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소리는 이화룡이 한 말이 예언이 될 줄은 정말 예상치도 못했다. 자신은 시후에게 우대를 요청하고 싶었지만, 시후가 오히려 자신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하루 식사 금액을 줄여 버릴 줄이야..? 이때 그녀는 신 회장과 같은 고통을 경험하고 있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왜 굳이 일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이화룡은 우울한 표정의 은소리를 흘끗 바라보며 비웃었다. "제가 말했죠? 은 선생님이 비용을 낮출 거라고 했지 않습니까?”은소리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감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말에 많은 실수가 있음을 알았고, 괜히 더 말을 꺼냈다가 매일 김치만 먹어야 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이화룡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 여기서 일주일 동안 편안하게 보내십시오. 다른 이야기 없으시면 저는 먼저 나가보겠습니다!”은소리는 이화룡을 노려보았고, 방을 나가는 이화룡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이화룡이 나가자 그녀는 즉시 휴대 전화를 꺼내 멀리 있는 아버지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영상이 뜨자마자 은소리는 울먹였다. "아버지! 은시후 그 녀석이 저에게 엄청난 망신을 줬어요! 그 녀석이 저를 얼마나 망쳤는지 보세요! 흐윽.. 흑흑!!” 그녀는 말하면서 카메라를 전환하여 방 내부의 상황을 보여주었다. 은 회장은 시후가 자신의 고모에게 그렇게 잔인하게 대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에 이 상황에 불만스러웠다.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시후가 좀 너무 했다. 너는 그의 고모인데.." 말을 마친 은 회장은 다시 한숨을 쉬며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시후는 지금 우리 LCS 그룹의 중요한 존재다. 이 녀석이 그룹으로 돌아와서 Koreana 그룹의 딸과 결혼만 하면 우리 집안은 영향력이 굉장히 증가할 거야. 만약 엘에이치 그룹의 딸과 결혼한다면 더욱 완벽하겠지만..”은소리는 아버지의 한탄을 듣고 문득 시후가 헬기 안에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는 오송 그
마음대로 자신의 시어머니에게 간 것이 딸 소리의 잘못이라 할지라도, 소리의 조카로서 고모를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설 연휴 전에 고모를 강제로 좁은 공간에 가둬 두고 일주일 동안 살게 하다니.. 이를 통해 시후를 길들이고, 시후가 그룹으로 다시 돌아오게 하고 그룹을 위해 희생하도록 만드는 것은 상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서두르면 안 된 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이해한 은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결국 소리 너도 이 일에 잘못이 있으니 시후가 조금 과하더라도 완전히 등을 돌릴 필요는 없다. 일단 일주일 동안은 좀 참아 보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 보도록 하자꾸나.”은소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급하게 말했다. "아버지, 설날에 아버지랑 같이 있지 못하고.. 새해인사도 못 드리고.. 흐잉..”은 회장은 약간 미소를 지었다. "사소한 일이야. 걱정하지 마. 이 아버지가 네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으마.”"알았어요!" 은소리는 눈물을 닦으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그 때, 은 회장의 화면으로 큰 아들 은정공이 애탄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버지!! 제가 뭔가 정보를 하나 얻었습니다!!”은 회장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소식이야?”은정공이 말했다. "엘에이치 그룹이 아시아 전역에서 수많은 무술 고수들을 대거 영입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불하는 가격도 굉장히 높다고 들었어요. 일반 무술 마스터는 연간 수 십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계약 조건을 내걸었고, 연간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번에 투자한 비용은 100억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현재 은퇴한 많은 마스터들이 복귀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은 회장은 놀라서 물었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구한다고 하더냐?”은정공은 "아마도 일본에서 잃은 전투력을 빨리 보충하기 위해서 아니겠어요? 엘에이치 그룹의 수십 명이 일본 검찰에 의해 고소되었다고 들었거든요. 일본측
