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매우 당황했다. 그는 왠지 이 노인이 한눈에 자신을 정확히 알아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이 노인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해결해주었으니,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부모님의 묘지에 인사를 드리는 것이고 다른 일들은 나중에 처리해도 될 것이었다. 그러자 시후는 "어르신, 감사합니다."라고 허리 숙여 인사를 드렸다. 말을 마치자 시후는 고선우를 부축해 임지연, 은서와 함께 돌계단을 올라갔다.다른 사람들은 따라오지 않았고, 어르신도 밑에서 조용히 서서 시후의 뒷모습을 보며 흥분된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LCS 그룹의 묘소는 모두 아홉 줄로 나뉘어 있었다. 맨 윗줄은 LCS 그룹에서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의 것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항렬이 낮아진다.시후의 부모님은 아래에서 두 번째 줄에 묻혀 계셨다. 같은 규격의 무덤이 20개 정도 있는데, 그 중 앞에 비석이 있는 묘소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고선우는 이 줄에 멈춰 서서 이 줄의 유일한 묘비를 가리키며 "시후야, 이게 바로 네 부모님의 묘소다.."라고 말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LCS 그룹에서는 우리 부모님만 중간에 돌아가셨고 나머지는 다들 살아 계신 건가요?”"맞아, 다들 살아있지.. 40대~50대 정도 되었어. 이 나이 정도면 다들 전성기라고 하지.. 너희 부모님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면, 지금 그룹의 기둥이 됐을 텐데..”시후는 한숨을 쉬며 묘소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경호원들과 어르신 모두 아래에 있어서, 이쪽의 상황을 볼 수 없었기에 시후는 더 이상 위장하지 않고 고선우를 따라 갔다. 부모님의 묘소 앞에 다가온 시후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벗은 채 묘비에 새겨진 부모의 이름과, 그들의 사진을 보며 순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그의 머릿속에는 마치 영화 한 편이 빠른 속도로 재생되는 것 같았다. 머릿속에 이 영화는 자신이 기억하는 순간부터 여덟 살이 되는 해 까지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그의 머릿속은 더
돌계단 아래에는 경비원 몇 명이 꼿꼿한 자세로 서 있었다. 어르신은 두 손으로 구렁이 지팡이를 짚고 약간의 경외심을 담은 눈빛으로 시후를 바라보았다.시후는 말 대신 어르신에게 다가가 공손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어르신은 급히 지팡이를 서둘러 놓고 마치 절을 하려는 듯한 태도와 떨리는 입으로 말했다. "어휴~ 아닙니다 아닙니다~!”몇몇 보안요원들은 의아해했다. LCS 그룹의 은 회장이 어르신에게 인사를 할 때도 어르신은 눈도 깜빡하지 않는데.. 왜 다른 회사의 운전 기사가 인사를 하는데, 이렇게 정중하게 대하는 것인가..?이때 어르신이 시후에게 물었다. "총각, 한 마디만 말할 수 있을까?”시후는 "예, 말씀하시죠."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은 몸을 돌려 경호원들에게 "아무도 따라오지 마라.”라고 말했다.사람들이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고선우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어르신과 함께 산허리 너머로 걸어갔다. 이곳에는 자연 대리석으로 포장된 곳이 있었는데, 바로 산 옆에 있었다.시후는 줄곧 구름산 전체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를 가지고 있음을 느꼈고, 이 크고 평평한 판을 보고 문득 전체 풍수의 중앙이 바로 이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어르신은 시후를 데리고 이 단의 중앙에 서서 "구름산 전체와 구름산의 전체 풍수진은 사실 당신을 위해 만든 것입니다.."라고 공손하게 말했다.시후는 의아해하며 "나를 위해서요? 어르신.. 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저를 아십니까?"어르신은 "4년 전.. 그룹에 큰 일이 생겨, LCS 그룹의 용이 진흙탕에 빠져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때가 바로 당신이 결혼할 때입니다."라고 말했다."결혼이요..?!" 시후는 "제가 결혼할 때를 말하시는 겁니까?!"라고 소리쳤다."맞습니다.."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며, "용이 진흙탕에 갇혔으니, 이 용은 바로 당신을 말하는 것입니다."라고 답했다.시후는 얼굴을 찡그리며 "내가.. 얕은 천에 갇혔다는 말입니까?”라고 물었다."그
