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의 눈빛은 싸늘했지만, 김도훈의 체면을 봐서라도 이 두 인간들을 무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김지연과 류영준은 시후가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만을 보내자, 더욱 시후를 업신여기며 비꼬기 시작했다. 류영준은 “아휴, 유나야.. 너 진짜 눈이 멀었던 거 아니냐? 우리 과에 얼마나 좋은 남자들이 많았는데~ 왜 하필 저런 시후 같은 놈이랑 사귀고 결혼해서 이렇게 고생이야..” 류영준이 말하는 도중 갑자기 룸의 문이 ‘쾅’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검은 정장을 차려 입은 건장한 사내 몇 명이 갑자기 룸에 침입하여 “다 꺼져! 이 객실은 우리가 접수했으니까~”라며 미간을 찌푸렸다.류영준은 “뭐야 이 자식은? 야 우리 지금 식사하고 있는 거 안 보이냐? 여기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이라고~ 몰라?” “뭐?” 양아치는 류영준의 앞으로 다가와 손바닥으로 얼굴을 냅다 갈겼다. 류영준은 땅바닥에 쓰러져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너 임마 누구야? 감히 나에게 이렇게 개기는 놈이.. 나는 이화룡 행님의 동생 김철주 행님을 모시는 동생이다~ 그리고 여기가 바로 김철주 행님이시다! 어디서 겁대가리를 상실하고?! 어?” “김철주?” 류영준은 얼굴을 가린 채 놀랐다. 김철주가 이 지역의 유명한 행동대장이라고 들었기에 만약 이들에게 미움을 샀다가는 좋은 꼴을 볼 수 없었다. “아이구, 미안합니다! 곧 갈게요. 간다고!”김철주는 차갑게 웃으며 “뭐해 거기 뒤에 있는 사람들은? 왜 빨리 안 나가?!”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권여빈과 유나는 당황하여, 무의식적으로 시후의 등뒤에 숨었다. 시후는 김철주를 보고 “내가 이화룡의 체면을 봐서, 지금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라고 말했다. “아?? 시후 씨 미쳤어요? 김철주라고요!! 김철주!” “미안하지만 우리는 그 놈과 친하지 않으니까 무슨 일이 있으면 우리에게 뭐라고 하지마라!”류영준과 김지연은 마음속으로 시후에게 욕을 해댔다. 저 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나?
“됐어요, 김철주 씨. 우리는 이제 식사를 할 테니까 어서 돌아가시고요!” 은시후는 김철주와 그의 아랫것들과 왈가왈부하기 싫어, 직접 물러가라고 명령했다. 김철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 알겠습니다. 안심하십시오. 자! 돌아가자 얘들아! 가자!” 말을 마치자, 마치 개를 따라다니는 양들처럼 양아치들은 황급히 객실에서 나가버렸다.조금 전까지 객실에서 류영준과 김지연은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는지 모른다. 게다가 자신들의 온갖 비웃음을 사던 은시후가 어떻게 김철주라는 저런 깡패에게 선생님이라는 소리를 듣는지 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분명 무슨 오해가 있을 거야.. 은시후는 그냥 거지뿐이야! 그런데 무슨 선생님이야?김도훈은 두 사람에게 “야.. 너희 둘, 앞으로 조심해.. 해야 할 말이랑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골라서 하라고.. 오늘 시후가 있어서 다행이지.. 만약 시후가 없었으면 너희 둘 다 골치 아프게 될 거니까!” 류영준과 김지연은 조금 전 김철주에게 맞았기에 꼼짝도 못하고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김도훈은 이어 은시후에게 “시후야, 네 덕분에 살았다! 내가 모두를 대신해서 한 잔 올릴게! 고맙다!” 은시후는 “뭐 별일 아니지.. 핫..”이라며 웃었다. ******다음 날, 유나는 신환 은행으로부터 면접 제의를 받았다. 면접 시간이 오후로 배정되자, 시후는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꺼내 임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임 대표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이고~ 은 대표님,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은시후는 “아.. 그게.. 저희 아내가 신환 은행에 면접을 가게 되어서요.. 그래서 혹시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사정을 좀 알아보고 싶어 연락드렸습니다.”라고 말했다. 임 대표는 “신환 은행이요?? 그 회사는 로이드 그룹의 자회사입니다만... 혹시 사모님께서 이 회사에 이력서를 넣으신 건가요? 흠.. 지금 들어가면 그냥 일반 사무직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럼 사모님께서 너무 억울하지
