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찬이 갑자기 질문을 하자 여빈은 숨기지 못하고 어색하게 말했다. “오!! 오빠 무슨 소리야!! 나.. 내가 무슨 시후 씨를 좋아해?!!”"야, 거짓말 치지 마! 내가 여자들을 얼마나 많이 만난 줄 알아? 딱 보면 안다고 딱 보면!!”여빈은 참을성이 없는 척하며 소리쳤다. “어휴, 오빠가 어떻게 생각하든 귀찮으니까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마!”"야 여빈아, 은시후는 결혼했어!!? 그러니까 그런 남자는 멀리하는 것이 좋아. 그렇지 않으면 우리 네오플램 그룹에서 누군가 유부남을 좋아한다고 아주 한 바탕 난리가 날 거라는 건 너가 더 잘 알지? 그럼 다들 쪽팔려서 어떻게 다니냐?”여빈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화를 내며 소리쳤다. “뭐!! 오빠가 나에게 쪽팔린다고 말할 수 있어? 괜히 다른 사람에게 잘난 척하다가 목걸이를 삼키는 일을 당하지를 않나, 안성에서 서울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벌칙을 받지를 않나! 내가 그룹을 창피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오빠가 더 많이 창피하게 만들었을까?!”"나... 나는.." 공은찬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졌기에 화를 내며 말했다. “야, 권여빈! 너 이렇게까지 말할 필요 있냐? 서로 헐뜯고 물어 뜯는 게 우리에게 뭐가 도움이 되냐고!”“그러게 누가 먼저 나에게 시비 걸라고 했냐?”공은찬은 힘없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이고 예예~~~! 내가 보니까 너는 진짜 은시후를 몰래 짝사랑하고 있구나..” 그리고 공은찬은 시무룩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정말 이상해..! 은시후는 유부남인데 뭐가 그렇게 좋은데? 왜 그렇게 다들 그를 좋아하는 거야? 이 세상의 다른 남자들은 다 죽었나..?”여빈은 더 이상 은시후에 대한 그녀의 호감을 숨기지 않고 궁금해했다. "누가 시후 씨를 좋아해?”그러자 공은찬은 화를 내며 말했다. “야, 이룸 그룹의 송민정 회장!! 지난 번에 내가 목걸이를 삼키게 된 이유가 바로 송민정 회장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어서야! 나는 송민정 회장이랑 결혼하고 싶어서 먼저 인사하러 간 건데..
…공은찬이 사촌 동생 여빈과 함께 청년재로 운전해가고 있을 무렵.청년재의 별장 존에서 이른 아침부터 엄청난 욕설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신 회장이었는데,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주머니에 있던 100만 원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녀는 처음에 그 돈을 모두 장옥분과 동료들이 훔쳐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홍라연을 불러 장옥분과 함께 싸우려고 방에 들어가자 홍라연이 메모 한 장만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 것을 알아 차렸다..! 신 회장은 자신이 힘들게 번 돈이 홍라연에 의해 모조리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바로 폭발하고 말았다..! 알다시피 이 돈은 자신이 하루 종일 고생하고, 모르는 살마에게 구타당하면서 번 눈물 겨운 돈이었는데, 이것을 모조리 홍라연이 훔쳐 가다니..! 이런 사실을 보고도 어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신 회장은 2층 발코니에 서서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해댔다. "홍라연 이 년아!!! 내가 힘들게 번 돈을 다 훔쳐가?! 네가 죽고 싶어 환장한 거지?!”김혜빈은 할머니의 화난 목소리를 듣고 서둘러 물었다. "할머니, 할머니!! 무슨 일이에요?”신 회장은 울면서 말했다. "흐윽!!! 내가 어제 고생고생해서 번 100만 원을 네 어머니가 모두 훔쳐갔다!! 내가 힘들게 번 돈을!!! 설날에 우리 네 사람 모두 배불리 먹으려고 아껴둔 돈인데!! 다 훔쳐 갔어! 몽땅!!!""뭐라고요?! 할머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엄마가 돈을 훔쳐갔다니요?”신 회장은 홍라연이 남긴 쪽지를 김혜빈에게 건네며 큰 소리로 외쳤다. “이것 좀 봐라!! 네 거지 같은 엄마가 남기고 간 메모다!! 이제 우리랑 다시는 만나기 싫다는 거 아니냐!!”김혜빈은 메모지에 쓰여 있는 한 문장을 보고 어머니의 글씨체가 맞음을 알아 차렸다. 김혜빈은 잠시 어지러움을 느끼며 말했다. “엄마가 떠났다고요? 어디로 가신 거지? 왜 나에게 말도 없이..”신 회장은 큰
