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정은 소수도와 결혼 한 이후로, 딱히 소수도의 일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자신은 남편의 일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녀는 소수도에게 자세한 내용에 대해 묻지 않았다.그녀는 소수도가 매우 피곤해 보이는 것을 보고 말했다. "그럼 먼저 가서 옷을 갈아입어요. 제가 물을 좀 받아 둘게요. 목욕을 하고 밤에 잠자리에 들 때 휴대폰을 꺼 놓아요. 내일까지 푹 잠에 들지 않으면 아침에 일어나지 못할 거예요.”소수도는 감동을 받아 재빨리 답했다. “여보, 내 걱정은 안 해도 돼요. 내가 직접 물을 받으면 되니 괜찮아요.”"아니에요, 조금 전에 욕조의 물을 사용해서 물을 가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릴 거예요. 그러니 옷을 갈아 입고 잠시 쉬어요.”소수도는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당신이 씻은 물에 잠시 몸을 담그면 되니까~”박혜정은 약간 수줍게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내가 몸을 적신 물은 깨끗하지 않다고요. 잠시만 기다려요~ 물을 갈아줄 테니까요~”"괜찮아요 괜찮아~" 소수도는 웃으며 급히 욕실로 들어갔다. 그는 옷을 벗으면서 소리쳤다. "대체 왜 내 아내가 몸을 적신 목욕물이 더럽겠어! 걱정 말아요~ 난 잠시 몸만 담그면 되니까~”그가 옷을 모두 벗은 것을 보고 박혜정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어휴.. 알겠어요~ 그럼 몸을 담그고 물이 식었으면 따뜻한 물을 좀 틀어요~ 그럼 난 침대에서 책을 좀 읽을게요.”소수도는 급히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그럼 어서 가서 쉬고 있어요!"박혜정은 욕실을 나와 문을 닫고,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침대에 누웠고 머리맡에서 《안나 카레리나》라는 책을 꺼냈다. 이 책은 바로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의 걸작으로, 안나 카레니나의 사랑과 관련된 비극을 다룬 작품이었다. 박혜정은 이 책을 수없이 읽었기 때문에 많은 구절을 그대로 외우기도 했지만, 여전히 이따금씩 집어 들고 이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가끔 그녀는 자신이 이 책의
박혜정은 은서준을 깊이 사랑했다.은서준과 시후의 어머니는 유학 중에 만났고, 시후의 어머니와 달리 박혜정은 은서준의 어린 시절을 함께한 친구였다. 박혜정과 은서준은 둘 다 재벌가의 자녀였으며, 어릴 때부터 같은 학교에서 공부를 했었다. 그들은 최고의 유치원, 최고의 사립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래서 은서준과 박혜정은 늘 같은 졸업 사진에 얼굴이 있었다.은서준은 어렸을 때부터 뛰어난 재능으로 사람들에게 유명했고, 박혜정은 초등학교 때부터 그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중학교 때 박혜정은 이미 자신이 은서준에게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도 그녀는 은서준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었고, 은서준에 대한 사랑을 한 번도 숨기지 않았다.은서준이 농구 코트에서 뛰고 있을 때, 그녀는 늘 옆에서 그를 응원했고, 은서준이 동아리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도 그녀는 늘 무대 아래에서 그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그래서 머지않아 많은 재벌가들 모두가 박혜정이 은서준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그녀의 가족과 LCS 그룹은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녀의 가족의 어른들과 LCS 그룹의 은 회장은 친한 친구 사이였다..! 당시 두 회장은 박혜정이 은서준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굉장히 기뻐했다. 따라서 두 가족의 부모들은 두 사람이 결혼을 할 수 있도록 이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박혜정은 자신이 은서준과 결혼하고 그의 아내가 되기를 바랐다.그러나, 은서준은 박혜정의 바람을 거부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는 항상 박혜정을 마치 자신의 여동생처럼 여겼는데, 어떻게 그녀를 사랑할 수 있느냐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은 회장은 아들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뺨을 때리고 아들을 나쁜 놈이라고 욕하기까지 했다. 은서준은 이 때문에 아버지와 크게 다투고는, 해외로 나가버렸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혜정은 한 치의 고민 없이 가방을 싸서 미국으로 은서준을 쫓아갔다.하지
