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고개를 저었다. "별 거 아니야. 내 생각에는 이런 건 고생도 아니야. 일종의 시련이랄까..?”은서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주차장에서 차를 빼면서 말했다. "아빠가 어제도 오빠에 대해 얘기 하셨어.. 의사 선생님이 다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하라고 하니까 아무래도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는 걸 깨달으신 건지.. 오빠를 찾지 못한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아쉬워 하시더라고..”시후는 가슴이 뭉클해지며 싱긋 미소 지었다. "은서야, 걱정 마. 그리고 이젠 내가 있으니 아저씨는 꼭 건강을 회복하실 거야."은서는 시후의 능력을 몰랐고, 시후가 상류사회에서 일찍이 은 선생님이라고 불리며 인정받고 있다는 것도 몰랐기 때문에, 그가 아버지의 불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아버지가 시후를 보면 매우 기뻐할 것이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건강도 어느 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은서의 집은 청주국제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안성의 고급 주택 지역은 바로 고속도로와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청주 공항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면 50분 정도 안에 도착하는 거리였다. 은서는 차를 안성의 대림동산 쪽으로 몰았다.안성에는 주택, 빌라촌이 있는데, 시내가 아니라 대부분 모두 안성의 서쪽 대림동산 쪽에 몰려 있었다. 이 지역은 수변 공원과 함께 야트막한 산과 안성천이 흐르는 곳으로 자연 경관이 좋아 최근에 대형 단독 주택이 많이 들어서는 곳이었다. 단독 주택 중에서도 은서 부모님이 지내고 있는 예랑헌은 최고의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의 모든 주택 가격은 적어도 10억 이상이며, 매우 고급스럽다. 하지만 이곳은 LCS 그룹의 저택과는 비교할 수 없다.시후의 기억 속에 LCS 그룹 저택은 이런 현대식 대형 주택이 아니라, 조선시대 왕족 집안의 사람들이 지내던 한옥이었다. 따라서 내부가 굉장히 아름답고 넓으며, 웅장한 맛이 있음을 기억하고 있었다. 시후는 집에 있던 수십 개의 황금 장식들과, 용무늬, 십장생 무늬들을 기억
식탁 앞에 앉아있는 중년 부부는 용모, 분위기 그리고 옷차림을 막론하고 모두 매우 고급스럽고 품위 있어 보였다. 그 중에서 남자는 얼굴이 약간 초췌하고 입술에 이미 핏기가 없었다. 따라서 한 눈에 봐도 병을 오래 앓았거나 심지어 불치병에 걸린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의 옆에 있는 여성은 관리가 굉장히 잘 되었는지 매우 아름다운 외모에 은서와 매우 달았고, 나이도 30대 후반처럼 보였다.시후는 한눈에 두 사람을 알아보았는데, 바로 어린 시절 잘 알았던 아저씨와 그의 아내 임씨 아주머니였다.시후가 두 사람을 알아봤을 때, 두 사람도 시후를 알아보았다! 고선우는 몹시 충격 받은 표정이었다. 그의 얼굴은 워낙 수척해 있었는데, 눈을 부릅뜨고 벌벌 떨며 무슨 말을 하려다가 사래가 걸린 것 같았다.그리고 한쪽에 있던 임지연도 어안이 벙벙하여,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 손으로 시후를 가리키며 한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았다. "어머..? 너.. 너!!! 너 시후 아니니..?!!! 시후야!!”시후는 코가 찡해지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떨려왔다. "아주머니.. 맞아요.. 저 시후입니다.." 그리고 시후는 말을 잇지 못하고 떨고 있는 고선우를 바라보며 "아저씨...... 안녕하세요! 임 아주머니, 잘 계셨어요..?”고선우는 시후를 보며 "진짜 시후냐?"라고 중얼거렸다.시후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저씨, 저 맞아요.. 저 시후예요..! 저 기억 나세요?”라고 물었다.고선우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알지!! 알다 마다.. 흑흑.. 네 아버지가 젊었을 때랑 똑같고.. 네 할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과도 많이 닮았어!!”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힘겹게 일어나 시후를 향해 걸어오려고 했다!시후는 급히 마중 나가 고선우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했다. "아저씨, 이렇게 오랫동안 아저씨와 아주머니를 걱정하게 했습니다.. 죄송해요..”고선우는 눈물을 훔치며 울먹였다. “하이고.. 내가 지난 몇 년 동안 널 찾기 위해