이번에 안성에 오면서, 시후는 회춘단을 몇 개 챙겨왔다. 회춘단 한 알이면 고선우를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안전을 위해 두세 알을 더 가져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이 점쳐서 나온 괘 중에서 사국에서 유일한 생명줄은 바로 자신이 지니고 있는 회춘단 밖에 없을 것이다..! 동시에 시후는 방금 노인이 한 말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보아하니, 자신이 서울에서 유나와 결혼했을 때 용이 진흙탕에 빠지게 되는 형국에 이르게 된 것 같았다. 노인은 조금 전 자신이 진흙탕에 갇힌 이유가 바로 강가에서 가정을 꾸렸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서울은 한강이 지나가는 지역이니 이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내용으로 보인다. 시후의 삶은 계속해서 험난했는데, 작년 봄.. 박상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바로 자신에게 전환점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LCS 그룹 가족들이 자신을 다시 찾게 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구현보감』을 읽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시기가 바로 작년 봄이었다.오늘 어르신을 통해 모든 일의 전말을 알 수 있었는데 우선, 그룹에서 용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이 진흙탕에 갇혔기에 LCS 그룹 전체도 불행한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게 되었다. 그에 따라, 그룹은 풍수가 어르신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노인은 점을 쳤고, 동쪽 방항에서 자신의 수명을 10년 정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LCS 그룹에서 자신을 찾아오자,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그에게 주어진 수명 연장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구름산처럼 풍수가 뛰어난 곳의 위치를 찾는 데만 해도 4년이 걸렸고, 이곳을 찾았을 때는 풍수를 가장 최고로 만들어 줄 수 있는 배열을 설정하여 시후를 위기에서 구했다. 시후가 진흙탕에 갇힌 상황에서 벗어나자, 그룹은 큰 위기를 넘겼고 시후는 더 큰 이익을 얻었다. 그리고 어르신은 자신이 이곳 구름산에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바로 그의 점괘에 나온
시후는 진지하게 답했다. "어르신께서 힘써 저를 도와주셨으니, 저도 당연히 어르신을 도와드려야 마땅하겠지요. 어르신께서 이 약을 복용하면, 10년의 수명을 늘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노인은 회춘단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 감격에 겨워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이내 지팡이를 땅에 놓고 몸을 떨면서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었다.시후는 회춘단을 그의 손에 넣어준 뒤 그를 부축하며 일으켜 세웠다. "그럼 어르신, 이 약을 지금 복용하세요. 사실 어르신 연세 정도 된다면 복용 후 겉으로 보기에는 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정한 효능은 어르신처럼 지혜로운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겁니다."노인은 이 상황이 감격스럽기 짝이 없었다. "감사합니다! 도련님!!"말을 마친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회춘단을 입안에 넣었다. 그러자 노인은 꼼짝 않고 눈을 감고 약 1분 정도 시간을 보냈다. 1분 후.. 그는 눈을 뜨고 눈물을 글썽이며 시후를 바라보다가, 다시 무릎을 꿇고 울먹였다. "도련니임!! 이 약은 정말 신비로운 명약이군요! 제 목숨을 더 연장해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시후는 서둘러 말했다. "어르신, 어르신께서는 저보다 훨씬 더 연세가 많으신 어른이세요.. 이렇게까지 공손하게 예의 갖추실 필요 없습니다!”그러자 노인은 진지하게 말했다. "당신은 용과 같은 분이고 저는 이 비단 뱀과 같은 구렁이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언제든지 구렁이는 용을 보면 머리를 숙여야 하지요.. 아무리 천년 동안 도를 닦은 구렁이라도, 갓 태어난 어린 용을 만나면 반드시 무릎을 꿇어야 하는 겁니다! 아까는 옆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신분을 밝히게 될까 봐 먼저 큰절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그건 그냥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일 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으십니다.”하지만 노인은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럴 수 없어요! 운명을 믿는 사람일수록, 하
