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천명의 사심 없는 태도는 모든 주주들로 하여금 그를 경외하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은 늘 급변하기 때문에 내부정보만 파악하면 누구나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제거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내부자 거래이다. 예를 들어, 상장 기업이 규모가 더 큰 다국적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원한다는 뉴스가 발표되면 상장 기업의 주가는 의심할 여지없이 급등할 것이다! 일반인들은 해당 회사의 내막을 모르기 때문에, 내부자 거래의 기회를 잡을 수 없지만 상장사 임원들은 심도 있는 협력 협상 과정에서 관련된 내막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회사 주식을 주가가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고의로 대량 사들였다가, 소식이 알려지고 주가가 오른 뒤에 고가에 팔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람들은 매우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이것은 명백한 금융감독원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내부자 거래이기 때문에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엄청난 이익 앞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선택하기도 했다. 사실, 상장된 그룹이 이와 같은 내부의 비정상적 추세를 억제할 수 있는지 여부는 그룹이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는지 여부의 핵심이기도 했다.그런데 송천명은 모든 사람이 내부 거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이룸 그룹에서 누구도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표했다. 따라서 그는 모든 사람이 정당한 방식으로 돈을 벌게 할 것임을 발표한 것이다. 이 말을 통해 그는 사람들에게서 그의 위엄을 높일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이룸 그룹의 취재 현장은 이미 각계각층의 초청 언론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룸 그룹 회장인 송민정이 일본에서 실종된 사실을 알게 된 후, 이룸 그룹의 최근 상황에 대해 모두가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모두가 그녀의 수색 및 구조 진행 상황과 이룸 그룹의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언론은 이 상황에 대해 워낙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었
헬기에는 소이연과 엘에이치 그룹의 여러 승무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후는 헬기가 먼저 그들을 버킹엄 호텔로 데려가도록 했다.안세진은 이미 소이연과 다른 엘에이치 그룹 승무원이 머물 수 있도록 최상층에 객실을 몇 개 준비해 두었다.시후는 아직 그들을 100% 신뢰하지는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안세진에게 이들을 계속해서 감시할 것을 요청했다.소이연을 포함하여 버킹엄 호텔에서 지내게 될 모든 사람들은 식사와 숙박을 포함한 포괄적이고 세심한 체크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시후가 당분간 외부와의 연락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 안의 모든 전화 등 통신 수단이 모두 차단되었다.소이연은 시후가 여전히 자신을 경계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딱히 이견이 없었다. 소이연과 다른 사람들이 호텔로 옮겨간 후 시후는 송민정과 하시모토 쿠사토를 헬기에 태워 이룸 그룹으로 데려갔다.이때 이룸 그룹에 있던 송천명은 막 이사회를 마쳤고, 회의가 마무리되자 모두에게 말했다. “그럼 모두 사무실로 돌아가서 10분 정도 쉬고 계세요. 10분 후에 우리는 기자회견을 열 겁니다."그러자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고, 송천명도 부회장 사무실로 돌아갔다.송영예는 자연스럽게 그의 뒤를 따랐다.아버지와 아들은 송민정의 회장실을 지나치다가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멈췄다.송천명은 문에 기재되어 있는 이라는 세 글자를 보고 기대감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기자 회견 촬영을 마치면 바로 이 회장실로 이사해야겠다..! 송민정의 사무실은 크기가 클 뿐만 아니라 한강이 바로 보인단 말이지.. 그 거대한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한강 전망이 얼마나 멋진지.. 내 사무실에서 보는 것 보다 몇 배나 좋은 지 몰라..!’ 이렇게 생각한 송천명은 송영예에게 말했다. "영예야, 잠시 내 사무실로 와라.”“네 아버지.”부자는 송천명의 부회장 사무실로 들어갔고, 송천명은 이렇게 말했다. "아 참, 안세진 부장이 연락 왔던데.. 은시후가 우리 기자 회견에 올 거라