이렇게 말하면서 고선우는 울먹이지 않을 수 없었다. "끄흑.. 시후야..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널 찾아다녔는데.. 줄곧 너의 어떠한 행방도 찾지 못했어... 그래서 나는 한때 네가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줄만 알았다.." 고선우는 이렇게 말을 하다가 입을 꾹 다물고 이를 꽉 깨물기까지 했으나, 참을 수 없어 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말았다...그는 눈물이 완전히 시야를 가릴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서준아.. 네가 이미 하늘에 있지만.. 아들 좀 봐!! 네 아들이 돌아왔어!! 마침내 돌아왔으니 이제야 난 마침내 너를 만나러 갈 체면이 섰다..!" 고선우는 감정이 격해져 몇 번 더 울며 소리치더니 기침을 심하게 했다.그의 곁에 서 있던 아내 임지연은 눈시울을 닦느라 바빴고, 곧 남편의 등을 조심스럽게 두드리며 울먹였다. "여보.. 이제 시후가 돌아왔으니 얼마나 기쁜 일이에요? 더 이상 울지 마세요.. 몸이 좋지 않아 이렇게 큰 감정 기복을 견디지 못합니다."그제서야 고선우는 약간 감정을 추슬렀고,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시후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야, 빨리 앉아. 이 아저씨에게 말해봐. 요 몇 년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말이다.." 그리고는 그는 무언가를 깨닫고, 급히 딸 은서를 쳐다보며 물었다. "은서야, 시후는 어떻게 만난 거야?”은서는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였다. “아빠.. 죄송해요, 제가 줄곧 숨기고 있었어요.. 사실 제가 지난 번에 광고 모델을 한다고 했잖아요? 그 때 이미 시후 오빠를 만났는데, 바로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시후 오빠가 두 분을 놀라게 해주고 싶다고 해서요..”고선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격한 듯 소리쳤다. "그래!! 서프라이즈다! 정말 이렇게 놀라울 수가!! 굉장히 놀랐어..!” 이렇게 말하면서 고선우는 두 손으로 시후의 손을 잡고 말했다. "시후야.. 네가 요 몇 년 동안 무슨 일을 겪었든 간에 이렇게 우리 앞에 돌아올 수 있으면 됐어.. 이제 우리를 떠나지 말아라.. 너와 우리 은서는
고선우는 시후를 끌고 자기 옆 자리에 앉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즉시 시후에게 "시후야, 우리 먼저 밥부터 먹자! 우리 집에 있는 음식이 입에 맞을지 모르겠다.. 입에 안 맞으면 다시 만들어 줄게!"라고 따뜻하게 말을 건넸다.시후는 급히 말했다. "어휴~ 저에게 이렇게 하실 필요 없으세요~”고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후의 지난 몇 년 동안의 생활을 물었다. 고선우의 가족에게 시후는 숨길 것이 별로 없었기에 《구현보감》과 같은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는 비밀을 제외한 모든 것을 그들에게 알려주었다. 18세 이전의 생활, 18세 이후의 사회 경험을 비롯하여 김 회장과의 만남, 유나와의 결혼, 그리고 결혼 후의 생활을 포함한 모든 것들을..고선우와 임지연은 시후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 수록 마음이 아팠다. 그들의 눈에는 시후가 어쨌든 LCS 그룹의 후손이고, 직계 자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시후가 어렸을 때 당시 그의 아버지는 LCS 그룹의 가장 빛나는 인재였으니.. 이치대로라면 시후는 어려서부터 금의옥식 하며 풍족한 삶을 살았을 텐데.. 오히려 이렇게 많은 시련을 겪었을 줄은 몰랐던 것이다...고선우는 시후의 이야기를 들으며 계속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시후야.. 그럼 이제는 어떻게 할 생각이냐?? 그룹에 가서 회장님과는 만날 생각이 있니?"시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솔직히 말씀드리지만.. 저는 아직 그럴 계획이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줄곧 부모님의 죽음을 의심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그룹은 제가 모든 것을 밝히기 전에 제 부모님을 살해한 용의자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그들과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고선우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럼 시후야.. 내가 조언을 하나 할게.. 지금 돌아가서 LCS 그룹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도 되지만, 절대로 LCS 그룹과 척을 지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만약 그들이 정말로 우리 부모님을 살해했다면.. 어떻게 부모님을 위해 복
