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멀리서 이 상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토 나나코가 미국 선수에게 기가 눌려 매우 수동적이고 반격할 힘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상대 선수에게 여러 번 맞아서 멍이 들고 피가 났고, 특히 그녀의 오른쪽 눈가가 갈라진 것 같아 관중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그는 참지 못하고 링 쪽으로 걸음을 옮겨 이토 나나코를 주의 깊게 보았다. 시후는 나나코가 비록 부상을 입고 매우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그녀의 두 눈은 줄곧 상대방의 동작 하나하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시후는 나나코가 계속 상대를 관찰하면서도 왜 반격을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거야..?바로 그때, 이토 나나코 역시 곁눈질로 시후를 보았다. 그녀는 약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후의 눈빛에서 약간의 괴로움이 보였기 때문이다. ‘혹시.. 은 선생님의 아련한 눈빛은 나 때문인가..? 혹시 나에게 미안하다고 느끼는 걸까..?’ 그러자 곧 나나코는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왜 나를 안타까워 하는 거지..? 그에게 난 그저 보잘것없는 일본 선수일 뿐이고, 나의 실력은 그야말로 개미보다 못할 텐데.. 게다가 나의 스승님은 일찍이 그를 모욕한 적도 있어... 비록 내가 직접적으로 미움을 산 적이 없다 하더라도, 틀림없이 그는 날 미워할 거야.. 그러니까 그는 상대편 선수인 미셸을 아껴도 절대 날 안타까워할 수 없을 거야.. 그런데.. 그런데 왜 날 보는 눈빛이 정말 마음이 아픈 것 같지..? 설마 정말 나를 걱정하는 건가..? 흠.. 그럼.. 나를 걱정하는 건지 미셸을 걱정하는 건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어!’ 이렇게 생각하자 나나코는 미셸의 공격을 막아낼 때 일부러 공격할 틈을 만들어주었다.“파악!”미셸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토 나나코의 오른쪽 뺨을 때렸고, 나나코의 뺨은 검붉게 물들었고 핏발이 서기까지 했다.나나코는 이 주먹에 저항하는 동안 계속 시후를 곁눈질로 보고 있었다.
이토 나나코는 몸의 상처를 필사적으로 참으며, 한순간에 강한 폭발력을 뿜어냈다! 곧이어 나나코는 갑자기 제자리에서 뛰어오르며 몸을 270도 회전했고, 그녀의 늘씬한 오른쪽 다리를 높이 들어 미쉘의 얼굴을 가격했다!미셸은 오늘 이토 나나코의 비정상적인 플레이를 이상하게 여겼는데, 그녀가 순간적으로 자신을 향해 맹공을 퍼부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미셸은 이때 나나코가 시후 때문에 강력한 잠재력을 발휘할 것 역시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다. 나나코의 일격은 이미 그녀의 평소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미셸이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방어를 하기 시작했을 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조금 뒤 검은 그림자가 자신을 감싸고, 곧장 얼굴을 향해 덮쳐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크게 놀라 막 피하려고 하는 순간! 강력한 에너지가 자신을 덮치는 것을 느꼈다!“빠악!”미셸은 마치 뇌의 혈류가 끊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머리가 멍해졌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고 링 위에 쓰러지고 말았다.이.. 이건..현장은 아연실색한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토 나나코가 조금 전까지 극도로 수동적인 상태였는데, 미셸에게 거의 짓눌려 맞고 있다가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강력한 살상력을 뿜어내며 한방에 미셸을 기절 시켰을까..?!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늘 경기는 관중들에게 정말 신기한 장면이었다! 두 개의 링과 두 개의 시합에서, 승자는 모두 한 수에 상대를 이겨버린 것이다! 진설아 역시도 한 발로 상대방의 두 팔을 걷어차서 골절을 시켰고, 이토 나나코는 계속 상대방에게 맞기는 했지만 결코 공격하지 않다가 한 번에 기회를 포착하고 깔끔하게 상대를 물리쳤다!시후는 링 아래에서 이 광경을 보고 은근히 놀라고 말았다..! 이토 나나코는 모든 곳에서 다른 사람의 통제를 받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은 펀치를 맞은 후에도 기회를 잡아서 모든 불리함을 한 번에 역전하고, 한 번의 승부수로 승리하는 인내와 용기를
