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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차 안은 정적이 흘렀고 바깥의 반짝이는 네온사인과 비교하면 서늘한 분위기였다.

서준혁은 손에 초소형 감시 카메라를 쥐고 있었다. 서창범이 자신에게 설치한 마지막 카메라를 제거한 후 남겨둔 것이었다.

그는 왜 신유리 앞에 가져왔는지 알 수 없었다. 아마도 무의식중에 진실을 입증하려는 증거라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신유리는 전에 서준혁이 거짓말을 잘한다고 했던 적이 있었다.

서준혁은 수치스러운 이야기들을 신유리에게 전부 드러냈을 때 그녀가 가볍게 연기 잘한다고 말할까 봐 두려웠다.

신유리는 잠시 침묵했다. 그녀의 머릿속은 너무 혼란스러운 나머지 서준혁의 말을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확실히 서준혁은 거짓말을 너무 잘했다.

그러나 그녀가 고개를 들어 서준혁의 새까만 눈동자와 마주치자 순간 슬픔과 두려움이 묻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복잡한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았다.

신유리는 다리에 올렸던 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그녀는 속눈썹을 내리며 애써 감정을 가렸다.

“서준혁.”

그녀가 부드럽게 불렀다.

서준혁은 눈꺼풀을 들어 올리며 동공은 살짝 흔들렸다. 마치 판결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응.”

“내가 오담윤에게 납치된 날, 사실 난 네가 구하러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신했었지.”

“그런데 나중에야 깨달았어. 전에 네가 했던 부정과 거절 때문에 난 이미 네 마음속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는 기대하지 않은 것 같아.”

신유리는 마음속에 파문이 일기는 했지만 전처럼 생각만 해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괴롭지는 않았다.

서준혁은 그녀의 말에 입술을 움찔하더니 눈빛은 매우 실망스러워 보였다. 그는 해명하고 싶었다.

“내가 어떻게 널 구하러 가지 않을 수 있겠어…”

신유리는 그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하지만 네가 왔어.”

“사실 옥상에서 널 봤을 때 울고 싶었어.”

신유리는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서준혁, 난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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