임 대표는 “선생님, 지금은 러시 아워라 아마 택시를 잡기 어려우실 것 같은데...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바래다 드리죠.”라고 말했다. 유나는 임 대표가 바로 온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임 대표님께서 귀찮지 않으실까요..?”라며 겸연쩍게 말했다. “귀찮기는요~” 임 대표는 얼른 차에서 내려 두 사람에게 타라며 문을 열어주었다. 은시후는 이를 보고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이 없었다. 임 대표가 막 무릎을 꿇고 자신을 핥을 기회를 잡았으니 놓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마침 자신도 필요했다. 그를 쓰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다. 운전사가 앞에서 차를 몰자 임 대표는 조수석에 앉아 시후와 잡담을 나눴다. 차에 오른 유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의심스러워했다. 이 임 대표라는 사람은 성공한 재벌 대표로 자신의 할머니인 신 회장보다 훨씬 더 잘나갔다. 평소에는 침착한 성격으로 일처리도 분명하고 똑 부러지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지금 임 대표는 은시후에게 조금 오글거릴 정도로 아첨을 해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은시후를 슬쩍 보았지만, 남편의 안색이 자연스럽고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아 보이자 더욱 이상하다고 느껴졌다.왜냐면 일반인들은 임 대표와 같은 사람 앞에서, 모두 설설 기며 애써 비위를 맞추려고 하지만 시후는 오히려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심지어는 아무렇지도 않게 임 대표를 별로 상대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더욱 이상한 점은 임 대표가 로이드 그룹의 대표로 은시후에게 그 비싼 별장 한 채를 선물했다는 것이다.그러나 유나는 일찍이 임 대표가 도술이나 풍수 등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들었다. 마침 자신의 남편이 그쪽에 조금 지식이 있어 아마 임 대표가 시후에게 이렇게 정중하게 대하는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유나는 이런 미신을 절대 믿지 않았다.10여 분 뒤 차는 신환 은행 입구에 도착했고 이미 주차가 되었다. 차가 정차하자 임 대표는 얼른 차에서 내려 직접 두 사람을 대신해 차 문을 열어주
책상에 앉은 한강환은 책상 위에 다리를 얹은 채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소개팅 어플에서 만난 여러 여성들과 채팅을 주고받고 있었다. 바로 그때 ‘윙’ 소리가 나며 진동이 울렸고,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강환은 짜증스럽게 문자를 읽었는데, 그 내용은 바로 인사부에서 보내온 면접 계획이었다.문자 메시지를 읽던 강환은 이내 얼굴을 찡그리며 경악했다.그리고 그는 곧 빈정거리듯 “하핫.. 이거 재밌네..”라며 휴대폰을 들어 앞에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얘들아~ 무슨 문자가 왔는지 알아맞혀봐!”라며 말했다. 강환 앞에 놓인 소파에는 그에게 아부를 하러 온 김지연과 류영준이 앉아 있었다. 김지연은 가슴이 거의 드러날 것 같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온몸으로 섹시함을 뿜어내고 있었다. “누가 연락 왔는데?” “김유나!” 강환은 “김유나가 여기에 지원했다고 하네.. 정말 신기한 일도 다 있군..”이라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류영준은 “아.. 걔는 또 왜 왔대?”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김지연은 “어제 들었잖아.. 김유나랑 은시후가 WS 그룹에서 쫓겨났으니, 이제 일자리를 다시 구해야지.”류영준은 “강환아, 그 새끼가 어제 나와 지연이에게 무슨 짓을 한지 알아? 네가 오늘 좀 도와줘! 우리 대신에 복수 좀 해줘라!” 강환은 “안 그래도 대학 다닐 때 그 은시후 그 새끼 진짜 마음에 안 들었었는데.. 감히 집사람을 여기에 보내려고 해? 꿈도 크네?!” 강환은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말했다. “자, 그럼 이제 돌아가 봐! 내가 좀 상대해야겠다..” 김지연과 류영준은 그의 말을 듣고, 웃음을 지었다. 이제 김유나와 은시후가 어떻게 될지는 재미있게 구경만 하면 될 듯싶었다.강환은 자신의 사무실을 나와 면접실로 향했다. 이때 회의실에는 세 명의 면접관이 앉아 있었고, 유나가 면접을 보고 있었다. “한 이사님, 안녕하십니까?!” 세 명의 면접관은 강환이 들어오자 얼른 일어나 90도로 인사를 했다. 강환은 일부러 유나를