"소지빈의 구세주?!" 은충환 회장은 이 말을 듣자마자 "네가 말한 그 미스테리의 인물이?”라고 놀라며 물었다."예!" 은정공이 고개를 끄덕였다. "소민지와 소지빈이 일본에 있을 때 미스터리의 인물에 의해 구조되었다는 소문이 있었거든요.”은 회장이 다시 물었다. “일본에서 그 둘을 구한 미스터리 인물이라면, 엘에이치 그룹이 국내에서 단서를 찾으려 한다는 게.. 한국 출신의 인물이라는 거냐?”은정공은 "그런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엘에이치 그룹이 일본에서 만난 사람을 한국에서 찾고 있을 이유는 없겠죠.”은 회장은 이 말을 듣고 갑자기 흥분했다! “그 사람이 누구이든,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그 신비한 사람의 힘은 절대적으로 너무 강해서 우리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이고 심지어 믿을 수 없을 정도일 거다!!”“맞아요 아버지.. 한 사람의 힘으로 이 많은 그룹의 사람들을 죽이고 소민지와 소지빈을 구한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실력은 절대적으로 엄청나게 강력할 거예요..!”그러자 은 회장이 말했다. “만약 이런 엄청난 사람이 우리 그룹에 온다면.. 우리 그룹은 앞으로 두려울 것이 없을 텐데..” 말을 마친 그는 즉시 은정공에게 말했다. “적어도 우리는 그 수수께끼의 인물을 우리의 그룹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은정공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아버지!”이때 영상 속 침묵을 지키던 은소리의 표정이 묘했다. 그녀는 문득 시후가 예전에 그녀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는데, 그가 엘에이치 그룹이 찾고 있는 신비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생각하자, 그녀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시후가 정말 그 신비한 사람이라면, 시후를 그룹으로 절대 돌아오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원래 시후는 LCS 그룹의 혈통이었고, Koreana 그룹과 정략 결혼까지 맺었기에 시후는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자격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이 신비한 정체를 다시 알게 된다면 시후는 무적이 될 텐데
‘앞으로는 시후와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해..! 그 녀석이 그룹에 돌아갈 기회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해!’...그 시각, 엘에이치 그룹.소민지는 서재의 컴퓨터 앞에 앉아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자료를 훑어보고 있었다. 일본에서 돌아온 후 소민지는 눈을 뜨든 감든 온통 머릿속이 시후로 가득 차 있었다..! 시후 때문에 그녀는 하루 종일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다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오빠나 어머니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녀의 원래 계획은 자신을 구해준 신비한 사람을 찾아 직접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며칠 동안 노력한 후에도 그녀는 쓸만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엘에이치 그룹의 손실을 빠르게 보충하기 위해 소 회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새로운 마스터들과 고수들을 찾아야 한다고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소민지는 즉시 그 미스터리의 인물을 할아버지에게 추천했다. 소민지의 말에 따르면 만약 엘에이치 그룹이 이 신비한 사람을 찾을 수만 있다면 한 명으로도 백 명을 제압할 수 있고 그룹의 공격력을 기하급수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했다..!소 회장은 이 이야기를 듣자 당연히 기뻐했고, 즉시 소민지에게 그 신비한 사람을 찾으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그 의문의 인물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방법은 없었다. 엘에이치 그룹의 정보원들이 한국과 일본에 문의를 해보았지만 아무도 그의 정보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술계는 엄청난 명단을 가지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스승, 가문, 명성을 가진 최고의 마스터가 있으며, 서클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서로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는 무술가가 아니기 때문에 무술인들에게 전혀 알려져 있지 않았다. 따라서 무술계에서 시후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마찬가지였다.더군다나 현재 무술 고수들 중에서는 소민지가 묘사한 그런 단계의 고수들은 거의 없었다. 국내 무술 마스터 들은 일본의 닌자보다 약하지 않고, 일부는 일본 닌
소민지는 출입국 기록이 세관의 기밀 문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공항 모니터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그 사람이 일본에서 비행기로 귀국한 거라면 공항의 감시 영상을 피할 수 없을 거야.. 영상을 주의 깊게 본다면, 반드시 찾아낼 수 있을 거야! 그럼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있겠지..! 단지 작업량이 굉장히 방대할 수 있어.. 하지만, 그를 본 사람은 나와 오빠 뿐이니.. 기껏해야 오빠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 뿐.. 다른 사람들은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수가 없네..’이렇게 생각하자 소민지는 기회가 약간 희박하다고 느꼈지만, 여전히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즉시 말했다. "하나코, 그럼 가능한 한 빨리 사본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줄래...? 우리 그룹의 전용 네트워크로 나에게 전송해줘.” 대용량 데이터는 전송이 매우 번거로운데, 일반 네트워크로 여러 공항과 다수의 카메라에서 며칠 동안 감시한 영상을 전송하려는 경우 몇 개월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엘에이치 그룹과 같은 최고 재벌가들은 자체 전용 네트워크와 대용량 데이터 서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송 속도가 엄청나기에 이러한 정보는 하루나 이틀 안에 모두 전송할 수 있었다.