시후는 고선우가 자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개를 부드럽게 저었다. "아저씨, 비록 저는 부모님과 인연이 짧아 8년밖에 함께 살지 못했지만, 제 몸 안에는 두 사람의 핏줄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이번 생에 부모님을 위해 복수하지 못하면 어떻게 제게 주신 핏줄과 생명에 떳떳할 수 있겠어요?”임지연은 이 말을 듣고 계속 말을 하지 않았고, 이 말을 듣고 눈시울을 붉히며 가볍게 탄식했다. "여보.. 시후의 성격은 서준 오라버니와 거의 똑같아요.. 분명 서준 오라버니도 이런 일을 겪었다면 의연하게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떠나지 않았을 것이죠. 그 당시 당신은 오라버니를 설득할 수 없었으니.. 지금도 시후를 설득할 수 없을 거예요..”고선우는 풀이 죽은 듯 고개를 끄덕이고, 한숨을 내쉬면서 시후를 보고, 또 딸 은서를 번갈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야.. 다른 일들은 좀 늦출 수 있어.. 하지만 만약 앞으로 네가 정말 LCS와 적이 되어 대가를 치르게 하려면 적어도 충분한 실력이 있어야 할 거다..” 그러자 고선우는 잠시 말을 멈추고 정색을 하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너는 먼저 우리 은서와 결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때가 되면, 네가 정식으로 LCS로 돌아가지 않더라도, 너는 내 사위일 것이고 그때 내가 다행히 죽지 않는다면, 나는 너를 위해 몇 가지 준비를 할 수 있을 거다. 네가 실력을 키우면서 우리 집안의 자원과 인맥을 모두 너를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줄게.”임지연 역시 남편의 말을 듣고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시후야.. 비록 네가 지금 결혼했지만, 너와 우리 은서의 혼약은 지금보다 20년 이상 빨랐어.. 그러니 네가 말한 그 WS 그룹의 아가씨는 어떤 의미에서는 원래 혼약에 끼어든 셈이지. 물론 내가 너의 아내를 비난한 것은 아니야. 어쨌든 이 일에 대한 책임도 없고.. 나는 단지 네 부모님의 당시 계획에 따라 너는 우리 은서와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WS 그
이때 고선우는 몸이 좀 불편한 듯 기침을 몇 번 하다가 안정을 취한 후에야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야.. 지난 십여 년 동안 네가 서울에 있었다고 했는데.. 이제는 그냥 그런 복잡한 곳에서 벗어나 마음 편하게 살면서 앞으로 일에 대해 계획하는 것이 어떻겠니..? 우리 집안은 갑자기 너를 하늘로 치솟게 만들어 줄 수는 없지만, 든든한 버팀목은 되어줄 수 있다. 장차 네가 그룹으로 돌아갈 생각이 있다면, 어느 정도의 저력도 갖게 될 거고.. 만약 네가 그룹 사람들과 경쟁하고 싶다면, 우리 집안이 뒤에 있을 때 성공할 확률도 매우 클 거야..!”시후는 고선우의 말을 듣고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는 자신이 그룹을 떠났더라도, 그리고 자신이 이미 결혼했더라도 고선우와 임지연이 여전히 당시의 정략 결혼을 이행하고, 수 없이 많은 팬들이 있는 은서를 자신에게 시집보내고 싶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후의 마음속에는 은서와 그녀의 가족들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가 커져만 갔다.그 때, 고선우는 또 다시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했다. "시후야.. 나는 더 이상 병원에 다시 가서 치료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왜냐하면 지금껏 큰 풍파를 다 맛보았거든... 그래서 난 더 이상 죽음이 두렵지 않아. 그저 내가 더욱 존엄하게 남은 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오늘 이렇게 너를 다시 보니 갑자기 살아남고 싶다는 갈증이 생겨.. 지금 나의 가장 큰 희망은 바로 너와 내 딸 은서가 결혼하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거야.. 만약 내가 조금이라도 더 살다가 너희 둘에게 아이가 생기는 것까지 볼 수 있다면.. 나는 정말 죽어도 한이 없을 것 같아!!”옆에 있던 은서는 울음을 터뜨렸다. "흐이.. 아빠!! 흑흑..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고선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딸~ 넌 이 아빠를 잘 알잖아~ 나는 결코 가식적이거나 감정적이지 않아.. 그러니 방금 한 말 모두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야.." 그는 임지연을 바
