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박청운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 천수를 누릴 것이라는 이야기를 그에게 악수를 청하며 웃음 지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르신의 남은 생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도록 하지요!"박청운은 서둘러 "도련님의 축복에 감사드립니다..”라며 답했다. 그리고 박청운은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저.. 도련님.. 제가 충고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꼭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만..”그러자 시후는 선뜻 답했다. "네, 어르신.. 말씀하십시오~ 귀 기울여 듣고자 합니다!”박청운은 다시 한 번 운을 뗐다. "비록 제가 도련님의 액운을 깨뜨리기는 했으나, 도련님께서는 계속해서 진흙탕이나 여울에 가까이 계시면 안 됩니다.”"그럼.. 어르신께서는 제가 어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박청운은 정중하게 말했다. "흐음.. 제 생각에는.. 안성으로 오시거나, 못해도 안성과 가까운 곳으로 오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풍수상으로 보자면, 태백산맥이라는 뿌리에서 기운이 뻗어 나와 그 뿌리가 차령 산맥으로 뻗어 나가는 방향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장차 이런 곳에서 생활하신다면, 큰 기운이 흘러 들어올 것이며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전설상의 용이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며 뛰어노는 것과 같은 형세가 될 것입니다!”시후는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며 빙긋 웃었다.박청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시후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진지하게 표정으로 말했다. "도련님.. 입립신고(粒粒辛苦)라는 말이 있지요.. 곡식 한 알 한 알에 농부의 피땀이 어려 있는 것처럼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고심하고 애쓴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고심은 하되, 먼저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는 마십시오.. 어떻게 하든 모든 결정은 자신의 초심에 충실히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아들었습니다. 오늘 좋은 가르침을 들었습니다.”“아닙니다.
송 회장이 박청운을 만나 모셔왔을 때, LCS 그룹의 대저택에 머물게 했고, 평소에도 매우 정성껏 대접했다. 하지만 구름산의 묘소가 만들어진 후 박청운은 그룹의 대저택에서 나와 이곳에서 살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송 회장은 LCS 그룹의 묘소에 어르신을 모시게 하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비록 구름산 주변에 시설이 잘 만들어져 있고, 직원들을 위한 사무실과 거주 구역이 따로 있다고 해도, 송 회장은 박청운과 같이 나이 많은 노인이 이곳에 머무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가 만류해도 박청운은 기어코 이곳으로 짐들을 옮겨왔다. 왜냐하면 그는 여기서 줄곧 자신의 인연을 기다리며 점괘에 나온 그 생명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시후가 나타나서 그에게 10년의 명을 더 연장시킬 수 있는 회춘단을 선물 받았고 이제 4년 동안 열심히 이곳을 지킨 보답을 받았으니, 이제는 떠나야 할 것이다. 그래서 어르신은 경호 팀장에게 말했다. "그럼 회장님에게 내가 약속한 건 다 했다고 전해주게. 그리고 내가 가족들의 곁을 너무 오래 떠나서 향수병에 걸렸기에 작별인사는 따로 하지 않겠다고,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고도 전해주고..!?” 마지막으로 어르신은 모두에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고, 시후의 앞에선 뒤에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흥분 가득한 눈빛으로 시후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껄껄 웃으며 허공에다 소리쳤다. "하하하!! 드디어 만났구나 만났어! 그럼 나는 고향으로 돌아 가련다~~” 이 한 마디만을 남긴 채,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나버렸다.고선우는 "아니.. 100세 노인에게도 이런 기운이 있을 수 있다니.. 정말 보통이 아닌 모양이야..?”라며 감탄했다.시후는 옆에서 웃으며 LCS 그룹 경호원들이 박청운의 뒤를 따라가는 틈을 타 고선우에게 말했다. "그럼, 아저씨~ 돌아가실까요?”"그래! 그러자~!” 고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에 또 오자고!”라고 말했다.시후는 기사 역할을 계속해야 했기
