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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8장

Penulis: 로드 리프
일반 자가용이건 외제차이건 간에, 엔진 속도가 올라가면 그 소음은 바로 몇 배로 늘어난다. 따라서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아야 한다..!

이때, 모든 경호원이 탄 차량은 모두 입구 쪽 주차장으로 향했다. 이제 묘소로 향하는 것은 검은색 롤스로이스 두 대만 남았는데, 앞에 있는 것은 시후가 운전하고 있는 차량이었고, 뒤에 있는 것은 Koreana 그룹의 또 다른 기사였다.

전동문이 양쪽으로 열리고, 경호원이 안으로 안내하는 자세를 취하자 시후는 그제야 악셀을 가볍게 밟고 천천히 입구로 향했다. 시후가 구름산의 산길로 차를 몰고 들어갈 때, 그는 더욱 이렇게 대단한 풍수지리를 알아본 사람을 존경하게 되었다. 태백산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산들이 있는데, 그렇게 수많은 산 중에서 이곳을 찾다니.. 확실히 능력이 상당한 사람임에는 틀림 없다.

두 대의 차가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가자 시후는 더 이상 풍수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그는 이미 산 중턱에 대리석을 쌓아 만든 묘지를 볼 수 있었다. 그곳이 바로 LCS 그룹의 묘소였다. 곧 시후가 운전하던 롤스로이스는 묘소 아래의 멀지 않은 평지로 향했다. 이곳은 특별히 마련된 주차장이었고,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들 여러 명이 꼿꼿이 서 있는 것으로 보아, 그들은 LCS 그룹 소속의 묘소 관리 경호원 같아 보였다.

아무래도 재벌가 일수록 이런 묘소의 안전에 더 신경을 쓰기 마련이다. 사실 최고의 가문들이 출세하고 번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선산의 풍수가 큰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들은 마치 옛날 왕실에서도 많은 신경을 썼던 것처럼 비슷한 방법으로 그들의 조상의 묘소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니 만약 원수나 경쟁자가 나쁜 마음을 품고 고의로 선산을 파괴한다면, 적게는 재산을 잃고, 심하면 집안이 망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LCS 그룹이 구름산에 보낸 경호원들은 자그마치 백 명이나 되었다. 아마도 1년 동안 묘소를 유지하는 비용과 보안 비용만해도 최소 수억은 필요할 것이다.

이때 경호원이 시후에게 주차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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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S 그룹의 묘소는 줄곧 엄격한 관리를 받아왔다. 그룹의 규정에 따르면, 직계 가족 외에 방계 혈족이라도 이곳에 들어올 생가이라면 모두 LCS 그룹 쪽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외부인에 대한 요구는 더 엄격한데, 반드시 그룹과 깊은 인연이 있는 가족이나 개인만이 입장이 허가되었기 때문이다.고선우는 생전 은서준과 의형제를 맺었으니, 고선우의 가족인 세 식구가 인사를 하러 오는 것은 반드시 허락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직원들은 묘소에 접근할 자격이 없다.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묻힌 LCS 그룹의 가족들은 누구든 모두가 대단한 사람들인데, 운전기사, 비서, 말단 직원들이 어떻게 그들과 만날 자격이 있겠는가? 게다가 다른 회사의 직원은 물론, LCS 그룹의 직원, LCS 그룹의 경호원 조차도 이 묘소 구역에는 들어갈 자격이 없었다.묘소가 있는 이 구역은 매일 오전, 점심, 저녁 세 차례 청소 및 유지 관리를 하는 전담자가 있으며, 담당자는 LCS 그룹의 직원들이 아니라 LCS 그룹의 방계 가족이었다. 물론 방계가족이라 하더라도, ‘은’씨 성을 가진 사람이어야 했다. 그러니 경호원들이 시후를 막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고선우는 상대방이 시후를 막으려 하자 즉시 말했다. "저 총각..! 내가 얼마 전에 암이 막 나아서 아직 몸에 후유증이 있어요. 정말 거동이 불편하니, 내 운전기사에게 나를 부축해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줘요~ 예전에 LCS 그룹 묘소 입장은 이 정도로 엄격하지는 않았었는데.. 그때는 경호원들도 같이 들어갈 수 있었다고요~!”그러자 경호원들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묘소가 구름산으로 옮겨진 후에 윗선에서 새로 정한 규율이라.. 특히 이곳을 관리하시는 어르신이 꼭 지켜야 한다고 하셔서, 저희도 반드시 지켜야 하고, 결코 넘지 말아야 선이라.. 양해 부탁드립니다!”고선우는 갑자기 불안해졌다. 시후가 직접 부모님께 제사를 지낼 수 있게 해주려고 일부러 데려온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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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후는 부모님을 잃은 지 18년이 되었다. 시후도 지금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사실, 그가 『구현보감』을 읽은 이후로 그는 오랫동안 이런 다급하고 간절한 감정을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다. 자신의 부모님은 이제 멀지 않은 이 웅장한 묘소 중 하나에 묻혀 있었고, 이 눈앞에 있는 백 여개의 돌계단만을 오르면 앞에 가서 인사를 드릴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약 20년 만에 자신이 가장 이루고 싶어하던 큰 꿈을 이룰 수 있는데.. 