윤우선은 1층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이른 아침부터 신 회장이 거리를 향해 욕지거리를 하는 것을 듣고 목발을 짚은 채 재밌는 구경거리를 지켜보기 위해 서둘러 나갔다!시후와 유나도 마침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었는데, 목발을 짚고 나가려고 하는 윤우선을 우연히 발견했다.윤우선은 서둘러 신난 표정으로 물었다. “얘들아, 저 망할 늙은이가 아침부터 욕을 해대는 걸 들었니?"시후와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유나가 말했다. "할머니께 무슨 일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침 일찍 2층 발코니에서 욕을 하시던데요..?”이 말을 들은 윤우선은 신이 나서 말했다. “캬하하하!! 유나야 얼른!! 나가서 좀 보게, 나 좀 도와줘라~”유나는 어깨를 떨구며 말했다. "엄마, 대체 이런 일이 뭐가 그렇게 재밌어요?”윤우선은 오른팔로 목발을 짚고, 왼팔로 다리를 두드리며 소리쳤다. “얼른 얼른!! 이것보다 더 재밌는 구경거리가 어디에 있다고 그러니? 빨리 나 좀 도와줘!! 안 그러면 구경거리 놓친다고!!”유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알겠어요. 도와드릴게요.”이를 본 시후는 먼저 윤우선을 일으켜 세우고 유나에게 말했다. "유나 씨, 어머님을 좀 부축해드려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먼저 엘리베이터를 누를게요.”부부는 3층까지 윤우선을 데리고 갔고, 윤우선이 테라스로 와서 내려다보니 옆집 신 회장이 2층 테라스 바닥에 앉아 욕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집에 있을 때는 신 회장이 소리를 치고 있다는 것만 들렸는데, 이제는 신 회장이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들을 수 있었다. 신 회장은 지금 여전히 홍라연을 욕하고 있었다. “이 홍라연 이 년아!! 빌어먹을 것!! 네가 양심이 있기는 하냐!? 그렇게 다 가져가야 속이 후련했냐!!!!!!”윤우선이 이 말을 듣고 크게 웃으며 소리쳤다. “하하핫!! 아이고~ 어머님~ 무슨 일이에요?! 그 대단하신 큰 며느리가 어머님 돈을 훔쳐 갔어요?? 그 대단한 며느리는 당신에게 그렇게
이 말을 들은 경찰관들은 즉각 환호했다. 왜냐하면 청년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돈이 많기 때문에, 신 회장이 말하는 ‘힘들게 번 돈’은 천문학적 금액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100억이 넘는 별장에서 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들에게 몇 억은 가벼운 금액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이 노부인이 이렇게 멘붕할 정도라면, 그 금액은 30억에서 50억은 될 것이었다. 그러니 이것은 엄청난 도난 사건일 것이다..! 그래서 경찰 여러 명이 급히 달려와 김혜빈에게 물었다. “언제 이 도난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까? 얼마를 훔쳐갔죠?” 김혜빈은 약간 당황하며 말했다. "음.. 그...그건 2층으로 가서 할머니께 물어보세요. 잃어버린 돈은 제 할머니의 것이거든요. 할머니께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으세요.""네 알겠습니다!" 몇 명의 경찰관은 김혜빈을 따라 2층 침실로 서둘러 올라갔다.2층에 갔을 때, 누워 있는 사내 한 명과 청년 한 명을 보고 경찰들은 조금 놀랐지만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테라스 쪽으로 향했고 신 회장에게 물었다. "할머니, 뭔가 도난 당하셨습니까?""그래요! 나요 내가요!" 신 회장이 화를 내며 말했다. “홍라연이라는 여자가 내가 힘들게 벌어온 돈을 훔쳐 도망쳤어요! 당장 그 년을 잡아주세요!”경찰관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경찰 전용 핸드헬드 PC를 꺼내며 말했다. “홍라연 씨의 주민등록번호가 어떻게 되죠? 신분 파악을 하면 즉시 체포하기 위한 준비가 됩니다.”"주민등록번호??" 신 회장은 잠시 생각하다가 김혜빈에게 물었다. "어머니의 주민등록번호 알고 있니?”김혜빈은 부끄럽게 말했다. “음.. 아니요, 잘 모르는데요..?”신 회장은 서둘러 말했다. "가서 증명서를 좀 가져와라! 요즘 휴대폰으로 발급 다 되잖아? 홍라연의 주민등록번호가 있어야 한다고 하니까!”김혜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머니, 제가 가져올게요.”여러 명의 경찰관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했고, 가장 윗사람이 말했다. "할머니, 돈을 훔친 홍라