그러자 심판은 마이크를 잡고 "이번 경기의 우승자는 일본 선수, 이토 나나코!”라고 소리쳤다.스포츠 캐스터들도 경기를 중계하며 흥분한 목소리로 경기 소식을 전했다."오늘 경기는 정말 흥미진진했는데요, 아무도 준결승 경기의 양쪽 링 승자가 모두 한 수로 결승에 진출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테죠?!”"네 맞습니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진설아 선수는 지난 경기에서 브라질의 조안나를 한방에 꺾은 데 이어 또 한 번의 공격으로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기술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습니다!"“그럼 다음 번 경기에서는 바로 한국의 진설아 선수와 일본의 이토 나나코 선수가 최종 결승에서 맞붙겠군요!”“그렇습니다. 두 경기에서 진 호주의 빅토리아, 미국의 미셸 선수가 3, 4위전을 치르게 됩니다.”현장 관중들은 매우 흥분했다! 한국 선수가 결승까지 진출할 줄은 몰랐고, 두 경기 모두 흠잡을 데 없는 경기를 펼쳤으니 그야말로 이번 경기에서 가장 큰 다크호스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흥미진진한 것은 결승 진출자는 모두 아시아 선수이고, 게다가 모두 매우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미녀라는 점이었다! 진설아 선수의 말할 것 없는 화끈한 몸매는 그야말로 남자들의 눈에는 최고였다! 그리고 이토 나나코 선수는 물처럼 부드러운 분위기를 내뿜었는데 진설아와 나나코를 비교하며 남자들은 두 사람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 두 명의 최고 미녀가 우승을 다투면, 선수권 대회의 결승전은 분명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고바야시 지로 역시도 매우 흥분했다! 두 경기 모두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 이번 4강전의 열기를 다시 한 번 정상으로 끌어올린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아무래도 이치로 제약의 고바야시 S의 인기 역시도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시후가 체육관을 나서자 설아는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그녀는 시후를 보고 흥분해서 말을 걸려고 하다가, 갑자기 주위에 기자들이 쏟아져 나와 빽빽하게 에워싸는 것을 보았다. 지금 설아는 한국 전체
이 선물 세트는 비즈니스 캐리어의 크기와 비슷하며 전체적으로 블랙과 골드가 적절히 섞여 있어 고급스럽고 차분해 보였다."어떻게 한 세트가 이렇게 클 수 있죠?”"도련님, 제가 선택한 이 선물세트는 저희가 런칭한 브랜드 중에서 가장 비싼 세트입니다. 가격은 300만 원이고요. 안에는 전 라인 제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트에서 가장 사랑받는 제품으로는 영양 크림과 아이크림이 있는데, 모두 대용량으로 준비했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하셨네요. 고맙습니다.”"아닙니다 도련님,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인데요.”"참, 다음 주에 잠시 출장 겸 용인 쪽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서울 쪽 업무는 부장님과 이화룡 씨에게 맡기고 가려고요. 특히 제 아내 쪽은 반드시 사람을 보내 암암리에 보호해주시길 바라요. 아무래도 오송 그룹이 아직 살아 있으니까요. 그냥 가만히 놓아 두면 안 되겠죠.”"음.. 도련님, 용인으로 가시려고요?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혹시 그룹 관련 일이신지..?”“아니요, 아직 그룹에 돌아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안세진 부장은 의아한 듯 물었다. "도련님, 제가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걸 용서해 주십시오. 일단 이번에 왜 용인에 가려고 하시는 겁니까..? 그룹으로 돌아가는 일이 아니라면 특히 공심 그룹을 조심하셔야 합니다! 지난 번 공은찬이 수술을 마치고 보름 동안 집에서 누워 쉬었다는데.. 도련님을 벼르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벼르고 있다고요?”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하하하! 공심그룹이 감히 내 앞에서 짖어 대려고..? 내가 이번에 용인에 가는 것은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런 겁니다. 그런데 만약 나를 감히 건드린다면, 나는 반드시 보복할 거고요.”"도련님, 그럼 제가 그룹에 알려드려서 도련님이 편하게 이동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 둘까요?”"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이번에 제가 이동하는 걸 LCS 그룹에게 알리고 싶지 않으니 비밀로 해주세요.”"네 도련님."