고선우의 말에 시후는 빙긋 웃으며 "아저씨, 제가 아직 처리할 일들이 많아서요..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고선우는 그 말을 듣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 "후우.. 그렇구나.. 그럼 앞으로 자주 안성으로 와.. 나와 우리 집사람은 네가 꼭 안성에 와서 더 발전하기를 바라고만 있으니까.. 알겠지?”시후는 짧게 대답만 했을 뿐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그러자 고선우는 시후에게 물었다. "그럼 시후야, 내일 친구 할머니 생신 잔치에 간다고 했는데.. 선물은 준비했니?”"음.. 아직이요! 이따가 상점을 좀 둘러볼 생각입니다~” 시후는 비록 노인들에게 굉장한 의미가 있는 회춘단을 가지고 있었지만, 권여빈의 할머니를 만난 적도 없었고 생신을 축하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비싼 선물을 줄 수는 없기 때문에 거리에 나가 10만 원 정도 되는 선물을 사서 마음을 표시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선우는 시후의 대답을 듣고 바로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집에 부채가 하나 있는데.. 이 부채가 중국의 제백석이라는 화가가 그린 거야. 부채에는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단다. 부채살도 중국의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제로 만들었다고 하더라.. 그러니 아마 어르신에게 생신 선물로 드리기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수준일 거야.”"아니에요 아저씨, 제가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어떻게 아저씨의 물건을 지인에게 선물로 드릴 수 있나요. 제가 직접 가서 선물을 사드리면 되니, 괜찮습니다.”"에이, 시후야 사양할 게 뭐가 뭐가 있니? 부채 하나라면 그렇게 큰 가치는 없지만, 소재가 장수이니.. 아마도 어르신들에게는 선물로 딱일 것 같다. 집에 장식으로 두어도 되고, 여름에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그럼 선물은 이걸로 결정하고 절대 나에게 사양하지 말어라. 그리고 더더욱 나를 남처럼 대하지 말고~ 안 그럼 다음에는 내가 화를 낼지도 몰라!”시후는 고선우의 태도가 단호하자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
시후는 코를 글적이었다. "저기.. 저는 어쨌든 여빈 씨의 절친의 남편이라고요..!”여빈은 조금 형식적으로 말했다. 그래요 알고 있죠. 가짜 남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거요. 그 가짜 결혼도 4년 차.. 하지만, 그 소꿉놀이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네요?”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마침 한정판 벤틀리 한 대가 다가와 두 사람 옆에 멈춰 섰고 뒷좌석의 창문이 내려졌다. 차 안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중년 여인이 여빈을 바라보며 "어머 여빈아, 너 왜 나와 있니?”라고 물었다.여빈은 이 여자를 보자 황급히 웃으며 "아앗, 둘째 고모! 안녕하세요? 고모부는요?"라고 물었다.차 안에 있던 중년 여인은 "아직 바쁘대, 점심에 하는 생일 잔치 전에 온다고 하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여빈은 "그럼 사촌 오빠는요?"하고 물었다.중년 여인은 마지못한 듯 말했다. "어제 밤에 못 봤는데..? 근데 말이야 내가 짜증이 나 죽겠어! 네 사촌 오빠가 말이야.. 기억력이 너무 안 좋아! 몸이 회복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밤중에 쏘다니는 거야!! 나중에 네 사촌 오빠 보면 한 소리 좀 해라!”여빈은 쓴웃음을 지었다. "둘째 고모, 사촌 오빠 성격 안 좋은 거 잘 알고 계시잖아요~ 아마 제가 말하면 난리도 아닐 걸요?”중년 여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대체 몇 살인데 점점 버릇이 없어지는 거야..?” 그러더니 그녀는 여빈 옆에 있던 시후를 보며 웃음지었다. "오모, 이 총각이 혹시 네 남자 친구니?”여빈은 시후를 한 번 보고 부끄러운 듯 웃음지었다. "헤헤.. 아직 아니에요.”"아.직..?!" 중년 여인은 그 '아직'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그럼 언제 '아직'에서 ‘네'가 되려나? 호호호!”여빈은 수줍게 말했다. "아휴..! 둘째 고모, 너무 팔불출이잖아요~ 어서 들어가셔요. 할머니가 기다리세요.”중년 여인은 웃으며 "그럼 두 사람 태워다 줄까?"라고 말했다.여빈은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희는
