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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그와 눈이 마주친 임유진은 흠칫 몸을 떨었다. 강현수가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순간 뭐라고 정의하기 힘든 쓸쓸함이 그녀의 몸을 감쌌다.

어릴 적 힘든 순간을 같이 했던 남자아이가 모르는 사람 보듯 해서 이러는 걸까? 하지만... 이 모든 건 그녀의 선택이다.

며칠 전, 그녀는 어릴 적 강현수를 구한 사람이 자신이 맞다고 해도 강지혁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

강지혁이 불안해하는 걸, 사랑하는 남자가 약해지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았기에 기억 속 너머의 진실이 어떠하든 그녀는 이미 외면하기로 했다.

‘그래, 이게 맞아.’

임유진은 쓰게 웃고는 고개를 숙였다.

한편, 강현수 옆에 있던 배여진은 적개심 가득한 눈빛으로 임유진을 힐끗 보고는 조금 불안한 표정으로 강현수를 쳐다봤다.

임유진을 본 그가 또 어떤 이상한 행동을 할지 몰랐으니까. 전시회장에서처럼 또 임유진의 손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불상사라도 벌어지면 그녀는 이 많은 사람 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될 것이다.

그녀의 친척들과 이웃 주민들은 배여진이 강현수의 여자친구가 되리라 한 치의 의심도 없는 상태이니까.

다행히 강현수는 싸늘한 눈빛으로 임유진을 한번 바라본 후 더 이상 시선을 주지 않았고 이에 배여진은 안심한 듯 가슴을 쓸어내렸다.

강현수가 진실을 알게 해서는 안 된다. 이대로 어릴 적 그를 구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계속 밀어붙여야만 한다!

외할머니에게 절을 한 후 배여진은 임유진 곁으로 다가가 물었다.

“유진아, 강지혁 씨는? 같이 안 왔어?”

“오후에 온대.”

대답을 마친 임유진은 눈앞에 있는 자신의 사촌 언니를 빤히 바라봤다.

배여진이 대체 뭐라고 했길래 강현수가 어릴 적 자신을 구한 사람이 배여진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었던 걸까? 그녀가 들려준 어린 시절 두 아이가 처했던 상황 때문에?

임유진의 기억이 아직 돌아온 건 아니지만 어린 시절 자신이 정말 강현수와 있었던 일을 배여진에게 말해줬다고는 해도 그렇게 디테일한 부분까지 전부 다 얘기해 주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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