경찰이 묻자 신 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맞아요! 100만 원!”경찰은 마치 자신의 귀에 이상이 있는 줄 알았다. ‘청년재의 가장 좋은 별장에 사는 할머니가 도난을 당했는데.. 100만 원을 도난 당했다고 경찰에 연락을 해..?’ 이것을 생각하며 그는 또 다시 생각했다. ‘역시 돈 많은 놈들이 더 하다고.. 지난 번에 동창회를 했을 때, 반에서 재벌 2세인 놈이 분명 자기 롤스로이스는 5억이 넘는데, 그 차가 조금 긁혀서 돈이 수 십만 원 들었다고 하던데.. 그리고 그 돈이 너무 아깝다고.. 부자들은 원래 이렇게 구두쇠인가..?’ 그는 이것을 생각하면서 약간 의아해했다. ‘순자산이 많으면 100만 원 정도 잃어도 너무 아깝게 느껴지는 건가..?’ 그래서 그는 다시 신 회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음.. 할머니, 조금 전에 말씀하신 도난을 당했다는 금액이 홍라연 씨가 훔친 것이라고 했는데 그러면 다른 물품이나 현금을 더 도난 당하신 건가요?”"아니요. 나는 그냥 100만 원을 도난 당했어요! 현금으로, 현금 뭉치로 사라졌다고요!”"예..?!" 몇몇 경찰관들은 턱이 벌어져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고, 가장 윗사람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음.. 할머니, 일단 큰 며느리가 할머니께 돈을 100만 원 정도 훔쳐갔다고 지금 경찰에 신고해서 체포하라고 하시는 겁니까?”신 회장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물었다. “왜요? 안 되는 거예요? 내가 힘들게 번 돈을 훔쳤으면 신고할 수 있는 것 아니에요?”"네, 가능은 합니다만.. 아무래도 초범이거나, 적은 금액의 경우 합의금으로 합의하여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검사도 벌금을 구형하더라도 초범의 경우 합의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사례가 많은 편이거든요.”신 회장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도대체 왜요?! 그 여자는 내가 힘들게 번 돈을 훔쳤다고요! 내가 어제 하루 종일 힘들게 일을 하고 알바비로 10만 원을 벌었고, 모르는 사람에게 뺨을 맞고 100만 원을 받았다고요!!
말을 마친 경찰은 다시 말했다. “며느리라고 하는 그 분은.. 할머니에게서 100만 원 정도만 훔쳐 갔잖아요.. 가족 간에 이렇게 생긴 일 때문에 소송을 제기하는 건 제가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길 수가 없는 싸움이에요. 너무 작게 훔쳐간 것을 탓하셔야 할 정도라고요.. 할머니의 집에 있는 TV를 몰래 팔았다고 한다면, 우리는 TV를 구입했을 때의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며느리께서 TV를 훔치지는 않았잖아요..” 경찰은 TV를 예로 들었는데, 신 회장은 갑자기 자신과 김혜준, 김창곤이 최 대표의 별장에서 함께 TV를 떼어 내서 팔았던 일이 생각났다. 그들은 너무 두려워서 등에 식은 땀이 흘러내렸고, 초조하게 물었다. "저.. 선생님.. TV를 훔치면 어떻게 처벌받습니까?"경찰관은 진지하게 말했다. "TV가 꽤 가격이 나가는 모델이고, 훔친 사람의 고의성을 판단한 다음 이를 기준으로 불구속 입건을 받을 수 있지요. 예전에 한 번은 원룸에 있는 TV를 절도한 세 자매가 불구속 입건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경찰조사 후에 형량을 판단하겠죠?”"뭐라고요?!" 신 회장은 충격을 받았다! ‘TV 하나 훔친다고 불구속 입건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너무 무서운데..? 다행히 그 당시 최 대표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서.. 그게 아니었으면 이렇게 다 늙어서 감옥에서 살 뻔 했잖아..!’ 침대에 누워있는 김창곤과 김혜준도 이 말을 듣고 겁을 먹었다. 김혜준은 겁에 질려 살짝 몸이 떨렸고, 옆에 있던 김창곤은 침대 시트 안이 따뜻해지며 뭔가 축축한 것을 느끼며 소리쳤다. “혜준아..! 너 오줌 싼 거냐?!”김혜준은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저 너무 무서워요.. 혹시라도 TV를 훔쳐서 팔았다고 감옥에 갇히고 싶지 않아요..” 김창곤은 굉장히 무력해졌고, 계속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고..! 무섭기는 하지만, 침대에다 소변을 누면 어떻게 하냐!! 어휴!! 큰일 났네 이거!?”
