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는 "아가씨, 회장님은 고바야시 제약과의 이번 제휴를 매우 중시하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제멋대로 굴지 말아 주세요.."라며 난처해했다.이토 나나코는 "다나카 씨한테 미안하지만, 저는 계속 훈련해야겠어요!"라고 말했다. 말을 끝내자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올해 22세인 이토 나나코는 일본 최고의 도쿄 대학 4학년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성격에 타고난 냉담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도쿄 대학에서 4년 동안 대학 여신이며, 일본 최고의 대가족들이 경쟁하는 최고의 며느리감이었지만, 그녀는 그저 단순하고 세상사에 어둡고 무술에만 몰두하는 선수일 뿐이다.그래서 그녀는 남녀 간의 사랑도 정도, 세상 물정에도 어두웠다. 고바야시 지로든, 오바야시 다로든, 그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아버지의 가장 친한 친구, 가장 가까운 파트너라도 자기와 혈연관계가 없고 친족도 아닌 이상 외면하고 무시해 버리는 그녀였다. 일단 올해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고 도쿄대를 무사히 졸업한 뒤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는 게 그녀의 인생의 목표였다. 지난 올림픽 때는 너무 어리고 학업이 빠듯해 출전하지 못했지만, 다음 올림픽은 그녀가 가장 갈망하는 무대가 됐다. 그녀는 올림픽 우승을 갈망하고 있으며, 또 하나 이상의 올림픽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올림픽 챔피언을 차지한 후 다음 올림픽 챔피언도 자신이 되는 것은 이미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가 되어 버렸다.전화기를 든 다나카 코이치는 잔뜩 기대한 얼굴로 앞에 서 있는 고바야시 지로를 대하자 머쓱해했다. 아가씨가 이렇게 비정하다니.. 자신이 이렇게까지 설득했는데도 그녀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 다나카는 고바야시 지로에게 "고바야시 씨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가씨가 아직 훈련 중이라 잠시 후에야 만나실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최고급 양복에 안경을 쓴 고바야시 지로는 웃음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이토 씨가 바쁘면 연습하시고, 저는 신경 쓰지 마세요. 여기서 기다릴 수 있어요."다나
그러자 다나카는 "회장님, 안심하세요. 저는 절대로 회장님의 말을 절대 외부로 누설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이토 유키히코는 만족스럽게 말했다. "그래.. 그럼.. 자네도 고바야시 제약에서 판매하고 있는 위장약 알지? 그 약이 약효가 그렇게 좋아~ 그리고 판매량도 엄청나고~? 그래서 고바야시 제약이 지금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네.. 현대인들이 얼마나 많은 위장병에 걸리는 줄 아나? 그 때문에 시장이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어! 연간 이익이 얼마..라더라..? 최소 수백억 달러인 것 같던데..?”다나카는 "위장약 하나로 그렇게 많은 돈을 남긴다고요..?”라며 놀라워했다.유키히코는 "물론 내 추정일 뿐인데, 도쿄대 약학연구소에서 고바야시 제약의 위장약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다른 제약 회사의 약을 분석과 비교한 결과 고바야시 제약의 제품 성분이 최고라고 하더군.. 그래서 아무래도 내 생각에는 고바야시 제약이 세계 정상에 우뚝 서는 건 시간 문제일 뿐이야.. 황금 알을 낳는 이 암탉을 잡으려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 가장 좋은 방법은 고바야시 제약의 고바야시 지로와 나나코를 결혼시킨 뒤에 고바야시 제약에 투자하는 것이네. 나나코와 고바야시 지로가 결혼하면 고바야시 제약에 최소 20%에서 30%의 지분을 요구할 생각이야. 그럼 1년 안에 우리 가문은 엄청난 돈방석에 앉게 될 거고!”다나카는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 "회장님,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건지 잘 알겠습니다..!”이토 유키히코는 "그러니 지금 한국에 있는 나나코 곁에 있으면서 고바야시 지로와 잘 지낼 수 있도록 다리를 놔 주게..! 만약 나나코가 올 여름, 대학을 졸업하고 즉시 고바야시 지로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한다면, 나는 자네가 큰 공을 세웠다고 치고 500만 달러를 주겠네!"라고 말했다."회장님, 부디 저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나카는 입이 귀에 걸린 채 재빨리 답했다.이토 유키히코는 "좋아, 그럼 내가 먼저 나나코에게 전