시후는 권여빈이 말한 사촌 오빠가 누구인지 몰랐다. 다만 이곳에는 부자도 많고, 부잣집 아들도 많았다. 사실 그런 돈 많은 집안의 아들들은 멋을 부리는 것이 예사일이기 때문에 딱히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시후와 권여빈이 하우스 입구에 도착했을 때, 입구에는 이미 각양각색의 외제차들로 가득 차 있었다.문밖에서는 두 중년 남자가 손님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는데, 여빈은 급히 두 사람에게 다가가 시후를 소개했다. "아빠, 큰아버지! 여기는 바로 서울에서 주로 지내고 있는 제 친구 은시후라고 해요."두 사람은 시후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여빈의 큰아버지는 “음.. 내가 알기로는 이런 ‘은’씨 성을 가진 아들은 LCS 그룹에 없었는데..?”라고 답했다.그러자 여빈은 "아니요, 제 친구는 출신은 따로 없고요. 그냥 서울대를 다닌 제 절친의 동기예요.”라고 서둘러 해명했다. 그 해.. 시후는 WS 그룹 김 회장의 주선으로 서울대학교에 다닐 수 있었는데 당시 유나와 동창이었다. 그런 유나와 여빈은 절친이니, 생각해보면 자신과도 친한 친구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시후가 유나의 남편이라고 소개하지 않은 건 사실, 자신에게 여지를 남겨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만약 언젠가 자신과 시후가 발전할 기회가 생긴다면, 집으로 데려올 것이고 가족들은 유나의 남편이었던 시후를 당장 떠올릴 것이 아닌가? 그럼 여빈은 매우 난처해질 것이다.여빈의 친구라는 말에 큰아버지는 시후를 얕잡아 보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뭐.. 그럼 서울대 동기라고 하니.. 들여보내주마.”여빈의 아버지는 이때 낮은 목소리로 당부했다. "여빈아, 방금 네 사촌이 그러는데.. 이따가 Koreana 그룹의 첫째 도련님도 여기 방문하겠다고 하더라. 기회를 잘 포착해서 도련님과 친하게 지내."권여빈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내가 그 사람이랑 아는 사이도 아닌데 왜요? 그리고 Koreana 그룹에 그 아들들이요. 얼마나 더러운 소문이 많은 줄 아세요?”"이 녀석아! 네가 뭘 알고나
그러자 그녀는 냉담한 표정으로 "아빠, 저는 Koreana 그룹 도련님에게는 관심 없어요! 그러니 소개시킨다 그런 이야기하지도 마세요!! 아시겠죠?”라고 소리친 뒤 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시후씨, 그럼 우리 들어갈까요?”“저 저!!! 어째서 저렇게 시근머리가 없을까?! Koreana 그룹의 아들과 결혼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 서울에 가지 않아도 되고 말이야!”권여빈은 무의식적으로 시후를 다시 쳐다보더니 고집스럽게 그녀의 아빠에게 말했다. "난 서울이 좋아요!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아요? 그리고 요즘 서울에 핫플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서 난 나중에 남편을 찾을 땐 꼭 서울에서 찾을 거예요!!”"아니, 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서울에 가서 아무나 만날 생각이야?? 이 권강하의 딸이 감히 아무나 만나서 턱하고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그런데 아빠, 왜 이렇게 속물적으로 변했어요?" 여빈은 아버지의 강경한 태도에 실망했다."내가 속물이라고??? 이게 다 널 위해서 하는 것 아니냐!!”그러자 옆에 있던 권여빈의 큰아버지가 말했다. "강하야. 일단 이 일은 서두르지 말고 먼저 여빈이 친구랑 같이 들어가라고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권강하는 형이 일단 상황을 정리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딸에게 말했다. "됐어, 일단 먼저 들어가 봐. 이따가 네 엄마랑 잘 말해보고!”여빈은 "이 일은 누가 말해도 소용없다고요!! 흥!!"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리고 그녀는 곧장 시후를 붙잡고 "시후 씨 우리 들어가요!"라고 말했다.시후는 남의 집안일에 끼어들기 어려웠기에 서둘러 안쪽으로 따라 들어갔다.권강하는 화를 내며 발을 동동 굴렀고, 옆에 있던 형이 입을 열었다. “강하야.. 너 점점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것 같다..?”"응???" 권강하는 의아한 듯 "형, 그게 무슨 말이야?"라고 물었다.권강하의 형은 웃으며 말했다. "조금 전에 여빈이 옆에 있는 남자 아이 못 봤냐? 여빈이 계속 쳐다보던 거 못 봤어? 특히
시후는 여빈을 따라 타운 하우스로 들어갔다. 안성에 있는 대저택들은 대형 평수에다 전자제품 모두 풀 옵션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이곳 역시도 내부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거실만 해도 작은 연회장 정도 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자연 친화적으로 지어진 건물이라 그런지 곳곳에 정원 등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게다가 별관을 포함하여 대형 평수로 지어진 이 거실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고, 유명한 대기업 대표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삼삼오오 모여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여빈의 할머니는 연세가 비슷해 보이는 몇몇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여빈은 할머니를 발견한 뒤, 급히 시후에게 길을 안내하며 말했다. "할머니가 저쪽에 계셔요. 그럼 여기로 오세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내가 준비한 선물이 있어서.. 할머니께 드려야겠네요.”두 사람이 노인 무리에 다가가자, 여빈은 싱글벙글 웃으며 사람들에게 말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소개할 게요! 