하지만, 이 경호원들이 죽어도 자신을 들여 보내지 않는다면 그들을 죽여버릴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아니면 LCS 그룹에게 신분을 드러내야 하는 건가..? 하지만 그렇게 하면 부모에게 제사를 지낼 수는 있겠지만, 앞으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들이 진짜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바로 그때, 뒤에서 우렁찬 목소리가 산속으로 울려 퍼졌다. "크흠!! 같이 올라가라고 해라!!!”많은 사람들이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백발에 수염, 눈썹도 이미 희게 바란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시후는 그를 보자마자 100세의 고령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노인은 비록 나이가 매우 많지만 지팡이의 도움으로 인해서인지 걷는 자세는 의외로 안정적이었다. 지금은 추운 겨울 12월인데, 노인은 흰 생활 한복만을 입고 있을 뿐인데도 노인은 전혀 추워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그가 짚고 있는 지팡이도 일반인들의 지팡이와는 좀 다른 것 같아 보였다.시후는 많은 노인들이 최근 카트와 같은 지팡이 대용품을 밀고 다니는 것을 보았지만, 그는 지팡이를 짚고 있었고, 그 위에는 비단뱀이 새겨져 있었다..! 상대를 몇 번 훑어본 시후는 속으로 ‘설마 저 노인이 고선우 아저씨가 말씀하신, 은 회장이 초빙했다는 나이 많은 풍수사인가..? 그리고 왜 함께 올라가라고 한 거지..? 설마 이미 내 신분을 간파한 건 아니겠지..? 설마.. 통찰력이 이렇게 강하나 건가..? 아니면 내 신분을 짐작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나?’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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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후는 매우 당황했다. 그는 왠지 이 노인이 한눈에 자신을 정확히 알아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이 노인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주었으니,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부모님의 묘지에 인사를 드리는 것이고 다른 일들은 나중에 처리해도 될 것이었다. 그러자 시후는 "어르신, 감사합니다."라고 허리 숙여 인사를 드렸다. 말을 마치자 시후는 고선우를 부축해 임지연, 은서와 함께 돌계단을 올라갔다.다른 사람들은 따라오지 않았고, 어르신도 밑에서 조용히 서서 시후의 뒷모습을 보며 흥분된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LCS 그룹의 묘소는 모두 아홉 줄로 나뉘어 있었다. 맨 윗줄은 LCS 그룹에서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의 것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항렬이 낮아진다.시후의 부모님은 아래에서 두 번째 줄에 묻혀 계셨다. 같은 규격의 무덤이 20개 정도 있는데, 그 중 앞에 비석이 있는 묘소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고선우는 이 줄에 멈춰 서서 이 줄의 유일한 묘비를 가리키며 "시후야, 이게 바로 네 부모님의 묘소다.."라고 말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LCS 그룹에서는 우리 부모님만 중간에 돌아가셨고 나머지는 다들 살아 계신 건가요?”"맞아, 다들 살아있지.. 40대~50대 정도 되었어. 이 나이 정도면 다들 전성기라고 하지.. 너희 부모님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면, 지금 그룹의 기둥이 됐을 텐데..”시후는 한숨을 쉬며 묘소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경호원들과 어르신 모두 아래에 있어서, 이쪽의 상황을 볼 수 없었기에 시후는 더 이상 위장하지 않고 고선우를 따라 갔다. 부모님의 묘소 앞에 다가온 시후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은 채 묘비에 새겨진 부모의 이름과, 그들의 사진을 보며 순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그의 머릿속에는 마치 영화 한 편이 빠른 속도로 재생되는 것 같았다. 머릿속에 이 영화는 자신이 기억하는 순간부터 여덟 살이 되는 해 까지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그의 머릿속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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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계단 아래에는 경비원 몇 명이 꼿꼿한 자세로 서 있었다. 어르신은 두 손으로 구렁이 지팡이를 짚고 약간의 경외심을 담은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시후는 말 대신 어르신에게 다가가 공손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어르신은 급히 지팡이를 서둘러 놓고 마치 절을 하려는 듯한 태도와 떨리는 입으로 말했다. "어휴~ 아닙니다 아닙니다~!”몇몇 보안요원들은 의아해했다. LCS 그룹의 은 회장이 어르신에게 인사를 할 때도 어르신은 눈도 깜빡하지 않는데.. 왜 다른 회사의 운전 기사가 인사를 하는데, 이렇게 정중하게 대하는 것인가..?이때 어르신이 시후에게 물었다. "총각, 한 마디만 말할 수 있을까?”시후는 "예, 말씀하시죠."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은 몸을 돌려 경호원들에게 "아무도 따라오지 마라.”라고 말했다.사람들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고선우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어르신과 함께 산허리 너머로 걸어갔다. 