"하하하하! 역시 우리 이토 가문의 딸 답게 교만하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으며 꾸준히 발전하려 하는 네 모습 정말 자랑스럽다!!”이토 나나코는 휴대폰을 들고 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동쪽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이며, "아버지의 칭찬에 감사드려요. 저는 더 분발할 것입니다!"라고 공손히 말했다.이토 유키히코는 “그래! 참.. 나나코~ 고바야시 제약 회장, 고바야시 지로가 널 만나러 갔다면서?""네, 아버지."이토 유키히코는 "그래 나나코.. 너도 이제 나이가 적지 않아.. 그러니 계속해서 이성의 구애를 거절하지 말아라.. 고바야시 지로라는 젊은이, 내가 몇 번 만난 적이 있어. 너보다 나이가 조금 더 많을 뿐인데도 일본 내에서는 이미 유명한 경영자야. 그러니 너도 거절만 하지 말고 한 번 만나봐~”이토 나나코는 "아버지, 저는 지금 누군가와 사귈 생각이 없습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은 경기에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니깐요. 제 목표는 다음 올림픽에 일본 대표로 참가하는 것인데, 사랑은 훈련과 경기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아요.”라며 바로 거절했다."너는 아직 생각하는 것이 너무 어려.. 네가 알지 못하는 많은 일들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일이 될 경우가 많아. 그리고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연애와 결혼은 네 인생 계획에 딱히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이토 나나코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저는 아버지의 말씀에는 동의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원래 무도라는 건.. 배를 타고 물을 거슬러 오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결국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려면, 제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꾀를 부리지 않고 착실하게 훈련해야 하는데, 이럴 때 열심히 훈련하지 않고 연애와 결혼이라는 것에 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다면.. 제가 원하는 경지에 도달할 수 없을 거예요.”"딸, 네가 애초에 격투기를 시작할 때는 취미였을 뿐, 모든 시간을 이 일에 쓰라고 한 적 없다! 난 그렇게 널 만들 생각도 없고! 그리고 넌 이토 그룹의 장녀라는
이토 나나코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자, 유키히코의 목소리가 조금 누그러졌다. 그러자 그는 살짝 부드러운 목소리로 딸에게 물었다. "그래, 나나코. 식사는 했니??""체육관에 다녀온 뒤 바로 훈련에 들어가서 아직 점심은 못 먹었어요 아버지.”“그러냐? 그럼 잘 되었구나. 지금 점심시간이니 고바야시 지로 씨와 점심을 함께 먹도록 해라. 이 아버지를 대신해서 손님 대접도 하고..”"점심을 같이 먹으라고요??" 이토 나나코는 내키지 않았다. 워낙 냉담한 성격의 여성이었고, 어릴 적부터 집안에서는 교육을 할 때 바깥 남자와 거리를 두도록 해왔고 몇 년간은 킥복싱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남자들과는 더더욱 접촉이 없었다. 가족 이외에는 이렇게 클 때까지 젊은 남성과 사적으로 식사를 한 적이 없었으며, 심지어 자신의 비서 다나카 코이치도 그녀와 함께 식사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버지가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이 반대해도 아마도 아버지는 말을 듣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저 “네 아버지, 잘 알겠습니다..""그래 나나코. 우리 그룹은 현재 고바야시 제약과 매우 중요한 협력을 진행할 예정에 있으니 절대 지로 씨를 소홀히 대하지 말아라. 알겠니?”"네 알겠어요 아버지." 전화를 끊은 이토 나나코는 어이가 없어 한숨을 내쉬며 다나카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나카 씨, 고바야시 지로 씨를 먼저 챙겨주시겠어요? 제가 지금 훈련을 하느라 땀을 너무 많이 흘렸거든요. 일단 먼저 씻고 만나 뵈어야 할 것 같아서요.”다나카는 재빨리 알겠다고 답한 뒤 고바야시 지로에게 말했다. “지로 씨,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나나코 아가씨가 먼저 샤워를 해야 한다고 하시네요. 잠시 후에 뵐 수 있을 겁니다.”고바야시 지로는 이토 나나코가 자신을 만나겠다고 하자 속으로 흥분했지만, 겉으로는 드러낼 수 없었다. "네 다나카 씨, 저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10분 뒤 샤워를 마친 나나코는 소박한 일본식 홈웨어로 갈아입었
