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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임유진이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

“어릴 적 강현수 씨 구해준 거. 정말 언니 맞아?”

그러자 배여진이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

“그게 아니면 현수 씨가 내가 뭐라고 이렇게 잘해주겠어?”

“하지만 내 기억 속 언니는 산을 타고 노는 걸 싫어했던 것 같은데. 언니보다는 내가 더 잘 갔지.”

그 말에 배여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너... 그 말 무슨 뜻이야? 내가 산속에 가서 노는 걸 좋아하든 아니든 그게 현수 씨를 구한 거랑 무슨 상관이 있는데? 난 그날 우연히 산으로 간 것뿐이고 마침 현수 씨를 구하게 된 거야.”

“마침? 우연히?”

임유진은 정처 없이 흔들리는 배여진의 눈동자로 그녀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걸 거의 확신했다. 떳떳하다면 이렇게 흔들릴 이유가 없을 테니까.

강현수를 구한 건 배여진이 아니다.

“야, 너 뭐 하자는 거야?”

배여진은 당황함을 감추려 일부러 화를 냈다.

“네가 뭔데 자꾸 나랑 현수 씨 일에 끼어들려고 그래? 넌 네 일이나 잘해!”

그러고는 씩씩거리며 자리를 떠났다.

임유진은 천천히 시선을 내려 자신의 양손을 바라봤다. 만약 꿈속에서 봤던 그 장면이 정말 어릴 적 강현수를 구했던 장면이라면, 절벽 아래 있던 강현수를 힘껏 위로 끌어올린 것도 다리가 풀린 강현수를 일으켜 업고 산 아래까지 내려온 것도 전부 자신의 두 손이 한 일인 게 된다.

‘그럼 강현수가 몸에 지니고 다녔던 그 은팔찌도 내 건가...?’

어릴 적 그녀에게는 한 쌍의 은팔찌 있었는데 한쪽은 어쩌다 잃어버렸고 남은 한쪽은 어른이 된 후 외할머니가 대신 보관해주었다.

하지만... 외할머니의 유품 중 은팔찌 같은 건 없었다.

물론 오래전 물건이고 값이 나가는 것도 아니라 외할머니가 실수로 버렸을 수도 있다.

임유진은 외할머니댁을 나와 어릴 적 살던 이 집을 바라보며 앞으로 다시는 이곳으로 발을 들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강씨 저택 기사는 임유진이 나온 걸 보고 그녀에게 다음 목적지에 대해 물었다.

“외할머니 보러 산소에 갈 거예요.”

그때 마침 임유진의 눈에 배여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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