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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작가: 유진
“그건 모르는 일이죠.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진짜 사랑을 만난 걸 수도 있잖아요. 강현수 씨가 여자친구한테 이토록 지극정성인 거 처음 아니에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강현수 씨는 두 사람이 사귄다는 소문에 한 번도 부인하는 기사를 내지 않았잖아요. 이런 걸 종합해 보면 답 딱 나오지 않아요?”

그럴싸한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까지만 해도 임유진을 부러워했던 눈길이 지금은 동정으로 변했다.

정한나는 신이 나서 더 떠들어댔다.

“그리고 배여진 그 여자 드라마 촬영할 때 강현수 씨가 같이 가줬대요. 물론 드라마 배역도 강현수 씨가 준 거고요. 그렇게 물심양면인데 만약 정말 유진 씨한테 마음이 있었다면 솔직히 우리 로펌에 출근시키는 것보다 로펌 하나 차려줄 것 같지 않아요? 앗...”

정한나는 실컷 떠들어대다가 마지막에 못 할 말을 했다는 양 미안한 얼굴로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미안해요, 유진 씨, 나도 그냥 해보는 소리예요. 그리고... 혹시 알아요? 정말 강현수 씨가 조만간 유진 씨한테 로펌이라도 차려줄지...”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 속에는 강현수가 너 같은 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조롱으로 가득했다.

정한나의 말에 주변 동료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강현수가 정말 임유진을 좋아한다면 이런 곳에서 변호사 비서나 하게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임유진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모두 제자리로 가버렸다.

임유진은 정한나의 말 따위 신경도 쓰지 않고 일에만 몰두했다. 정한나는 신이 나서 혼자 얘기하다가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자 다리를 절뚝거리며 자리로 돌아갔다.

그때 누군가가 정한나를 향해 외쳤다.

“어머, 한나 씨 지금 인기 검색어에 한나 씨 이름 올라왔어요!”

그 말에 정한나가 뒤를 돌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사를 확인한 동료들의 시선이 하나둘 정한나에게로 가서 꽂혔다.