시후는 박청운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 천수를 누릴 것이라는 이야기를 그에게 악수를 청하며 웃음 지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르신의 남은 생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도록 하지요!"박청운은 서둘러 "도련님의 축복에 감사드립니다..”라며 답했다. 그리고 박청운은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저.. 도련님.. 제가 충고 하나 드려도 되겠습니까? 꼭 들어 주셨으면 합니다만..”그러자 시후는 선뜻 답했다. "네, 어르신.. 말씀하십시오~ 귀 기울여 듣고자 합니다!”박청운은 다시 한 번 운을 뗐다. "비록 제가 도련님의 액운을 깨뜨리기는 했으나, 도련님께서는 계속해서 진흙탕이나 여울에 가까이 계시면 안 됩니다.”"그럼.. 어르신께서는 제가 어디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박청운은 정중하게 말했다. "흐음.. 제 생각에는.. 안성으로 오시거나, 못해도 안성과 가까운 곳으로 오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은 풍수상으로 보자면, 태백산맥이라는 뿌리에서 기운이 뻗어 나와 그 뿌리가 차령 산맥으로 뻗어 나가는 방향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장차 이런 곳에서 생활하신다면, 큰 기운이 흘러 들어올 것이며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전설상의 용이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며 뛰어노는 것과 같은 형세가 될 것입니다!”시후는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며 빙긋 웃었다.박청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치 시후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진지하게 표정으로 말했다. "도련님.. 입립신고(粒粒辛苦)라는 말이 있지요.. 곡식 한 알 한 알에 농부의 피땀이 어려 있는 것처럼 어떤 일을 이루기 위하여 고심하고 애쓴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 않습니까..? 그러니 고심은 하되, 먼저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는 마십시오.. 어떻게 하든 모든 결정은 자신의 초심에 충실히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아들었습니다. 오늘 좋은 가르침을 들었습니다.”“아닙니다.
송 회장이 박청운을 만나 모셔왔을 때, LCS 그룹의 대저택에 머물게 했고, 평소에도 매우 정성껏 대접했다. 하지만 구름산의 묘소가 만들어진 후 박청운은 그룹의 대저택에서 나와 이곳에서 살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송 회장은 LCS 그룹의 묘소에 어르신을 모시게 하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비록 구름산 주변에 시설이 잘 만들어져 있고, 직원들을 위한 사무실과 거주 구역이 따로 있다고 해도, 송 회장은 박청운과 같이 나이 많은 노인이 이곳에 머무르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가 만류해도 박청운은 기어코 이곳으로 짐들을 옮겨왔다. 왜냐하면 그는 여기서 줄곧 자신의 인연을 기다리며 점괘에 나온 그 생명의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시후가 나타나서 그에게 10년의 명을 더 연장시킬 수 있는 회춘단을 선물 받았고 이제 4년 동안 열심히 이곳을 지킨 보답을 받았으니, 이제는 떠나야 할 것이다. 그래서 어르신은 경호 팀장에게 말했다. "그럼 회장님에게 내가 약속한 건 다 했다고 전해주게. 그리고 내가 가족들의 곁을 너무 오래 떠나서 향수병에 걸렸기에 작별인사는 따로 하지 않겠다고, 인연이 되면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고도 전해주고..!?” 마지막으로 어르신은 모두에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고, 시후의 앞에선 뒤에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흥분 가득한 눈빛으로 시후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껄껄 웃으며 허공에다 소리쳤다. "하하하!! 드디어 만났구나 만났어! 그럼 나는 고향으로 돌아 가련다~~” 이 한 마디만을 남긴 채, 그는 이미 자리를 떠나버렸다.고선우는 "아니.. 100세 노인에게도 이런 기운이 있을 수 있다니.. 정말 보통이 아닌 모양이야..?”라며 감탄했다.시후는 옆에서 웃으며 LCS 그룹 경호원들이 박청운의 뒤를 따라가는 틈을 타 고선우에게 말했다. "그럼, 아저씨~ 돌아가실까요?”"그래! 그러자~!” 고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에 또 오자고!”라고 말했다.시후는 기사 역할을 계속해야 했기
고선우의 말에 시후는 빙긋 웃으며 "아저씨, 제가 아직 처리할 일들이 많아서요..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고선우는 그 말을 듣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 "후우.. 그렇구나.. 그럼 앞으로 자주 안성으로 와.. 나와 우리 집사람은 네가 꼭 안성에 와서 더 발전하기를 바라고만 있으니까.. 알겠지?”시후는 짧게 대답만 했을 뿐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그러자 고선우는 시후에게 물었다. "그럼 시후야, 내일 친구 할머니 생신 잔치에 간다고 했는데.. 선물은 준비했니?”"음.. 아직이요! 이따가 상점을 좀 둘러볼 생각입니다~” 시후는 비록 노인들에게 굉장한 의미가 있는 회춘단을 가지고 있었지만, 권여빈의 할머니를 만난 적도 없었고 생신을 축하한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비싼 선물을 줄 수는 없기 때문에 거리에 나가 10만 원 정도 되는 선물을 사서 마음을 표시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선우는 시후의 대답을 듣고 바로 웃으며 말했다. "우리 집에 부채가 하나 있는데.. 