그러자 하나코는 즉시 동의했다. "일단 정리해서 내일부터 데이터를 보내 줄게!” 그녀는 말하면서 소민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지야, 이 많은 영상들을 모두 본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거야.. 그리고 그 사람이 일본에서 귀국하지 않았다면 네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갈 것이고.. 또한 그 영상에서 약간의 실수라도 한다면, 네가 투자한 노력은 물거품이 될 지도 몰라.. 그러니 시작하기 전에 잘 생각해야 해..!”그 말을 듣고 소민지는 약간 미소를 지었다. "그건 문제가 아니야~! 컴퓨터 앞에서 1년 동안 영상을 봐야 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꼭 마무리할 거야..!”그러자 상대방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역시, 내가 알고 있는 소민지가 맞구나? 너는 목표를 달성하
시후는 소민지가 지금 그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는 지금 설 연휴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느라 바빴다. 올해 설 연휴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시후가 가장 고대하던 연휴라고 할 수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시후는 너무 힘들게 살아왔고, 늘 설날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힘든 시간이었다. 그는 가족의 따뜻함을 누릴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에 사로 잡히곤 했다. 게다가 그는 유나와 결혼한 후 설 연휴를 즐기는 데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동안 설 연휴는 사실상 WS 그룹 가족 전체가 모여 함께 보내는 시간일 뿐이었기에 시후는 당연히 그 자리에서 모두에게 비웃음의 대상이었다. 설 당일에 식사 자리에서 그는 늘 모욕감을 느끼며 누구에게나 비웃음을 당했다. 그에 반해, 올해는 상황이 훨씬 좋아 졌으며, 시후에게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가장 기다리던 연휴가 되었다. 다음 날 아침, 설날 하루 전.온 가족은 함께 식탁에서 식사를 했고, 시후는 아내와 장인 장모님을 위해 사야 할 모든 품목의 목록을 작성하고, 모두의 의견에 따라 약간의 조정을 거쳐 최종 리스트를 만들었다.윤우선의 다리가 또 부러졌고, 유나는 마지막 연휴까지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시후와 김상곤은 의무적으로 구매 담당이 되었다. 장인어른과 사위는 준비를 마치고, 아침 식사 후 함께 슈퍼마켓에 가서 쇼핑을 하러 나가기로 했다. 아침 식사를 마친 유나는 시후에게 말했다. "여보, 아빠, 엄마 저는 오늘도 회사에 가야 돼서요. 직원들에게 몇 가지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 해주고, 보너스도 줘야 해요..”윤우선은 옆에서 중얼거렸다. “직원들에게 또 보너스를 줘야 해? 이미 급여는 주지 않았니?”유나는 진지하게 말했다. "모두가 오랫동안 이 프로젝트를 위해 열심히 일했거든요. 그러니 보너스를 어떻게 주지 않을 수 있겠어요? 보너스뿐 아니라 상여금도 있어요.”윤우선은 괴로워하며 말했다. "그 돈을 우리가 모으면 얼마나 좋겠어? 왜 다른
시후는 이미 인터폰 스피커를 통해 이화룡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이화룡이 집에 올 줄은 몰랐는데, 장인 어른의 말에 따르면 혼자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일어서서 말했다. "아버님, 문을 열어 주시면 될 것 같아요.”유나가 놀라며 물었다. “시후 씨, 이 분들이 모두 풍수를 보셨다던 거물들 아닌가요??”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맞아요. 이 분들을 모두 저를 은 선생님이라고 부르거든요.”유나는 대단하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농담했다. “무슨 은 선생님이에요! 내가 볼 때는 말로 사람들을 속이는 것 같아 보이는데?!!”시후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도 기술이라고요~!" 말을 마친 그는 밖으로 나와 마당을 가로질러 문으로 걸어갔다. 문이 열리자, 시후는 눈앞의 광경을 보고 순식간에 멍해졌다..! 왜냐하면 이화룡, 안세진, 진원호, 임대운 및 이학수 총 책임자만이 문 앞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원호는 진설아와 진동오를 데려왔고, 임대운도 임현우와 임진운을 함께 데려왔다. 10년 정도 젊어진 송 회장은 송민정과 송영예를 함께 데려왔다. 최제천 선생 역시도 이전 보다 훨씬 젊어진 얼굴로 손녀 진소희를 데려왔다. 그리고 이태형조차도 시후의 보육원 절친 조강호를 함께 데려왔다. 조강호는 현재 이태형의 비서로, 연봉이 1억에 이르며, 이태형이 가장 신뢰하고 좋아하는 직원이 되었다..!이렇게 많은 인파들이 크고 작은 수십 대의 차를 몰고 와 청년재 앞 도로를 가득 채웠고, 시후의 별장 앞 도로는 더 이상 차를 댈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시후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모두가 시후에게 고개를 숙여 90도로 인사하며 말했다. “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인사를 하자 별장존 전체가 놀랐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확인하기 위해 테라스 밖으로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많은 유명인들과 최고급 외제차들을 보고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다!밤새 굶주린