정한나는 다급하게 휴대폰을 꺼내 기사를 확인했다. 인기 검색어에는 그녀의 이름뿐만이 아니라 세레나의 이름도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불길한 예감에 휩싸여 덜덜 떨리는 손으로 동영상을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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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유진이 드레스를 먼저 찜한 이상 소민아에게 해당 드레스를 욕심낼 기회는 없었다.“임유진 씨... 우연이네요.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소민아가 어색하게 굳은 얼굴로 먼저 말을 건넸다.“소리 지르는 소리가 탈의실까지 전해오던데 그게 소민아 씨였군요?”임유진이 차가운 목소리로 얘기했다.“그리고 분명히 사모님이라고 부르라고 혁이가 얘기하지 않았나요?”소민아는 그 말에 이를 더 꽉 깨물었다.혁이라는 애칭을 부르며 강지혁과의 관계를 다시금 상기시켜주려는 그녀의 말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일전에 그녀가 관계를 좁히기 위해 강지혁을 ‘지혁 씨’라고 불렀을 때 강지혁은 바로 불쾌하다는 듯이 얼굴을 굳히며 다시는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꼭 그녀에게는 이름조차 허락할 수 없다는 것처럼 말이다.“네, 사모님...”소민아가 어색하게 웃었다.“방금은 오해가 좀 있었어요. 신경 쓰지 마세요.”“오해라뇨! 저 몰상식한 여자가 물을 끼얹었잖아요!”소민아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직원은 분위기 파악을 하지 못한 채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소민아는 입술을 깨물며 뭐라 말을 잇지 못했다.“아니 그게... 그러니까...”“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CCTV를 돌려보면 되겠네요.”임유진은 말을 하며 CCTV가 있는 곳을 가리켰다.“만약 제 친구가 억울한 상황이면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테니 그렇게 아세요.”소민아는 그 말에 얼른 다시 입을 열었다.“그저 오해였을 뿐인데 굳이 일을 키울 필요가 있을까요?”“일을 키운 건 내가 아닐 텐데요?”임유진은 타협 따위 없다는 얼굴로 답했다.한지영에게 쏘아붙였던 사장과 직원은 아무런 대답도 못 한 채 우물쭈물하는 소민아의 모습에 그제야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소민아는 지금 행여라도 임유진을 건드릴까 봐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있었다.그때 세 명의 남자가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그중 한 명은 다름 아닌 고이준이었다.고이준은 안으로 들어온 후 곧바로 임유진의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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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는 그쪽 같은 사람이 함부로 들어올 만한 곳이 아니에요.”소민아가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한지영은 그런 그녀가 우습다는 듯 한쪽 입꼬리를 위로 올렸다.“지금 함부로라고 했어요? 지금 그쪽이 누리고 있는 건 모두 딸이 강씨 가문의 양녀가 된 덕에 얻을 수 있었던 거 아닌가? 그전에는 학력도 나보다 낮고 커리어도 별 볼 일 없던데 대체 무슨 배짱으로 자격 운운하는 건지 모르겠네?”소민아는 인플루언서였다고는 하나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지영보다 훨씬 낮았고 다른 조건을 비교해봐도 어디 하나 당당하게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다.소민아는 한지영의 말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더니 아까 직원이 건넨 물컵을 한지영 쪽으로 확 기울였다.한지영은 소민아를 도발하며 줄곧 경계하고 있었기에 소민아가 손목을 꺾는 순간 바로 다시 반대로 꺾어 컵 안의 물이 전부 다 소민아에게로 쏟아지게 했다.“아악! 이게 뭐 하는 짓이야!”소민아의 날 선 외침에 가게 안 손님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두 사람 쪽으로 집중됐다.사장은 깜짝 놀라 다가오더니 소민아의 옷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며 그녀에게 자초지종을 물었다.그러자 소민아가 손가락을 길게 뻗으며 한지영을 가리켰다.“저 여자가 나한테 물을 끼얹었어요!”한지영은 이에 담담하게 대꾸했다.“입은 삐뚤어도 말은 바로 해야죠. 먼저 나한테 물을 끼얹으려고 했던 게 누군데.”사장은 두 사람을 한번씩 훑어보더니 곧바로 한지영을 향해 말했다.“손님, 소민아 씨에게 당장 사과해주세요. 뭐가 됐든 손님이 물을 끼얹었잖아요.”한지영은 우습다는 듯 사장을 바라보았다.“원인은 다 제쳐주고 결과만 보겠다는 건가요?”“소민아 씨는 고객님 때문에 옷을 버렸어요. 그런데 이 상황에서 잘잘못을 따져봤자 무슨 소용이 있죠? 만약 사과 못 하시겠다면 저희는 강제로 손님을 내보낼 수밖에 없어요. 물론 소민아 씨가 손님께 어떤 책임을 묻든 저희는 일절 관여하지 않을 거고요.”사장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소민아에게 아부하던 직원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3화