이쪽은 제 친구이고, 이름은 은시후라고 합니다!"할머니는 황급히 빙그레 웃으며 "아이고, 여빈의 친구이구나! 어서와요~” 그러자 할머니는 "참, 여빈아~ 네 친구 중에 너와 아주 친한 아가씨가 있었던 것 같은데.. 서울대 다니던 그 친구!! 유나..던가..?”라고 유나의 이야기를 꺼냈다.그러자 시후는 이때다 싶어 "안녕하세요? 저는 그 유나라는 친구의 남편 은시후라고 합니다. 사실 유나씨가 직접 와서 할머님의 생신을 축하 드리고 싶다고 했는데.. 요즘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제가 대신 오게 되었습니다. 양해해 주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넸다."아이고~~ 그 아가씨가 벌써 결혼을 했구나~~!" 할머니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나서 할머니는 다시 여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여빈아, 이것 봐라! 네 친구들이 이제 속속들이 결혼을 하고 있어~ 그런데 너는 지금까지 남자 친구도 없잖니! 차라리 할머니 말대로 여기 안성에서 남자 친구를
바로 그때 여빈이 공은찬에게 말했다. "오빠, 내가 데려온 친구 소개시켜줄게!”여빈의 말이 끝나자마자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고, 공은찬은 그를 본 순간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이 놀랐다. 그는 놀라서 한참만 에야 정신을 차린 뒤 이를 갈기 시작했다. "야! 은시후!!!! 이 새끼야!! 내가 널 찾지 못할까 봐 걱정하고 있었어. 네가 감히 우리 외할머니 집에 와?!! 내가 오늘 널 죽여 버릴 거야!”권여빈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오빠, 이게 무슨 말이야? 시후 씨는 손님인데 왜 이렇게 말하는 거야?”공은찬은 "내가 왜 수술을 했는지 알아?"라며 이를 악물었다."목걸이를 삼켰다며?”"맞아! 그런데 내가 왜 목걸이를 삼킨 건 줄 아냐고! 다 이 개자식 때문이야!!"시후는 코웃음 쳤다. "흠.. 말은 제대로 해야지.. 그 목걸이는 내가 억지로 삼키게 만들었던 건가? 그렇다면 내가 당신 입을 벌려서 당신 뱃속에 목걸이를 쑤셔 넣기라도 했나?”공은찬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어떻게 말하겠는가? 시후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은시후는 목걸이를 삼키도록 강요한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이 내기에서 지는 바람에 궁지에 몰려서 이를 악물고 삼킨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일을 만들어 낸 건, 이 자식이 아닌가?! 그러자 공은찬은 "은시후! 너 그딴 소리는 집어 치워! 나는 그냥 그 때 빚을 갚고 싶을 뿐이야!”시후는 그를 무시하고 여빈의 할머니를 돌아보며 자신이 가져온 선물 상자를 건넸다. "저.. 할머니, 이건 저와 유나씨가 준비한 생일 선물입니다, 받아주세요.”할머니는 시후가 자신의 외손자와 무슨 갈등이 있는지 알지 못했지만, 집안의 큰 어른이기 때문에 손을 뻗어 선물을 받았다. "그래요.. 유나에게도 고맙다고 전해줘요.”공은찬은 은시후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 머리 끝까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외할머니의 손에서 그 선물 상자를 빼앗아 바로 바닥에 내동댕이친 뒤에 시후에게 손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변지현은 유가휘가 시후를 그의 집에 머물게 하겠다는 말에 약간 놀랐다. 하지만 그녀는 시후가 유가휘를 만나는 이유를 알지 못했기에, 시후를 대신해 마음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이건 대표님이 시후 씨와 직접 만나서 얘기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의 의견을 들어보시고 결정하세요.”“알겠습니다!” 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반드시 홍콩의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겁니다!”변지현은 이어서 말했다. “좋습니다. 제 비서의 이름은 은시후라고 합니다. 공항 입구에서 그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계시면 찾아갈 겁니다.”“그렇게 하시죠. 문제 없습니다!” 유가휘는 바로 대답했다. “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가정부들에게 2층의 제일 큰 객실을 서둘러 정리하라고 전해. 귀한 손님을 모실 거야!”방가흔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여보, 대체 어떤 귀한 손님이길래 직접 마중 나가고, 집에까지 모시려는 거예요?”유가휘는 말했다. “TS Shipping 쪽 사람인데, TS Shipping의 두 대주주가 직접 임명한 인물이라고 하더군. TS Shipping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재벌가라고 불리고 있어. 그러니 이들과 협력할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그 손님에게 달렸고.”방가흔은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며 물었다. “우린 이미 사업을 잘하고 있잖아요.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협력할 필요가 있어요?”유가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당신은 몰라. TS Shipping이 설립된 이후로 아시아의 해운 시장 상황이 크게 변했어. TS Shipping은 이토 그룹과 엘에이치 그룹의 모든 해운 운송에 관련된 자원을 통합했을 뿐 아니라, 블랙 드래곤과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어. 블랙 드래곤은 현재 전세계 무장 호위 업무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으며, TS Shipping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제공하고 있어. 그러니 우리가 TS Shipping과 협력할 수