송민정을 찾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 질수록 송천명은 더 마음이 놓였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송민정의 생존 가능성이 점점 줄어든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송영예는 그의 아버지만큼 쿨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의 옆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초조하게 물었다. “아버지.. 그런데 은시후 그 자식이 지난 번에 한 행동들을 보면 쉽게 무시할 수 있는 능력은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니 절대 단서를 찾지 못하게 해야 해요..”송천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우리 두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절대 단서를 찾지 못하게 잘 숨겨두는 거다.”"그런데 아버지, 아무래도 요 며칠 동안 마음이 좀 불안해요.. 송민정은 어디로 간 건지 두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잖아요.. 시체도 확인하지 못했고요..”"내 생각에 송민정은 이미 죽었을 거야~ 그저 아직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을 뿐이다! 하하하!!”“어떻게 그걸 확신하세요 아버지?”송천명은 침착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실종이 된 후에 12시간 안에 발견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사람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 해진다. 그런데 24시간 이상 걸리면 찾을 확률은 적어도 절반으로 줄어들 거야. 48시간 이상 걸리면 그 사람을 찾을 확률은 아마 25% 미만으로 줄어들 거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을 찾을 확률은 점점 희박해질 뿐만 아니라, 생존율도 점점 줄어들지." 이에 대해 송천명은 다시 말했다. “그래, 너도 네이버에서 실종자 관련 검색어들을 본 적이 있지 않니? 집 밖에 나갔다가 갑자기 사라지고.. 일부 사람들은 특정 장소로 이동했다가 사라지기도 한다고.”송영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검색어나 기사들이 가끔 있긴 하죠..”송천명은 계속해서 말했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사람을 빨리 찾을 수 없다면, 결과는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 곳곳에서 네티즌들이 그들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안타까운 소
따라서 지금은 그가 서울에 있지만 송천명의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시후와 사람들이 탄 헬기는 이미 이룸 그룹의 사옥 근처에 착륙했다..! 시후는 하시모토 쿠사토의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 벨소리가 울리는 것을 듣고 손을 뻗어 휴대폰을 살펴보았고, 액정에 세 개의 한자로 ‘송천명’이라는 이름이 쓰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일본에서는 사람의 이름을 거의 모두 한자로 기재하기 때문에, 하시모토 쿠사토는 송천명의 이름을 쓸 때도 한자를 사용했다.송천명이 전화를 걸어온 것임을 확인한 시후는 즉시 하시모토 쿠사토에게 말했다. “살아남고 싶다면 내 말을 따라. 그렇지 않으면 널 오늘 개 사육장으로 보내 잘게 썰어 개 밥으로 주겠어. 알겠어?”하시모토 쿠사토는 거듭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하듯 말했다. “그.. 제발 제 목숨만 살려 주시면 뭐든지 하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차갑게 말했다. “그럼 송천명의 전화를 받아. 근황을 물어보면 아무런 문제 없다고 알려주고. 아직 일본에 있다고 말해! 알겠어?!”하시모토 쿠사토는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모습을 본 시후는 그가 자신을 속일 배짱이 없다는 것을 알고 그에게 전화를 건네며 차갑게 말했다. “자, 그럼 전화 받도록 해!”하시모토 쿠사토는 감히 지체하지 않고 전화를 받은 뒤 곧바로 응답 버튼을 눌렀다. 드디어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렸고, 송천명은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감격스럽게 말했다. “어휴~ 부회장님~ 너무 오랫동안 전화를 안 받아서.. 무슨 일 있는 줄 알았지 않습니까?”하시모토 쿠사토는 황급히 시후의 지시에 따랐다. "아휴.. 지금 회의 중이라 전화를 받으러 회의실을 나가느라 좀 늦었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송천명은 웃으며 말했다. “아이고, 별 일 없지요~ 그냥 일본 상황이 좀 어떤 지 궁금해서 전화 걸었던 것이라.. 송민정에 대한 소식은 따로 없습니까? 경찰청에서는 아직도 찾고 있는 겁니까?”하시모토 쿠사토는 먼저 이렇게 답했다. "송민정 회장에 대한 소식은