    직원과 달리 사장의 태도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이분은 저희한테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다른 직원으로 바꿔주세요.”임유진이 차분하게 말했다.“불쾌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사장은 간단하게 사과를 전한 후 곧바로 해당 가게에서 제일 젊은 직원을 불렀다.임유진은 직원의 명패에 달린 이름과 조금 긴장한 듯 얼굴이 빨개져 있는 신입 직원을 보고는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요구하는 색상과 디자인을 얘기해주었다.신입 직원은 그녀의 요구에 따라 열심히 드레스를 검색했다.“이대로 끝이라고? 아까 너도 봤잖아. 서비스업 종사자로서의 소양 같은 게 하나도 없는 거.”“사장을 불렀는데도 대수롭지 않은 태도였는데 거기서 뭐라고 더 하겠어. 입만 아프지. 걱정하지 마. 이따 반드시 후회할 거니까.”한지영은 그 말에 다시 얌전히 드레스를 구경했다.그때 신입 직원이 다가와 임유진에게 드레스 몇 벌을 소개해 주었다. 대여섯 벌 되는 드레스 중에 한정판인 드레스가 한 벌 있었는데 신입인 그녀로서는 임유진에게 바로 시착하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만약 임유진이 만약 마음에 든다고 하면 사장에게 권한을 신청해야만 했다.임유진은 직원이 한정판이라고 소개한 드레스를 바라보았다. 다이아몬드가 군데군데 박혀있는 해당 블랙 드레스는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은은하게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5년 만에 돌아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얼굴을 내비치는 만큼 드레스도 예쁜 것이어야 했기에 임유진은 곧바로 눈을 반짝였다.“와! 유진아, 이거 아까 네가 골랐던 드레스보다 더 예쁜데?”한지영이 감탄하며 말했다.“이거로 할게요. 시착 가능하죠?”임유진이 묻자 직원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물론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잠시 후, 직원은 블랙 드레스를 들고 오며 임유진을 탈의실로 안내했다.그리고 한지영은 임유진이 시착을 마칠 동안 소파에 앉아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아까 그들에게 불친절했던 직원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누군가를 향해 살갑게 웃어 보이는 것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2화

    “뭐야, 티 났어? 잘 감췄다고 생각했는데...”한지영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너랑 친구 한 세월이 얼만데 내가 그것도 눈치 못 채겠어?”며칠 전에 한지영의 전화를 받았을 때 임유진은 단번에 그녀가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눈치챘다. 한지영이 너무나도 하이 텐션이었기 때문이다.한지영은 아예 대놓고 고민 있는 얼굴을 할 때도 있지만 이렇듯 과한 텐션으로 자기감정을 감출 때도 있었다.“그래서 무슨 일인 건데?”임유진이 걱정된다는 얼굴로 물었다.한지영은 더 이상 감출 수 없게 되자 한숨을 내쉬며 곧바로 그녀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다.“백연신을 만났어.”“혹시 찾아간 거야?”임유진도 얼마 전 백연신이 이곳으로 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아니. 백연신이 내 앞에 나타났어. 단순히 우연인 건지 아니면 일부러 찾아온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아. 그때는 취하기도 했고 또 머리가 엉망이라 모든 게 혼란스러웠어.”“너 설마...”“걱정하지 마. 다시 이어지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 뛰어들지는 않을 테니까.”한지영은 애써 미소를 짓더니 이내 화제를 돌렸다.“그보다 이틀 뒤에 강지혁이랑 파티에 참석하게 됐다며. 너 아직 드레스 못 고른 거 아니야? 마침 근처에 유명한 드레스 샵 있으니까 거기로 가자.”두 사람은 카페에서 나와 드레스 샵으로 들어갔다.유명한 샵이라 그런지 안으로 들어가 보니 드레스들이 하나같이 비쌌다.잠깐 놀라기는 했지만 5년 만에 돌아와 처음으로 참석하는 파티인 만큼 저렴한 드레스를 입을 수는 없었기에 임유진은 그냥 이곳에서 고르려고 했다.임유진과 한지영은 가게 안을 둘러보며 드레스를 골랐다. 두 사람 모두 오늘은 캐주얼한 차림으로 입었던 터라 임유진이 실버 드레스를 골랐을 때 따라다니던 직원이 곧바로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죄송하지만 해당 드레스는 전시용으로만 사용되는 드레스라 시착이 불가능하세요.”임유진은 그 말에 이상함을 느끼며 미간을 찌푸렸다.그때 다른 고객을 상대하고 있던 직원 한 명이 아무 말도 없이 다가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1화