김혜빈은 몇 년 동안 임현우와 사귀면서 그의 아이를 임신했지만, 임현우에게 완전히 버려지고 말았다. 그 후 김혜빈은 김익수와 이장명의 첩이자 노리개로 전락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두 사람을 만나면서 많은 이익을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많은 고통을 겪고, 자신과 관련된 안 좋은 소문만 무수하게 생성하는 꼴이 되어 버렸다..! 지금 김혜빈은 극도로 비참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물론 이 고급진 청년재 별장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밤새 배가 고파도 아침 식사도 할 돈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임현우를 다시 보자, 두 사람이 교재 할 때의 온갖 장면들이 눈앞에 떠올라서 그녀를 몹시 슬프게 만들었다. 잠시 후, 김혜빈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고, 곧바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흐느끼며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오빠!!! 현우 오빠!! 왜 나를 떠나 버린 거야!! 오빠!! 내가 무슨 실수라도 한 거야?! 오빠가 나를 왜 한 순간에 버려 버린 거냐고!! 오빠!!” 김혜빈은 더 이상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의 딸이 이렇게 우는 것을 본 홍라연은 마음이 매우 아파왔고, 그녀는 부드럽게 딸을 품에 안고 그녀를 위로했다. “혜빈아.. 괜찮아. 이 엄마 말 믿어. 앞으로 임현우 보다 더 좋은 남자를 찾을 수 있을 거야~!”그러자 김혜빈은 울면서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내 평판은 이제 완전히 망가졌다고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은 나를 창녀라고 비웃을 뿐이에요.. 그리고 나이 많은 남자에게 내 몸을 바쳤고, 그리고 그 다음에 이장명이라는 남자에게도 내 몸을 줬다고 생각한다고요..." 그러자 김혜빈은 뒤를 돌아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신 회장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내가 이렇게 망가지진 않았을 거예요!! 할머니가 아니었다면 현우 오빠와 나는 여전히 행복했을 거라구요!! 이렇게 할머니가 나를 망친 거예요!!"신 회장은 김혜빈의 포효에 깜짝 놀라며 무의식적으로 한 걸음 뒤로 물러 났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
이들 작업자 중 그 누구도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단순하고 거친 방식으로 제이크 한을 해동시켜야 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다.제이크 한은 섭씨 영하 200도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마찬가지였기에, 온수에 들어간 그 순간 수조 안의 물 온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업자들은 다급히 순환 펌프를 가동시켜 가열 장치를 통해 물을 계속 데우며 수조 안의 온도를 섭씨 40도로 유지하려 애썼다.하지만 이처럼 무리한 해동 방식은 곧바로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말았다. 제이크 한의 피부가 해동되기 시작하자마자 피가 배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마치 갓 해동된 소고기 덩어리와 마찬가지로 세포 내 액체가 파열로 인해 흘러나오며 혈액과 체액, 세포액이 섞인 핏물이 밖으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책임자는 얼굴을 감싸며 놀라 외쳤다. “회장님... 이건... 이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손상입니다...”배유현 역시 그 끔찍한 광경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침착하게 말했다. “됐어요, 이제부터는 여러분이 할 일이 아닙니다. 다들 물러가 주세요.”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보다가, 결국 책임자가 앞장서 마음을 다잡고 말했다. “회장님, 그럼 저희는 먼저 나가 있겠습니다. 혹시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씩 현장을 떠나는 작업자들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곧 시후를 부르러 가려 했지만, 뜻밖에도 시후는 이미 휴게실에서 나와 있었다. 배유현은 피 섞인 물속에 담긴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긴장한 듯 말했다. “은 선생님... 제이크 한 경감의 상태가 좀 안 좋아 보입니다...”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뇌만 멀쩡하면 되거든요.” 시후가 이렇게 무리한 방식으로 따뜻한 물에 바로 담가 제이크 한을 해동하라고 한 이유는 바로 중대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 비밀은 바로 중소단의 무차별적인 회복 능력이었다. 중소단에 있어서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 중에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뇌와 뇌에 저장된 기억들 뿐이었다. 그러나 제이크