이 부채가 중국의 제백석이라는 화가가 그린 거야. 부채에는 복과 장수를 기원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단다. 부채살도 중국의 장인이 한 땀 한 땀 수제로 만들었다고 하더라.. 그러니 아마 어르신에게 생신 선물로 드리기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수준일 거야.”"아니에요 아저씨, 제가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어떻게 아저씨의 물건을 지인에게 선물로 드릴 수 있나요. 제가 직접 가서 선물을 사드리면 되니, 괜찮습니다.”"에이, 시후야 사양할 게 뭐가 뭐가 있니? 부채 하나라면 그렇게 큰 가치는 없지만, 소재가 장수이니.. 아마도 어르신들에게는 선물로 딱일 것 같다. 집에 장식으로 두어도 되고, 여름에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그럼 선물은 이걸로 결정하고 절대 나에게 사양하지 말어라. 그리고 더더욱 나를 남처럼 대하지 말고~ 안 그럼 다음에는 내가 화를 낼지도 몰라!”시후는 고선우의 태도가 단호하자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
시후는 코를 글적이었다. "저기.. 저는 어쨌든 여빈 씨의 절친의 남편이라고요..!”여빈은 조금 형식적으로 말했다. 그래요 알고 있죠. 가짜 남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거요. 그 가짜 결혼도 4년 차.. 하지만, 그 소꿉놀이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네요?”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마침 한정판 벤틀리 한 대가 다가와 두 사람 옆에 멈춰 섰고 뒷좌석의 창문이 내려졌다. 차 안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한 중년 여인이 여빈을 바라보며 "어머 여빈아, 너 왜 나와 있니?”라고 물었다.여빈은 이 여자를 보자 황급히 웃으며 "아앗, 둘째 고모! 안녕하세요? 고모부는요?"라고 물었다.차 안에 있던 중년 여인은 "아직 바쁘대, 점심에 하는 생일 잔치 전에 온다고 하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여빈은 "그럼 사촌 오빠는요?"하고 물었다.중년 여인은 마지못한 듯 말했다. "어제 밤에 못 봤는데..? 근데 말이야 내가 짜증이 나 죽겠어! 네 사촌 오빠가 말이야.. 기억력이 너무 안 좋아! 몸이 회복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밤중에 쏘다니는 거야!! 나중에 네 사촌 오빠 보면 한 소리 좀 해라!”여빈은 쓴웃음을 지었다. "둘째 고모, 사촌 오빠 성격 안 좋은 거 잘 알고 계시잖아요~ 아마 제가 말하면 난리도 아닐 걸요?”중년 여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대체 몇 살인데 점점 버릇이 없어지는 거야..?” 그러더니 그녀는 여빈 옆에 있던 시후를 보며 웃음지었다. "오모, 이 총각이 혹시 네 남자 친구니?”여빈은 시후를 한 번 보고 부끄러운 듯 웃음지었다. "헤헤.. 아직 아니에요.”"아.직..?!" 중년 여인은 그 '아직'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며 "그럼 언제 '아직'에서 ‘네'가 되려나? 호호호!”여빈은 수줍게 말했다. "아휴..! 둘째 고모, 너무 팔불출이잖아요~ 어서 들어가셔요. 할머니가 기다리세요.”중년 여인은 웃으며 "그럼 두 사람 태워다 줄까?"라고 말했다.여빈은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희는
시후는 오늘 이렇게 Samson 그룹의 위기는 일단락되었지만, 자신의 정체가 Samson 그룹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Samson 그룹의 능력을 고려한다면, 만약 그들이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할 때 고은서나 배유현을 통해 자신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었다. 따라서 시후가 해야 할 일은 Samson 그룹이 자신을 알아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조사하지 않게 만들거나 감히 조사를 시도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다.이에 그는 배유현에게 말했다. “Samson 그룹 사람들을 안전한 장소로 데려다 준 후 반드시 당부해야 합니다. 아니, 경고해야 합니다. 절대 어떠한 방식으로도 나의 정체를 조사하려 하지 말라고요. 나는 정의감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이라, 내 존재를 알리는 걸 싫어한다고 말입니다. 더구나 누군가가 나의 뒤를 캐려고 하는 건 더더욱 싫으니 그들이 경고를 무시할 경우, 그에 따른 결과는 전적으로 그들의 책임이라는 걸 명심시켜 주세요.”배유현은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묻고 싶은 말을 삼키고는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시후는 다시 원서훈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원 선생님, 오늘 밤은 수고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원서훈은 감격하며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저를 이렇게 신뢰해 주시니 정말 영광입니다. 꼭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인 후, 김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우, 이제 주어진 임무는 무엇보다도 은서의 콘서트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겁니다.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희생자 직원들의 가족들과 접촉해 충분한 보상금과 비밀 유지 비용을 제공하고, 이번 일을 절대로 외부에 유출하지 않도록 해요. 이해했죠?”김지우는 약간 망설이며 물었다. “은 선생님... 만약 그들의 가족들이 동의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죠?”시후는 단호히 말했다. “한 사람당 높은 금액을 제시해요. 이 비용은 내가 부담하죠. 동시에 그 가족들에게