소수도와 박혜정은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어떤 가수가 우승을 할 것 같은 지 예상하며 누가 더 노래를 잘하고 감동을 주는 목소리를 가졌는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두 사람은 즐겁게 시청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유명한 여가수 박정현이 2000년 대에 소냐라는 여성 가수가 부른 를 선곡하여 커버해서 불렀다.박혜정은 이 노래를 듣고, 다시 감정이 격해져 혼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TV 앞에서 통곡하며 울었다.노래의 가사는 지금도 소수도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박정현의 목소리는 원곡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었고, 노래는 클라이맥스 부분에 이르자 듣는 사람의 가슴이 쓰라리며 아프게 만들었다.당시 소수도는 박혜정이 통제 불능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기에, 손을 뻗어 그녀를 안아 주려고 했으나 박혜정이 그의 포옹을 거부할 줄은 몰랐다. 박혜정은 혼자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끝까지 듣고는, 침실에 틀어 박혀 한 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소수도는 이 일을 겪을 당시 기분이 굉장히 언짢았다. 박혜정이 이 노래 때문에 그렇게 우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죽은 지 십 년이 넘은 은서준 때문일 것이었다.이 노래의 가사는 은서준에 대한 박혜정의 감정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박혜정에게는 은서준이 그녀의 삶에서 가장 소중했던 사람이었고, 세상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은서준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늘 사진첩을 열어
엘에이치 그룹의 맏며느리인 박혜정은 이 알람을 본 후 빠르게 내용을 터치하여 기사를 읽어 보았다. 그녀는 남편과 엘에이치 그룹의 일에 대해서는 거의 묻지 않았지만, 자신도 엘에이치 그룹의 일원이라고 생각했기에 엘에이치 그룹에 대해 많은 것을 듣고 있었다. 게다가 이전에 그녀의 아들과 딸이 일본에서 납치되어 죽을 뻔한 사건이 발생한 뒤로, 그녀는 일본의 상황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그녀는 소이연이 마츠모토 그룹 일가를 몰살시킨 것에 대해 알고 있었고,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이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했지만 당시 소수도는 굉장히 분노한 상태였고, 그가 이런 명령을 내렸을 때 그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고 협상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이 일로 인해 소이연과 엘에이치 그룹의 많은 경호원들은 모두 일본 자위대에 포로로 잡혔고, 박혜정 역시도 이 사건이 엘에이치 그룹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그룹의 전반적인 힘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그 날 이후로 소수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박혜정은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모두 목격했다. 그러나 그녀는 소이연을 구하려는 소수도의 계획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그래서 그녀는 이 기사의 제목을 보고 무척이나 내용이 궁금했다. 기사를 터치한 후, 그녀는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이 발표한 발표문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엘에이치 그룹이 경호원들로 일컬어지는 무술 고수들에게 마츠모토 그룹 구성원 수십 명을 살해하도록 지시한 후, 경호원들은 일본 자위대에 체포되었다. 그 중에서 주범인 소이연도 함께 체포되었으나 엘에이치 그룹이 자위대의 고위 간부들과 결탁해 소이연을 중간에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고, 이 문제의 책임을 도쿄 경찰청으로 떠넘기려고 했으나 결국 소이연이 행방불명되는 바람에 속셈이 드러나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은 엘에이치 그룹에 대해 항의를 제기하며, 엘에이치 그룹이 가능한 한 빨리 소이연을 도쿄 경찰청으로 돌려보낼 것을 촉구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엘에이치 그룹은 일본
더욱 가증스러운 사실은 바로 지난 몇 년 동안, 소수도의 사생아가 엘에이치 그룹의 경호원으로 그녀의 주변에서 지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박혜정은 완전한 배신감과,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떨리는 손을 통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기사를 계속 읽었다. 그녀는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오히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보다 엘에이치 그룹 사람들이 짐승보다 못한 인간들이라고 느꼈다..! 이익을 위해서 자신의 딸, 그리고 손녀라는 아이의 생명을 팔아 넘기려고 하다니.. 이건 너무나도 사악한 속내가 아닌가..? 박혜정은 이 글을 읽으면서 머리가 마비되는 것 같았다. 그녀는 방 한 쪽 벽에 걸려있는 자신과 소수도의 결혼 사진을 흘끗 바라보았다. 이런 짓을 일삼는 소수도와 이렇게 몇 년 동안이나 결혼 생활을 이어 오다니.. 이를 생각하자 박혜정은 속이 쓰리어왔다. 그러나, 순간 그녀는 또 다른 안도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말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휴대품 보관소에서 여행가방을 꺼내 옷 몇 벌을 챙겨 넣었다. 