시후는 제이크 한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제이크 한이 만약 다시 깨어나고, 예전의 기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후 사정을 끝까지 파헤치려 들 것이 분명하다. 예컨대, 도대체 누가 페이셔스 그룹의 악질 사이코 배호영을 죽였는지, 또 누가 Samson 그룹 일가를 몰살시키려 했는지, 이 모든 진상을 기어이 밝혀내려 할 것이다.그래서 시후는 오히려 이 기회를 이용해, 제이크 한과 진심으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눌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또한 배호영을 죽인 사람은 바로 자신이며, 그는 물론 Samson 그룹 전체를 구한 사람도 자신임을 정확히 알릴 계획이었다. 그리고 만약 제이크 한이 이 은혜를 알고 처신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시후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고, 반대로 이 은혜에 대해 감사할 줄 모르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제이크 한의 기억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그를 기절시켜 뉴욕 길바닥 어딘가에 버려버리면 그만일 것이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의 목숨은 살려준 셈이기 때문이다.이렇게 결정한 시후는 배유현에게 지시했다. “배유현 씨, 7번 냉동 캡슐에서 액체질소를 모두 빼고, 제이크 한을 따뜻한 물에 담가서 해동시키도록 하십시오. 그 다음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죠.”“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배유현은 시후가 어떤 방법으로 그를 살리려고 하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존경이 있었기에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은 선생님, 보안을 위해, 먼저 함께 온 분들과 옆방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해동 작업이 끝나는 대로 다시 모시러 가겠습니다.”시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자신이 제이크 한을 되살린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후의 동행인들은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지만, 작업에 투입되는 일반 직원들은 아무래도 보안상 신뢰성을 보장하기
시후는 배유현의 안내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1층으로 내려온 뒤, 1층의 센터를 지나 특수 엘리베이터로 갈아타고 지하 5층의 냉동센터로 향했다.이 냉동센터는 본래 배원중이 자신의 시신을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장소로, 사용 연한은 무려 300년으로 설계되었으며, 그 보안 수준은 마치 대통령이 세계 종말 대비 계획에 포함된 방어 시설에 버금갈 정도였다. 비록 지하 5층이라 하지만, 실제 깊이는 거의 지하 100미터에 달했고, 전략적 물자도 완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설령 미국 본토가 핵공격을 받더라도 무사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이 냉동센터는 설계상 최대 100구의 시신을 보관할 수 있었지만, 현재 이곳에 진짜로 냉동된 인물은 실험용 시신들을 제외하면 단 한 명, 바로 제이크 한 뿐이었다.시후는 냉동센터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광경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 공간 전체는 곳곳에 각종 장비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공기·산소·액체질소 등을 전달하는 굵은 배관들이 거미줄처럼 가득히 얽혀 있었다.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시각적 충격은, 질서 정연하게 늘어서 있는 수십 개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탱크들이라고 할 것이다. 이 탱크는 하나하나가 최소 4~5미터는 되어 보였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인간이 한없이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거대한 탱크들은 바로 인간을 냉동 보존하기 위한 냉동 캡슐이었다.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배유현은 이미 이곳의 모든 연구원과 직원들을 철수시킨 상태였기에, 지금 이 공간에는 시후와 시후의 동행자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지극히 한적한 분위기와 더불어, 이곳이 본래 초저온 시체 보관소이기에 더욱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았다.이때, 배유현은 시후의 곁에서 설명했다. “은 선생님, 현재 인체 냉동 기술 기준으로는 사람이 사망한 뒤 약 50시간에 걸쳐 서서히 온도를 낮추며 냉각을 진행하고, 그 후에 냉동 캡슐에 넣어야 세포가 급속 냉각 중 얼음 결정이 생겨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시후의 말을 들은 스미스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는 미국 FDA의 수장이며, 미국 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상류층이자 최고 수준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후는 너무나도 가볍게 현재 직책을 버리고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건 스미스에게 있어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그가 한동안 멍하니 넋을 놓고 있자, 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내 개인적인 조언일 뿐입니다. 천천히 고민해 보세요. 저는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 말을 마친 뒤 그는 곁에 있던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갑시다.”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손짓했다. “은 선생님, 그럼 이쪽으로 가시죠.”스미스는 눈앞에서 시후와 배유현이 엘리베이터에 타고, 문이 천천히 닫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곁에 있던 동료가 다가와 스미스를 부축하려 했지만, 그는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휴대폰을 꺼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즉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전화를 걸었다.