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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강지혁은 보고서로만 이곳을 알게 됐을 뿐 이렇게 직접 오게 된 건 지금이 처음이었다.

수색대와 함께 산속을 걸어가 보니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예전 강현수의 화실에서 봤던 그림들이 떠올랐다.

그림 속 여자아이는 가녀린 몸으로 이곳에서 남자아이를 업은 채 걸어가고 있었다.

무거운 듯 허리를 잔뜩 숙인 채 힘겨워 보였지만 그럼에도 남자아이를 버리지 않았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 그림을 봤을 당시 강지혁은 아무런 감흥도 없었지만 지금 막상 그 두 아이에게 강현수와 임유진을 대입해 보니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하고 불안했다.

대체 그는 뭘 불안해하고 있는 걸까?

두 사람이 마주치지 못하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게 뒤에서 방해해서? 아니면 임유진이 지금은 기억을 잃어도 항상 마음속에는 강현수가 있어 언젠가 기억이 돌아오는 날에 자신을 매몰차게 버릴까 봐? 그것도 아니면 자신을 향한 임유진의 사랑이 깊지 않아서 언젠가 자신을 배신할까 봐?

“대표님, 안색이 안 좋아 보이는데 저희 조금 쉴까요?”

고이준은 아까부터 어두워지다 못해 이제는 하얗게 질려버린 듯한 강지혁의 얼굴을 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하지만 강지혁은 고개를 저었다.

“필요 없어.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찾기나 해!”

시간을 지체하면 할수록 그의 불안과 걱정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여름인 터라 나무들이 우거져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들어오는 햇빛을 가로막아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사람 발걸음 소리 같은데요?!”

그때 제일 앞에 있던 수색대원 한 명이 외쳤고 그에 모든 사람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러자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한 발짝 한 발짝씩 그들을 향해 다가왔고 이윽고 실루엣까지 보이더니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거기에는 어떤 남자가 여자를 업은 채 걸어오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강지혁은 몸에 있던 피가 전부 멈춘 듯 자리에 굳어버렸다.

남녀는 바로 강현수와 임유진이었다!

강지혁이 제일 두려워했던 일이 결국에는 벌어지고 만 걸까?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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