윤우선은 3층 테라스에서 김혜빈에게 경찰을 마중하라고 부탁하는 신 회장을 보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어이구~ 저 노친네? 큰 며느리를 체포하려고 경찰을 부른 것 같던데.. 다시 보내는 걸 보니 아직도 큰 며느리에게 애착이 있나 봐?”신 회장은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반대편에서 윤우선이 웃으며 소리치는 것을 듣고 갑자기 화를 내며 욕을 퍼부었다. "윤우선!! 우리 집안 일은 이제 너랑 아무 관련 없다니까!!! 쓸데없는 헛소리하지 말고 당장 꺼져!!”"어머! 무슨 일이세요!? 그럼 제가 이렇게 하는 이야기도 당신이랑 아무런 관련 없네요~ 그렇게 듣기 싫으면 우리 옆집에 살지 말던가!” 윤우선은 비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듣자 하니.. 김상곤이 당신이 마트에서 일하고 있었다고 하던데..? 그냥 늙어 죽는 게 좀 별로기는 하죠? 그런데.. 듣기로는 엄청 지루해 보인다고 하던데.. 호호호호!!”신 회장은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하는 일이 너랑 무슨 상관이냐고?!! 자꾸 시비 걸지 마!!”윤우선은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뭘 하든지 정말 나도 상관없기는 한데, 나는 그냥 당신이 오랫동안 거기서 일할 것 같다고 생각하니.. 참.. 한숨이 나오네요~” 윤우선은 한숨을 쉬었다. “아이쿠.. 됐어요!! 이제 그만 합시다~ 너무 가난해서 마트에 알바를 하러 가야 하는 당신 같은 사람과 내가 무슨 말다툼을 하겠어요? 나는 이제 당신이 꿈도 꾸지 못할 삶을 살고 있고, 당신과의 이 모든 대화로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서.. 그럼 행운을 빌어요~”신 회장은 윤우선의 말에 급히 고개를 빳빳하게 들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 “윤우선!!! 천둥치는 날 조심해서 다녀!! 조만간 번개 맞아 죽을 거니까!!”윤우선은 비웃으며 말했다. “오호호호!! 하늘이 아마도 사람 알아보는 눈이 있어서 아마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은 거의 없을 거예요! 호호호호!! 그리고 벼락을 맞으면 당신이 맞겠지?! 당신은 집에 있으면서 온갖 더러운 짓은 다 저질렀잖아! 그
윤우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호호호!! 유나야, 아직 내가 준비 안 했지~ 그냥 거짓말 친 거야! 내일은 되어야 다 준비할 것 같은데? 그냥 나는 네 할머니 엿 먹이고 싶어서 이렇게 말한 거야~” 윤우선은 계속해서 말했다. “너도 알지? 네 할머니가 나물 반찬 엄청 좋아하는 거~ 나물 반찬 없으면 얼~마나 나를 구박했었는지 몰라! 무슨 자기가 왕인 줄 알지? 이제 따로 사니까, 서로 덕담 좀 주고받은 거지 뭐~”유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엄마.. 이제 할머니를 그만 자극하세요.. 이제 할머니는 너무 나이가 많이 드셨어요.. 그리고 할머니는 예전처럼 총명하지 않으시다고요..”윤우선은 경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유나야! 구치소에서 네 할머니가 나를 어떻게 고문했는지 몰라서 그래! 내가 말해줄까? 저 늙은이가 나를 때리고.. 어휴.. 이 사회에는 저렇게 늙으면 늙을수록 더 악랄해지는 인간들이 있다고! 저런 인간들은 나이가 들수록 악취가 나는 부류야.. 나는 아직 저 늙은이를 죽이려 들지도 않았는데 왜 그러니?”유나는 어머니를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알겠어요 엄마, 아침으로 무엇을 드실래요?"라고 물을 수밖에 없었다."아침에는 국수를 먹자! 비빔 국수 먹자고~ 계란 지단이랑 참기를 뿌려서 고소~~하게 먹자!” 말을 마친 그녀는 시후를 바라보며 아첨하듯 말했다. “은 서방~ 미안해~ 내가 다리를 다쳐서.. 내 다리가 다 나으면 꼭 내가 매일 세 끼 다 성대하게 차려 줄게!!”“하하.. 어머님 괜찮습니다. 오히려 유나 씨를 위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시는 게 더 나아 보여요.”“그건 그렇지~! 임신을 하려면 몸에 좋은 것도 많이 먹고 몸 관리를 해야지!” 그러자 유나는 부끄러운 듯 말했다. “엄마.. 또 왜 이상한 소리 하시는 거예요!!”윤우선이 진지하게 말했다. “이상한 소리는 무슨 이상한 소리야? 나는 이미 아이를 낳아 봤잖아! 내가 인생 선배로서 말해주는 거지! 원래 아이를 낳기 전에는 여자가 몸도 건강하
이중열은 약간 의아했지만, 여전히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 "유 회장님, 굳이 저에게 보상하실 필요 없습니다. 전 애초부터 당신을 원망한 적도 없고, 저를 놓아주셔서 가족과 재회할 수 있게 해 주신 것만으로도 정말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그러자 유가휘는 옆에 있던 방가흔에게 손짓했다. 방가흔은 급히 자신의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서류 봉투를 꺼내어 유가휘에게 건넸다.유가휘는 그 서류 봉투를 들고, 아부하는 얼굴로 이중열에게 건네며 말했다. "중열 씨, 이건 내 저택 옆에 있는 G7 그룹 저택의 소유권 서류라네. 오늘 오후에 이미 매입을 완료했어. 이제부터 이 저택은 자네 거야. 내가 준비한 작은 선물이지!"이중열은 얼이 빠진 듯 유가휘를 바라보았다. 이즁열의 머릿속에 떠오른 첫 번째 생각은, 유가휘가 이렇게까지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었다. 먼저, 유가휘가 자신에게 보상을 해 주고 싶어 할 리가 없었다. 둘째, 설령 보상을 해 주고 싶다 해도, 굳이 자기 집의 옆에 있는 저택을 사서 줄 이유가 없었다.