시후는 고개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한미정 아주머니도 계세요?""물론이지!" 상곤은 헤헤 웃으며 속삭였다. "내 옆에 앉아 있는데, 지금 한자로 된 시구를 어떻게 읽는지 배우고 있어!”"네, 그러셨군요! 하하하! 제대로 잘 배우셨어요?”"하하!! 내가 지금 안진경, 왕희지, 황정견, 구양문 등 중국에서 내로라하던 양반들의 글을 쓰고 배우고 있어!”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세요, 하하!! 그럼 더 열심히 공부하시면 한석봉처럼 되는 것 아닙니까? 하하하!! 아 참, 장인 어른! 원하시는 화장품을 이미 얻어서요.. 제가 지금 갖다 드릴까요? 집에 가져가시다가 만약 장모님께 들키면 곤란하지 않으시겠어요?”시후가 안세진 부장에게 화장품 세 세트를 준비하라고 한 이유는 윤우선에게 주는 것 외에 아내 유나에게도 주어야 하고, 김상곤도 한미정에게 한 세트를 선물하고 싶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 세트를 모두 집으로 가져가다가 만약 윤우선이 나머지 두 세트를 보게 된다면, 그녀는 반드시 이것들을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기를 쓰고 달려들 것이다! 그러니 오히려 장인어른이 먼저 한미정에게 선물을 먼저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침 지금 장인어른이 한미정과 함께 있으니 이 기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아이구, 은 서방! 벌써 화장품을 얻었어?! 아침에 얘기했는데 벌써 처리하다니?? 대단해?!!”시후는 담담하게 웃으며 "별거 아니에요,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럼 제가 금방 갈게요!"라고 말했다."그래 그래, 그럼 이따가 노인대학 앞에 와서 전화 한 통만 해 줘. 내가 내려 가겠네."“넵 알겠습니다!”10분 후, 시후는 노인대학 입구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고 그는 장인 상곤에게 전화를 걸었다.곧 상곤은 뛰쳐나와 차 앞으로 다가와 헤헤 웃었다. "우리 은 서방~ 화장품은 어디에 있나? 헤헤헤!!”시후는 차에서 내려 트렁크를 열고 선물 상자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아버님 이거 가져가세요!”상곤은 선물상자를 받아 들
시후도 알고 있었다. 장인 어른은 윤우선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것을 말이다. 노부부가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은 모두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생활하면서 나날이 누적되어 온 것이다. 특히 한미정의 귀국 후 윤우선보다 한미정이 수 만 배 더 낫다는 것을 본 장인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그는 윤우선과 당장이라도 이혼을 하고 싶었지만, 윤우선은 죽어도 이 기회를 주지 않으니 그는 지금 윤우선의 일거수일투족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하지만 시후의 관점에서 고작 화장품 한 세트를 가짜로 만들어 윤우선을 속이는 건 너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윤우선에게 들켜도 상관은 없지만 만약 아내에게 가짜 화장품을 만들어 어머니에게 줬다는 걸 들키면 아마 아내도 분명 불만이 생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상곤에게 말했다. "장인 어른, 이 일은 걱정하지 마시고 어서 아주머니께 드리시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참, 은 서방 저녁은 안 들어 갈 거야. 내가 마침 노인대학 사람들과 회식이 있어서~”“네 그럼 저 먼저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시후는 혼자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가 막 마당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을 때, 아내 유나의 차가 이미 집에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 유나도 이미 퇴근한 것 같다. 시후는 차를 세우고 화장품 두 세트를 들고 집으로 들어갔다. 윤우선은 거실 소파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TV를 보고 있었고, 유나는 방금 채소밭에서 따온 딸기를 씻어서 주방에서 자르고 있었다.시후를 보고 유나는 물었다. "시후 씨, 뭐하고 왔어요? 아침 일찍 나갔다가 늦게 돌아오던데?”시후는 들고 있던 선물상자 두 개를 흔들며 말했다. "장모님이 말씀하신 화장품 때문에 풍수를 좀 봐주고 오는 길이죠~” 사실 시후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만, 자신에게 너무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어서 당분간은 그녀에게 말할 수 없을 뿐이었다. 그래서 두 화장품의 출처를 설명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했다. 이제는 가족 앞