그러면서 고바야시 지로는 "오늘 오전 인천 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마치고 바로 이곳으로 왔습니다.. 사실 나나코 양이 오늘 경기를 한다고 해서 그걸 보려고 했던 건데.. 생각보다 수속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듣기로는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셨다고 하던데.. 경기를 제가 두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해 너무나도 아쉽네요!!”이토 나나코는 "지로 씨.. 너무 그렇게 신경 써주시지 않아도 돼요~”라며 손을 저었다."아닙니다.. 오늘부터 나나코 씨의 매 경기마다 제가 꼭 응원하러 가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고바야시 제약이 이 경기의 최종 결승전을 후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최종 우승자에게 직접 트로피를 줄 예정입니다. 그러니 결승전 날, 나나코 씨에게 트로피를 수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지요.”"음.. 지로 씨, 사실 경기가 모두 끝나기 전에는 우승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아무도 모르죠. 저는 자신감이 있지만, 이 자신감 만으로는 반드시 제가 우승할 거라고는 감히 말씀드릴 수는 없겠네요..”고바야시 지로는 황급히 "나나코 씨는 가능할 거라고 믿습니다!”라고 말했다.이토 나나코는 웃으며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렸다. "그럼 고바야시 씨, 점심 시간이니 함께 식사할까요..?”고바야시 지로는 이 말을 듣자 가슴이 떨리며 흥분해 얼굴이 붉어졌다. "네.. 나나코 양과 점심식사를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이토 나나코는 다나카에게 말했다. "다나카 씨, 저와 지로 씨를 위해 룸 서비스를 좀 불러 주시겠어요?"라고 말했다. 사실, 나나코는 일본 최고의 재벌가의 장녀이지만, 그녀는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재벌 2세들처럼 많은 사람들이 시중을 들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평소에는 식사를 할 때도 다나카에게 옆에 있으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오늘 고바야시 지로와 혼자 있기는 싫었기 때문에 레스토랑에 가지 않고 룸 서비스를 시킨 그녀였다. 그녀는 다나카라도 곁에 두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다나카는 아가씨의 분부를 듣자마자 망설임
이토 나나코는 고바야시 지로의 형이 한국에서 사망했을 줄은 몰랐고 미안해했다. "그런 안타까운 사연이.. 죄송해요.. 저 때문에 괜히 이런 슬픈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고바야시 지로는 재빨리 손을 저었다. "괜찮습니다. 이 이야기가 썩 좋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나나코 씨는 어쨌든 남이 아니니까, 이야기를 좀 하다 보니 저도 마음의 슬픔을 좀 풀 수 있었던 것 같아요..!"사실 지로는 형 고바야시 이치로를 생각하면 전혀 슬프지 않고, 오히려 너무나도 즐거웠다. 일본에서는 장남이 그룹이나 가업을 계승하는 것이 뿌리 깊은 관념이라고 할 수 있었다. 결국 가업을 이어받을 사람은 장남이고, 장남의 능력이 차남이나 다른 아들보다 떨어지더라도 그를 한 집안의 리더로 삼아 동생들을 이끌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지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이치로를 도와 고바야시 제약에서 일하게 될 운명이었다. 형보다 능력이 뛰어나도, 형보다 공이 크더라도 결국 집안의 규칙을 따라 자신은 뒤치다꺼리만 하다가 죽을 수도 있겠지.. 그렇다고 그가 감히 형으로부터 가문의 상속권을 빼앗는다면 보수적인 일본 사회에서는 극악무도한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런데 마침 형 이치로가 집안의 후계자 자리를 자신에게 내줄 줄이야.. 더 완벽한 건, 그가 한국에서 얻은 엄청난 약은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고 당시 그룹의 회장이었던 아버지를 처리했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죄를 뒤집어쓰고 그를 죽일 명분까지 주었다..! 결국 이건 하늘이 자기에게 그룹을 통째로 넘긴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자신의 형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비싼 값을 치러야 했다. 은시후 그 개자식이 멍청한 형에게 100억을 주고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그 약을 사라고 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이 엄청난 거금을 주고 형 이치로에게 약을 구매하라고 했고, 그 약을 복용한 뒤 잠시 몸이 좋아졌다가 바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회사에서 이렇게 거금을 들이자 고바야시 지로는 한동안 이 구멍을 메꾸기 위해 고생을 했다.하지만 다행히도