묵묵히 짐을 싸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박혜정은 망설임 없이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이때 욕실의 문이 막 열렸다. 타월에 싸인 채 밖으로 나온 소수도는 갑자기 박혜정이 여행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여보, 이렇게 늦게 어디 가는 거예요?"박혜정은 남편을 바라보며 침착하고 무표정하게 말했다. “소수도, 우리 이혼해."순식간에 벼락이라도 맞은 듯 소수도는 깜짝 놀라 초조하게 물었다. "여보, 무슨 일이야?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왜 그래? 말해 봐, 내가 뭐 잘못했어? 얼른 말해 봐~ 내가 고칠 수 있지 않겠어?”박혜정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가볍게 물었다. "소수도.. 그럼 내가 오랫동안 당신과 함께 살아온 아내로서 하나 물어볼게.. 한 치의 거짓 없이 사실대로 대답할 수 있어?”소수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매우 단호하게 답했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비통하게 눈물 흘리고 있는 소수도를 본 박혜정은, 무의식적으로 몇 걸음 뒤로 물러나 그의 손에서 몸을 빼내고는 진지하게 말했다. “소수도, 당신 내 성격 알지? 내가 당신과 결혼하기로 약속했을 때.. 당신과 세 가지 약속했던 것.. 기억해?”소수도는 붉어진 눈으로 약간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하지... 다 기억해! 그대로 기억하지~! 여보, 나 정말 한동안 정말 혼란스러워서 그런 것 뿐이야.. 그러니 너그럽게 용서해줘.. 이번 한 번만, 어때요..!?”박혜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소수도, 그럼 그 세 가지 계약이 무엇인지 먼저 말해 봐.”소수도의 마음은 갑자기 아파왔고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언제나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그저.. 오직..”박혜정은 다시 한 번 물었다. "오직..?”소수도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오직 은서준이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나는 당신과 무조건 이혼해야 할 것이고 결코 당신을 붙잡지 않는다..”박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두 번째는..?”"둘째, 결혼 후 은서준을 친구 사이로 만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했었지.”"그럼, 세 번째는?”"세 번째는..." 소수도는 중얼거렸다. "세 번째는 바로 당신이 나와 결혼하는 것이 사랑 때문이 아니라, 그저 안정적인 가정을 갖기 위한 것이므로 우리 둘 다 도덕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 혼인 중에는 다른 이성과 모호한 관계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심지어 실제적인 바람을 피워서는 안되며, 마음이 바뀌면 미리 상대방에게 알리고 원만하게 이혼할 것..”박혜정은 짧게 응한 뒤 말했다. “그럼.. 이렇게 세 가지 항목을 다 기억하고 있으니? 내가 굳이 반복해서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겠네..? 난 그럼 오늘 친정으로 돌아 갈게. 내일 오전에 이혼 절차를 밟을 테니, 오늘 밤 이혼 관련 서류를 준비해줘. 우리 애들은 둘 다 성인이니 양육권 문제는 없을 거야. 그리고 난 그룹의 재산은 한 푼도 원하지 않으
박혜정은 그에게 물었다. "소수도, 내가 왜 은서준 상무를 그렇게 사랑했는지 알아?"소수도는 잠시 당황했다. 그는 박혜정을 보고 쉰 목소리로 "왜..?"라고 물었다.박혜정은 쓰라린 미소를 지으며 연민과 고통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당시.. 서준 씨가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영수가 당신에게 고백 한 것처럼 나도 그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달려갔어.. 그에게 내 몸을 줄 생각까지 했고, 내 이유도 하영수와 똑같았지.. 당시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어. 그리고 난 또 이렇게 말했지.. ” 이 말을 하던 박혜정도 목이 메어 오는 것 같았다.. 그녀는 소수도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은서준 상무와 당신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뭔 지 알아?! 은서준 상무는 그 당시 나를 주저없이 거부했다는 거야..!! 그는 절대!!! 결코, 내 미래를 망칠 수 없다고 말했어..!! 그러니 이 한 마디 만으로도 당신은.. 영원히 그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없는 거야..!” 소수도는 이 말을 듣고 한 마디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그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박혜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소수도.. 우리 두 사람.. 깔끔하게 그냥 이혼하자고.. 알아 들었어?”