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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한나 씨 우리한테는 유진 씨랑 사이좋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뒤에서 이런 짓을 해요?”

“겉과 속이 다른 거죠. 뭐가 됐든 한나 씨 다시 봤어요.”

동료들은 저마다 그녀에게 싸늘한 한마디를 내뱉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정한나는 지금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임유진을 로펌에서 내보내기 전에 자신이 먼저 잘릴 판이었다.

정한나는 자리에 앉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더니 결국 오늘도 월차를 내고 집으로 돌아가 버렸다.

한편 임유진은 정한나의 일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아까부터 손에 있는 자료들만 정리했다.

며칠 뒤면 이재하의 재판이 열리게 된다. 소지혜는 여태 자신이 가해자라는 걸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경찰 측에서 재수사한 결과 그녀가 가해자라는 증거가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모든 일이...

임유진은 문득 타자를 멈추고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았다.

어젯밤 그녀는 이 손으로 강지혁의 뺨을 내리쳤다. 그리고 강지혁은 이 손을 바라보며 아프지는 않냐고 물었다.

아파도 맞은 사람이 더 아팠을 텐데 말이다.

‘어제 약 먹고 나서 아픈 건 좀 나았을까...?’

‘세상에, 왜 또 걱정하는 거야! 그만 걱정해. 아예 생각하지 마, 임유진!’

임유진은 머리를 거세게 흔들며 강지혁의 걱정을 떨쳐냈다.

강지혁은 그녀의 인생에 잠시 들른 손님과도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러니 그를 걱정할 이유가 없다!

...

강씨 저택.

고이준은 지금 상당히 불안한 얼굴로 별채 앞을 서성거리고 있다.

이곳으로 들어간 지 벌써 3시간째, 강지혁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오늘 있을 중요한 미팅 몇 건은 부득이하게 전부 취소되어 버렸다.

오늘 임유진의 집에서 나온 뒤부터 강지혁은 어딘가 이상해졌다.

고이준은 지금 임유진에게 전화해 어젯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체 무슨 충격을 받아 강지혁이 모든 일을 제치고 별채에만 들어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강지혁은 평소 특별한 날짜가 아닌 이상 별채 쪽으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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