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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서준혁은 신유리를 옆눈으로 쳐다봤다. 차 안의 따뜻한 조명 아래 신유리는 한층 더 부드러워 보였다. 그녀는 입술을 꼭 다문 채 시선을 돌렸다.

서준혁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망설이더니 작은 박스를 꺼내 신유리 앞으로 내밀었다.

사실 서준혁은 신유리에게 이 일에 대해 말할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자랑할 만한 일도 아닌 데다 신유리가 자신을 나약하다고 여길까 봐 걱정되었다.

하지만…

서준혁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비웃으며 결국 입을 열었다.

“서창범이 통제욕이 강한 사람이라는 걸 너도 알다시피 금방 화인 그룹에 막 들어갔을 때 내 테이블 위에 이 몰래카메라를 설치했어.”

서준혁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어서 말했다.

“예전에 네가 왜 저택에 돌아가는 걸 싫어하는지 물어봤었지? 방에 카메라 세 대나 설치되어 있는데 감옥과 다를 게 뭐지?”

서준혁은 눈을 감고 좌석에 기댄 채 덤덤하게 말했다. 마치 서 씨 저택에서 나올 당시를 떠올리는 듯했다.

전에 오담윤은 서준혁이 서 씨 저택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것을 질투한다고 했다. 하지만 서준혁은 오히려 그 저택에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서창범은 의심이 많았고 특히 과거 다른 가문에서 아들이 회사를 차지하려고 아버지를 해친 사건을 들은 후로 서준혁에 대한 통제욕과 경계심이 더욱 강해졌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경계심을 품는다는 것은 누가 들어도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서창범은 생각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행동에 옮겼다.

서준혁이 열다섯, 열여섯 살이었을 때였다. 서창범은 그의 방에 직접 몰래카메라 세 대를 설치했다.

말로는 서준혁을 위해서 설치했다고 했지만 매일 누군가에게 감시당한다는 사실이 서준혁으로 하여금 사람이 아닌 우리에 갇힌 원숭이처럼 느껴졌다.

그 답답함은 서준혁이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되었고 그는 곧바로 저택에서 나왔다.

그러나 화인 그룹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창범은 똑같은 수법으로 그의 사무실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서준혁은 방에 있던 카메라든 사무실에 있던 카메라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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