임지연과 고선우는 모두 충격을 받은 듯했다. 말기 암을 완전히 낫게 한다고..?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들은 오랫동안 이 병을 위해 열심히 대응해 세계 최고의 전문가를 찾았고, 세계 최고의 특효약과 의료기기, 그리고 치료 수단을 사용했지만, 고선우를 낫게 하지 못했다.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억만장자였지만, 췌장암을 앓다가 미국에서 최고의 치료를 받았지만 그 결과는 아쉬웠다. 따라서 전 세계 최고 전문가들 조차도 고선우의 병이 완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저 고선우가 6개월에서 1년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시후가 갑자기 그를 낫게 할 수 있다고 말하니.. 두 사람에게는 어불성설이었던 것이다.임지연은 한숨을 내쉬며 진지하게 말했다. "시후야.. 아저씨를 걱정한다는 걸 알지만.. 이 병은.. 확실히 낫기가 너무 어려워..”고선우 역시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시후야.. 내 병은 더 이상 고칠 수 없다. 췌장암은 가장 지독한 암이야.. 게다가 나는 이미 말기라 온몸에 암세포가 퍼졌다.. 그러니 아마 천지신명도 내 병은 못 고칠 거야..”시후는 속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천지신명은 못 구하더라도 나 은시후는 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그의 말은 오만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얼마 전에 우연히 좋은 약을 얻었는데,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데 매우 좋은 효과가 있었어요. 그래서 늘 가지고 다니는데, 한 번 시도해 보세요."고선우는 속으로 당연히 믿지 않았다. 그는 무신론자에다 현실주의자이며, 과학을 굳게 믿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꽤 오랫동안 병을 앓았기에 거의 의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련 자료, 문헌들을 이미 철저히 연구했기에 이미 자신을 구제할 약이 없다는 걸 100% 확신하고 있었기에, 시후의 말을 듣고 그는 허탈한 듯 고개를 저었다. "시후야, 너의 마음은 고맙지만.. 다만 이런 병은 너의 생각보다 굉장히 강하다..
임지연의 노여움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상대방은 시큰둥한 얼굴로 답했다. "형수님.. 여기는 제 형님 댁인데 동생이 놀러 오는데 형수님 허락까지 받아야 합니까?”임지연은 계속 굳은 표정으로 소리쳤다. "고우정, 당연한 거 아니야? 나는 네 형의 아내이고 이 집은 절반이 내 명의야. 그러니 만약 네가 내 허락 없이 침입한다면, 이것은 민가에 침입하는 거라고!!”고우정은 입을 삐죽거리며 임지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이고, 형수님.. 아직도 우리 형님과 부부사이인 줄 아세요? 그런데.. 형수님은 아내로서의 의무를 다한 것이 맞습니까?"그러자 고선우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고우정!! 네 형수에게 무슨 헛소리야? 네 맏형의 아내라고! 말 조심해!!”“말 조심하라고??” 고우정은 냉소했다. "푸하하하!! 형! 저 여자는 우리 집안에서 볼 때 외부인이야! 게다가 우리 집안의 며느리로서 장손 하나 낳지 못했다고! 그러니 우리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기를 장손도 없었다는 걸 잊지 마! 저 여자는 우리 집안의 죄인이라고!”임지연은 이 말을 듣자마자 억울하고 분노한 표정으로 변했다.한쪽에 서 있던 고선우의 온몸이 계속 떨렸고, 그는 그릇을 하나 집어 들고서 갑자기 땅에 내동댕이쳤다. 사기 그릇은 고우정의 발 밑에서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 났다. "고우정! 더 이상 이 일을 가지고 개소리 하지 마! 네 형수가 딸을 낳다가 난산으로 죽을 뻔했어! 그 후로는 난 다시는 네 형수가 둘째를 낳지 못하게 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점은 부모님께서도 생전에 지극히 존중해주신 부분이야! 집안의 다른 어르신들도 아무런 의견이 없었는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헛소리를 해!?""아이고 형님.. 부모님이 존중한다고 하셨지..? 사실 이 일로 얼~마나 속상하셨는지 몰라! 형님 체면을 봐서 표현하기가 미안했을 뿐이라고!" 잠시 뒤, 고우정은 또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우리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게~ 다 이 일이 마음 속에
