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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1장

시후는 매우 당황했다. 그는 왠지 이 노인이 한눈에 자신을 정확히 알아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이 노인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주었으니,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부모님의 묘지에 인사를 드리는 것이고 다른 일들은 나중에 처리해도 될 것이었다. 그러자 시후는 "어르신, 감사합니다."라고 허리 숙여 인사를 드렸다. 말을 마치자 시후는 고선우를 부축해 임지연, 은서와 함께 돌계단을 올라갔다.

다른 사람들은 따라오지 않았고, 어르신도 밑에서 조용히 서서 시후의 뒷모습을 보며 흥분된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LCS 그룹의 묘소는 모두 아홉 줄로 나뉘어 있었다. 맨 윗줄은 LCS 그룹에서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의 것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항렬이 낮아진다.

시후의 부모님은 아래에서 두 번째 줄에 묻혀 계셨다. 같은 규격의 무덤이 20개 정도 있는데, 그 중 앞에 비석이 있는 묘소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고선우는 이 줄에 멈춰 서서 이 줄의 유일한 묘비를 가리키며 "시후야, 이게 바로 네 부모님의 묘소다.."라고 말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LCS 그룹에서는 우리 부모님만 중간에 돌아가셨고 나머지는 다들 살아 계신 건가요?”

"맞아, 다들 살아있지.. 40대~50대 정도 되었어. 이 나이 정도면 다들 전성기라고 하지.. 너희 부모님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면, 지금 그룹의 기둥이 됐을 텐데..”

시후는 한숨을 쉬며 묘소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경호원들과 어르신 모두 아래에 있어서, 이쪽의 상황을 볼 수 없었기에 시후는 더 이상 위장하지 않고 고선우를 따라 갔다. 부모님의 묘소 앞에 다가온 시후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은 채 묘비에 새겨진 부모의 이름과, 그들의 사진을 보며 순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마치 영화 한 편이 빠른 속도로 재생되는 것 같았다. 머릿속에 이 영화는 자신이 기억하는 순간부터 여덟 살이 되는 해 까지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그의 머릿속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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