유나는 이때도 한강환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그저 겉으로 정중해 보이자, "강환아, 넌 지위도 높은데 겸손하기까지 하구나.."라며 그를 칭찬했다.그러자 강환은 애써 상냥한 척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탁자에서 유나의 이력서를 꺼낸 뒤 능청스럽게 뒤적거렸다."유나야, 그런데 말이야.. 네가 이력서에 기재한 스펙은 우리 신환 은행이 필요한 인재상의 스펙과는 조금 맞지 않아... 내가 보니까, 능력이나 스펙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떨어지는 것 같아~"그렇게 말하면서 강환은 한숨을 쉬며, "유나야.. 미안하지만.. 면접에서는 탈락했으니, 다른 회사에 가서 다시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을 권할게.."라고 말했다.유나는 순간 벙 찌고 말았다. "아.. 아니.. 나도 우리 WS 그룹에서 경영 이사로 일했던 경험이 있고, 전문성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강환은 유나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저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니, 아니, 아니.. 네가 쌓은 스펙과 능력은 말이야 유나야~? 네가 WS 그룹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기회야, 그런데 지금 어때? WS 그룹을 나왔잖아? 그러니 넌 지금 뭐 아무것도 아닌 그런 상황인 거야!""아.. 그래..? 내가 처한 상황을 덕분에 잘 알았네." 유나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강환은 분명 자신을 겨냥해 비아냥 대고 있었던 것이다.그의 태도가 얼마나 분했던지, 그녀는 신환 은행에 입사하는 것이 그저 사치스러운 자신의 욕심이었던 것을 알고는 더 이상 기대하는 기색 없이 면접장에서 걸어 나갔다.강환은 유나의 등 뒤에서 활짝 웃으며 "유나야! 내가 신환 은행에 있는 동안에는 여기에 입사할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마!"라고 소리쳤다.그동안 시후는 차를 대놓고 맞은 편 카페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유나가 죽상을 한 채 건물 밖으로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그는 부랴부랴 마중을 나가며 "여보? 왜 그래요? 지원한 것이 잘 안 된 거
강환은 하하 웃으며, "좀만 기다려, 내가 신환 은행의 이사회에 들어가기만 하면 사람들은 더욱 날 우러러보며 경이로운 눈빛을 보낼 테니까!"라고 말했다.영준은 다급히 “어.. 그럼 강환아 너, 이사회에 들어가는 거야?”라고 물었다.강환은 "아마.. 지금 내가 이사니까.. 이변이 없는 몇 달만 있으면 자동으로 임원 자격이 주어지는 걸로 알고 있어!"라며 껄껄 웃었다.“정말 대단하다..” 영준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한 이사님! 내가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라며 감탄했다.강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큭큭.. 그래 그래, 내가 잘 봐줄 게~"라고 답했다.세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자축을 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별안간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강환의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누가 감히 내 문을 걷어차는... 어?!"강환은 깜짝 놀라는 바람에 욕설을 퍼부을 뻔했지만, 옆을 돌아보니 이사회의 임원들이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과 함께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임원들은 그 중년 남성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기에 강환은 얼른 혀끝까지 나온 말을 속으로 집어삼켰다.임 대표는 어두운 눈빛으로 강환을 노려보며 "자네가 바로 그 한강환이라는 친구인가?"라고 말했다."아, 예! 제가 한강환입니다만..?!"강환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임 대표는 두말 않고 강환의 앞으로 간 뒤 바로 그의 오른쪽 뺨을 후려갈겼다."너, 이 새끼! 죽고 싶어 환장했어? 누가 너에게 면접 보러 온 김유나 씨의 입사를 거절할 권한을 준 거야?!!!""지금 대체 누구신데 다짜고짜 남의 뺨을 때리는 겁니까?!"라며 소리쳤다.“뭐? 나는 너 같은 놈 뺨도 때릴 수 있고, 네 목숨도 쥐고 있는 사람이다 왜?"임 대표는 강환을 발로 걷어찬 뒤 그의 머리를 짓밟았다. “은 선생님께서 오늘 아내분이 면접을 잘 통과했는지 확인하라고 했는데, 너 같은 쓰레기 때문에 망쳐버렸다고!! 오늘 이 사건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강환은 그대로 무너졌고, 그의 얼굴에는 절망감 가득한 표정만이 가득 흘러 넘쳤다.사실 그가 계속 채용될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어린 나이 때문이었다. 신환 은행은 승진에 대한 통제권 강화를 위해 굉장히 계약서를 까다롭게 작성하는 곳으로 유명했다. 