김지우는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선생님이 내부에 배신자가 있다고 의심하시더라도, 그 배신자가 우리 쪽일 가능성은 낮아요. 우리 직원들이 Samson 그룹 사람들의 동향을 알게 된 것은 Samson 그룹 사람들이 도착한 이후일 텐데, 그건 고작 몇 십 분 전이잖아요.”시후는 신호가 차단된 일을 떠올리며 물었다. “오늘 낮에 해당 층으로 직원들이 온 적이 있나요? 그들이 신호 차단 장비를 들고 들어왔을 가능성은 없을까요?”김지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낮에는 저희가 공연 현장과 백스테이지에 신경 쓰느라 VIP 구역을 특별히 주시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제가 장담할 수는 없지만, VIP 구역의 CCTV 영상을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녀는 덧붙였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나 혜리 둘 다 정보를 누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령 낮에 누군가 와서 신호 차단 장비를 설치했다 하더라도, 그들은 어떤 곳에 이 장비를 설치해야 할지 알 리가 없어요. 이곳에는 방이 20여 개나 되는데, 설마 모든 방에 장비를 설치했을까요?”시후는 휴대폰을 들고 복도 근처의 몇몇 방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 결과, 이 방들에서는 신호가 전혀 차단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을 확인하자 아무래도 공연장의 스태프들이 미리 장비를 준비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시후는 더욱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시후는 지금의 상황이 마치 막다른 골목에 이른 것처럼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객관적으로 볼 때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은서와 김지우는 강한 보안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외가 식구들의 정보가 새어 나갈 가능성이 낮아 보였다. 게다가 시후는 또 다른 사실을 깨달았다. 만약 상대의 목적이 Samson 그룹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었다면, 신호 차단 장비를 반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소형 폭탄을 반입하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소형 폭탄을 이용해 일을 간단히 해결할 수
곧, 배유현의 부하들이 감정이 격앙된 김지우를 데려왔다. 김지우는 심각한 긴장감과 충격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이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어떻게 VIP 구역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것인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태프들까지도 하나같이 자취를 감추어 버렸기 때문에, 그녀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시후를 보자마자 그녀의 긴장된 감정은 조금 누그러졌다. 그녀는 급히 물었다. “은 선생님,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이 사람들은 선생님이 모셔온 사람들인가요?”시후는 배유현을 한 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 사람들은 배유현 씨가 데려온 사람들입니다. 제가 도움을 요청했어요.”김지우는 놀라며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시후는 대답하지 않고 경계하는 태도로 그녀에게 물었다. “오늘 밤 Samson 그룹 사람들이 여기 온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아무도 없어요.” 김지우가 대답했다. “혜리와 저 말고는 아무도 몰라요.” 그러고 나서 그녀는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방금 전에 누군가 Samson 그룹 사람들을 습격했습니다.”“습격이요?!” 김지우는 눈을 크게 뜨고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던 거죠?” 그러면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좌우를 둘러보며 의심스럽게 말했다. “그런데 은 선생님... 여기는 전혀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요...”시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계속 질문했다. “Samson 그룹 사람들이 오늘 밤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걸 언제 알게 되었죠? 그리고 알게 된 이후 무슨 일을 했습니까?”김지우는 급히 말했다. “혜리가 오늘 오전 Samson 그룹의 사모님께 전화를 받고 그들이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혜리는 바로 은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 확인했고, 선생님께서 동의하신 후 Samson 그룹 사람들의 방을 선생님이 계신 VIP실 옆으로 배치했죠.”시후는 또 물었다.
