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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그럼 걱정이 아니라 오지랖이라고 생각해.”

임유진은 말을 마치고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 그를 일으켜 세웠다. 그러고는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한 다음 그를 침대까지 힘들게 끌고 와 눕혔다.

강지혁은 확실히 어딘가 안 좋은 건지 침대에 눕자마자 마치 새우처럼 몸을 옆으로 웅크렸다. 잘생긴 얼굴은 고통 때문인지 잔뜩 일그러졌고 이를 꽉 깨문 탓에 얼굴에 힘줄이 튀어 올랐다. 그리고 그의 두 손은 복부를 꽉 감싸고 있었다.

임유진은 문득 전에도 위경련 때문에 그가 이렇게 아팠던 것이 떠올랐다.

혹시 또 위경련인 건가?

사실 오늘을 돌이켜보면 그럴 만도 했다. 술을 많이 마신 것도 모자라 강현수와 술을 마실 때 그는 음식에는 손도 대지 않았으니 아마 공복에 술만 들이켰을 것이다.

“너 위 아파?”

임유진이 묻자 강지혁은 입을 꾹 닫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조금 젖은 눈동자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고 비서님한테 연락해서 너 병원 데려가라고 할게.”

“됐어.”

그때 강지혁이 힘겹게 힘을 열었다.

“너 나 안 사랑한다며, 나 원하지 않는다며, 내가... 싫다며? 그러면 내가 아픈걸 보고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야?”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임유진은 눈앞에 있는 남자를 훑어보았다.

지금의 그는 무척이나 약해져 있고 얼굴은 창백한 것이 툭 건드리면 부서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그녀는 기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강지혁, 난 너랑 달라.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아도, 원하지 않아도, 심지어는 증오할 만큼 싫어해도 그 사람의 아픈 모습을 보고 기뻐하지는 않아.”

임유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고 비서님한테 연락하는 게 싫으면 여기서 잠깐 기다려. 약 사올 테니까.”

그녀는 말을 마치고 휴대폰과 열쇠를 들고 월세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작은 공간에 강지혁 혼자 남겨졌다.

그는 다시 눈을 감았다.

왜 그녀의 말에 전혀 기뻐할 수 없는 거지?

지금 약 사러 간 건 마음속에 남은 연민 때문인 걸까?

그 순간 위가 또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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