고바야시 지로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었다. "그럼.. 대체 어떤 남자가 나나코 씨가 생각하는 배우자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지금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이토 나나코는 곰곰이 생각한 끝에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우선, 저보다 실력이 뛰어나야 할 것 같아요.""나나코 씨보다 낫다고요? 어떤 부분에서요? 사업? 학력? 성취?”나나코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무술 실력이요! 전 여자인 저도 이기지 못하는 약한 남자를 만나고 싶지 않거든요.”지로는 난처한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이토 나나코.. 겉으로는 얌전해 보이는데.. 이렇게 깡다구 있을 줄이야.. 자신이 무술을 좋아하면 혼자 좋아하면 되는 것이지.. 왜 연애를 하려는데 자신보다 강한 남자를 찾는담..? 나는 매일 회사에서 일하는 터라 힘도 없고 비쩍 마른 몸인데.. 그럼 이미 자신은 기회도 없는 건가..?’고바야시 지로는 갑자기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나코 씨.. 그럼 너무 조건이 까다롭지 않겠어요? 세상에는 좋은 남자들이 많이 있지만, 그들이 모두 무술을 배운 건 아니죠.. 킥복싱이나 격투기를 잘하지도 않고요.. 게다가 무술 쪽의 대가들은 나이가 많을 텐데요..? 당신의 코치 선생님처럼 말이죠.. 나나코 씨는 설마 그런 남자친구를 찾고 있는 건 아니겠죠..?"이토 나나코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물론 아니죠~ 저보다 실력이 낫다는 건 저의 첫 번째 요구일 뿐이고, 두 번째는 제 눈에 잘 생겨 보여야 하고, 제 가치관과 그 남자의 가치관이 부합해야 한다는 거예요. 또 나이가 저보다 세 살 이상 많거나 어려서는 안 된다는 것도요. 그리고 정직하고 착해야 해요.”지로는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럼.. 자산은요? 자산은 요구사항이 없는 건가요?”“저는 자산에 대해서는 별 다른 요구사항이 없어요.”지로는 나나코와의 대화 후 갑갑해졌다. 자신의 가장 큰 강점은 자산이었다. 어린 나이에 기업의 회장이 되는 것은 일본에서는 드문 일이기 때문
설아는 수줍게 웃음 지었다. "알겠어요~ 아버지, 그럼 전 은 선생님과 함께 와인을 마시는 걸로 할게요~"시후는 빙긋 웃음 지었다. "제 생각에는 밥을 먹고 나면 신약의 약효를 흡수해줘야 해서, 둘 다 술을 마시는 건 안 좋을 것 같아요. 그러니 설아 씨가 나랑 술을 같이 마시고 싶다면 우승할 때까지 기다려요.”설아는 자신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며 "아아~~ 은 선생님, 사실 이토 나나코와 붙으라고 하면 전 자신이 1도 없다고요~ 이토 나나코라는 선수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시죠? 우리 선수들 사이에서 적수가 전혀 없다고 난리예요~”"이토 나나코라는 선수가 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래요?”"나나코는 다섯 살 때부터 무술을 배웠는데, 일본 최고의 무술 고수들을 상대해 왔대요. 워낙 어릴 때부터 무술을 배운 터라 다양한 권법을 구사하며, 킥복싱, 이종격투기, 가라테까지 하는 천재적인 선수죠.. 저는 겨우 10살부터 태권도와 여러 운동들을 시작했는데, 나나코보다 5년이나 뒤진 거예요.. 그런 천재적인 선수와 5년의 차이는 너무나도 크죠.. 그러니 선생님께서 주신 약이 제 신체 기능을 많이 향상시킨다고 해도, 아마 저는 이길 수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저는 체력과 민첩함, 속도 뿐만 아니라 경험과 전술까지 부족한 거니까요.. 경험과 전술은 나날이 쌓이고 조금씩 쌓는 것이기에.. 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예를 들어 볼까요? 메시나 호날두가 정말 뛰어난 건 기량과 전술 그리고 경험이죠. 몸이 얼마나 좋은 지, 체력이 얼마나 강한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요.. 메시는 키가 작으니 체력이 좋은 선수가 엄청나게 많잖아요..” 설아는 다소 의기소침해하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경험과 기량이 그에 견줄 만한 현역 축구선수는 그 시기에 없었어요.. 요즘은 메시도 나이가 들어서 기략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아 씨의 말도 맞아요. 경험과 전술은 확실히 오랜 실전이 필요하죠.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나도
과거의 그는 모든 여성들을 대할 때 항상 거만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여성들이 자신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사랑을 받는 건 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같은 초월적인 자부심 덕분에, 그는 수십 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여색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물론, 방가흔은 그가 만난 모든 여성들 중 가장 사랑한 상대였다. 그러나 그는 속으로 방가흔을 늘 존중한 적이 없었다. 과거에 방가흔이 이중열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을 때, 유가휘의 입장에서 이 일은 마치 가장 아끼던 장난감을 빼앗긴 것과 같았다. 그렇기에 그녀가 다시 자신에게 돌아왔을 때도, 그는 단순히 잃어버린 장난감을 되찾아 영원히 곁에 두고 싶어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에게 방가흔을 정말 사랑했냐고 묻는다면, 그의 대답은 분명 ‘아니오’였을 것이다. 