    백연신의 차량이 천천히 단지 앞에 미끄러졌다.한지영은 집 앞에 도착한 것을 확인하더니 곧바로 벨트를 풀고 고맙다고 한 다음 차 문에 손을 올렸다.그런데 문을 열고 나가려던 그때 백연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남자와는 사귀기라도 할 생각이야?”한지영은 그 말에 두 눈을 두어 번 깜빡이다 3초 정도 지난 후에야 ‘그 남자’가 누군지 알아챘다.“우진 씨 괜찮은 사람이에요. 연봉도 높고 직장도 안정적이고 나랑 대화도 잘 통하고요. 그리고 얼굴도 준수하죠. 만약 우진 씨만 괜찮다면 나는 사귀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한지영이 말했다.“고작 그런 조건 때문에 사귄다고? 그 남자가 꽤 마음에 들었나 보지?”백연신이 한지영을 노려보며 말했다.한지영은 순간 그의 태도가 조금 우습게 느껴졌다.“마음에 들지 않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 우진 씨 정도면 1등 신랑감이에요.”“한지영!”백연신의 목소리가 한 톤 높아지고 이제는 분노까지 서렸다.한지영은 그의 이런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대체 뭐에 화를 내는 거지? 다른 남자를 만난 게 이렇게까지 화낼 일인가? 자기는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왜 이제 와서 이러는 거지?“백연신 씨, 아까 레스토랑 앞에 나타난 거 정말 우연 맞아요? 혹시 나 보러 일부러 온 거예요? 날 왜 찾아온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나는 연신 씨랑 더 이상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리고 아까도 말했다시피 난 연신 씨와 고은채 씨 사이에 끼어들고 싶은 생각도 없고 방해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한지영은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말을 이어갔다.“난 우리가 헤어졌어도 연신 씨가 행복하게 잘 지내기를 바라요.”백연신은 그녀가 마음을 다해 사랑한 유일한 남자였다. 사랑이 식어서 헤어진 것이 아니라 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해서 헤어진 것이기에 헤어졌어도 그에게는 이런 식의 축복을 얼마든지 빌어줄 수 있었다.한지영은 백연신과 마지막 작별인사라도 하려는 듯 먼저 악수를 청했다.“잘 가요.”하지만 백연신은 그녀의 손을 잡지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70화

    연우진은 주차장에서 차를 끌고 레스토랑 앞까지 왔다가 한지영의 옆에 서 있는 백연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마침 얼마 전 회사에서 백선 그룹과 계약을 하나 맺었던 터라 그는 보고를 통해 백선 그룹의 회장 얼굴을 보았었다.한지영은 연우진의 차를 발견하고는 백연신을 향해 손을 휘휘 저었다.“나 이만 가볼 테니까... 끅, 연신 씨도 이만 가봐요. 그럼...”그녀는 말을 마친 후 곧바로 조수석의 문을 열었다.그런데 한지영이 안으로 들어가려던 그때 백연신이 갑자기 그녀의 손을 확 잡아끌며 연우진의 차에 멀어졌다. 그러고는 운전석에 있는 연우진을 향해 말했다.“한지영은 내가 알아서 집까지 데려다줄 테니까 그쪽은 이만 가봐요.”이에 연우진이 차창을 내리며 뭐라 하려는데 백연신은 그의 대답 따위 들을 생각도 없었다는 듯 근처에 주차된 자기 차로 걸어갔다.“백연신 씨, 이거... 놔요...!”한지영이 힘없이 끌려가며 큰소리로 외쳤다.그녀의 외침에 연우진은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남자가 정말 백선 그룹의 회장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신하게 되었다.그런데 백연신 회장이 왜 여기 있는 거지?아까 그를 대하는 말하는 말투 하며 표정 하며 꼭 그를 질투하고 있는 것 같았다.질투라고? 그 백연신이?그때 연우진의 머릿속으로 생각 하나가 스쳐 갔다.“혹시 한지영 씨가 아까 얘기했던 전 남자친구가 백연신 씨인 건가...?”만약 정말 그러하다면 백연신은 매스컴이 보도한 것처럼 고씨 가문의 딸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 아닌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전 여자친구인 한지영을 두고 있다는 말이 된다.백연신은 한지영을 차 옆까지 끌고 와서야 그녀의 손을 놓아주었다. 그러고는 냉랭한 얼굴로 그녀가 중심을 채 잡기도 전에 바로 조수석에 태워버렸다.한지영은 어찌할 새도 없이 그가 움직이는 대로 이끌려가다 차량이 움직이는 느낌이 들고서야 고개를 돌려 운전석을 바라보았다.차량은 한지영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벨트 매.”백연신이 말했다.한지영은 아직 정신이 몽롱한 상태라 그런지 그의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9화