이러한 것들을 생각하며, 시후는 곧바로 물었다. “원 선생님, Samson 그룹 사람들의 반응을 잘 살펴보셨습니까? 이 여성이 누구인지 추측하실 수 있을까요?”원서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급히 말했다. “한 남성이 있었습니다. 아마 그녀의 남편인 듯한데, 그가 다른 남자에게 ‘둘째 형님’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여자를 부르며 ‘아현’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것 같습니다.”시후는 이 말을 듣고 곧바로 추측했다. 이 사람은 아마 자신의 셋째 외숙모일 것이라고. 결국 ‘둘째 형님’이라 불릴 사람은 자신의 둘째 삼촌 안태풍 뿐이었다. 그리고 그를 ‘둘째 형님’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셋째 삼촌 안재남 뿐이었다.시후는 혹시 이 여성이 막내 이모 안유진이면 어떡하나 싶어 가장 두려웠다. 만약 그랬다면, Samson 그룹 내부에서 이미 적의 침투를 허용한 셈이고, 이런 상황은 어떤 각도에서 봐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셋째 외숙모라는 말을 듣고 시후는 약간 안심했다. 하지만, 그저 약간 안심했을 뿐이었다. 셋째 외숙모와 삼촌 안재남은 결혼한 지 적어도 십 년이 넘었다. 그런데 그녀가 왜 갑자기 '죽을 각오를 한 전사'로 변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만약 그녀가 중간에 적에게 세뇌당한 것이라면, 그 조직의 능력은 정말 경악할 만한 수준일 것이다. 그렇다면 최상류층 재벌가의 사모님을 세뇌하여 자발적으로 적의 군사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반대로 그녀가 처음부터 그 조직의 일원이었고, Samson 그룹에 잠입하기 위해 준비된 스파이였다면, 그 조직의 능력과 계략은 훨씬 더 무시무시한 수준일 것이다. 죽을 각오를 하게 만든 후, 삼촌 안재남과 십 년 넘게 부부로 지내며 아이까지 함께 키우다니... 이 정도로 치밀한 계획은 정말 소름 끼칠 정도의 계획이 아닌가! 게다가 이 조직은 그녀로 하여금 자신의 남편과 딸, 심지어 자신의 생명까지도 모두 희생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이 정도의 통제력이라면 그야말로 등골이 오싹할 정도라고 할 수 있
안재남의 아내가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원서훈과 Samson 그룹 사람들 모두 크게 충격을 받았다. 열 여섯 살 된 그녀의 딸은 그 자리에서 거의 무너져 내렸다. 엄마의 시신을 붙잡고 흔들며 절망적으로 울부짖었다. “엄마...! 왜 이러는 거야, 엄마...! 나 놀라게 하지 마요...!”안재남 역시 거의 혼절할 지경이었다. 그는 급히 다가가 아내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지만, 형 안태풍이 그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다. 안재남은 깜짝 놀라 안태풍을 바라보며 외쳤다. “형, 왜 나를 막는 거야?! 아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잖아!”그러자 안태풍은 차가운 얼굴로 소리쳤다. “어떻게 죽었는지 똑똑히 봐! 아까 그 괴한의 우두머리가 어떻게 독을 먹고 자살했는지 기억 안 나?”“자...자살...” 안재남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형 말은... 아현이가 독을 먹고 자살한 거라고?!”안태풍은 시신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자살 말고 다른 가능성이 있겠어?”이때 원서훈이 급히 앞으로 나와 안재남의 아내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여러분, 아무도 움직이지 마십시오!” 그는 곧 자신의 부하들에게 지시했다. “여기 사람들을 잘 감시해!”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시신을 안고 방을 빠져나와 시후가 있는 곳으로 뛰어갔다.시후는 원서훈이 숨이 멎은 중년 여성을 안고 나오는 것을 보고 즉시 눈살을 찌푸렸다. 김지우는 안재남의 아내를 본 적이 있었다. 비록 말을 섞지는 않았지만, 불과 수십 분 전 까지만 해도 살아 있던 사람이 지금 시신으로 나오자 그녀는 깜짝 놀라 뒷걸음치며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시후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원서훈은 자책하는 얼굴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제 부주의로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아까 수색하는 동안 모든 주의를 각자의 손에 집중하느라 이렇게 독을 먹고 죽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원서훈은 이어 깊이 후회하며 말했다. “독약을 어떻게 복용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손에는 아무 움직임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이 말을 마친 뒤, 원서훈은 모두를 주시하며 말했다. “여러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지금부터 개인 소지품을 모두 제출해 주십시오. 