배유현의 지시에 따라, 그녀가 데려온 부하 직원들은 우선 모든 카펫을 제거한 뒤, 밀봉된 봉지에 넣어 소각 처리하기 위해 가져갔다. 한 팀이 카펫을 청소하는 동안, 다른 팀원들은 조명 장비, 건축 자재, 청소 용품, 그리고 물 펌프를 신속하게 현장으로 가져왔다.그런 뒤, 몇몇 전기 기술자들은 조명 교체를 교체하기 시작했고, 다른 작업자들은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는 방수 스트립과 폼 글루를 사용해 복도 전체를 10cm 높이의 방수 수조처럼 밀폐했다. 그 후, 사람들은 고압 호스와 강력 세제를 사용해 복도에 흩뿌려진 피를 세척했다. 세척된 피는 물펌프를 통해 배수구로 바로 흘려보냈다.곧 복도의 조명은 완전히 복구되었고, 물탱크 안의 혈액 농도 역시 눈에 띄게 옅어지며 복도에서 나던 피비린내도 90% 이상 빠르게 사라졌다.동시에 또 다른 팀은 벽면에 남아 있는 총탄 자국을 조용히 처리하고 있었다. 그들은 벽에 박힌 총알을 하나씩 제거한 뒤, 손상된 벽면을 속건성 퍼티로 메웠다. VIP 구역 복도의 벽지와 방 내부에 사용된 벽지는 동일한 것이었기 때문에, 사용되지 않은 VIP룸 한 곳의 벽지를 모두 잘라내어 손상된 디자인과 색상에 따라 각각 맞게 채워 넣고,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벽지 접합 부분의 틈새를 세심하게 처리해 두었다.이후 배유현의 부하직원들은 자극적인 향을 가진 소독제를 복도 전체에 다시 분사하고, 고출력 열풍 건조기를 사용해 완전히 건조시켰다. 모두가 분업하여 효율적으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이 모든 작업을 완료하는 데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이때 또 다른 팀은 화물차를 몰고 도착했다. 첫 번째 팀이 카펫을 제거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이미 페이셔스 그룹이 운영하는 인테리어 상점에서 새로운 카펫을 긴급 조달해왔다. 새로운 카펫은 제거된 카펫과 동일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색상과 질감은 약 80% 정도 유사했다.화물차와 함께 온 몇몇 인부들은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곳에서 치
“은 선생님.. 제가.. 제가 제이크 한 경감을 동결하라고요?!” 배유현은 시후의 말에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며 어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시후는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 “냉동센터가 있다면서요? 그를 데려가 급속 냉동하는 건 그냥 손쉬운 일이지 않나요.”배유현은 시후가 너무나 가볍게 말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은 선생님, 동면인간 프로젝트는 아직까지 단지 과학적 개념에 불과합니다. 수십 년 전에 과학자들이 이 개념을 제시했지만, 지금까지 성공 사례는 전혀 없어요..” 그러면서 배유현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제이크 한을 힐끗 보며 계속 말했다. “은 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현재 과학 수준으로는 사람을 냉동 시킨 뒤 다시 살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얼리는 게 중요하니까.” 시후가 제이크 한을 냉동센터에 보내려는 이유는, 그의 몸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를 냉동시켜 초저온 환경인 영하 100~200 도에서 보관하면, 그의 몸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기가 대폭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시후는 적은 양의 영기로도 그의 몸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고, 영기를 그의 몸과 함께 동결시킴으로써 최소 몇 년 동안 변화를 겪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를 배유현에게 하나하나 모두 설명할 수 없었기에, 시후는 단지 자신의 지시를 따를 것을 고집했다.배유현은 시후가 결정을 내린 것을 보고, 존중하는 차원에서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즉시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냉동센터 책임자가 제이크 한을 데려가도록 직접 지시해 달라고 요청했다.할아버지와의 통화 후, 배유현은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께서 냉동센터 쪽에 지시하셨고, 15분 안에 제이크 한 경감을 데리러 올 겁니다.”“좋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는 당신에게 맡기겠습니다. 절대 외부로 소문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습니다.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성도민이 물었다. "그런데, 은 선생님, 안에 있던 네 명의 보디가드들은 어떤 수준이었습니까? 어떻게 그렇게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한 겁니까?"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6성 무인 한 명, 7성 무인 두 명, 그리고 8성 무인 한 명이었습니다.""8성 무인이요?!" 성도민은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무인의 최고 경지는 8성으로, 이는 기경팔맥을 모두 뚫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성도민은 8성의 수준을 막 돌파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8성 무인이 이렇게 처참히 죽었다는 사실에 그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시후는 그의 놀란 표정을 보고 물었다. "8성 무인이 이렇게 처참히 죽을 줄은 몰랐던 겁니까? 심지어 그의 정수리까지 깨져 버렸죠.""네...." 