    “네.”한지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연우진을 보냈다.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자니 갑자기 속이 울렁거려 그녀는 근처 쓰레기통 앞으로 가 음식물을 게워냈다.그렇게 한참을 토하던 그녀는 오늘 먹었던 것을 다 비우고서야 주섬주섬 가방을 더듬으며 티슈를 찾았다.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티슈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그때 웬 손수건 하나가 그녀의 눈앞에 나타났다.“고마워요.”한지영은 눈을 게슴츠레 뜬 채 그것이 손수건인지 티슈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입가를 쓱 닦았다.야무지게 다 닦고서야 그녀는 손에 든 것이 티슈가 아닌 손수건이었다는 것을 알아챘다.“어... 이거는 내가 내일 세탁해서 다시 줄게요.”한지영은 말을 하면서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당연히 연우진이 건넨 손수건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은 너무나도 익숙한, 5년간 틈틈이 그녀의 꿈에 나타나던 남자의 얼굴이었다.슈트 차림의 남자는 머리를 완전히 빗어 올린 채 훤한 이마를 드러내고 있었다. 환한 달빛 때문인지 원래부터 예뻤던 얼굴이 오늘따라 더더욱 예뻐 보였다.세월의 흔적 같은 게 존재하지 않는 남자의 얼굴을 한지영은 말없이 가만히 바라보았다.“끅...”술 냄새를 가득 담은 딸꾹질과 함께 조용했던 침묵이 깨졌다.“오랜... 만이에요.”한지영의 입에서 먼저 말이 흘러나왔다. 술을 마셨던 터라 말이 느려지고 또 버벅거렸다.“너 취했어.”백연신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술을 좀 마셨어요.”한지영은 눈앞의 남자를 두 눈에 똑바로 담으려는 듯 눈을 크게 뜨기 위해 노력했다.“아까 그 남자는... 남자친구야?”백연신이 물었다.“남자친구?”한지영은 눈을 깜빡이다 갑자기 피식 웃었다. 술에 취해있어 그런지 그 웃음이 어쩐지 바보 같아 보였다.“아... 우진 씨는 오늘 소개팅한 남자예요.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첫 만남인데도 대화도 잘 통하고...”한지영은 말을 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술기운 때문인지 두 눈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그간 백연신을 향한 마음을 접으려고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8화