“네!” 유나는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며 말했다. “어서 들어가 봐요. 비행기가 8시에 출발한다면서요? 지금 30분밖에 안 남았잖아요.”“알았어요.” 시후는 차에서 내렸다. 유나가 운전석에 앉자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여보, 그럼 먼저 갈게요. 돌아가는 길 조심해서 운전해요.”유나는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 끝나면 미리 연락해요. 돌아오는 날 내가 공항에 마중 나갈게요.”“그래요!”시후는 유나가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 공항으로 들어갔다. 간단한 보안 검색을 통과한 후, 그는 성도민이 준비해 둔 전용기에 탑승했다. 정각 8시, 비행기는 정확히 출발하여 홍콩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14시간 후, 홍콩 현지 시각은 이미 오전 10시가 되어 있었다. 시후가 탄 전용기는 홍콩까지 약 1시간 정도의 비행이 남아 있었다.시후는 변지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곧 도착할 예정임을 알리며, 유가휘를 공항으로 보내 자신을 마중 나오게 할 것을 요청했다.그 때 유가휘는 여전히 집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그는 미국 이민국에 이중열의 송환 절차를 요청한 후로 과도한 흥분 상태에 빠져 밤마다 잠들기 어려워했다. 그의 머릿속은 이중열과의 갈등과 그로 인해 자신이 겪은 조롱과 멸시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했다. 만약 법률의 제약이 없었고, 홍콩 대중들의 시선이 아니었다면 그는 직접 이중열에게 보복했을 것이다. 결국 이런 방법으로만 그는 자신의 분노를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그 날 꿈속에서 유가휘는 이중열이 마침내 홍콩으로 송환되어 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는 이중열의 비참한 죽음을 직접 보기 위해 공항에 나갔다. 이중열이 공항 밖으로 나오자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모두 총을 꺼내 이중열에게 겨누었다. 유가휘는 들뜬 마음으로 이중열이 총에 맞아 죽는 모습을 보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바로 그때, 총구들이 갑자기 모두 자신을 향했다. 유가휘가 깜짝 놀란 와중, 이중열은 냉소를 지으며 가볍게 손짓했고 사람들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
유나와 홍콩에 가기로 상의한 시후는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성도민이 다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사모님과 상의는 잘 끝나셨습니까? 혹시 오실 수 있는 겁니까?"시후는 대답했다. "아내와 상의는 끝났습니다. 마침 장모님께서 미국에 오셔서 아내를 돌봐 주실 수 있는 상황이라 다행히 갈 수 있게 되었네요."성도민은 크게 안도하며 말했다. "정말 다행입니다! 은 선생님, 언제가 편하신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미국에서 전용기를 준비하겠습니다!"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전용기까지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제가 비행기 표를 사서 가면 되니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재빨리 말했다. "만약 경유해서 오신다면 최소 20시간 이상 걸릴 겁니다. 게다가 가장 빨리 홍콩으로 오는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하실 수도 있으니, 전용기가 훨씬 빠를 겁니다!"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네요. 지금 급한 상황이니 최대한 빨리 가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부탁하죠. 내일 아침에 출발하도록 해 주세요."성도민은 주저 없이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현지 시간으로 아침 8시에 출발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성도민은 기뻐하며 말했다. "좋습니다, 은 선생님! 제가 공항으로 직접 마중 나가겠습니다!"시후는 말했다. "그럼 홍콩에서 뵙죠." 전화를 끊고 나서, 시후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저 고객의 상황이 꽤 급한 것 같아서, 내일 아침 일찍 떠나야 할 것 같아요."유나는 아쉬움과 걱정이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야 한다니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뿐인데, 힘든 일도 아니죠. 게다가 고객이 전용기를 준비해 준다고 하니, 편하게 쉬면서 갈 수 있을 것 같네요."한편, 옆에 있던 윤우선은 "전용기"라는 말을 듣자 흥분하며 말했다. "그래! 전용기는 정말 편하지! 앉고 싶으면 앞에 있는