승진과 관련된 계약 사항은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면 승진이 되지만, 한 번 계약을 하면 신환 은행의 모든 요구 조건에 승인하여 모든 책임은 개인이 지는 것이다.강환은 이 승진 계약서에 이미 서명을 했다. 계약서에는 재계약을 하되, 반드시 성과가 있어야 하며 만약 근무 태도가 좋지 않거나 이직을 할 시에는 회사는 그에게 거액의 클레임을 걸 수 있다는 사항이 기재되어 있었다.따라서 현재 신환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직원들이 사고를 쳐서 혹시라도 개인적인 책임을 질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사실 그런 계약서에 사인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 사원들에게는 승진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그들은 눈을 감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실정이었다.그런데, 그렇게 쓴 계약서가 자신에게 독이 될 줄이야..!땅에 무릎을 꿇고 있는 강환은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지금껏 일해서 번 돈은 모두 신환 은행에서 받은 자신의 월급 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금 회사가 자신에게 10억의 손해 배상을 청구할 예정이고, 동시에 로이드 그룹의 임 대표는 자신을 이곳에서 해고한다고 고래고래 소리쳤다.이렇게 되면.. 어떻게 살아 가야 하는가? 취직? 만약 취직이 안 된다고 하면 수입이 하나도 없어 생활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게다가 10억도 보상해야 하는데, 보상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 감옥에 가는 것 말고는 다른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갑자기 그는 임 대표를 향해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 댔다. "임 대표님!!!!!! 제발!! 제발!! 한 번만 저를 용서해 주시고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만약 이렇게 쫓겨난다면, 10억을 배상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제발 기회를 주십시오!! 회사에 남아 대표님을 위해 정
유나는 한숨을 내쉬며 "요즘에는 취업이 너무 어려워서 계속 찾아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운도 좀 따라야 할 거구요..”시후는 "여보 혹시 엠그란드 그룹에 갈 생각은 없어요?"라고 물었다.유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그렇게 잘 나가는 엠그란드 그룹에서 과연 날 스카우트할까요..? 엠그란드는 입사할 때 엄청 엄격한 심사제도와 등급 기준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러니 아마 제가 지원한다면 다시 신입 사원으로 시작해야 할 거고, 그럼 얼마나 불편하겠어요..?"시후는 한숨을 내쉬었다. "유나 씨, 그럼.. 내 생각에는 직접 사업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자영업을 하라고요?” 유나는 놀라 말했다.시후는 "유나 씨도 이제 여러 해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인맥도 많이 쌓았고, 엠그란드 그룹의 이태리 부회장은 예전에 같이 일한 적이 있잖아요? 그리고.. 오늘 봤듯이 로이드 그룹의 임 대표님도 풍수 쪽으로 관심이 있으니 내가 나중에 좋은 정보를 알려주면 유나 씨를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그래도 회사를 차리는 데 최소 천만 원은 있어야 한다고요! 풉..."유나는 그럴 돈이 어디 있냐는 듯 웃음 지었다. “시후 씨, 우리가 자영업을 시작하려면 투자 비용도 들 텐데.. 우리가 이렇게 많은 돈을 어디서 구해와요..?”"자금 문제는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볼게요! 아는 사람이 조금 있으니까! 그리고 유나 씨가 회사를 차릴 생각만 있다면 자본금을 마련하는 건 나에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유나는 뭔가 결심한 듯 고개를 들고 말했다. "시후 씨.. 사실 시후 씨가 경영 쪽에서 일하는 분들을 많이 알고 있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 그 분들에게 돈을 빌리는 건 문제가 없겠지만, 남의 돈을 빌려 창업하는 건 솔직히 말해 마음 고생이 심할 거고.. 그래서 차라리 투자를 덜 하고 나만의 개인 작업실을 차린 뒤에 건설사들의 설계도를 그려주는 일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 걸요..?"그러자 시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