물론, 젊은 시절 그는 방가흔을 매우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한 번 자신을 떠난 후, 그는 자신을 통제하고 다시는 그녀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방가흔은 비록 유가휘의 아내이자 ‘사모님’이라는 공식적인 위치를 얻었지만, 그녀는 유가휘의 재산을 직접 관리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전혀 없었다. 결국 그녀는 결혼 후에도 화려한 새장 속의 카나리아일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방가흔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던 그 한마디가, 유가휘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조용히 흔들어 놓았다. 그는 평생 자랑스럽게 수많은 여성들을 품어왔다. 그러나 오늘, 시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그의 자존심은 완전히 무너졌다. 지금 그는 마치 전쟁에서 패배한 자존심을 버린 장군 같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오만함도, 자부심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그의 곁에 남은 여인이 끝까지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는 사실로 인해 그는 마음 속에 부드러운 감정을 느꼈다. 그러자 유가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정말 그를 완전히 놓아주었다
그 시각.유가휘의 가족들도 이미 차를 타고 시훈도에 있는 저택으로 돌아가고 있었다.돌아오는 길에 유가휘는 방가흔과 함께 차를 탔고, 유미경은 자신의 테슬라를 직접 몰고 집으로 향했다. 유가휘는 딸이 뭔가 멍하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보고는 함께 차를 타고 가자고 했지만, 유미경은 이를 거절했다. 유미경은 지금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차를 몰고 돌아가는 내내,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시후만이 떠올랐다. 그와의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이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유미경은 그가 이미 자신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은 시후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유미경은 시후를 원망하는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은 걱정들을 안고 운전을 했지만, 다행히 그녀는 오는 길에 아무 일 없이 안전하게 집에 돌아왔다.집 앞에 차를 세운 뒤 차에서 내린 유가휘는 마치 영혼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마치 큰 병을 앓고 난 사람처럼 기운이 빠져 있었고, 걸음걸이조차 힘겨워 보였다.남편의 이런 모습을 본 방가흔은 급히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다급히 물었다. "여보, 괜찮아요?"유가휘는 깊은 한숨을 쉬며, 무력하게 손을 저었다. "집에 들어가서 이야기하자..."유미경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반대편에서 그를 부축했다.세 사람이 저택 안으로 들어가자, 유가휘는 두 사람에게 자신을 소파까지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소파에 앉는 순간, 그는 마치 큰 짐을 내려놓은 듯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50년 넘게 살아오면서, 오늘이 가장 두려운 날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방가흔은 눈물을 훔치며 흐느꼈다. "미안해요, 여보... 다 내 잘못이에요..."하지만 유가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냐, 당신 잘못이 아니야." 그는 씁쓸한 미소를
이중열의 어머니는 눈앞의 시후를 바라보며, 그의 나이가 꽤나 어린 것을 보고 놀랐지만, 여전히 매우 공손하게 말했다. "도련님, 우리 가족들을 대표하여 당신의 큰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이에 시후는 서둘러 대답했다. "어머님, 그렇게 말씀하지 마세요. 삼촌은 돌아가신 제 아버지의 절친이셨으니, 이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혹시 어디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이중열의 어머니는 순간 멈칫하더니, 놀란 듯이 말했다. "아이고, 말씀을 듣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직접 상반신을 일으켜 보았는데, 몸이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 같았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뇌졸중으로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증상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오히려 몸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진 것 같았다.