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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신유리는 그대로 내리는 비를 쫄딱 맞고 있는 와중에 서준혁과 시선이 마주쳤고 어느새 그녀의 옷은 흠뻑 젖어가고 있었다.

뒤에 있는 여자아이는 주언을 졸졸 따라다니며 아프냐고, 괜찮냐고 물어댔고 이석민은 주언을 부축해서 다가오며 신유리에게 말했다.

“신유리 씨, 차 문 좀 열어주세요.”

신유리는 이석민의 말에 고개를 들어 서준혁을 슥 쳐다보고는 말했다.

“고마워요.”

그리고는 빠르게 문을 열어 이석민과 함께 주언을 차에 태웠다.

만약 서준혁이 허락하지 않았더라면 이석민도 다가와 도움을 줬을 리는 없었기에 신유리는 먼저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주언이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이동이 불편해져 신유리는 어쩔 줄 몰라했는데 서준혁의 차가 있으니 편하기도 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녀는 주언을 잘 앉혀놓고 다른 쪽으로 차에 올라타려고 하였지만 이석민이 빠르게 다가가 주언의 옆자리를 차지하는 바람에 신유리는 하는 수 없이 조수석에 타야만 했다.

신유리가 차 문을 여려는 순간,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퍼졌다.

“언니, 핸드폰 좀 빌려주실 수 있어요? 아빠한테 전화 좀 할게요. 그래야 병원비리도 물어주죠.”

방금 전까지 주언만 챙기는 바람에 여자아이의 존재를 까마득히 잊고 있던 신유리는 아이의 몸과 머리, 그리고 옷에 잔뜩 묻은 모래와 빗방울들을 번갈아보았다.

그녀가 뭐라고 대답을 하려는 시각, 서준혁이 문을 열어 차에서 내리더니 신유리의 옆으로 다가와 그녀를 바라보았고 신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는 문을 열어주며 담담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타세요, 제가 처리합니다.”

신유리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고 얼음같이 차갑고 굳어있는 서준혁의 표정에는 어딘가 불쾌하다는 기분이 드러나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신유리의 머리를 슬쩍 막아주며 다시 말했다.

“비 많이 옵니다, 계속 이렇게 서있으면 감기 걸려서 일이 더 복잡해질 수도 있습니다.”

비는 끊을 기미가 없어보였고 이미 흠뻑 젖어버린 신유리는 그의 말대로 순순히 차에 올라탔다.

앉자마자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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