성도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은 선생님, 저는 이 네 명이 왜 이렇게 처참히 죽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강한 실력이라면 일반인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조차 어렵지 않습니까? 게다가 그들은 본래 경호원으로서 방어 의식도 강했을 텐데, 어떻게 상대가 접근해 총을 쏠 기회를 줬는지...."시후는 냉정하게 말했다. "성도민 씨, 당신이 아직 무술인으로서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교만함 때문에 모르는 겁니다. 무술인이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무술인에게도 단점이 많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어요." 이어 시후는 물었다. "만약 성도민 씨 당신은 이런 도망갈 곳 없는 복도 끝에서 갑자기 20명 이상에게 포위되어 무차별 사격을 당한다면, 몇 발이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까?"성도민은 진지하게 대답했다. "저는 상대가 나타나기 전에 먼저 그들을 감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들은 8성 무인이 아니니 기척과 움직임을 숨길 수는 없을 테니까요."시후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공연이 막 시작될 무렵, 외부 음향 장치에서 우주 전쟁의 폭발음이 요란하게 울려 퍼질 때도 상대의 기척과 움직임을
"물길을 거슬러 올라간다고요?!" 배유현은 시후의 말을 듣고 더욱 놀랐다. 그녀는 시후가 왜 자신의 외조부와의 상봉을 이토록 거부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이때 배유현의 전화가 울렸다. “아가씨, 블랙 드래곤의 리더가 도착하여 이미 사람들과 함께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알겠어요.” 배유현이 응답한 뒤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블랙 드래곤 리더가 도착했다고 합니다.”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대의 엘리베이터 버튼이 깜박였고, 곧이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성도민이 10여 명의 블랙 드래곤 대원들과 함께 빠르게 나타났다. 성도민은 시후를 보자마자 몸을 숙여 말했다. “은 선생님, 늦었습니다!” 그러자 모든 대원들도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외쳤다. “늦었습니다!”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아닙니다. 이미 아주 빨리 오셨습니다.” 성도민이 서둘러 물었다. “은 선생님,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제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시후는 말했다. “사지가 절단된 채 아직 살아있는 괴한이 한 명 있습니다. 그를 데려가야 하죠. 제가 그에게 물어볼 것들이 있어서.. 나머지는 모두 죽었으니, 시체를 전부 처리하고 현장의 혈흔과 총탄 자국을 깨끗이 정리해 주세요.” 성도민은 얼굴이 진지해졌고 즉시 답했다. “지금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곧바로 그는 대원들과 함께 복도로 들어갔다. 복도는 어둠에 휩싸여 있었지만, 성도민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희미한 빛 속에서도 모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현장의 처참한 광경을 본 그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죽음의 현장에서 산전수전을 겪어온 사람이지만, 이토록 참혹한 장면은 난생처음 보았기 때문이다.블랙 드래곤의 다른 대원들 역시 숨길 수 없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진동하는 피비린내는 모든 사람들을 신체적으로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성도민은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냉정하게 말했다. “시체 가방을 준비해. 죽은 사람들을 모두 넣어라.” “알겠습니다!” 대원들 모두가 고개
전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고 있는 혜리는 여전사의 의상을 입고 화려하게 무대에 등장해 관중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시후는 공연이 정상적으로 시작된 것을 보고 조금 안도했다. 오늘 밤의 일은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사건 현장을 깨끗이 정리하고 외부의 관심을 끌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방안일 것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고 특히 경찰은 물론 외부의 관심을 끄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만약 소문이 퍼져 수만 명이 한꺼번에 공연장에서 몰려나가다가 압사 사고라도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현장을 기본적으로 정리하고 나면, 내일은 매니저에게 이 공연장이 업그레이드 공사를 위해 잠시 폐쇄된다고 발표하게 하고, VIP 구역의 바닥, 벽, 천장을 모두 철거하여 완전히 매립하게 할 것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오늘 밤 이곳에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피가 흘렀기 때문에, 아무리 깨끗이 세척한다고 하더라도 바닥 틈새나 벽 깊숙한 곳에 DNA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철거해야만 증거를 완전히 없앨 수 있을 것이다.10분 뒤, 배유현이 서둘러 현장에 도착했다. 그녀는 수십 명의 보디가드와 함께 VIP 구역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고, 이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녀는 그곳에 서 있는 시후와 바닥에 누운 제이크 한의 시체를 발견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의 심하게 손상된 상체를 자신의 외투로 덮어 두기는 했지만, 그의 얼굴은 가리지 않아 배유현은 한눈에 그를 알아보고 놀라 외쳤다. “은 선생님... 설마... 제이크 한 경감을 죽이신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죽인 게 아닙니다. 진짜 범인은 안쪽에 있어요.”배유현은 거의 본능적으로 안쪽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시후가 그녀 앞을 막아섰다. “너무 끔찍하니,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배유현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제 사람들이 아래에서 대기 중인데, 도와달라고 하