유나는 시후를 옆으로 끌어당기며 살짝 원망스러운 듯 말했다. “시후 씨, 엄마가 그냥 한 소리에 이렇게 비싼 화장품을 가져오면 어떡해요…! 그것도 300만 원이라니..? 우리 형편에 이런 걸 쓰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하하하하.. 나만의 특별한 루트가 있는 것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걱정 말아요.“유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될까 봐 걱정이라구요~! 만약 엄마가 알게 되면 항상 당신에게 이렇게 비싼 화장품을 사달라고 할 텐데.. 그럼 어떻게 하려고요?"시후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유나 씨, 장모님께서 지금 많이 자제하고 계신 거 못 봤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잘 지내자는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요.“ 두 사람이 앞으로에 대한 일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윤우선은 이미 사진을 찍어 자신의 카톡 프사와 스토리에 업로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윤우선은 글을 쓰면서 중얼중얼 글을 따라 읽었다.시후는 이 소리를 듣자마자 말했다. ”장모님, 이 두 세트 모두 어머님이 쓰시는 건 아닙니다. 하나는 어머님, 나머지 하나는 유나 씨 거예요.“"아? 유나 피부 좀 봐~ 얼마나 좋아~~~ 젊음이 아름다움이라니까?? 우리 유나는 피부 하나는 끝내주게 타고 나서 지금 주름 하나 찾을 수 없는 얼굴인데, 이런 안티에이징 화장품은 필요 없어~~ 그냥 보습 제품 하나만 쓰면 돼~”그러자 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실 수는 없어요. 원래 계획은 어머님과 유나 씨 각각 한 사람씩 사용하는 거예요. 그러니 장모님께서 무슨 말을 하셔도 혼자 쓰실 수는 없을 거예요.“윤우선은 속으로 너무나도 아쉬웠지만, 지금의 그녀는 감히 시후에게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 소 란을 피우기는커녕 말대꾸도 감히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은 서방 말대로 할게
유나는 어머니의 말을 본능적으로 믿지 않았다. 그녀는 시후가 자신에게 진심인데 어떻게 바람을 피울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다. 그러자 유나는 윤우선에게 말했다. "엄마, 이상한 생각하지 마세요. 시후 씨가 바람을 피울 리가 없어요!"“무슨 소리야?? 뭐가 말도 안 되는데?!" 윤우선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따져 물었다. "그럼 은 서방이 왜 화장품을 세 세트 샀는지 말해 봐~ 남은 한 세트는 대체 어디 갔냐 이 말이야!“"친구에게 사줬거나, 친구 대신 사줬을 수도 있죠~“"친구???" 윤우선은 철이 안 든 딸이 원망스럽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휴.. 너 같은 멍청이만 그렇게 믿겠지! 이런 건 분명히 여자한테 사주는 건데, 고아라 어머니도 없고, 이 지방에는 친척도 별로 없는데 다른 여우 같은 년 말고 누구한테 사주겠어?"이 말을 들은 유나의 표정이 살짝 어색해졌다. 그녀 역시도 윤우선의 말이 결코 일리가 없지는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시후는 확실히 친척도 없고 여자 친구도 없는데, 나머지 화장품 세트는 대체 누구에게 사준 걸까..? 설마.. 그 이룸 그룹의 송민정 대표인가..? 그녀는 확실히 자기 남편을 좀 다르게 대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유나는 이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송민정 대표는 이룸 그룹의 딸이며, 위치와 지위가 매우 높은데 한국 내에서 그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은 지위의 여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시후는 이미 결혼한 유부남인데, 상식적으로 송민정 대표와 같은 여자가 자기 남편과 특별한 관계가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엄마가 가지고 있는 영수증에는 총 세 세트를 구매한 것이 분명히 적혀 있는데.. 나머지 화장품은 도대체 누구에게 선물한 것일까..?유나가 깊은 생각에 잠겼을 때, 옆에 있던 윤우선은 급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딸, 엄마한테 말해봐, 너 지금 은 서방이랑 어디까지 진도 나갔어?“유나는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진도라뇨? 무슨 말이에요~!!”“무슨 진도기는?! 남녀 간에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