이중열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유가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시후의 눈치를 보느라 어쩔 수 없이 자신을 해치지 못할 뿐, 속으로는 여전히 자신을 미워하고 있다는 것을. 이런 경우에 어떻게 자신의 저택 옆에 있는 빌라를 자발적으로 선물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이것은 절대 유가휘의 뜻이 아닐 것이었다. 이건 분명 시후의 의도일 것이었다. 이중열은 시후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시후의 스타일은 단순히 정신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모두 상대를 압박하는 사람이었다. 유가휘는 시후의 뜻을 거역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시후가 시킨 대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이중열에게 첫 번째로 떠오른 생각은 유가휘의 선물을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다시 생각했다. 시후가 이렇게까지 자신을 배려해 주는데, 굳이 거절할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게다가 자신은 앞으로 시후를 위해 최선을 다해 그를 섬기고 싶었다. 이중
이한열은 급히 손을 내저으며 거절했다. "형, 이건 형이 힘들게 번 피 같은 돈이야. 내가 어떻게 받을 수 있겠어? 게다가 지금 나도 수입이 안정적이고, 어머니도 완쾌하셔서 더 이상 비싼 치료비가 들지도 않을 거야. 이 돈은 형이 그냥 가지고 있어!"그러자 이중열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정도 돈은 홍콩에서 차 한 대 정도 사는 정도밖에 안 돼. 이 형이 별 재주가 없는 사람이지만, 지금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야. 그리고 걱정 마 난 지금 혼자인 처지라 돈이 많이 필요 없고, 은시후 도련님께서 날 높게 평가하셔서, 먹여주고 재워 주면 그걸로 충분 할 거야. 만약 시후 도련님이 날 필요로 하지 않으신다면, 그냥 삼수이포에서 삼겹살 가게를 열면 되고. 그때 가서 장사 밑천이 필요하면, 그때 네가 이 돈을 나 대신 보관한 셈 치고 돌려주면 되는 거야."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도 입을 열었다. "한열아, 네 형이 이렇게 말했으니, 그냥 그 돈은 받아 두거라. 네 형이 없을 때는 집안일을 내가 결정했지만, 이제 형이 돌아왔으니 앞으로는 형의 뜻을 따라보자."이한열은 어릴 때부터 형을 몹시 존경해왔다. 그는 형이 능력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머니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알겠어요, 어머니. 앞으로 모든 것은 형의 뜻에 따르겠습니다!"이중열의 어머니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네 형이 돌아왔으니, 우리 가족이 드디어 다시 하나가 된 것이나 다름없어. 게다가 유가휘와의 오해도 풀렸으니, 앞으로 홍콩에서 우리 가족을 괴롭힐 사람은 없을 거다. 너희 형제들이 힘을 합친다면, 우리 집안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게다!"이중열은 가슴이 저릿했다. 가족들이 얼마나 많은 차별과 괴롭힘을 당했을지 생각하니, 그는 더욱 죄책감이 들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그 순간,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 집에 계신가요?"이중열의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
그 시각, 오래된 저택.이곳은 홍콩 삼수이포에 위치한 오래된 주택으로, 실제 사용 면적으로 환산하면 고작 9평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땅값이 하늘을 찌르는 홍콩에서 30평방미터의 집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많은 사람을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과거 홍콩의 구룡성채라는 곳에서는 많은 가족이 다섯 명, 심지어 여덟 명까지 10평방미터도 안 되는 관짝 같이 좁은 집에서 함께 생활해야 했다. 그런 환경과 비교하면, 이중열 가족들이 지내는 삼수이포의 집은 빈민가를 벗어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이중열은 젊을 때 이 집에서 컸다. 그러다 아버지가 삼겹살 사업으로 큰돈을 벌며, 가족은 홍콩 번화가 중심지로 이사할 수 있었다. 그 후, 이중열은 홍콩의 유명한 전문 경영 매니저가 되었고, 유가휘의 사업을 도우며 많은 부를 창출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수입도 상당했으며, 집 또한 시내 아파트에서 고급 연립주택으로 바뀌었다.이중열이 홍콩을 떠날 무렵, 가족들이 한국에서 홍콩으로 왔을 때 지낼만한 곳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유가휘의 심기를 거슬렀던 탓에 동생과 여동생들은 홍콩에서 취업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연애와 결혼을 하는 데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심지어 가족들이 홍콩에서 운영하던 삼겹살 가게 사업도 급격히 쇠락하고 말았다.그 때문에 이중열은 동생들의 생활비, 부모님의 치료비, 가계 유지비를 마련하기 위해 모든 재산을 처분했고, 결국 돈을 모아 샀던 연립주택마저 팔아야 했다.다행히도, 그의 아버지는 정이 많은 성격이라, 부자가 된 이후에도 삼수이포의 이 오래된 저택을 팔지 않고 남겨두었다. 