그러자 자녀들도 충격을 받은 나머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알다시피 어머니가 뇌졸중에 걸린 이후로 건강 상태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담당 의사조차 ‘며칠 안에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맏이인 이중열이 어머니에게 이름 모를 한 알의 약을 먹이자, 그녀가 단 몇 초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고 뇌졸중 증상이 사라졌으며 안색이 매우 좋아졌다. 이것은 도저히 쉽게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이에 이중열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시후에게 물었다. "도련님, 그럼 어머니께서 바로 퇴원하셔도 될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더 이상 입원할 필요가 없으실 겁니다."이중열은 감격한 나머지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 그럼 집으로 돌아가요!"그러나 이중열의 어머니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급히 돌아갈 필요 없어. 이렇게 오랜만에 홍콩에 왔으니, 먼저 아버지께서 계신 샌디 리지로 가자. 네가 그동안 오지 못했으니, 돌아온 김에 먼저 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는 게 좋지 않겠어?!""샌디 리지요?" 이중열은 놀라며 물었다. "아버
이때, 이중열의 어머니는 이미 모든 지각능력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고, 기운조차 매우 미약해진 상태였다.이중열은 20년 동안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가 이제야 겨우 재회했지만, 어머니는 이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었고, 심지어 그를 한 번 바라보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 20년간 부모님 곁에서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을 떠올리며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채 어머니의 손을 꼭 쥔 채 마치 아이처럼 흐느껴 울었다.그를 본 동생들도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머니의 침상 곁에서 모두 함께 눈물을 흘렸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후는 조용히 품에서 한 알의 거풍환을 꺼내 이중열에게 내밀며 말했다. "삼촌, 이 약이면 어머님을 치료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바로 드리세요."이중열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무언가 떠오른 듯, 무의식적으로 주머니를 더듬었다. 그리고 작은 상자를 꺼내 들며 진지하게 물었다. "도련님, 예전에 제게 주신 이 약을 그동안 늘 지니고 다녔습니다. 혹시 이 약으로도 어머니를 살릴 수 있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제 외할아버지께서도 병세가 위독하셨지만, 이 약 한 알로 되살아나셨습니다."그 말을 듣자, 이중열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말 다행입니다! 도련님, 감사합니다! 어머니께 이 약을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곧바로 상자를 열고 그 안에서 거풍환을 꺼냈다.시후도 더 이상 자신이 내민 약을 고집하지 않고, 조용히 그것을 거둬들였다.이중열은 어머니의 산소 마스크를 벗기며 동생에게 말했다. "한열아, 어머니를 일으켜 줘."그러자 이중열의 동생은 즉시 조심스럽게 이중열의 어머니의 상반신을 조심스럽게 부축하여 들어 올렸다.이중열은 시후가 준 약을 어머니의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녀를 지켜보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다렸다.그리고 거풍환은 결코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불과 몇 초 만에, 창백했던 어머니의 얼굴에 서서히 혈색이 돌기
이중열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머님께서는 올해 여든이 넘으셨습니다. 이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상황이 좋지 않을까 걱정됩니다."시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세요,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이중열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성도민은 이내 차를 급히 기독병원 입구까지 몰았다. 차가 완전히 멈추기도 전에, 이중열은 황급히 문을 열고 뛰어내려 곧장 병원 로비로 달려갔다. 그는 접수대에서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곳과 병실 정보를 문의했다.당직 간호사는 빠르게 정보를 조회한 뒤 이중열의 어머니가 입원해 있는 병동과 호실을 알려주었다.