소수도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기 위해 몇 마디 더 하고 싶었고, 박혜정에게 자신을 용서해줄 것을 구걸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박혜정이 단 한 번도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단호하게 등을 돌리는 것을 본 소수도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그는 사실 오래 전부터 박혜정이 실제로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박혜정이 늘 마음 속으로 사랑했던 사람은 바로 은서준이었다는 것을 오래 전에 알고 있었다. 그리고 박혜정은 소수도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다. 겉으로는 박혜정의 사생활을 간섭한 적은 없지만, 그는 비밀리에 박혜정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휴대폰에 Wi Fi 기능이 탑재되기 시작한 이후, 소수도는 내로라하는 해커에게 자신의 Wi Fi 네트워크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요청했다. 따라서 박혜정의 휴대폰이 와이파이에 연결되어 있을 때는 그녀가 쓰는 어플과 웹사이트 모두, 해커가 전면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없을 때, 박혜정은 거의 매일 온라인 앨범 사이트를 몰래 방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소수도는 박혜정이 온라인 앨범에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는지 알기 위해, 주변 회사를 이용해 해당 온라인 앨범 운영사를 인수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 회사를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모든 사용자 데이터를 갖게 될 것이고, 사용들이 업로드하고 검색한 내용을 데이터베이스에서 명확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그는 결국 박혜정이 앨범에서 그녀와 은서준의 사진, 은서준만 찍은 사진들을 보기 위해 매일 온라인 앨범에 들어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늘 소수도에게 큰 고문이었다. 사랑하는 아내는 늘 자신을 진정한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늘 다른 남자를 생각했다. 그 사내가 이미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자신의 모든 노력과 헌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늘 죽은 그 사내보다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는 늘 은서준을 뼛속까지 미워했다. 은서준은 수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여전히 소수도는 은서준을 극도로 미워했으며, 수년 동안 조금도 그 생각이 줄어들지 않았다.그러나 소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저도 제임스가 계속해서 페이셔스 그룹에 숨어있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거든요.”이중열은 말했다. “이미 이 닌자들에게 배호영을 납치하라고 하셨으니, 닌자들을 통제하여 페이셔스 그룹에게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게 해보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나서 그들을 사라지게 만들면, 페이셔스 그룹은 자연스레 납치극이 닌자들이 저지른 일로 여길 겁니다. 그렇게 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일본으로 가서 이 닌자들의 정체를 추적하게 될 것이고, 닌자들의 친인척을 통해 제임스가 이들을 고용한 사실을 알아내겠지요. 이렇게 하면 페이셔스 그룹은 제임스가 이 닌자들을 고용해 배호영을 납치하게 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결국 제임스가 진짜 배후라고 여기게 될 텐데, 그는 결국 어떻게 해도 해명할 길이 없겠지요. 저는 페이셔스 그룹이 일본 닌자들과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순간, 제임스가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걸 확신합니다. 그때 그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할 겁니다. 하나는 페이셔스 그룹에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도망치는 것이지요. 어느 쪽을 선택하든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가만히 두지는 않을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삼촌,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자백을 한다면, 페이셔스 그룹은 그를 어떻게 처리할까요?”이중열은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제가 페이셔스 그룹의 수장이었다면, 제임스가 와서 이런 일을 자백할 때 가장 먼저 그를 즉시 죽일 겁니다. 소문이 퍼지는 걸 막아야 하니까요! 왜냐하면 이 사건이 외부에 공개되면 페이셔스 그룹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겁니다! 설령 배호영을 다시 찾지 못하더라도, 그의 아버지는 다른 자식들이 있지요. 하지만 그룹의 명성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단순히 자손 하나의 문제가 아니게 될 겁니다. 따라서 배호영의 아버지조차도 그의 행동으로 인해 집안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큰 재벌가가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도 필요한 순간엔 과감히 손실을