이곳에는 자연 대리석으로 포장된 곳이 있었는데, 바로 산 옆에 있었다.시후는 줄곧 구름산 전체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가지고 있음을 느꼈고, 이 크고 평평한 판을 보고 문득 전체 풍수의 중앙이 바로 이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어르신은 시후를 데리고 이 단의 중앙에 서서 "구름산 전체와 구름산의 전체 풍수진은 사실 당신을 위해 만든 것입니다.."라고 공손하게 말했다.시후는 의아해하며 "나를 위해서요? 어르신.. 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를 아십니까?"어르신은 "4년 전.. 그룹에 큰 일이 생겨, LCS 그룹의 용이 진흙탕에 빠져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때가 바로 당신이 결혼할 때입니다."라고 말했다."결혼이요..?!" 시후는 "제가 결혼할 때를 말하시는 겁니까?!"라고 소리쳤다."맞습니다.."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용이 진흙탕에 갇혔으니, 이 용은 바로 당신을 말하는 것입니다."라고 답했다.시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내가.. 얕은 천에 갇혔다는 말입니까?”라고 물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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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안성에 오면서, 시후는 회춘단을 몇 개 챙겨왔다. 회춘단 한 알이면 고선우를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안전을 위해 두세 알을 더 가져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이 점쳐서 나온 괘 중에서 사국에서 유일한 생명줄은 바로 자신이 지니고 있는 회춘단 밖에 없을 것이다..! 동시에 시후는 방금 노인이 한 말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보아하니, 자신이 서울에서 유나와 결혼했을 때 용이 진흙탕에 빠지게 되는 형국에 이르게 된 것 같았다. 노인은 조금 전 자신이 진흙탕에 갇힌 이유가 바로 강가에서 가정을 꾸렸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서울은 한강이 지나가는 지역이니 이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내용으로 보인다. 시후의 삶은 계속해서 험난했는데, 작년 봄.. 박상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바로 자신에게 전환점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LCS 그룹 가족들이 자신을 다시 찾게 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구현보감』을 읽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시기가 바로 작년 봄이었다.오늘 어르신을 통해 모든 일의 전말을 알 수 있었는데 우선, 그룹에서 용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이 진흙탕에 갇혔기에 LCS 그룹 전체도 불행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되었다. 그에 따라, 그룹은 풍수가 어르신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노인은 점을 쳤고, 동쪽 방항에서 자신의 수명을 10년 정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LCS 그룹에서 자신을 찾아오자,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그에게 주어진 수명 연장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구름산처럼 풍수가 뛰어난 곳의 위치를 찾는 데만 해도 4년이 걸렸고, 이곳을 찾았을 때는 풍수를 가장 최고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배열을 설정하여 시후를 위기에서 구했다. 시후가 진흙탕에 갇힌 상황에서 벗어나자, 그룹은 큰 위기를 넘겼고 시후는 더 큰 이익을 얻었다. 그리고 어르신은 자신이 이곳 구름산에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바로 그의 점괘에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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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후는 진지하게 답했다. "어르신께서 힘써 저를 도와주셨으니, 저도 당연히 어르신을 도와드려야 마땅하겠지요. 어르신께서 이 약을 복용하면, 10년의 수명을 늘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노인은 회춘단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 감격에 겨워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이내 지팡이를 땅에 놓고 몸을 떨면서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었다.시후는 회춘단을 그의 손에 넣어준 뒤 그를 부축하며 일으켜 세웠다. "그럼 어르신, 이 약을 지금 복용하세요. 사실 어르신 연세 정도 된다면 복용 후 겉으로 보기에는 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효능은 어르신처럼 지혜로운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겁니다."노인은 이 상황이 감격스럽기 짝이 없었다. "감사합니다! 도련님!!"말을 마친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회춘단을 입안에 넣었다. 그러자 노인은 꼼짝 않고 눈을 감고 약 1분 정도 시간을 보냈다. 1분 후.. 그는 눈을 뜨고 눈물을 글썽이며 시후를 바라보다가, 다시 무릎을 꿇고 울먹였다. "도련니임!! 이 약은 정말 신비로운 명약이군요! 