이중열은 안내를 받은 대로 급히 어머니가 있는 병실로 뛰어갔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한 그는 잠시 숨을 고른 뒤 조심스레 병실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이중열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에는 단 한 개의 병상이 있었고 침대 위에는 산소 마스크를 낀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 그리고 그녀 주변에는 세 명의 중년 남성과 두 명의 여성, 그리고 10대 아이들이 몇 명 있었다.병실에 있던 다섯 명의 중년들은 문 앞에 선 이중열을 보는 순간,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충격에 빠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여성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외쳤다. "오빠?! 정말 오빠야?!"이중열은 그녀를 바라보며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너... 너 소연이냐?!"그녀는 이중열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즉시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재빨리 달려와서 이중열을 꼭 껴안은 채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어떻게 홍콩으로 돌아온 거야?! 유가휘가 오빠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잖아. 오빠가 돌아온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텐데....!"그 때 다른 사람들도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이중열을 꼭 껴안고 울면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사람들은 바로 이중열의
"하하... 아가씨, 조금 전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좋아한다고 하셨습니까?!" 원서훈은 놀란 표정으로 배유현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 이야기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다.배유현은 그의 반응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그래도 무술 고수신데, 제가 이렇게 분명히 말했는데도 못 들으신 건가요?"원서훈은 황급히 손을 저었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닙니다... 그저 아가씨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기 때문에 놀랐을 뿐입니다...."배유현은 빙그레 웃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원 선생님께서 그렇게 놀라실 필요 없어요. 게다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 혼자 뿐이겠어요? 조금 전 그 유미경 씨를 보셨나요? 그분이 은 선생님을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여자의 눈빛이 그토록 애절하다는 건, 그만큼 마음속에서 상대방을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뜻이라고요."원서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아가씨께서 하시는 말씀이 맞긴 합니다...."배유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휴,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오신 지 고작 이틀 밖에 안 됐는데.. 이틀 만에 유미경 씨가 은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건 그렇다 쳐도 이틀 만에 은 선생님이 그녀를 안쓰러워 하시다니,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어요."원서훈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 유미경 씨를 안쓰러워하셨다고요? 저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배유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건 원 선생님께서 세심하게 보지 않으셨기 때문 아닐까요?"원서훈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조적으로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배유현에게 물었다. "아가씨, 그런데 은 선생님을 좋아하신다면, 유미경 씨는 아가씨의 경쟁 상대가 되는 게 아닙니까? 그런데 왜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되려 하시는지요?"배유현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 미혼이시라면, 당연히 유미경 씨는 제 경쟁 상대가 되겠죠. 하지만 은 선생님께서는