시후는 실수를 막기 위해 성도민이 보내온 배호영의 자료를 열어 배호영의 사진을 핫토리 카즈오 일행에게 보여주고는 주의를 주었다. "이 사람을 잘 기억해두도록. 잠시 후 그가 부하들을 데리고 함께 온다면, 그가 들어온 후 그의 부하들을 모두 처치해. 만약 그가 혼자 온다면, 바로 그를 묶어서 나에게 데리고 오면 된다. 알겠나?"핫토리 카즈오는 지체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명심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다. "만약 그가 다른 사람을 보내 상황을 살피라고 하면, 그냥 들어오게 두면 되고.""알겠습니다!" 핫토리 카즈오는 신중하게 대답하며 사진을 다시 한번 살피고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이제 배호영의 얼굴을 확실히 기억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이미 기억했으면 이제 너희 할 일은 다 끝났다. 나가도록 해."핫토리 카즈오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물러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일행과 함께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그들이 나가자마자, 고은서는 참을 수 없는 듯 물었다. "시후 오빠, 그 배호영이라는 사람은 왜 나를 납치하려고 한 거야?"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내가 캐나다에 있을 때 제임스라는 사람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었는데, 이 녀석이 뉴욕에 온 뒤로 자취를 감췄어. 조금 전 나도 알게 된 사실인데, 그 배호영이 바로 제임스의 윗선이라고 하더라고. 그들은 젊은 여성들을 해치는 것을 즐기며, 그 수법이 매우 잔인해.. 아마도 넌 그들의 다음 목표였을 거야."고은서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 자식 정말 악마네?! 나를 속이려고 이런 큰 연극을 꾸며?! 정말 용서할 수 없어!"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내가 그에게 반드시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할 테니까."고은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시후 오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그 배호영을 잡아두려는 거야?"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고히 말했다. "당연히 그들을 그냥 두지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주면, 오늘 이 일을 배후에서 주도한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호영이라는 자다. 그가 지금 이곳에 있으니, 네가 그를 잡도록. 아까 네가 말한 계획대로 그를 밖으로 운반해. 단, 그를 제임스에게 넘기지 말고 내가 사람을 보내 너와 접선해서 데려갈 거야. 일이 끝난 뒤, 너희 8명은 내 사람과 함께 떠나면 되고, 그들이 너희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배호영을 만난 적은 없었지만, 뉴욕에서의 페이셔스 그룹의 명성과 그들의 능력은 잘 알고 있었다. 페이셔스 그룹의 영향력은 일본의 이토 그룹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것으로 보였는데, 시후가 그에게 페이셔스 그룹의 장남을 잡으라고 하니 그는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겁에 질려 울먹이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저희 이가 닌자들은 항상 위태로운 상황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저희들이 만약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게 되면 가문의 사람들이 전멸할 수도 있습니다..”시후는 냉소를 지으며 차갑게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너희 이가 닌자들이 페이셔스 그룹과 얽히면 전멸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와 얽히게 되면 전멸은 확정이다!” 그는 몸을 일으키며 핫토리 카즈오를 내려다보았고, 냉정하게 말했다. “예전에 그저 그런 엘에이치 그룹도 마츠모토 그룹을 절멸 시켜, 개명하고 이름을 바꾼 아들마저 살아남지 못했다. 내가 그런 자들보다 약할 것 같나?! 만약 너희 이가 닌자들이 나와 대립하려고 한다면, 나는 이가 닌자들뿐 아니라 너희와 혈연 관계가 있는 모든 이들을 세상에서 사라지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핫토리 카즈오는 시후의 말을 듣고 마치 벼락을 맞은 듯 몸이 얼어붙었다. 그는 시후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는 자신을 가뿐히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을 통솔하며 수백 명의 최정예 군인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만약 시후가 이가 닌자를 멸족 시키기로 결심한다면, 그들이 시후
