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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보고 싶은데 시간이 무슨 상관이에요?”

한지영는 달달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연신 씨도 나 좋아하고 나도 연신 씨 좋아해서 참 다행인 것 같아요.”

임유진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정말 다행이라고밖에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래서 더 임유진이 안쓰러웠다.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백연신의 목소리가 아까와는 달리 다정해졌다.

그녀가 무슨 일 때문에 갑자기 이런 소리를 하는 건지는 몰라도 꽤 듣기 좋은 소리였다.

“오늘 유진이 만나고 왔어요. 유진이가 그러는데 강지혁이랑 지금 다시 누나 동생 사이가 됐대요. 이대로라면 유진이는 강지혁을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한지영은 말을 할수록 감정이 점점 더 격해졌다.

“대체 강지혁이 무슨 생각으로 그딴 제안을 한 건지 모르겠어요. 유진이한테 마음이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은데, 이럴 거면 애초에 왜 헤어지냐고요! 웬만한 여자 마음보다 더 복잡한 게 강지혁의 마음일 거예요.”

“강지혁은 아직 유진 씨를 사랑하고 있어.”

백연신이 말했다.

“아직 사랑하고 있다고요?”

“그래.”

강지혁의 그 눈빛은 절대 옛 연인을 바라보는 눈빛이 아니었다. 같은 남자로서 임유진을 향한 강지혁의 사랑이 아직 지속 중이라는 걸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오히려 지금은... 그 정도가 더 심각해 진 것도 같다.

“그럼 대체 왜 헤어진 건데요? 그리고 아직 사랑하면서 유진이를 사랑하는 게 힘들다는 소리는 왜 했대요?”

“그건 본인에게 물어봐야지.”

백연신은 한지영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제 그만 생각해. 네 일도 아니잖아. 괜히 끼어들 생각은 하지도 말고.”

“어떻게 그래요! 유진이 일인데.”

한지영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에게 있어 임유진은 이제 그냥 친구가 아니라 친자매나 마찬가지였다.

“알았어, 알았어.”

백연신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지영에게 임유진이 얼마나 중요한 친구인지 그 역시 알고 있다. 심지어 그것 때문에 종종 질투가 나기도 했으니까.

그는 가끔 임유진과 자신이 동시에 물에 빠지면 한지영은 아무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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