시후의 냉담한 명령은 안충주의 마음 깊은 곳에 슬픔을 안겨주었다. 제이크 한은 그의 오랜 친구였고, 오늘 친구가 자기가 관련된 일 때문에 죽게 된 상황에서, 그의 죽음을 가족에게조차 알릴 수 없다는 사실은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어린 아이가 아니었고, 사회의 냉혹함을 겪지 않은 거대한 아기도 아니었다. 그는 현재 상황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음을 잘 알고 있었다. 살아남은 것만 해도 큰 행운이기에, 자신이 더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오늘의 일이 지나간 후, 제이크 한의 가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보상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숙이고 진지하게 말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제가 알겠습니다. 꼭 선생님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시후가 이렇게 단호한 어조로 말한 것은 안충주가 다른 생각을 할 여지를 없애고, 자신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게 하기 위함이었다. 외삼촌이 현실을 받아들인 것을 확인한 후, 시후는 단호하게 문을 닫았다. 그런 뒤, 시후는 핸드폰을 꺼내 들고,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걸어가며 성도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성도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 선생님, 무슨 명령이십니까?” 시후가 물었다. “성도민 씨, 뉴욕에 남아있는 군인들을 모두 혜리의 공연장으로 보내 줘요. 조금 전 20명 넘는 무장 대원들이 이곳에 와서 Samson 그룹 사람들을 공격했지만, 거의 모두 내가 처리했습니다. 시체를 처리하는 데 도와줘야 해요.” 이 말을 들은 성도민은 충격을 받은 듯 물었다. “은 선생님, 괜찮으십니까?!” “괜찮아요.” 시후는 담담하게 답했다. “그저 시체가 너무 많아서, 혼자 처리하기 어려운 거지.” 그러자 성도민은 급히 말했다. “바로 대원들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시후가 궁금해서 물었다. “아직 뉴욕에 있나요?” 성도민이 대답했다. “네, 은 선생님. 아직 뉴욕에 있습니다. 다행히도 뉴욕에서 몇 년 동안 거래
시후는 제이크 한의 죽음에 대해 다소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는 블랙 드래곤을 조사하던 중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는 직업적인 이유로 그 일을 한 것뿐이었다. 그는 경찰의 신분으로서 오랜 경력을 쌓아왔으며 평판도 매우 좋았다. 그런 그가 이렇게 비참한 결말을 맞을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사람은 죽으면 등불이 꺼지듯, 일단 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시후의 능력으로는 그를 구할 수 없었다. 그냥 이렇게 피할 수 없는 재난을 겪을 그의 운명이었을 뿐…하지만 그때, 시후는 문득 제이크 한의 몸에 여전히 미세한 파동이 남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시후는 즉시 더 많은 영기를 풀어 상황을 확인했고, 놀랍게도 제이크 한의 뇌가 아직 완전히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마도 2~3분이 지나지 않아 뇌가 완전히 산소 부족에 빠지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제이크 한의 강한 생명력 때문에 뇌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그의 뇌는 아직 마지막 생명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신체는 이미 거의 완전히 파괴된 상태였고, 시후는 그를 살려낼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그때 시후는 갑자기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예전에 이토 나나코의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도 다리 두 개를 절단한 후 시후가 그의 잘려 버린 팔다리를 다시 자라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는데, 절단된 다리가 다시 자라지 않듯이, 완전히 파괴된 다른 장기들도 자연스럽게 재생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구현보감》에는 장기를 다시 자라게 할 수 있는 약이 무엇인지 기록되어 있었다. 그 약은 배원단보다 높은 등급의 약이었다. 이 약을 만들면, 이토 유키히코의 절단된 두 다리와 발이 다시 자라나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제이크 한의 몸도 재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제이크 한의 신체는 너무 심각하게 파괴되었고, 그의 뇌는 이미 몇 분 이내에 죽을 확률이 높았다. 그러니 지금 몇 분 안에 약을 만들어낼 시간도 없고, 더구나 약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