그 덕분에 가족들은 최소한 머물 곳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이중열의 두 여동생은 모두 홍콩으로 일하러 온 한국인 남성들과 결혼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홍콩의 남성들은 그들의 오빠가 유가휘를 거슬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아무도 감히 결혼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중열의 남동생인 이한열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작별을 고한 후, 배유현은 차를 몰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유미경은 서두르지 않고 휴대전화를 열어 검색 엔진에 한 줄을 입력했다. 곧 검색 엔진은 한국에 있는 모든 대학 목록을 보여주었다.유미경은 대략적으로 리스트를 살펴보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뛰어난 학생들이 진학하는 곳이 바로 서울대학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곧바로 서울대학교 공식 웹사이트를 열어 인재 채용 페이지를 찾아보았다. 그리고 페이지를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 내려가던 중, 자신에게 딱 맞는 채용 공고를 발견했다.그것은 바로 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두 가지 채용 방식이 있었다. 첫 번째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들을 영입하는 것으로, 기준이 매우 까다로웠다. 아직 박사 학위를 받지 못한 유미경은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번째 방식, 우수 글로벌 인재 영입은 그녀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조건은 국내 및 해외 명문 대학의 박사 학위를 보유하며, 해당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학문적 성과를 거둔 자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유미경은 곧 박사 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었다. 빠르면 2주, 길어도 한 달 안에 최종 논문 심사를 마치고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녀는 중문학을 전공했기에 과학적 연구라고 할 것은 없었지만, 인문학 분야에서 상당한 학문적 성과를 거두었고, 몇몇 권위 있는 학술 성과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조건이라면, 그녀는 충분히 우수 글로벌 인재 영입 프로젝트의 지원 자격을 갖춘 것이었다.유미경은 망설임 없이 해당 프로그램의 지원 이메일 주소를 메모해 두었고, 집에 돌아가자마자 지원서를 작성해 접수할 생각이었다. 그런 뒤 서울대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었다. 유미경은 조금 전 배유현과의 대화에서, 시후가 거주하는 곳이 서울과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자신이 서울에서 일하게 된다면, 앞으로 시후와 같은 도시에 머물 수
시후가 핸드폰 케이스를 사서 돌아오면서 핸드폰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그는 끝까지 유미경이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 알지 못했다.이때, 먹자골목 상인들은 다시 한 번 극도로 친절한 면모를 보이며, 세 사람의 테이블을 온갖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 채웠다. 그렇게 해서 셋은 방금 있었던 일을 암묵적으로 잊어버리고, 음식을 먹으며 가벼운 이야기들을 나누었다.음식을 절반쯤 먹었을 때, 유미경이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은시후 씨, 언제 돌아갈 계획이에요?”시후는 무심히 대답했다. “내일 밤쯤이요. 당신 아버지가 옆집의 빌라 문제를 해결했는지 모르겠네요. 만약 해결됐다면, 내일 삼촌이 가족들과 함께 이사하고 나면 나도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유미경은 속으로 아쉬움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은시후 씨, 홍콩에서 며칠 더 머물다 가실 생각은 없으세요?”“아니요.”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내가 아직 미국에서 기다리고 있어서요. 여기서 너무 오래 머물 수는 없어요.”이미 시후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유미경은 별다른 감정의 기복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은시후 씨는 원래 미국에서 온 거였나요? 저는 한국에서 오신 줄 알았는데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원래는 계속 한국에 있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아내가 미국에 연수를 받으러 가서, 나도 같이 따라갔다가 그녀가 연수를 마치면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유미경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하다가 다시 물었다. “배 회장님도 은시후 씨와 함께 돌아가시나요?”“네.” 배유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가는 길에 이런저런 이야기라도 나누려고요.”유미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조금 전까지 고민했던 것을 결심한 듯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럼 미리 두 분의 안전한 여행을 기원할게요. 혹시 나중에 홍콩에 오실 일이 생기면 꼭 저에게 먼저 연락 주세요.”시후와 배유현