이중열과 고은서는 어안이 벙벙했다. 고은서는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이중열은 이들이 살기를 내뿜으며 들어왔다가 시후를 보자마자 그들이 무릎을 꿇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몰랐던 사실은, 바로 핫토리 카즈오가 현재 굉장히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점이었다.핫토리 카즈오는 심장이 터질 듯 빠르게 뛰며 극심한 공포와 통증을 느꼈다. 그는 구름산에서 시후가 돌멩이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단원을 죽였던 장면을 떠올리며, 시후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나빠지게 되면 8명 모두를 저 세상으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용서를 구하며 시후가 자신들을 살려줄 것을 기도했다.이때 시후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핫토리 카즈오, 가서 먼저 문을 닫아.” 핫토리 카즈오는 쭈뼛쭈뼛 떨리는 다리로 일어나 문을 닫은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시후를 바라보며 간절히 애원했다. “은 선생님..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시후는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다들 성인인데,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공상을 하면 재미가 없잖아.”핫토리 카즈오는 절망에 휩싸여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했다. “은 선생님.. 저희에겐 선생님의 명성이 이미 전설적으로 내려오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실력은 저희가 볼 때는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저희는 정말 의도적으로 선생님께 적대감을 품은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건 누군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습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누가 너희를 고용했지?” 핫토리 카즈오는 서둘러 대답했다. “제임스라는 사람입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고, 그냥 제임스라고만 들었습니다.” 시후는 제임스의 자료를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물었다. “이 사람인가?” 핫토리 카즈오는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가 사진을 확인한 후, 다시 뒤로 물러나며 머리를 조아리며 답했다. “예 은 선생님, 맞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가 얼마를 줬지?” 핫
오직 시후만이 예리한 감각으로 문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과거 일본에서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들과 맞섰던 경험을 떠올리며, 바깥에서 사용하는 무기가 덴바야시 가문의 닌자 덴바야시 아오타가 사용했던 수리검이라는 것을 감지했다.그러자 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아.. 일본 닌자라니!” 이렇게 한 마디를 한 시후는 이미 손에 천혼인을 슬쩍 쥐고 있었다. 고은서가 이를 듣고 놀라서 물었다. “시후 오빠, 뭐라고? 일본 닌자..”고은서의 입에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문이 발길질로 쾅 열렸다..! 이어서 핫토리 카즈오와 7명의 이가 닌자들이 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왔다. 두 소녀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고, 핫토리 카즈오는 차갑게 동료들에게 명령했다. “여자들은 놔두고 나머지는 전부 처리해, 한 놈도 살려..!”고은서와 마찬가지로 핫토리 카즈오 역시 마지막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개를 들었는데, 시후가 자신의 쪽을 바라보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일며 온몸이 얼어붙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존경과 공포가 뒤섞인 목소리로 떨면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여.. 여기에 어떻게..?”다른 7명의 닌자들도 핫토리 카즈오의 시선을 따라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한순간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절을 했다! 이들은 모두 시후가 지휘하는 전투에서 그의 엄청난 실력을 직접 목격했던 인물들이었다. 특히, 시후가 손짓 하나로 블랙 드래곤의 핵심 멤버들 중 2명을 손쉽게 처치하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그들은 시후를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겼다. 그렇기에 시후를 보자 그들은 자연스럽게 혼이 빠진 듯 무릎을 꿇었다. 핫토리 카즈오는 주변 부하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 것을 보고 정신을 차리며 그제야 자신도 무릎을 꿇고 공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은.. 은 선생님.. 죄..죄송합니다.. 저는 핫토리 카즈오라고 합니다.. 이토 그룹 밑에서 일하는 이가 닌자입니다.