제 목숨을 더 연장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시후는 서둘러 말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저보다 훨씬 더 연세가 많으신 어른이세요.. 이렇게까지 공손하게 예의 갖추실 필요 없습니다!”그러자 노인은 진지하게 말했다. "당신은 용과 같은 분이고 저는 이 비단 뱀과 같은 구렁이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언제든지 구렁이는 용을 보면 머리를 숙여야 하지요.. 아무리 천년 동안 도를 닦은 구렁이라도, 갓 태어난 어린 용을 만나면 반드시 무릎을 꿇어야 하는 겁니다! 아까는 옆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신분을 밝히게 될까 봐 먼저 큰절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그건 그냥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일 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으십니다.”하지만 노인은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수 없어요! 운명을 믿는 사람일수록,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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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후는 박청운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 천수를 누릴 것이라는 이야기를 그에게 악수를 청하며 웃음 지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르신의 남은 생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도록 하지요!"박청운은 서둘러 "도련님의 축복에 감사드립니다..”라며 답했다. 그리고 박청운은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저.. 도련님.. 제가 충고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꼭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만..”그러자 시후는 선뜻 답했다. "네, 어르신.. 말씀하십시오~ 귀 기울여 듣고자 합니다!”박청운은 다시 한 번 운을 뗐다. "비록 제가 도련님의 액운을 깨뜨리기는 했으나, 도련님께서는 계속해서 진흙탕이나 여울에 가까이 계시면 안 됩니다.”"그럼.. 어르신께서는 제가 어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박청운은 정중하게 말했다. "흐음.. 제 생각에는.. 안성으로 오시거나, 못해도 안성과 가까운 곳으로 오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풍수상으로 보자면, 태백산맥이라는 뿌리에서 기운이 뻗어 나와 그 뿌리가 차령 산맥으로 뻗어 나가는 방향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장차 이런 곳에서 생활하신다면, 큰 기운이 흘러 들어올 것이며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전설상의 용이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며 뛰어노는 것과 같은 형세가 될 것입니다!”시후는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며 빙긋 웃었다.박청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시후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진지하게 표정으로 말했다. "도련님.. 입립신고(粒粒辛苦)라는 말이 있지요.. 곡식 한 알 한 알에 농부의 피땀이 어려 있는 것처럼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고심하고 애쓴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고심은 하되, 먼저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는 마십시오.. 어떻게 하든 모든 결정은 자신의 초심에 충실히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아들었습니다. 오늘 좋은 가르침을 들었습니다.”“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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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 회장이 박청운을 만나 모셔왔을 때, LCS 그룹의 대저택에 머물게 했고, 평소에도 매우 정성껏 대접했다. 하지만 구름산의 묘소가 만들어진 후 박청운은 그룹의 대저택에서 나와 이곳에서 살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송 회장은 LCS 그룹의 묘소에 어르신을 모시게 하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비록 구름산 주변에 시설이 잘 만들어져 있고, 직원들을 위한 사무실과 거주 구역이 따로 있다고 해도, 송 회장은 박청운과 같이 나이 많은 노인이 이곳에 머무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가 만류해도 박청운은 기어코 이곳으로 짐들을 옮겨왔다. 왜냐하면 그는 여기서 줄곧 자신의 인연을 기다리며 점괘에 나온 그 생명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시후가 나타나서 그에게 10년의 명을 더 연장시킬 수 있는 회춘단을 선물 받았고 이제 4년 동안 열심히 이곳을 지킨 보답을 받았으니, 이제는 떠나야 할 것이다. 그래서 어르신은 경호 팀장에게 말했다. "그럼 회장님에게 내가 약속한 건 다 했다고 전해주게. 그리고 내가 가족들의 곁을 너무 오래 떠나서 향수병에 걸렸기에 작별인사는 따로 하지 않겠다고,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고도 전해주고..!?” 