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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9장

지금 이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시후 때문에 진땀을 뺐다. 다들 시후가 대단하고 심지어 현학과 도학에도 조예가 깊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순전히 돈의 많고 적음을 비교한다면 공은찬을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심 그룹의 힘은 강남의 재벌가들 보다 더 셌다. 그들은 평택에 기반을 두고 경기도에서 자금을 모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었다. 서울 쪽에서 크게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자산 규모로 볼 때 서울의 내로라하는 재벌가들 보다 훨씬 더 규모가 커지고 있는 공심 그룹이었다. 지금 이곳에 공은찬이 왔다는 건 그들의 세력을 이제 경기도가 아니라, 서울로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었다. 게다가 6억이 넘는 목걸이는 최상급 진주를 활용한 것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후가 송민정 대표에게 준 이 작은 상자 안에 도대체 무엇이 들어 있을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시후가 이렇게 자신 있는 것은 분명 6억 보다 더 비싼 값일 것일 텐데..

송민정 대표는 이때 조심스럽게 선물상자의 포장을 뜯었다. 작고 네모난 선물 상자가 드러나자,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졌다. 선물 상자는 보기에 그다지 고급스러운 물건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말 값비싼 물건이라면 포장용 선물상자와 종이백 자체도 굉장히 정교하고 고급스러웠을 것이다. 특히 백화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명품이라면 분명 브랜드 로고도 박혀 있었을 텐데.. 하지만 시후의 것은 그저 기껏해야 문구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평범한 선물 상자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후가 당연히 공은찬을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선물 상자를 본 공은찬 역시 시큰둥한 표정으로 물었다. "허허.. 은 선생님, 6억이 넘는 비싼 물건을 이런 상자에 넣어 다닌다고요..? 그건 너무 싼 것이 아닌가요?”

"물건의 가치는 포장에 의해 결정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옷을 잘 입는다고 해도 공은찬 씨가 옷을 못 입는 사람에 비교하여 가치가 높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죠..”

“하! 그게 무슨 헛소리죠?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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