윤우선은 진지하게 말했다. "젊었을 때 돈을 많이 버는 게 좋지. 젊어서 열심히 살지 않으면, 나중에 늙어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늦게 된다니까?! 네 아빠처럼 인생을 대충대충 살면 안 돼!"유나는 갑자기 어떻게 엄마의 말에 반박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시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발신자는 성도민이었다. 시후는 곧바로 전화를 받고 말했다. "여보세요? 네, 성 선생님. 안녕하세요."전화 너머에서 성도민이 말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은 선생님이십니까? 저는 안세진 부장님께서 소개해 주셔서 연락을 드렸는데.. 저희 집 풍수를 좀 봐주셨으면 해서 연락 드렸습니다."시후는 얼른 대답했다. "아, 안세진 부장님의 지인이시군요! 반갑습니다. 혹시 댁의 상황이 대략 어떻게 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그러자 성도민이 설명했다. "저희가 홍콩 쪽에 부동산 투자를 하려고 합니다. 시훈도라는 곳에 위치한 약 8000평 규모의 저택이고요. 최근에 가족들이 이유 없이 다치거나 병에 걸리는 일이 잦아졌고, 일도 여러모로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안세진 부장님께서 선생님이 이 분야에서 매우 전문가라고 추천해 주셨지요!"시후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 "홍콩에 투자를 하신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성도민은 재차 물었다. "혹시 선생님께서 요즘 여유가 있으실까요? 저희도 정말 급한 상황이라 직접 방문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저희가 상황이 굉장히 급해서요...."시후는 곤란한 듯 대답했다. "안세진 부장님께서 말씀을 안 해주셨나 봅니다.. 제가 지금 미국에 있어서 홍콩까지 가는 건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그러자 성도민은 다급하게 말했다. "선생님, 제발 시간을 내서 한 번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가족들 모두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유나는 스피커 너머에서 성도민의 목소리를 희미하게 들었고, 남편이 의뢰를 받아들일지 긴장한
20분 뒤, 시후와 유나는 공항에서 오랜만에 윤우선을 만났다. 윤우선은 유나와 시후를 보자 매우 흥분하며 신나게 말했다. "아이고, 유나야, 은 서방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저는 엄마가 혼자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느라 정말 편하게 계셨을 거라 생각했는데.."윤우선은 웃으며 대답했다. "편하긴 편했는데, 맨날 혼자 있는 건 너무 외롭더라!" 그러면서 약간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이번에 미국에 오면서 환전도 못 하고 카드도 안 가져왔네. 너희 돈은 충분하지?"유나는 별다른 의심 없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우리 보러 오셨는데 어떻게 엄마에게 돈을 쓰게 할 수 있겠어요. 그냥 편히 계시다 가요."시후도 말을 보탰다. "맞아요, 장모님. 미국에 오셨으면 당연히 저희가 책임 져야죠. 이곳은 결제가 불편하니까 제가 비자 카드를 하나 드리고 현금도 조금 드릴게요." 그리고 덧붙였다. "아, 장모님.. 미국은 치안이 좋지 않을 수도 있으니 너무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지 않으시는 게 좋으십니다."윤우선은 시후가 카드와 현금을 주겠다는 말에 눈이 반짝이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내 사위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사위는 반쪽 아들이라고 하는 거 아니겠어?! 자네처럼 이런 사위가 있으면 아들 하나 있는 것보다 백배는 낫지!"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후는 윤우선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평소에는 거칠고 강하게 굴어도, 작은 호의만 보여주면 태도가 금방 180도 바뀌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약간의 돈으로 윤우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후에게 매우 간단했고 비용 효율적인 거래였다.그 후, 두 사람은 윤우선을 차에 태우고 호텔로 데려갔다. 윤우선이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윤우선은 객실 안을 몇 바퀴나 뛰어다녔지만, 여전히 구조를 다 파악하지 못한 채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에, 이 스위트룸은 너무 크잖아!