마지막으로 어르신은 모두에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고, 시후의 앞에선 뒤에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흥분 가득한 눈빛으로 시후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껄껄 웃으며 허공에다 소리쳤다. "하하하!! 드디어 만났구나 만났어! 그럼 나는 고향으로 돌아 가련다~~” 이 한 마디만을 남긴 채,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나버렸다.고선우는 "아니.. 100세 노인에게도 이런 기운이 있을 수 있다니.. 정말 보통이 아닌 모양이야..?”라며 감탄했다.시후는 옆에서 웃으며 LCS 그룹 경호원들이 박청운의 뒤를 따라가는 틈을 타 고선우에게 말했다. "그럼, 아저씨~ 돌아가실까요?”"그래! 그러자~!” 고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에 또 오자고!”라고 말했다.시후는 기사 역할을 계속해야 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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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요." 배유현이 말했다. "우리는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요. 한두 달 정도밖에 안 됐죠."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시후 씨를 안 지 한두 달 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 아는 거예요?!"배유현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괜히 똑똑한 척해서, 은 선생님에 대해 끝까지 파헤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파고들수록 더 깊이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가끔은 너무 똑똑한 것도 좋은 일이 아닌 것 같아요. 나도 은 선생님이 이토 나나코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 당신처럼 하루 종일 힘들어했거든요."유미경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배 회장님, 그런데 그걸 어떻게 알았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추리했죠." 그러면서 그녀는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알기로 이토 나나코는 한국에서 경기를 치른 뒤 심각한 부상을 입었어요. 당시 언론에서는 그녀가 생명이 위독하다고 했고, 설령 살아남더라도 평생 침대 신세를 질 거라고 했죠. 이게 첫 번째 단서예요. 두 번째, 이토 나나코가 부상당한 후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서 얼마 안 돼서, 은 선생님도 일본으로 떠났어요. 겉으로는 일본의 고바야시 제약을 인수하러 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 직후 도쿄에서는 심각한 암살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어요. 일본의 여러 재벌가들이 혈투를 벌였고, 심지어 이토 나나코의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 전 회장도 그 싸움 때문에 목숨을 잃을 뻔했죠.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요?"유미경이 궁금한 듯 물었다. "뭔데요?"배유현이 진지하게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몇몇 재벌가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어떤 가족은 아예 몰락했다는 거죠. 이토 유키히코 역시 심각한 부상을 입어 결국 두 다리를 잃게 되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중상을 입었던 이토 나나코는 기적적으로 회복했고, 결국 이토 그룹을 상속받게 되었어요. 당신 생각엔 왜 그런 걸까요?"유미경이 고개를 저었다. "잘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94장

    배유현의 한마디 농담에 유미경은 깜짝 놀라 허둥지둥하며 급히 손을 내저었다. "저... 저는 못 해요... 제 동생은 아직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공부한다고 연애를 못 하나요? 당신도 아직 박사 과정 중이잖아요? 아직 졸업도 안 했으면서?"유미경은 급히 말했다. "저...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배유현은 그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동생 이야기는 일단 넘어가고, 하나 더 물어볼게요. 혹시 혜리를 알고 있나요?""한국 연예인 혜리요?!" 유미경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그녀는 요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연예인이에요!" 그러면서 문득 뭔가를 떠올린 듯 깜짝 놀라며 물었다. "설마 혜리도... 은시후 씨를 좋아하나요?!"배유현이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미소 지었다. "혜리는 우리랑 다른 존재예요. 그녀는 은 선생님과 약혼을 했거든요. 어릴 적부터 두 집안이 이미 두 사람을 위해 약혼을 해두었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은 선생님을 몇 년 동안 찾아다녔고 얼마 전에 겨우 재회했어요. 그런데도 감정은 예전과 전혀 다름이 없더군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유미경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당신은 혜리가 왜 연예계를 은퇴했는지 알고 있나요?"