이중열은 자신이 사건의 위험성을 남김없이 시후에게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후가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의아해했다. 그래서 그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하아.. 도련님이 정말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리고 그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은서준 상무님과 비교했을 때, 도련님은 용감하시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상황을 보는 시야는 부족한 것 같아.. 오늘 여기서 빠져나가지 못하면, 은서준 상무님이 혈통을 잇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이렇게 생각하자 이중열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은서준에게 아들인 시후가 유일한 자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오늘에서야 시후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은인의 유일한 자식을 이곳에서 죽게 놔둘 수는 없었다. 이중열은 자신이 20여 년을 겨우 연명하며 살아왔으니 죽어도 아쉽지는 않겠지만, 시후는 아직 젊었고 은서준과 안예선이라는 비범한 두 사람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그를 이렇게 허무하게 죽게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중열은 급히 휴대폰을 꺼내어 911에 신고하려고 했다. 이제 그는 시후가 막든, 시후가 화를 내든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시후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휴대폰을 꺼내서 잠금 해제를 하려는 순간, 휴대폰 화면 오른쪽 상단에 ‘서비스 없음’이라는 글자가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속으로 놀라며 외쳤다. ‘이곳은 뉴욕의 중심지인데!? 어떻게 통신 신호가 없을 수 있지? 설마.. 설마.. 상대가 이미 신호를 차단한 건가?!’이중열의 추측은 맞았다.제임스는 닌자들이 행동을 개시할 때 만약의 상황에서 혜리가 신고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 했다. 만약 작전 중에 혜리가 신고를 한다면 작전의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고를 하기라도 하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제임스는 혜리가 쉬고 있는 곳의 반경 20m 내에 여러 개의 신호 차단기를
시후는 메시지를 보고 나서 이 배호영이 바로 배유현의 조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곧바로 고은서에게 말했다. "우연히도, 내가 이 배호영의 이모를 알고 있어.""정말?" 고은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의 이모를 어떻게 알게 된 거야?"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야기하자면 길어."그때 시후의 휴대폰에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젠장!’ 시후는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하지만 이 메시지를 본 순간 머리는 맑아졌고 시후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렇게 여기저기 제임스를 찾으려 해도 못 찾았던 이유가, 뉴욕으로 와서 배호영에게 의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군..! 페이셔스 그룹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고, 뉴욕은 그들의 텃밭과도 같을 거야. 이곳에서 그들이 가진 힘과 자원은 블랙 드래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 만약 제임스가 페이셔스 그룹에 계속 숨어 있었다면, 블랙 드래곤이 한 달을 더 찾아도 그의 행방을 찾기 어려웠을 거다..!’ 이렇게 생각하며 시후는 확신했다. 오늘의 자선 만찬은 바로 배호영이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준비한 것이고, 그 뒤에는 제임스가 뭔가 계획을 세웠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이때 시후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그는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다.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라는 인간이 감히 은서에게 손을 대려할 줄은!그 때 이중열은 시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는 급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만약 상대가 정말로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바깥에 있는 몇 명의 경호원으로는 상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제 예상으로는 상대는 자선 만찬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를 노릴 테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겨우 5분밖에 없습니다." 그는 곧 덧붙였다. "제가 하나의 지연책을 생각해냈습니다. 지금 당장 911에 전화해서, 이