    “그건 아니고 이제껏 설렌다는 느낌이 들었던 여성분이 없었어요.”설레는 느낌이라는 걸 누군가는 부질없는 감정이라고 할지 몰라도 적어도 한지영은 그 말을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이제껏 많은 아이돌과 배우들을 좋아해 왔지만 진정으로 마음이 설레었던 사람은 백연신 한 사람뿐이었으니까.아무리 소개팅을 해봐도 같이 있으면 가슴이 뛴다고 느껴지는 남자는 없었다.“설렌다는 느낌... 중요하죠. 쉽게 느끼기 어려운 감정이잖아요. 그리고 그런 느낌이 들었던 상대를 놓치고 다시 찾으려고 하면 더 힘들고요.”한지영의 말에 연우진이 조금 흠칫했다.“지영 씨는 그런 사람을 만난 적이 있나 봐요?”“네, 딱 한 번 있었어요.”한지영은 솔직하게 대답했다.연우진은 분명히 소개팅 상대였지만 그녀는 얘기를 나누면서 그가 남자로 보이는 것이 아닌 묘하게 친구 같이 느껴졌다.“어떤 사람이었어요?”연우진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그 사람은 일단 너무 예쁜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내 말이라면 뭐든 다 들어주는 그런 착한 사람이었죠.”백연신 얘기에 한지영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위로 말려 올라갔다.이미 헤어졌음에도 백연신과 함께 했던 나날은 여전히 그녀의 마음속에 제일 소중했던 기억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연우진이 생각보다 편한 말 상대였기 때문인지 아니면 오늘 우연히 백연신의 소식을 들어서인지 한지영은 평소보다 훨씬 더 감정적이고 말이 많았다.그녀는 술을 연거푸 마시며 얘기를 이어갔고 연우진은 그런 그녀의 얘기를 그저 가만히 들어주고만 있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한지영이 앉아있는데도 휘청거리자 연우진은 그제야 술잔을 들어 올리려는 그녀의 손을 제지했다.“이제 그만 마셔요. 이러다 취하겠어요.”“취하는 게 뭐가 나빠요?”한지영이 웅얼거렸다.“지영 씨랑 나 오늘 첫 만남 아닌가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이렇게 무방비한 모습을 막 보여줘도 돼요? 내가 나쁜 마음이라도 먹으면 어쩌려고?”연우진의 말에 한지영이 피식 웃었다.“정말 그럴 생각

  • 길에서 주운 노숙자가 알고보니 유명그룹 대표님?!   제1567화

    한지영은 손가락을 억지로 움직이며 소개팅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그녀가 지금 신경 써야 할 사람은 백연신이 아니라 소개팅 상대였다. 어쩌면 이번에야말로 진정으로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도 좋아하는 남자가 나올지도 모른다.저녁.한지영은 약속 시간에 맞춰 번화가의 한 카페로 들어섰다.창가 쪽으로 향하니 소개팅 상대가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남자의 이름은 연우진이었고 현재 대기업에서 팀장직을 맡고 있는 유능한 사람이었다.한지영은 남자의 겉모습을 확인하고는 저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했다. 스펙이 좋은 사람이라는 건 프로필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외모까지 훌륭할 줄은 몰랐다.연우진은 깔끔한 정장 차림에 안경을 쓰고 있었다. 지적인 분위기에 앉아있는 자세까지 바른 것이 상당히 인기가 많을 것 같았다. 게다가 35살이라고 들었는데 막상 보니 이제 막 30대가 된 듯한 얼굴이었다.“안녕하세요. 한지영 씨 맞으시죠? 만나서 반가워요.”한지영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남자가 먼저 인사를 건네왔다.“네, 안녕하세요.”한지영은 서둘러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두 사람은 첫 만남에 할법한 얘기를 서로 두어 마디 주고받은 후 곧바로 근처 레스토랑으로 향했다.사실 한지영은 그저 아무런 고깃집이나 들어가 대충 식사를 하고 만남을 끝내려고 했는데 연우진은 원래 성격이 그런 건지 아니면 소개팅하는 여자들과는 항상 레스토랑을 가는 건지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를 데리고 비싼 레스토랑으로 왔다.메뉴판을 들어 가격을 보니 헙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드시고 싶은 거 마음껏 주문하세요.”연우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한지영은 잠깐 고민하더니 결국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들을 주문했다.이에 연우진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더니 별다른 말 없이 다른 음식도 주문한 다음 웨이터에게 메뉴판을 건넸다.“실례가 안 된다면 지영 씨가 소개팅에 나온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혹시 나이 압박 때문에 결혼을 서두르고 싶은 건가요?”음식을 먹던 중에 연우진이 먼저 질문을 건네왔다.“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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