미국 행정부 구조상, FDA는 보건복지부의 산하 기관이며 FDA의 인사권은 보건복지부가 갖고 있었다.전화를 받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말했다. “어이, 스미스? 무슨 일인가?”그러자 스미스는 진지하게 말했다. “장관님, 제가 정중하게 사직 의사를 전하려 연락 드렸습니다. 앞으로 저는 FDA의 어떤 업무도 맡지 않겠습니다.”장관은 매우 놀라며 되물었다. “스미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내 기억이 맞다면, 대학 시절부터 자네는 FDA를 이끄는 게 꿈이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제 막 2년 정도 일했는데 벌써 그만두겠다고?”스미스는 단호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미 결심했습니다. FDA 직책을 내려놓고, 지미를 데리고 한국으로 갈 겁니다.”“한국으로?” 장관이 급히 물었다. “혹시 지미를 데리고 구현제약을 찾아가려는 건가?”스미스는 잠시 망설이
게다가 구현재조환은 이미 구현제약에 큰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구현재조환의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된 셈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말을 듣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고,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가 듣기로는 구현제약이 현재 한국 내에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집중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제발 제 아들에게도 그 기회를 한 번만 주십시오... 제 아들 지미는 너무 불쌍한 아이입니다... 저는 그 아이가 더 이상 암의 고통을 견디는 모습을 볼 수가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엄정한 표정으로 말했다. “당신도 말했듯이, 구현제약의 무료 치료 프로그램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경제적 어려움'이죠. 그런데 당신과 당신 아들은 그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활동은 엄밀히 말해 한국 내에 있는 국내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요. 따라서 한국 내에도 이 혜택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떻게 기준에 전혀 맞지 않는 외국인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미안하지만, 현재 저는 도와드릴 방법이 없습니다.”스미스는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하지만 도와주지 않으신다면, 제 아들은 곧 죽게 될 겁니다... 겨우 12살짜리 아이가 암에 목숨을 잃는 걸 그냥 지켜보실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말했다.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한 번 논하자면,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 중에는 당신 아들과 비슷한 나이거나, 혹은 더 어린 아이들도 많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치료해줄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니 스미스 씨, 이런 감성팔이식 압박은 저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호소를 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시죠, 왜 미국에 있는 화이자나 노바티스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예를 들어, J.K. 롤링이 쓴 해리포터라는 소설을 생각해보자. 이러한 소설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들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에게는 전략적인 가치는 가져다 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백악관이나 중국 정부는 이러한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나 기업들이 전략적 가치가 있는 특허를 발견하게 된다면, 그들은 가장 먼저 그 기술을 손에 넣을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한다.구현재조환의 놀라운 점은, 환자가 어떤 종류의 암을 앓고 있든, 어떤 병에 걸려 있는지도 상관없이 심지어 온몸에 질병이 전이가 되어 장기 기능이 망가지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암 말기 환자라 할지라도, 이 약을 먹기만 하면 즉각 눈에 띄는 호전을 보인다는 것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이 약을 단순히 돈벌이용으로 쓴다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암에 걸리기만 하면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털어서라도 구현제약에 갖다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약을 전략 자산으로 본다면, 단지 돈을 벌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다른 나라를 상대로 협상 카드로 쓸 수도 있고,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박 수단이 될 수도 있다.그래서 백악관이 처음 한 생각은 바로 이렇게 좋은 것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한다는 것이었다.스미스는 시후의 불쾌한 표정을 보고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이 일은 이미 제 능력 밖입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FDA 책임자로서, 약물 승인과 감독만을 맡고 있지 군이나 CIA가 요원을 파견하는 것의 여부까지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그러면서 스미스는 애절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간청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지금 단지 암에 걸린 제 아들의 아버지로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제발... 제 아들이 살 수 있도록 구현재조환을 조금만 더 팔아 주십시오...”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지만, 당신에게