아침 9시...이룸 그룹의 주식 거래가 갑자기 중단됐다.주식 거래 정지는 거래 정지를 의미했다. 이 순간부터 이룸 그룹의 주식은 봉인되고 거래가 재개될 때까지 오르거나 내리지 않을 것이다. 한국거래소가 거래 정지를 하려면 이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룸 그룹이 거래 정지를 신청한 이유는 그룹에 곧 발표할 주요 문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금융위에서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를 도입하여 임원 및 주식의 10%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 등이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을 매매하려면 30일 전에 공시해야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내부자 거래 및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예전에 카카오는 국내 A주 상장을 완료할 때 소위 말하는 우회상장을 통해 주식시장에 발을 딛었다.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금융감독원 또는 일반 상장 채널의 상장 요구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상장하는 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우회 상장을 하는 것이다.카카오가 우회를 통해 상장을 선택한 이유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카카오는 비상장 기업이었고 시장에서 빠르게 기업 가치를 상승시킬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당시 카카오가 우회 상장을 통해 상장할 것을 결정했을 때 모든 주주들은 카카오가 기업공개를 위해 어떤 상장사를 사용할지 추측하고 있었다. 우회의 대상 기업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그 회사의 주식을 미리 사서 우회 상장이 성공하면 주가 상승을 이용해 큰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일반적으로 회사 내에서 일급 비밀 정보이며, 절대적인 대표만이 알 수 있으며 절대 외부에 사실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회사 주식을 일시적으로 거래 중단한다고 발표했을 때, 사람들은 카카오가 은밀하게 상장될 것임을 알았다..! 이룸 그룹의 현재 상황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리더가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회장이 인수하는 회사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으며, 이는 회사에 확실히 호재이므로 이러한 사실은 발표하기 전에
결국 시후는 국내에서 강림신으로 알려지는 유명인이기 때문에 송영예는 감히 그를 조금도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 시후가 혼자 오는 것을 보고 송영예는 서둘러 그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오셨습니까??!”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의 사과와 함께 말했다. "영예 씨, 죄송합니다.. 송민정 회장을 찾는 일에 최선을 다했지만..." 시후는 일부러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을 했을 뿐 결과는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송영예는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아무래도 은시후는 송민정의 행방을 전혀 찾지 못한 것 같군.. 하하핫! 이제 귀국 했으니, 포기하고 계속 찾아 헤맸겠지.. 이로써 아버지와 난 비로소 안심할 수 있게 되었어!!’ 송영예는 속으로는 은밀히 행복했지만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매우 고통스러운 척하며 감사한 듯이 말했다. “은 선생님.. 민정이의 일로 일본에서 특별히 시간을 보내시고 많은 노력도 하셨는데 저희 이룸 그룹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정이가 정말 떠난 거라면.. 아마 하늘에 있는 민정이의 영혼도 은 선생님의 진심에 감동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시후는 송영예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영예 씨.. 아직도 난 마음 속으로 작은 환상을 품고 있어요.. 때로 사람들은 언젠가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할 때가 있죠.. 만약에 어느 시점에서 갑자기 송민정 회장이 우리 앞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모두에게 행복한 상황이지 않을까요..??"시후의 말을 들은 송영예는 꿀 먹은 벙어리 같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고, 불편함을 느꼈다. 그는 마음속으로 욕을 참을 수 없었다. ‘뭐?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하라고?? 그런 기적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아야지..! 송민정은 내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게 나을 거야. 나는 송민정의 시체를 보고 싶지도 않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송민정의 시체도 확인해야 하고, 장례식까지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 이건 돈 낭비일 뿐만 아니라, 내가 모든 사람들 앞에서 슬픈 척해
