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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순간 태지연은 신연의 얼굴이 그날 산장에서 본 모습과 겹쳐지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그는 박안희의 일에 대해 그렇게나 냉담했지만 사실 그가 벌인 일이었다.

사진을 권우현에게 보낸 것도 그였다.

태지연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저 신연과 조금이라도 더 멀어지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신연은 이내 태지연의 손목을 붙잡더니 그녀를 자신의 앞쪽으로 잡아당겼다.

신연은 검은색 우산을 들고 있었다. 우산은 태지연 쪽으로 기울어진 채 그녀를 위해 비를 막아주었다.

신연은 어두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왜 도망치는 건데?”

신연 그녀의 눈에 가득 찬 두려움을 보았다. 그는 점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는 태지연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가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자라온 집이 불타버린 모습을 보며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다.

그녀는 손목을 살짝 당기며 쉰 목소리로 신연에게 명령하듯 말했다.

“이거 놔.”

신연의 눈빛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는 피식하고 웃더니 얼굴에는 서늘한 표정이 서렸다.

“태지연, 경찰도 아직 나한테 죄를 묻지 않았는데, 네가 먼저 죄를 물어?”

태지연은 고개를 들더니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했다.

“그럼 박안희 일은 네가 저지른 게 아니라고, 일부러 권우현한테 사진 보낸 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

신연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무심하게 대답했다.

“널 괴롭혔잖아. 걔한테 주는 작은 교훈일 뿐이야.”

태지연은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신연이 말하는 작은 교훈이란 박안희를 거의 익사하게 했다.

신연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공포가 가득했다.

그녀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이렇게 악독할 수 있어?”

“악독?”

신연은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새까만 눈동자에는 강렬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

그는 태지연의 손목을 더욱 세게 움켜쥐더니 냉혹한 말들을 뱉어냈다.

“이제야 내가 악독하다는 걸 알았어? 누가 나를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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