배유현은 유미경의 손에 들려 있는 작은 상자를 가리키며 신신당부했다. “미경 씨, 이 약은 너무나도 귀중한 것이니, 최대한 남들에게 알리지 말고 잘 보관하세요.”“네....”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약을 소중히 품 안에 넣었다. 그러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어 서둘러 물었다. “그런데 배 회장님, 어떻게 그렇게 은시후 씨에 대해 잘 아시는 거예요? 마치 그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신 것처럼 보여요.” 배유현은 스스로를 조소하듯 씁쓸하게 웃었다. “전에 한국에 있을 때, 몰래 그의 뒷조사를 했거든요. 거기에 제 나름의 추리를 더하니, 자연스럽게 많은 것들이 연결되더라고요.”유미경은 감탄하며 말했다. “역시 배 회장님은 똑똑하시네요... 저라면 절대 그런 것들을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똑똑하다라....” 배유현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똑똑한 건 쓸모가 없어요.” 이렇게 말한 그녀의 표정이 문득 굳어졌다. 사실 배유현은 시후가 자신에게 늘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처음엔 시후가 자신이 과거에 '제니퍼'라는 가명을 사용해 그를 속였던 것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게 되었다. 아무래도 시후가 자신과 거리를 두는 이유는 자신이 너무 똑똑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시후처럼 여러 개의 신분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자신에 대해 너무 많이 아는 사람이 생기는 걸 원치 않을 터였다. 그런데 배유현은 너무 많은 단서들을 조합해 그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밝혀내 버렸다. 그렇기에 시후가 그녀를 경계하고 일정한 선을 그으려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배유현은 내심 짜증이 밀려 들었다. 사람들은 종종 너무 똑똑한 것이 꼭 좋은 건 아니란 말을 하기도 하는데, 어쩌면 자신은 너무 많이 알아버려서, 시후가 자신을 경계하도록 만든 건지도 모른다.그때,
유미경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시후가 가볍게 건넨 생일 선물이 이렇게까지 엄청난 가치가 있을 줄은. 그 가치는 심지어 페이셔스 그룹의 회장조차 시후에게 겨우 반쪽을 얻어낼 정도라니!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마음 속으로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는 것을 느꼈다. 소녀의 마음 같은 기쁨과, 아무런 대가 없이 거대한 보상을 받은 것에 대한 불안감도 밀려왔다. 그러나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배유현의 다음 말이었다.배유현은 잠시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진지한 얼굴로 유미경을 바라보며 물었다. "미경 씨, 혹시 이 거풍환을 팔 생각이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제가 10억 달러를 드릴게요!" 지금 세상에서 배유현보다 회춘단과 거풍환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은 몇 없을 것이었다. 현재 회춘단은 한 알에 16억 달러를 호가하는 기적의 영약이었다. 하지만 거풍환 역시도 백 가지가 넘는 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중상을 입은 사람도 회복시킬 수 있는 최상급 약이었다. 심지어 죽음에 가까운 사람조차 이 약을 먹으면 3~5년은 더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절박한 상황에 몰린 사람들은 심지어 5년을 더 살기 위해서 얼마라도 내놓으려 할 수도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물품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일도 하지만,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 즉 세계 최고의 부자들과 같은 이들은 단 1년이라도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10억 달러, 아니 수십 억 달러라도 심지어 수천억 달러를 쓸 의향이 있을 것이다.따라서 배유현 역시 이 약을 손에 넣고 싶었다. 만약 훗날 할아버지의 건강이 더 나빠졌을 때 이 약이 있으면 그 위기를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에게 10억 달러는 전혀 아깝지 않은 돈이었다. 오히려, 그 가격에 이 약을 살 수 있다면 엄청난 이득이라고 생각했다.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머리가 띵했다. 하지만 유미경은 그저 시후가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며 건넨 작은 약 한 알이, 배유현의 눈에는 10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물건으로 보인다는