그 후 비행 내내 윤우선은 거의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휴대폰을 열어 확인했지만, 비행기가 미국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도 여전히 홍라연의 연락 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윤우선은 몇 번이나 휴대폰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나, 결국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위로하며 생각했다. ‘에휴, 그래 가족 외에 진짜로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어? 다들 남 잘되는 꼴 못 보는 사람들이지! 흥, 내가 전용기를 타고 미국 가는데 너희들이 연락 안 하고 관심 없어도 그만이야. 정말 웃겨!’윤우선은 이렇게 생각하며 슬쩍 휴대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연락을 남기지 않은 것을 보고는 더욱 화가 났다. 그녀는 결국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리고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려 애썼다.몇 시간 후, 윤우선이 탄 걸프스트림 G650 전용기는 마침내 미국 프로비던스 공항에 착륙했다. 이때는 미국 시간으로 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한편, 시후와 유나는 보스턴에서 열린 혜리의 두 번째 콘서트를 보고 프로비던스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시후는 이미 윤우선의 동향을 알고 있었고, 그녀의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시후는 윤우선이 자신과 유나에게 전용기를 탔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따라서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야 유나와 연락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윤우선이 혼자 입국 심사를 마치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윤우선은 기본적인 영어 대화는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30분 뒤, 유나의 휴대폰으로 미국 현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유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으며 영어로 말했다. "헬로?" 그러자 전화 건너편에서 윤우선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나야! 나야! 나 미국에 도착했어!"유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몇 초 뒤 정신을 차리고는 깜짝 놀라 물었다. "엄마, 언제 미국에 오신 거예요? 출발 전에
윤우선의 성격은 다소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데, 그 본질은 강한 자존심에서 비롯되었다. 그녀는 50년을 살면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해왔다. 특히 WS 그룹에 시집온 이후로 그런 일은 더 심해졌다. 시댁의 멸시와 남편의 무능함은 그녀의 자존심을 철저히 짓밟았고, 이는 그녀의 성격을 더욱 거칠게 만들었으며 동시에 체면에 대한 집착을 극단적으로 강화시켰다.이제 그녀는 비로소 개인 전용기를 타보게 되었고, 이렇게 고급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 만큼 반드시 제대로 즐기고 이 상황을 기념으로 남기고 싶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를 SNS에 올려 친구들에게 제대로 자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항공기 승무원들은 매우 협조적이었다. 그들은 이런 항공편에서 일할 때, 윤우선 한 명을 상대하며 얻는 수입이 민간 항공기 한 대에서 수백 명을 상대하며 버는 것보다 몇 배 더 많았기에, 윤우선을 마치 황후처럼 떠받들며 대우했다.만족스럽게 영상을 찍은 윤우선은 가족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일부러 시후, 유나, 김창곤을 따로 멀티 프로필 설정을 하고,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프로필에 라고 한 줄을 남겨두었다. 글과 사진을 올린 후, 그녀는 사무장에게 물었다. "저기, 우리 이륙하면 인터넷이 안 되는 거죠?" 사무장은 서둘러 대답했다. "비행기 이륙과 상승 단계에서는 인터넷이 안 되지만, 안정 비행에 들어가면 객실 와이파이를 켜드릴 겁니다. 그때 인터넷을 사용하실 수 있어요." 윤우선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좋아요, 그럼 기장님에게 이륙해 달라고 해주세요." 그녀는 속으로 흐뭇해하며 생각했다. ‘이미 사진이랑 글은 올렸으니, 하늘에 올라가 인터넷이 연결되면 분명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겠지? 그럼 다들 얼마나 부러워할까?’ 이렇게 생각하며 윤우선은 휴대폰을 옆에 두고 창밖 풍경을 보며 기분이 한껏 들떴다.비행기는 곧바로 이륙 우선권을 얻어 구름 위로 올라갔다. 약 30분 후, 비행기가 1만 1