유미경은 눈물을 머금은 큰 눈으로 시후를 노려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자 옆에 있던 유가휘가 재빨리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경아! 은 선생님께서 너에게 말씀하시잖아! 멍하니 있지 말고 얼른 답해드려!"그러나 유미경은 고집스럽게 얼굴을 돌리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훔쳤다.시후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냥 유가휘에게 말했다. "유 회장님, 유미경 씨가 저를 상대하기 싫다고 한다면 억지로 강요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유가휘는 난처한 표정으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제 딸아이가 예의가 없어서.... 선생님께 실례를 범했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이번에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이렇게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급히 돌아가실 필요가 없으시다면, 저녁 식사라도 함께하시죠."배유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저도 급한 일이 없어서요. 은 선생님께서 홍콩에 하루 이틀 더 머무르실 예정이라면, 저도 기다렸다가 일이 끝난 후 함께 돌아가겠습니다.""그러시죠." 시후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중열과 그의 가족들이 새 집으로 이사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기에, 배유현이 서두르지 않는다면 같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배유현이 다시 물었다. "은 선생님께서는 어느 호텔에서 머무르시나요?"시후는 유가휘와 유미경을 한 번 바라본 후 말했다. "아직 호텔은 정하지 않았습니다."배유현은 상황을 대충 파악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호텔을 골라서 은 선생님의 객실도 함께 예약해 드릴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유현 씨."유미경은 그 때 또 다시 고개를 들어 시후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한편, 유가휘는 다소 실망한 듯 보였다. 비록 시후에게 한바탕 당하기는 했지만, 그는 아직도 시후와 배유현을 자신의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모든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현상금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할 겁니다. 달러는 24시간 이내에 원래 경로로 환불될 겁니다."....그 시각, 홍콩 국제공항 외부에는 이미 여러 명의 킬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모두 공항 근처에 숨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현상금을 손에 넣고 평생 먹고 살기 위해서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참지 못하고 오직 이중열이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을 틈타 즉시 공격을 개시할 생각이었다.그 중에서 어떤 킬러들은 이미 은밀한 장소에서 저격총으로 조준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킬러들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공항 출구 밖에서 총을 숨긴 채 대기 중이었다. 심지어 어떤 킬러들은 차를 도로에 세워 두고, 이중열이 나오자마자 그대로 들이받을 작정이었다. 킬러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는 찰나, 갑자기 휴대전화로 짧은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젠장!" "뭐야, 이게!" "아오 씨, 장난하나!"마치 독사처럼 기회를 엿보던 킬러들은 일제히 욕설을 퍼부었다. 현상금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모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제 현상금은 사실상 사라졌고, 손에 잡힐 듯했던 부자가 될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 불만을 터뜨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현상금이 철회되면, 아무리 목표를 제거해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결국 대부분의 킬러들은 즉시 그 자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으로 위장했던 킬러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길가에 차를 세웠던 킬러도 곧바로 차를 몰고 사라졌다. 숨어서 저격을 준비했던 자들도 총을 수납하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직 몇몇 킬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은 공항 맞은편 호텔 18층 객실에 숨어 있었다. 그는 저격총 조준경으로 공항 출구를 노리면서도 연신 욕설을 퍼부었다."아오 씨,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