"아니요." 배유현이 말했다. "우리는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요. 한두 달 정도밖에 안 됐죠."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시후 씨를 안 지 한두 달 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 아는 거예요?!"배유현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괜히 똑똑한 척해서, 은 선생님에 대해 끝까지 파헤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파고들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가끔은 너무 똑똑한 것도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나도 은 선생님이 이토 나나코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 당신처럼 하루 종일 힘들어했거든요."유미경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배 회장님,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추리했죠." 그러면서 그녀는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알기로 이토 나나코는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 뒤 심각한 부상을 입었어요. 당시 언론에서는 그녀가 생명이 위독하다고 했고, 설령 살아남더라도 평생 침대 신세를 질 거라고 했죠. 이게 첫 번째 단서예요. 두 번째, 이토 나나코가 부상당한 후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서 얼마 안 돼서, 은 선생님도 일본으로 떠났어요. 겉으로는 일본의 고바야시 제약을 인수하러 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 직후 도쿄에서는 심각한 암살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어요. 일본의 여러 재벌가들이 혈투를 벌였고, 심지어 이토 나나코의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도 그 싸움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죠.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요?"유미경이 궁금한 듯 물었다. "뭔데요?"배유현이 진지하게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몇몇 재벌가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어떤 가족은 아예 몰락했다는 거죠. 이토 유키히코 역시 심각한 부상을 입어 결국 두 다리를 잃게 되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중상을 입었던 이토 나나코는 기적적으로 회복했고, 결국 이토 그룹을 상속받게 되었어요. 당신 생각엔 왜 그런 걸까요?"유미경이 고개를 저었다. "잘
배유현의 한마디 농담에 유미경은 깜짝 놀라 허둥지둥하며 급히 손을 내저었다. "저... 저는 못 해요... 제 동생은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공부한다고 연애를 못 하나요? 당신도 아직 박사 과정 중이잖아요? 아직 졸업도 안 했으면서?"유미경은 급히 말했다. "저...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배유현은 그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동생 이야기는 일단 넘어가고, 하나 더 물어볼게요. 혹시 혜리를 알고 있나요?""한국 연예인 혜리요?!" 유미경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그녀는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이에요!" 그러면서 문득 뭔가를 떠올린 듯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설마 혜리도... 은시후 씨를 좋아하나요?!"배유현이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미소 지었다. "혜리는 우리랑 다른 존재예요. 그녀는 은 선생님과 약혼을 했거든요. 어릴 적부터 두 집안이 이미 두 사람을 위해 약혼을 해두었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은 선생님을 몇 년 동안 찾아다녔고 얼마 전에 겨우 재회했어요. 그런데도 감정은 예전과 전혀 다름이 없더군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유미경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당신은 혜리가 왜 연예계를 은퇴했는지 알고 있나요?"유미경은 계속해서 쏟아지는 충격적인 비밀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설마 은시후 씨와 결혼하려고 그런 건가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생각할 필요가 있겠어요?"유미경은 중얼거렸다. "하지만 은시후 씨는 이미 결혼했잖아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미 20년도 전에 약혼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당신 생각엔, 은 선생님의 현재 아내와 혜리 중 누가 정말 '불륜녀'일까요?""그건..." 유미경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뇌에서는 시후와 관련된 생각이 마치 컴퓨터 오류가 난 것처럼 응답 없음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묵묵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