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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장수영은 문득 자신의 사용한 단어가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어 말을 바꿨다.

“비겁한 것도 아니지 뭐. 박안희 씨가 스스로 그런 짓을 하지 않았으면 들킬 일도 없었을 테니까.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면 사람을 도와준 것도 같긴 한데 또 다시 생각하면 어딘가 이상하단 말이지.”

태지연이 장수영의 말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박안희 씨와 권우현 씨 사이에 뭐가 있었던지는 모르겠어도 남의 사생활은 폭로하면 안 되지. 게다가 박안희 씨도 하마터면 목숨도 잃을 뻔했잖아.”

장수영은 태지연의 말에 반박했다.

“지연아, 넌 생각이 너무 단순한 것 같아. 모든 사람을 다 너무 좋게 생각하잖아? 박안희 씨가 전에 너한테 어떻게 대했는지 잊었어? 비록 그 사람이 사진을 찍어 보낸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그래도 전제는 박안희 씨가 스스로 바람을 피웠다는 거잖아.”

태지연은 이미 속으로 신연이 벌인 짓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장수영의 말에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행여나 그가 권우현을 시키지 않았다 해도 그 사진들은 아마 신연이 보내준 것임이 틀림이 없을 것이다.

아니라면 모든 것이 너무 다 우연이니까.

하지만 태지연이 알았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다고 해서 신연한테 찾아가 왜 그랬냐고 따질 수도 없었다.

태지연의 머릿속은 이미 복잡하다 못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신연이 이미 태지연의 앞에서 숨겨왔던 이빨을 다 드러냈으니 이번에는 태지연도 더 참아줄 수가 없었다.

누군가에 의해 팔이 당겨지는 느낌이 들자 그제야 태지연은 정신을 좀 차렸다.

장수영은 태지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그녀에게 물었다.

“왜 갑자기 멍 때리고 있어? 나랑 같이 아저씨랑 아줌마 보러 가겠다고 했잖아. 아저씨 상황은 좀 어때?”

태성민의 상황을 떠올릴 때면 태지연도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없어졌다.

그녀는 장수영과 함께 태성민의 병실로 향했고 때마침 전혜린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 사람은 회색의 후드티를 입고 모자를 꾹 눌러쓰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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