여비서가 말을 마치자 청중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12명이 넘는 이룸 그룹 이사들이 옆문으로 차례로 들어왔다. 시후는 앞에서 걸어 들어오는 사람들은 몰랐지만, 마지막 두 사람은 송영예와 그의 아버지 송천명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송천명은 마지막으로 입장했지만 연단의 가장 중간 자리는 그를 위해 비어 있었다. 무대에 오른 그는 바로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그가 자리에 앉자마자 1열 VIP석에 앉아 있는 시후가 보였다. 시후를 보고 송천명은 송영예와 마찬가지로 약간 긴장했다. 그는 양심의 가책이 있었고, 언젠가는 자신의 행동이 드러날까 매우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후는 그의 마음 속에 가장 큰 위협이었기 때문에 그는 시후가 두려웠다. 언젠가 그의 비밀이 폭로된다면, 그는 경찰이 그를 찾아오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시후가 혹시라도 자신의 죗값을 치르라고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시후와 눈이 마주쳤을 때 송천명은 아부하는 듯이 고개를 살짝 흔들며 목례를 했다.그러자 그를 보며 시후도 미소를 지었다.시후의 미소는 송천명의 마음 깊은 곳의 긴장을 많이 풀어주었다. 그러자 그는 앞에 놓인 탁상 마이크를 켜고는 인사를 했다. "귀빈 여러분, 주주 여러분, 그리고 참석한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송천명입니다. 저는 이룸 그룹의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송민정 회장이 일본에서 사고를 당했고 임시로 이사회에서 송민정 회장을 대신하여 의장 대행으로 임시 선출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사회에서 의장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잠시 송천명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아무래도 송민정 회장이 겪은 사고로 저와 이사진들은 모두 비통함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본 측에서도 조속히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송민정 회장의 행방을 밝혀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하루라도 빨리 행복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송천명은 잠시 말을 멈추고 표정을 바꾸며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시
이제 송천명이 직접 인정했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사실이 되었으며 공식적으로 뉴스와 기사로 발표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시후가 갑자기 입을 열어 물었다. "송천명 부회장, 송민정 회장은 지금 실종됐을 뿐이고 그녀의 사망에 대한 확인된 소식은 없습니다. 그럼 하나 묻고 싶은데요. 언젠가는 송민정 회장이 무사귀환하기를 바란다고 하는데.. 그럼 그녀에게 회장의 자리를 돌려주실 겁니까..?”송천명은 원래 오늘 매우 간단하게 권력을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더욱이 자신이 이사진을 통째로 장악했으니 나머지는 대외공시일 뿐, 그런 상황에서 또 누가 물의를 일으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순간.. 시후가 갑자기 자신을 공격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속으로 매우 화가 났지만 여전히 매우 정중하게 말했다. “아.. 여러분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 이사회는 오늘 회의와 토론을 통해 이미 기본 원칙을 결정했습니다.. 제가 이사회에서 의결을 거쳐 정식으로 이룸 그룹의 회장직을 잠시 맡게 되었지만.. 사실은 송민정 회장이 저보다 회장 후보로는 훨씬 더 적합할 겁니다.." 그러면서 송천명은 계속해서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니, 여기서 모두에게 엄숙히 선언합니다.. 송민정 회장이 무사히 돌아오게 된다면, 저는 반드시 회장직을 가능한 빨리 송민정 회장에게 넘길 것입니다..! 아무래도 회장으로 가장 적임자는 송민정 회장이 아니겠습니까?!"그러자 모두가 박수를 보냈고, 송천명의 말을 통해 그의 비전, 성품이 모두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송천명이 모두의 박수갈채를 자랑스럽게 받아들일 때, 시후는 이렇게 말했다. "송천명 부회장이 자신의 입으로 직접 그렇게 말했으니, 회장직은 송민정 회장이 돌아오면 반드시 직접 돌려주시길 바랍니다.”시후의 공격적인 모습을 본 송천명은 매우 짜증이 났고, 속으로 욕을 했다. ‘젠장..! 은시후 저 자식 오늘 미친 건가..? 저 거지 같은 자식..! 송민정에게 회장직을 다시 돌려주라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