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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화

그는 언제나 그녀를 찾아다녔는데 그녀는 그를 까맣게 잊어버렸다.

임유진은 자신을 업고 묵묵히 산길을 내려가는 남자의 등을 바라보며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왔다.

그는 지금 자신이 했던 약속처럼 그녀가 다쳤을 때 업어주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평생이라는 건 없을 것이다...

임유진이 좋아하고 사랑해 마지않는 사람은 그가 아니니까.

“현수 씨, 나 앞으로 이곳에 안 올 거예요. 그리고 어릴 때 일은 그저 어릴 때 일일 뿐이니까 현수 씨도 너무 과거에 집착 안 했으면 좋겠어요.”

임유진은 그가 계속 어린 시절에 갇혀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배여진에게 더는 속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없었기에 지금은 이런 말밖에 해줄 수 없다.

그러자 강현수는 그녀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임유진 씨가 뭔데 나한테 그런 소리를 합니까?”

임유진은 그의 태도에 입술을 깨물었다.

“여진이와 사이가 좋지 않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그런 와중에 여진이가 갑자기 나를 구해줬다고 하니까 기분이 나빠요?”

그는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었다.

“나는 그저 현수 씨가 언니한테 속지 않았으면 해서 말한 것뿐이에요.”

“속아요? 당신 사촌 언니가 날 속일 정도로 똑똑하기나 하고?”

강현수의 말투에는 절대 속아 넘어갈 일 없다는 아주 본능적인 자신감이 묻어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배여진은 고졸에 바로 전업주부로 전향하고 세상 물정도 제대로 모르는 그저 시골 여자일 뿐이고 강현수는 그런 그녀의 일생을 전부 뒷조사로 알 수 있을 만큼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니 어떻게 감히 자신을 속인다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임유진은 단호한 그의 말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뭐라고 하든 그는 듣지 않을 테니까. 게다가 이 모든 상황을 초래한 건 그녀나 다름없고 따지고 보면 그녀 역시 그를 속이고 있지 않은가.

“이만 내려줘요. 나 혼자 걸어갈 수 있어요.”

임유진의 말에 강현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그 몸으로 하산했다가는 날이 어두워질 때야 겨우 도착하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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