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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신유리는 복도 끝에 서 있었는데 이쪽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녀는 구석에 있는 타일을 쳐다보며 물었다.

“정혜가 내 소송을 도와주는 걸 원하지 않는 거야?”

그럼 그렇지.

그녀가 고소할 사람은 송지음이고 서준혁은 보호하지는 못할망정 어떻게 화인의 법무가 그녀를 돕게 할 수 있겠는가?

신유리가 입을 열려고 할 때 서준혁이 무심코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냥 정 변호사랑 양세원 사이에 사연이 있었다는 걸 알려주려고.”

서유리는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사연이라니?”

“정 변호사와 양세원은 동문인데 한 사건으로 보기 흉하게 난리가 났었어. 정혜는 원고 변호사이고 양세원은 피고였고.”

“누가 이겼는데?”

“원고가 고소를 취하했지.”

신유리는 잠시 숨을 돌렸고 이내 서준혁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두 사람은 업계에 소문 난 앙숙이야.”

어쩐지 정혜는 양세원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망설임 없이 승낙하더라 했다.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고 서준혁에게 물었다.

“그냥 이걸 알려주려고 연락한 거야?”

“나는 단지 나인성이 월요일에 귀국한다는 것을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잊지 말라고.”

서준혁은 유유한 목소리로 말했다.

옆에서 서류를 전해주러 온 이석민은 그의 말을 듣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서준혁이 신유리에게 나인성의 일을 강조한 후 그는 그제야 주저하며 서준혁에게 물었다.

“대표님, 저희도 오늘 밤 성남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눈을 치켜든 서준혁의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 기복이 없었고 손끝으로 서류를 찍었다.

“본사 쪽 서류는 준비됐어요?”

“지금 가 준비하겠습니다.”

다만 미처 돌아서기도 전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한 통이 날아왔고 그는 내용을 확인하고는 이내 정색을 한 뒤 서준혁에게 휴대전화를 건넸다.

신유리 쪽은 이연지 때문에 오후까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 저녁에 그녀는 낯선 전화를 받았고 상대방은 중년 남자의 목소리였다.

“신유리 씨, 저는 양세원입니다. 만나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신유리와 양세원은 근처에 약속을 잡았고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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