유미경은 계속해서 쏟아지는 충격적인 비밀들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배유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설마 은시후 씨와 결혼하려고 그런 건가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당연하죠. 생각할 필요가 있겠어요?"유미경은 중얼거렸다. "하지만 은시후 씨는 이미 결혼했잖아요..."배유현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미 20년도 전에 약혼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당신 생각엔, 은 선생님의 현재 아내와 혜리 중 누가 정말 '불륜녀'일까요?""그건..." 유미경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기분이었다. 그녀의 뇌에서는 시후와 관련된 생각이 마치 컴퓨터 오류가 난 것처럼 응답 없음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고 묵묵히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93장

    “떳떳하고 당당하게...” 유미경은 무의식적으로 이 네 글자를 가볍게 따라 중얼거렸다. 유미경은 그러다 문득 뭔가 깨달은 듯,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배 회장님, 당신 말이 맞아요...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건 잘못이 아니에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떳떳하고 당당한 태도가 중요하죠...”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어때요? 아직도 좀 억울한가요?”유미경은 입술을 앙다물고 조용히 말했다. “그래도... 여전히 억울해요... 하지만 조금 전 보다는 조금 나아졌어요...”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휴~ 만약 당신이 위축되고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을 멈출 수 없다면, 일단 사고방식부터 확실히 바꿔야 한다고요. 왜냐하면, 당신의 경쟁자는 너무 많아요. 그것도, 각각 엄청난 능력과 배경을 가진 여자들이죠. 솔직히, 나도 순위권에 들기 어려울 정도라고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혹시 그거 알아요? TS Shipping이 겉으로 보기엔 일본의 이토 그룹과 한국의 엘에이치 그룹이 함께 합작한 기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은 선생님이 최대 주주라는 사실을요?”유미경은 고개를 저으며 당황스럽다는 듯 되물었다. “왜죠?”배유현은 빙긋 웃으며 설명했다. “그건, 일본 이토 그룹의 이토 나나코가 TS Shipping 51%의 지분을 은 선생님을 대신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혹시 이토 나나코라는 사람을 알고 있나요?”“네 알고 있어요....” 유미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토 나나코는 과거 킥복싱 대회에 출전했을 때부터 이미 엄청난 유명세를 얻었잖아요. 전 일본이 인정하는 진정한 미녀라고 불릴 정도였으니....”배유현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바로 전 일본인들이 인정한 미녀가 사실은 우리와 같은 경쟁자 중 한 명이에요.”“뭐라고요?!” 유미경은 무의식적으로 놀라며 외쳤다. “그녀도 은시후 씨를 좋아한다고요?!”배유현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좋아하는 정도가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92장

    배유현의 말은 유미경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녀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배유현처럼 거대한 기업의 회장이, 유부남과 이렇게 사랑에 빠질 수 있다니. 그리고 그녀의 말 속에는 어딘가 모르게 자신을 낮추는 느낌까지 묻어 있었다. 유미경은 갑자기 배유현의 이 솔직함에 감탄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는 배유현과 비교하면 자신은 한참 부족한 것 같았다. 하지만 유미경은 여전히 의문이 남아 배유현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배 회장님, 은시후 씨는 이미 결혼했는데도 당신은 그를 그렇게 사랑하는데 혹시라도 나중에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을까 봐 걱정되지 않나요?”배유현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감정이란 건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마치 어떤 음식을 먹지 않겠다고 억지로 참을 수는 있어도, 그 음식을 먹고 싶다는 욕망까지 스스로 통제할 수는 없는 것과 같죠.” 이렇게 말한 뒤, 배유현은 유미경을 바라보며 장난스러운 어투로 말했다. “그나저나, 당신도 이제 그가 결혼했다는 걸 알았죠? 그럼 지금부터 완전히 감정을 접고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감정조차 갖지 않을 자신 있어요? 그게 가능하다면, 제발 나에게도 좀 알려주세요.”유미경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멍해졌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후회스럽게 중얼거렸다. “난 못 할 것 같아요...”“그렇죠?” 배유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럴 수 없는데 굳이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 필요가 있나요? 좋아하면, 그냥 대범하게 좋아하면 되는 거예요. 보고 싶으면, 가능한 볼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만들어야겠죠. 다만, 당신이 다른 사람의 가정을 깨는 게 싫다면 영원히 당신이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티 내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요.” 그러다가, 배유현은 주제를 바꾸고 나서 눈빛이 조금 더 깊어지며 덧붙였다. “하지만 만약, 내 사랑이 도덕적 가치보다 더 크다면,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과감히 싸워야겠죠. 설령 다른 사람의 결혼 생활에 끼어드는 꼴이 된다고 해도 그게 그렇게 나쁜 일일까요? 우리는 모두 단 한 번 뿐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91장