제임스 스미스는 시후를 보자 몹시 놀랐지만, 동시에 절망 속에서 생명의 끈을 붙잡은 사람처럼 기뻐하며 감격했다.시후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스미스 씨, 당신이 여기에 왜 있는 겁니까?”스미스는 무의식적으로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 저는 FDA에서 진행 중인 몇 가지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현재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기술센터와 협력하고 있어서 오늘 일부 정기 업무 차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스미스는 무릎을 꿇으며 바닥에 엎드렸고, 눈물을 멈추지 못한 채 말했다.“은 선생님... 지금까지 정말 당신을 간절하게 다시 뵙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없었어요. 한국에도 여러 번 찾아갔지만, 구현제약 쪽 사람들도, 저 뒤에 계신 이화룡 씨도 저를 은시후 씨와 연결해주지 않았거든요... 심지어 이화룡 씨는 몇 번이나 소개비를 받고도, 계속 차일피일 만남을 미루기만 하고 전혀 도와주지 않았습니다...”시후 뒤편에 서 있던 이화룡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으며 말했다. “이 양키야, 네놈이 은 선생님을 만나고 싶어 한 건, 속셈이 뻔했잖아. 내가 모를 줄 아나? 네 놈들의 목적은 구현재조환을 사들여서 미국에 가져간 뒤 역설계 하려는 것이었잖아! 내가 분명히 말해두지만, 네놈들이 준 소개비? 난 한 푼도 안 돌려줄 거다! 할 수 있으면 고소해봐!”스미스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 그제야 이화룡이 바로 시후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그는 허둥지둥 시후에게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 선생님... 저는 절대 구현재조환을 역설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FDA 책임자로서, 진심으로 구현재조환을 미국 시장에 도입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제 아들의 병도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 겨우 상자를 얻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백악관의 임원들에게 거의 다 빼앗기다시피 했습니다. 결국 정말 제 아들을 위해 쓸 수 있었던 구현재조환은 극히 소량이었어요. 그
“네 알겠습니다.” 시후가 말했다. “그럼 이따 뵙죠.”“네, 은 선생님. 이따 뵙겠습니다.”15분 후, 배유현이 탄 헬리콥터가 버킹엄 호텔 옥상에 착륙했다. 시후는 소이연, 안세진, 이화룡과 함께 헬기에 올랐다.30분 후, 헬리콥터는 뉴욕 교외의 외진 지역에 위치한 한 건물 상공에 도착했다. 이곳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의료과학 기술센터였다. 이 건물은 반경 2km 내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물로, 25층 규모에 보안도 매우 철저했다.헬기에서 내리자, 배유현이 앞장서며 길을 안내했고, 걸어가며 시후에게 설명했다. “은 선생님, 이곳은 예전에 할아버지께서 자금을 투자해 만든 의료과학 기술센터입니다. 주요 목적은 고급 치료기술과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와 실험이에요. 현재는 암 분야에서 가장 선진적인 양성자 치료 시스템, 세포 면역요법 등을 포함한 치료 기술들이 모두 갖춰져 있으며,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아, 참! 은 선생님, 혹시 메이오 클리닉에 대해 들어 보신 적 있나요? 세계 최고의 암 전문 병원으로 불리는 곳이죠.”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들어봤죠. 메이오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으니 모르는 사람이 드물 겁니다.”그러자 배유현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곳의 암 진료팀의 구성원 중 60% 이상이 메이오에서 온 인재들이에요. 메이오의 최고 전문가들이 이곳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고, 심지어 일부 최첨단 연구 분야에서는 우리가 메이오보다 앞서 있는 부분도 있어요. 왜냐하면 메이오는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지만,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이어 배유현은 이렇게 덧붙였다. “게다가 이곳에는 미국 내 최고의 장기 이식 센터, 최고의 암 진단 및 치료팀, 최정상 급의 심뇌혈관 및 노화방지 분야의 연구팀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냉동센터는 지하 5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최대 300년 동안 운영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죠. 할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면 곧장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