전화를 끊고 나서 유나는 서둘러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엄마가 미국에 오면 당신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요? 엄마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잖아요. 괜히 당신 기분 나빠질까 걱정이에요." "아니에요." 시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장모님이 미국에서 즐겁게 놀다 가시는 것도 좋고, 당신과도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니 괜찮아요. 당신도 집을 떠난 지 꽤 됐으니 장모님이 그리울 거잖아요." 유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요. 이렇게 멀리 오랫동안 집을 떠난 건 처음이라, 마음 한구석에 계속 걱정이 되긴 해요." 시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방은 엄청 크잖아요. 둘이 있으면 너무 휑해서 장모님이 오시면 더 활기찰 거예요." 유나는 시후가 진심으로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여보, 고마워요!"......다음 날 오전. 유나는 이미 미국행 비자를 손에 넣었다. 불가리 매장 직원이 그녀에게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늘 오후라는 것을 확인해주자, 윤우선은 점심 무렵 가장 멋진 옷으로 갈아입고, 시후가 선물한 에르메스 가방을 메고, 불가리에서 제공한 비즈니스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공항에서 윤우선은 처음으로 VIP 라운지에서의 고급 서비스를 경험했다. 럭셔리 비즈니스 차량은 그녀 혼자만을 위해 활주로까지 데려다 줬고, 두 명의 아름다운 직원이 짐을 들어주며 그녀를 개인 전용기로 안내했다. 이 전용기, 걸프스트림 G650은 이룸 그룹 소유의 비즈니스 전용기였고, 이번에 송민정이 특별히 이 비행기를 배치하여 윤우선이 혼자 탈 수 있도록 준비했다.비행기 내부는 말 그대로 럭셔리 그 자체였다. 윤우선은 비행기에 발을 들이는 순간 마치 공중에 있는 궁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넓고 고급스러운 객실에는 그녀 혼자 뿐이었고, 이로 인해 그녀의 허영심은 한껏 부풀어 올랐다.윤우선이 매우 부드럽고 큰 안락의자에 앉자마자, 세 명의 아름다운 승무원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먼저 윤우선
한편, 윤우선은 눈물을 흘리는 척하며 카메라에 비치지 않은 사각지대에서 얼굴을 뒤쪽으로 돌려 안약을 몰래 넣었다. 유나는 영상에서 엄마가 외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 "엄마, 여행이라도 다녀오시는 게 어때요? 시후 씨가 3천만 원을 드렸잖아요. 고급 투어 상품을 하나 예약해서 푹 쉬다 오세요. 엄마가 충분히 놀다 오시면, 우리도 그때쯤 돌아올 거예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딸내미.. 말이 좋지, 문제는 나에겐 여행 갈 돈이 없다는 게 문제야....’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흐느끼듯 말했다. "유나야.... 엄마는 지금 여행 갈 마음이 없어.... 엄마는 그냥 네가 너무 보고 싶을 뿐이야...." 그러자 유나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말했다. "엄마, 제 수업이 아직 20일 넘게 남아서 당장은 돌아갈 수 없어요...." 사실 유나는 엄마를 미국으로 부를 수 있을지 잠깐 고민했지만, 무의식적으로 어머니가 미국에 오는 게 그다지 편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선,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미국 비자는 복잡하고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해야 하며 거절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게다가 엄마의 다소 시끌벅적한 성격을 알기에, 엄마가 미국에 오면 자신과 시후의 평화로운 일상이 깨질지도 몰랐다. 유나 자신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남편 시후가 엄마를 불편해할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허락 없이 엄마를 초대하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런데 이때 시후가 뜻밖에도 기분 좋은 표정으로 다가와, 영상 속의 윤우선에게 웃으며 말했다. "장모님, 집에 혼자 계시는 게 외롭다면 비자 신청해서 미국에 오셔서 놀다 가세요." 시후의 말에 유나는 놀라움에 눈이 커졌다. 그녀는 시후가 이렇게 아무런 고민 없이 엄마를 미국으로 오라고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윤우선 역시 시후가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그 자리에서 흥분해 환호했다. "아이고, 우리 은 서방! 정말이야? 진짜야, 우리 착한 사위?!" "물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