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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장수영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박안희한테 사과하는 게 어때? 성격이 별로라 괜히 손해 볼까 봐 걱정이야.”

아까 박안희가 들고 있던 술은 전부 태지연의 가슴팍에 쏟아졌다. 그녀의 흰색 드레스는 소재로 인해 금세 와인으로 물들어져 매우 초라한 모습이었다.

태지연은 옷에 묻은 얼룩을 내려다보며 천천히 얼굴을 들었다.

“안희 씨, 당신이 먼저 부딪쳤어요.”

박안희는 미동도 없이 대답했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거죠?”

“그러니 당신이 저한테 먼저 사과해야죠. 그리고...”

태지연은 방금 태송백이 빚 때문에 도망갔다고 말한 여자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저희 오빠한테도 사과하세요.”

“태지연, 너 정신 나간 거 아니야? 네 오빠가 태씨 가문을 망친 건 사실이잖아. 나가서 물어봐, 부산시에서 태송백 그 망나니가 태씨 가문 주식을 도박에 걸어 가문을 거의 파산시킨 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

장수영은 뒤에서 태지연을 잡으며 말했다.

“지연아, 그만해. 우리 다 송백 오빠가 억울한 걸 알고 있어. 저 사람들은 말해봐야 소용없어. 머릿속이 돌로 가득 찼으니까.”

장수영은 태지연이 박안희 일행과 다툼이 일어날까 봐 걱정스러웠다. 태씨 가문은 예전보다 지위를 잃은 처지였고 태지연의 상황도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박씨 가문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기에 태지연이 굳이 지금 박안희와 대립할 필요는 없었다.

박안희는 턱을 살짝 치켜올리며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

“태지연, 넌 아직도 네가 태씨 가문의 큰딸이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물어봐. 너희 가문이 지금 어떤 처지인지, 그리고 너 태지연이 대체 뭘 할 수 있는지.”

상류 사회는 여러 이익이 얽혀 있다 보니 장수영이 애써 태지연을 말리는 것도 이해가 됐다.

박안희는 손가락을 꼿꼿이 세운 채 방금 받은 네일을 보며 차갑게 웃었다.

“들은 데 의하면 네 아빠가 병원에 실려 갔다며? 네 엄만 여기저기 도움을 구하고 있고. 넌 아빠 신경도 안 쓰고 연회에 와서 남자나 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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