    배유현은 이 말을 듣자마자, 유미경이 분명 휴대폰이 깨지는 바람에 울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단번에 깨달았다. 그래서 배유현은 시후에게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 혹시 T에요? 가끔 여성들은 남자들처럼 행동력이 강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해결책만 제시할 게 아니라 감정적으로 공감 받고 싶어한다고요. 저기 길 건너편에 보면 노점에서 휴대폰 액세서리를 파는 곳이 있던데... 가서 미경 씨 휴대폰 모델에 맞는 케이스를 하나 사주세요.”시후는 이 말을 듣자, 별다른 의심 없이 곧바로 말했다. “좋아요! 미경 씨는 여기서 기다려요. 배유현 씨, 미경 씨와 같이 있어 주세요.” 그렇게 말한 뒤,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달려갔다.시후가 떠난 뒤, 배유현은 유미경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혹시 은 선생님이 결혼했다는 사실을 들은 건가요? 괜찮아요, 난 이미 오래전에 알고 있었어요.”유미경은 온몸이 순간적으로 떨리더니, 고개를 들어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억울한 듯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어요...”배유현이 물었다. “그가 말해줬다면 뭐가 달라지나요? 그가 결혼한 사실을 말해줬다면,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았을까요?” 그러자 유미경은 울먹이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그가 미리 말해줬다면, 난 처음부터 그에게 거리를 두었을 거예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불륜이에요. 설령 내가 정말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해도, 절대 그에게 다가가지 않았을 거예요...”그러자 배유현은 웃으며 말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처럼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어떻게 불륜의 당사자가 될 수 있겠어요?”유미경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결혼했어요. 그런데도 내가 그와 가까이 지낸다면, 그건 분명 불륜녀가 되는 거잖아요? 그게...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거랑 무슨 관계가 있어요...”배유현은 그녀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90장

    시후는 연애 감정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비록 유나와 결혼한 지 4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사실 시후는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번도 유나와 심각한 갈등을 겪어본 적도 없었고, 크게 다퉈본 적도 없었다. 그들의 감정은 잔잔한 물결처럼 천천히 깊어 졌을 뿐, 격정적인 기복을 겪은 적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후는 뜨겁고 격렬한 사랑을 경험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연애 고수들은 대부분 수많은 일들을 겪으며 사랑과 관련된 감정에 단련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연애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단 한 번 보더라도 상대방이 이미 자신에게 빠져들었는지 아닌지를 알아차린다. 그러나 시후처럼 연애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은, 상대가 바로 눈앞에서 눈물을 쏟으며 울고 있어도,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유미경이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도, 시후는 단순히 이렇게 말했다. “아니, 겨우 휴대폰이 깨졌다고 이렇게 우는 거예요? 괜찮아요, 내가 새로 하나 사주면 되잖아요. 그렇게 눈물 흘릴 필요까지는 없어요...”유미경은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 울먹이며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새로 사줘도 이 휴대폰이 아니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건 이 폰이라고요!”시후는 다급히 말했다. “당신이 이 휴대폰에 애착을 갖고 있는 거군요… 하지만 걱정 말아요, 휴대폰이 깨져도 수리가 가능하니까. 뒷면 커버만 갈면 되겠네요.” 이렇게 말한 뒤 시후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덧붙였다. “지금은 좀 늦었으니까, 내일 아침에 바로 서비스센터에 가서 수리하면 돼요. 부품이 있으면 오전 중에 고칠 수 있을 것 같네요. 만약 부품이 없으면, 똑같은 기종을 하나 사서 부품을 빼서라도 고쳐줄게요. 이러면 괜찮죠?”유미경은 슬픔을 억누를 수 없었지만, 차마 자신의 마음을 밝힐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억울한 듯이 더욱 서럽게 울면서 말했다. “나는... 나는 그냥 이 폰이 좋아요... 완전히 똑같은 이 휴대폰이요... 뒷면을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89장

