 이태리와 동기 출신이었는데, 이태리가 대학생 때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면서 두 사람은 같은 수업을 듣게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윌터는 이태리에게 첫 눈에 반했고, 당시 나이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가족들의 감시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감히 공개적으로 아시아 여성에게 구애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 월터는 학생 시절의 월터와 비교하면 굉장한 차이가 있었다. 그는 이미 가족 구성원 내에서 충분한 자본과 주도권을 확보했고, 자신의 사업도 진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사업을 아시아로 부동산 분야에 진출하며 확장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따라서 그는 자신을 속박하는 모든 것들을 제거하고 있었다. 그리고 윌터가 가장 먼저 목표로 삼은 일은 바로 이태리를 정복하는 것이었는데, 이것은 그저 윌터가 이태리에게 반해서인 것만은 아니었다. 윌터에게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태리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유명 대기업인 엠그란드 그룹에 큰 공헌을 했으며, 그녀의 능력이 부동산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이태리는 뛰어난 능력뿐만 아니라, 한국 부동산 산업에 대해서도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재였다. 윌터는 그녀를 자신의 회사로 데려갈 수 있다면, 회사 발전에 굉장한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으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터였다. 게다가, 윌터에게는 이태리를 꼭 데려와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한 가지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가 엠그란드 그룹의 기밀정보를 모두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부동산 산업이라고 하면 토지를 매각 및 매입하고 건물을 지어
다음 날, 시후는 밖으로 나가서 저녁 식사에서 지인들에게 나눠 줄 환약을 담기 위해 작은 상자 몇 개를 샀다. 이 환약들은 사람들의 눈에 생명을 구하는 신비한 약이기 때문에, 적절한 포장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상자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후는 안세진으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안세진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도련님께서 지내셨던 낡은 저택의 현 소유자와 관련된 사건이 오늘 아침 판결이 났습니다..!”"예??" 시후가 서둘러 물었다. "뭐라고 하던가요..?”안세진은 서둘러 말했다. "일단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모든 자산은 피고인의 빚을 갚기 위해 압수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도련님께서 주목하고 계시던 주택을 포함하여 그의 이름으로 된 모든 자산이 사법 경매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그래요? 아주 좋네요! 그럼 제 이름을 등록하도록 해주세요. 경매에 참가하고 싶으니까요!”안세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도련님. 저는 제 운전 기사 중 한 사람의 이름으로 이미 경매를 등록했습니다..! 결국 도련님과 도련님의 부모님은 한때 그 집에서 지내셨으니, 도련님의 이름이 입찰자 목록에 드러난다면, 누구라도 도련님의 정체를 유추할까 봐 걱정이 되었거든요.. 그러니 도련님의 이름을 쓰지 않으셨다고 저를 비난하지는 말아 주십시오..!”시후는 감탄하며 말했다. "저는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네요.! 그렇다면 부장님의 기사님 이름으로 입찰에 참여하도록 하죠.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집은 절대 경매에서 놓칠 수 없습니다..!”안세진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요 도련님. 해당 주택은 오랫동안 철거 금지 보호 건물 범위에 포함되었습니다. 따라서 유통 가치는 거의 없기 때문에, 시초가가 현재 5억 정도에 불과합니다. 사실 서울에 있는 저택 중에서 이 정도 가격이라면, 투자할 가치는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만약에 경쟁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15억~20억 정도를 부르신다면 아마 그 누구도 도련
호주에 도착한 후 지난 며칠 동안 그는 굉장히 우울했다. 아내 박혜정과 이혼을 진행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과 얽힌 스캔들이 폭로된 뒤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그의 이미지가 완전히 산산조각 나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외부 세계의 그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 평가되는 부끄러운 동문 중 1위를 차지했다. 왜냐하면 그는 아내를 배신하고 바람을 피웠을 뿐 아니라 밖에서 사생아까지 낳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생아를 경호원으로 위장하여 아내와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으로 데려가 계속해서 자신의 주변에 머물게 했다. 사람들이 더욱 어처구니 없다고 여기는 부분은 바로 자신의 사생아에게 해외에서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도록 지시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가장 분노하고 있는 부분은 자신의 스캔들이 폭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본의 자위대와 합세해 자신의 딸을 죽이려 들었다는 것이다.이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이것은 바로 모든 사람에게 진실을 숨기고, 사생아를 살인 도구로 사용한 뒤에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딸을 죽이려 든 짐승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이다. 어떤 한 사람이 수많은 죄를 저지르게 된다면, 그는 짐승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가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이런 일을 저지르는 것은 짐승보다 못한 행위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소수도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아버지 소성봉이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아들인 자신에게 강요한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일단 이러한 혐의가 자신의 잘못으로 인식되기 된다면 쉽게 없앨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소수도는 증오심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평생 이 악명을 떨쳐버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수도는 사실 명성과 명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수식어가 따라붙는다면 앞으로 엘에이치 그룹을 승계할 기회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소수도는 사람들 사이의 평판을 신경 쓰지 않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