이곳에서 잠재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제거해야 하기에 종합적으로 점검을 실시할 예정입니다.”안충주가 물었다. “어떤 물건들을 제출해야 합니까?”“모든 것들입니다.” 원서훈은 이때 더 이상 에둘러 말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엄중하게 말했다. “여러분, 지금부터 모든 개인 소지품을 제출해 주시고, 남성 분들은 왼쪽에, 여성 분들은 오른쪽에 서 주십시오. 그리고 두 손은 펴서 가슴 앞에 두시고요. 동성의 검사 요원들이 여러분을 수색할 예정입니다.”안산은 이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이보게, 자네 혹시 우리들 중에 내부자가 있다고 의심하는 건가?”원서훈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진지하게 대답했다. “회장님, 저는 명령을 따르는 것뿐입니다. 여러분께서 반드시 협조해 주셔야 합니다. 불쾌하셨다면 양해 부탁드립니다!”이때 안태풍은 불만을 표하며 말했다. “저기요, 아무 이유 없이 우리를 의심하고, 심지어 신체 수색까지 하겠다는 건 지나친 것 아닌가요? 잊지 마세요, 우리는 피해자라고요! 그리고 보아하니 경찰도 아닌 것 같은데, 누가 이런 권한을 줬죠?” 안태풍은 원래 성격이 강하고 공격적이며, Samson 그룹의 차기 후계자로서 원서훈의 강경한 태도에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느꼈다. 그러나 원서훈은 그에게 별 반응을 하지 않고 차갑게 대꾸했다. “죄송하지만, 아까 여러분을 구한 분께서 저에게 이 권한을 주셨습니다. 그 분의 명령에 따라, 여기 있는 모든 분들은 무조건 협조하셔야 하며, 어떠한 이유로도 검사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이 말을 듣자 안태풍의 불만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조금 전의 장면들이 그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문 앞에 서 있던 괴한이 구세주의 알 수 없는 무기에 의해 손발이 공중에서 잘려 나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그 순간이 그에게 준 충격은 엄청났다. 따라서
이때, 생사를 넘긴 Samson 그룹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몇몇 어린 손주들은 큰 충격을 받아 매우 침울한 상태였고, 어른들 역시 모두 우울한 분위기였다.조금 전 배유현의 부하 직원들이 문 밖에서 현장을 정리하는 동안, 시후의 세 외삼촌들은 안산과 함께 사건의 경과를 분석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심지어 격렬한 말다툼까지 벌이기도 했다. 그들은 대체 어느 부분에서 이렇게 중대한 허점이 생겼는지 알고 싶어 했다. 이 허점이 Samson 그룹 식구들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을 뻔했기 때문이다.처음에 안태풍이 시후의 이모부, 즉 안유진의 남편을 가장 큰 용의자로 의심했다. 왜냐하면 오늘 밤 모든 가족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유일하게 그 혼자서 일이 있다며 이곳에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건 온 가족의 생사가 달린 중대한 일이었기에, 안태풍은 이 문제를 논의하면서도 안유진에게 날카로운 말을 서슴지 않았다.안재남은 둘째 형 안태풍과 성격이 비슷하고, 평소에도 두 사람은 업무적으로 협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는 둘째 형의 추측에 동의하며, 매형이 가장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하지만 안유진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이런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오늘 그녀와 외동딸이 이곳에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안유진의 남편은 평소 딸을 매우 아꼈다. 옛 속담에 ‘호랑이가 아무리 흉악해도 새끼는 잡아먹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남편이 정말 Samson 그룹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려 했다면, 적어도 딸을 이곳에 데리고 가게 두지 않았을 것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남편에게 충분한 범행 동기가 없다고 판단했다. 만약 남편이 돈을 위해 이런 짓을 했다면, 그는 Samson 그룹 자산의 첫 번째, 두 번째, 심지어 세 번째 상속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모두 죽는다 해도, 대부분의 Samson 그룹 자산은 살아남은 손주들이 상속받을 뿐이었다. 그러니 단지