시후는 다소 놀라며 이중열을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자신의 능력이 계속 향상되면서 시후는 이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는 위급 상황에 직면해도 쉽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늘 긴장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이중열은 달랐다. 미국에 온 이후로 이중열은 늘 신중하게 행동해왔다. 그는 한편으로 자신의 불법 체류 신분을 알아차릴까 걱정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콩에서 자신을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조폭들을 경계해야 했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경계심이 강했고,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도 자연스레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이중열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작게 말했다. "도련님, 이곳의 많은 세부 사항들이 뭔가 어긋나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그는 자신이 느끼는 모든 의문점을 시후에게 털어놓았다. 시후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표정이 차가워졌다. 이중열의 분석은 충분히 타당해 보였다. 한 두 가지 정도가 이상한 것이라면 우연일 수 있겠지만, 여러 요소들이 충돌하는 것은 더 이상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시후는 잠시 생각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열 삼촌, 혹시 배호영이 은서에게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네." 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배호영은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고, 이 자선 만찬에 참석한 최고위층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가 남을 돕기 위한다는 건 불가능 해요. 그가 분명히 주인공이겠죠." 이어 이중열은 "그는 페이셔스 그룹의 도련님이니, 뭔가 결정했다면 철저하게 계획을 세웠을 것이고, 위험을 남기지 않도록 했을 겁니다. 우리를 이런 퇴로가 없는 방에 가둔 건 그 의도를 명확히 보여주죠. 분명한 살의가 느껴져요, 도련님!"이라고 덧붙였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불현듯 실종 상태인 제임스가 떠올랐다. 그래서 시후의 마음속에 의문이 피어났다. 제임스와 배호영이 뭔가
VIP실은 비록 매우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고 가구도 세련되었지만, 이중열은 이곳이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이 VIP실은 외부와 오직 한 개의 큰 문 만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그 외에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이러한 방은 사생활 보호에는 최적이겠지만,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탈출의 기회가 전혀 없을 것이다. 이중열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이 자선 만찬과 이 밀폐된 방이 뭔가 숨겨진 비밀을 품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는 고은서에게 물었다. "은서 아가씨, 어떻게 이 자선 만찬에 초대받게 되셨죠?"고은서가 답했다. "저희 아빠의 지인이신 부회장님께서 부탁하셨어요. 이번 북미 공연 전 뉴욕 한인회와 여러 가지 협력을 했었는데, 며칠 전에 아저씨가 배호영 씨가 자선 만찬을 준비한다고 해서 참석해 주길 부탁하셨고요. 그리고 저는 만찬 주제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서 오게 되었어요."이중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늘 자선 만찬의 주제가 동양인 고아들을 위한 것이죠?""맞아요." 고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 오빠도 어렸을 때 보육원에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는 고아들을 위해 자선을 많이 하고 있고, 저도 고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옆에서 조용히 시후를 지켜보던 김지우는 시후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하며 조용히 시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둔감한 시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이중열은 더 큰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자선 만찬이 마치 고은서를 위해 기획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상대방은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런 일을 꾸민 걸까? 배호영이 고은서에게 호감을 가지고 그녀를 기쁘게 하려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 이 방이 밀폐되어 있지만 않았다면, 그는 아마 배호영이 고은서의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이 완전히 밀폐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