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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나 무겁지?”

남자아이가 조금 미안한 듯 물었다.

“응, 무거워.”

여자아이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힘들었으니까.

“미안해... 하지만 만약 이후 네가 다치게 되면 그때는 내가 꼭 너를 업어줄게!”

남자아이는 행여나 여자아이가 자신을 약골이라고 여겨 싫어할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

“네가 날 어떻게 업어? 얼마 못 가 내려놓고 말 거야, 넌.”

여자아이는 상대가 자신보다 큰 남자아이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모두 자신이 지켜줬기에 전혀 기대하지 않는 말투로 얘기했다.

“아니야. 평생 업을 수 있어!”

남자아이가 발끈하듯 대답했다.

아마 이때 당시 두 아이는 평생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지, 무엇을 뜻하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갈기갈기 찢긴 화면들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았고 이내 선명한 기억이 되었다.

임유진은 지금 머리가 무거웠고 눈은 뜨고 싶어도 떠지지 않았다. 그리고 몸은 아까부터 규칙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누가 그녀를 업고 걸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누구지? 누가 그녀를 업고 있는 걸까?

“현수야...”

그때 임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강현수의 이름이 입에서 흘러나왔고 그에 그녀를 업고 내려가던 강현수가 몸을 움찔거리더니 곧 발걸음을 멈췄다.

방금 그녀는 확실히 그의 이름을 불렀다.

다시는 부르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왜 또 부르는 거지?!

임유진 이 여자는 항상 멋대로 선을 그으며 또 멋대로 이상한 행동을 해 그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임유진 씨, 만약 지금 정신을 차렸다면 잘 들으세요. 다른 건 다 괜찮은 데 ‘현수야’라는 호칭은 부르지 마세요. 임유진 씨가 막 불러도 되는 호칭 아니니까.”

강현수는 차갑게 말을 뱉은 후 다시 산 아래로 발걸음을 옮겼다.

임유진은 누군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을 느꼈지만 그게 누군지, 또 누가 지금 자신을 업고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렇게 몇 분 후 안간힘을 써서 서서히 눈을 떠보니 눈앞에 있는 건 어떤 남자의 넓은 등과 매력적인 목덜미뿐이었다.

강현수!

임유진의 몸이 움찔거리더니 눈에 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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