김지우는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선생님이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고 의심하시더라도, 그 배신자가 우리 쪽일 가능성은 낮아요. 우리 직원들이 Samson 그룹 사람들의 동향을 알게 된 것은 Samson 그룹 사람들이 도착한 이후일 텐데, 그건 고작 몇 십 분 전이잖아요.”시후는 신호가 차단된 일을 떠올리며 물었다. “오늘 낮에 해당 층으로 직원들이 온 적이 있나요? 그들이 신호 차단 장비를 들고 들어왔을 가능성은 없을까요?”김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낮에는 저희가 공연 현장과 백스테이지에 신경 쓰느라 VIP 구역을 특별히 주시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장담할 수는 없지만, VIP 구역의 CCTV 영상을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녀는 덧붙였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나 혜리 둘 다 정보를 누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령 낮에 누군가 와서 신호 차단 장비를 설치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어떤 곳에 이 장비를 설치해야 할지 알 리가 없어요. 이곳에는 방이 20여 개나 되는데, 설마 모든 방에 장비를 설치했을까요?”시후는 휴대폰을 들고 복도 근처의 몇몇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이 방들에서는 신호가 전혀 차단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을 확인하자 아무래도 공연장의 스태프들이 미리 장비를 준비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시후는 더욱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시후는 지금의 상황이 마치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처럼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객관적으로 볼 때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은서와 김지우는 강한 보안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외가 식구들의 정보가 새어 나갈 가능성이 낮아 보였다. 게다가 시후는 또 다른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상대의 목적이 Samson 그룹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었다면, 신호 차단 장비를 반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소형 폭탄을 반입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소형 폭탄을 이용해 일을 간단히 해결할 수
곧, 배유현의 부하들이 감정이 격앙된 김지우를 데려왔다. 김지우는 심각한 긴장감과 충격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이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어떻게 VIP 구역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태프들까지도 하나같이 자취를 감추어 버렸기 때문에, 그녀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시후를 보자마자 그녀의 긴장된 감정은 조금 누그러졌다. 그녀는 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이 사람들은 선생님이 모셔온 사람들인가요?”시후는 배유현을 한 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 사람들은 배유현 씨가 데려온 사람들입니다. 제가 도움을 요청했어요.”김지우는 놀라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시후는 대답하지 않고 경계하는 태도로 그녀에게 물었다. “오늘 밤 Samson 그룹 사람들이 여기 온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아무도 없어요.” 김지우가 대답했다. “혜리와 저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 그러고 나서 그녀는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방금 전에 누군가 Samson 그룹 사람들을 습격했습니다.”“습격이요?!” 김지우는 눈을 크게 뜨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던 거죠?” 그러면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좌우를 둘러보며 의심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은 선생님... 여기는 전혀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요...”시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계속 질문했다. “Samson 그룹 사람들이 오늘 밤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걸 언제 알게 되었죠? 그리고 알게 된 이후 무슨 일을 했습니까?”김지우는 급히 말했다. “혜리가 오늘 오전 Samson 그룹의 사모님께 전화를 받고 그들이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혜리는 바로 은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확인했고, 선생님께서 동의하신 후 Samson 그룹 사람들의 방을 선생님이 계신 VIP실 옆으로 배치했죠.”시후는 또 물었다.