    유미경은 매우 놀라고 말았다. 시후가 올해 29살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그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아직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던 건가요?!”“맞아요.” 시후가 설명했다. “그리고 20대 초반에 내가 일하고 있던 공사팀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현장에서 우연히 대표님의 눈에 들었는데, 그분이 내가 대학에 가서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셨고, 나중에는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손녀딸과 결혼까지 시키고 싶어하셨어요...”유미경은 깜짝 놀라며 크게 눈을 뜨고는 시후를 바라보았다. “지금 나에게 농담하는 거 아니죠? 그 대표님이 왜 그렇게 잘해주신 거예요? 게다가 자기 손녀까지 당신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했다니?”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우연이었어요. 그분의 집안이 우리 LCS 그룹에서 일했던 겁니다. 그래서 내 정체를 알아보고는, 내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지만 진정한 가족을 만들어 주고 싶어 하셨던 거고요.”유미경은 시후의 흐뭇한 미소를 보며, 심장이 갑자기 쿵쿵 뛰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감추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설마... 정말 그 결혼을 받아들인 건 아니죠?”“맞아요. 승낙했어요.” 시후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때의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어요. 그리고 끝없는 떠돌이 생활이 지겨웠고, 나도 가정을 갖고 싶었거든요.”순간, 유미경은 마치 천둥을 맞은 것처럼 온몸이 굳어버린 것 같았다. 그녀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참으며 물었다. “그래서... 이미 결혼한 거네요?”“그렇죠.” 시후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대표님이 내가 대학을 다닐 수 있게 해주신 것도 사실 아내와 함께 졸업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어요. 아내가 졸업한 후, 결혼식을 올렸죠.”유미경은 순간적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시야가 갑자기 흐려졌다. 그녀는 시후가 이미 결혼했다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렇게까지 가슴이

  • 나는 재벌가 사위다   4588장

    유미경은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시후를 보는 순간 자신의 가슴속에 쌓여 있던 모든 원망과 불만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시후가 자신에게 사과하는 순간, 그녀는 오히려 조금 부끄러움을 느끼기까지 했다. 부끄러움을 느낀 이유는, 시후는 바로 이중열을 구하기 위해서 이렇게 멀리까지 왔지만, 반면에 자신의 아버지는 그의 체면 때문에 이중열이라는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려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옳고 그른지는 너무도 명확했다.시후 역시도 늘 누구에게 빚을 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으로, 서로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으니 안도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유미경에게 말했다. “미경, 이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 여기서 그냥 다 잊는 걸로 하죠.”“좋아요.” 유미경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오후에 시후가 자신의 아버지와 이야기하던 중 먹자골목 이야기를 꺼낸 것이 떠올라 궁금한 듯 물었다. “은시후 씨, 그런데 오후에 왜 갑자기 우리 아버지에게 먹자골목 이야기를 하신 거예요? 혹시 다른 계획이라도 있는 건가요?”“맞아요.” 시후가 대답했다. “유 회장님이 이곳을 재개발해 상업 중심지로 만들려고 했거든요.”유미경은 놀라며 물었다. “그걸 직접 당신에게 말했어요?”“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부분을 이야기할 때 굉장히 흥분하시던데요. 보아하니 이미 결심을 굳힌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기회를 이용해 그가 이 먹자골목을 당신에게 모두 양도하게 만들었죠. 이후에 이곳을 떠날지 머물지는 당신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요.”유미경은 따뜻한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왜 이렇게 배려해주신 거죠?”시후는 무심한 듯 말했다. “이 먹자골목은 당신에게 중요한 곳이잖아요. 그러니 이곳을 보존하는 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죠.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는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기에 이곳의 땅값이 올랐다고 해도, 굳이 허물고 재개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시후는 탄식하며 말했다. “하지만 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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