배유현의 지시에 따라, 그녀가 데려온 부하 직원들은 우선 모든 카펫을 제거한 뒤, 밀봉된 봉지에 넣어 소각 처리하기 위해 가져갔다. 한 팀이 카펫을 청소하는 동안, 다른 팀원들은 조명 장비, 건축 자재, 청소 용품, 그리고 물 펌프를 신속하게 현장으로 가져왔다.그런 뒤, 몇몇 전기 기술자들은 조명 교체를 교체하기 시작했고, 다른 작업자들은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방수 스트립과 폼 글루를 사용해 복도 전체를 10cm 높이의 방수 수조처럼 밀폐했다. 그 후, 사람들은 고압 호스와 강력 세제를 사용해 복도에 흩뿌려진 피를 세척했다. 세척된 피는 물펌프를 통해 배수구로 바로 흘려보냈다.곧 복도의 조명은 완전히 복구되었고, 물탱크 안의 혈액 농도 역시 눈에 띄게 옅어지며 복도에서 나던 피비린내도 90% 이상 빠르게 사라졌다.동시에 또 다른 팀은 벽면에 남아 있는 총탄 자국을 조용히 처리하고 있었다. 그들은 벽에 박힌 총알을 하나씩 제거한 뒤, 손상된 벽면을 속건성 퍼티로 메웠다. VIP 구역 복도의 벽지와 방 내부에 사용된 벽지는 동일한 것이었기 때문에, 사용되지 않은 VIP룸 한 곳의 벽지를 모두 잘라내어 손상된 디자인과 색상에 따라 각각 맞게 채워 넣고,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벽지 접합 부분의 틈새를 세심하게 처리해 두었다.이후 배유현의 부하직원들은 자극적인 향을 가진 소독제를 복도 전체에 다시 분사하고, 고출력 열풍 건조기를 사용해 완전히 건조시켰다. 모두가 분업하여 효율적으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이 모든 작업을 완료하는 데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이때 또 다른 팀은 화물차를 몰고 도착했다. 첫 번째 팀이 카펫을 제거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이미 페이셔스 그룹이 운영하는 인테리어 상점에서 새로운 카펫을 긴급 조달해왔다. 새로운 카펫은 제거된 카펫과 동일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색상과 질감은 약 80% 정도 유사했다.화물차와 함께 온 몇몇 인부들은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곳에서 치
“은 선생님.. 제가.. 제가 제이크 한 경감을 동결하라고요?!” 배유현은 시후의 말에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며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시후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냉동센터가 있다면서요? 그를 데려가 급속 냉동하는 건 그냥 손쉬운 일이지 않나요.”배유현은 시후가 너무나 가볍게 말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은 선생님, 동면인간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단지 과학적 개념에 불과합니다. 수십 년 전에 과학자들이 이 개념을 제시했지만, 지금까지 성공 사례는 전혀 없어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제이크 한을 힐끗 보며 계속 말했다. “은 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현재 과학 수준으로는 사람을 냉동 시킨 뒤 다시 살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얼리는 게 중요하니까.” 시후가 제이크 한을 냉동센터에 보내려는 이유는, 그의 몸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를 냉동시켜 초저온 환경인 영하 100~200 도에서 보관하면, 그의 몸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기가 대폭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시후는 적은 양의 영기로도 그의 몸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고, 영기를 그의 몸과 함께 동결시킴으로써 최소 몇 년 동안 변화를 겪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를 배유현에게 하나하나 모두 설명할 수 없었기에, 시후는 단지 자신의 지시를 따를 것을 고집했다.배유현은 시후가 결정을 내린 것을 보고, 존중하는 차원에서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즉시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냉동센터 책임자가 제이크 한을 데려가도록 직접 지시해 달라고 요청했다.할아버지와의 통화 후, 배유현은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께서 냉동센터 쪽에 지시하셨고, 15분 안에 제이크 한 경감을 데리러 올 겁니다.”“좋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는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절대 외부로 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