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55화

임유진은 외할머니와 단둘이 있고 싶어 먼저 산소로 출발했다.

몇 분 후 차는 산 아래 멈춰 섰고 임유진은 같이 따라가려는 기사를 제지하며 그의 동행을 거절했다.

“기사님, 저 혼자 가도 돼요. 할머니랑 단둘이 있고 싶어서요.”

그러자 기사는 조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꼭 임유진 씨 곁을 지키라는 명을 받아서...”

“그건 제가 혁이한테 잘 말해드릴게요. 그리고 여기는 마을 사람들만 있는 곳이라 위험한 것도 없어요.”

임유진은 옅게 웃은 후 물건을 챙겨 들고 위로 올라갔다.

운전기사는 어쩔 수 없이 차에 돌아가 그녀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임유진이 막 외할머니 산소에 도착했을 때 강지혁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나 회의 다 끝났어. 지금 갈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 내가 아직 할 일이 조금 있어서 그러니까 천천히 와.”

임유진이 물건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지금 뭐 하고 있어?”

강지혁이 물었다.

“나 지금 할머니 산소에 왔어. 할머니 댁은 사람이 많아서 나 혼자 먼저 온 거야. 너 먼저 도착하게 되면 나 조금 기다려 줄래?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알았어. 무슨 일 있으면 기사님한테 도와달라고 해.”

강지혁의 말에 임유진은 알겠다고 대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

엄밀히 따지면 임유진은 강지혁보다 몇 개월이나 먼저 태어났고 처음 만났을 때도 강지혁을 돌봐준 건 그녀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가 그녀를 아기 취급하듯 대하고 있다.

임유진은 피식 웃고는 천천히 외할머니 무덤 앞으로 다가갔다. 대리석으로 된 묘비 위에는 외할머니의 흑백사진도 있었고 언제나 그렇듯 환한 미소로 그녀를 맞이해주고 있었다.

임유진은 생전 외할머니가 좋아했던 음식들과 소주를 꺼내 올려두었다.

어머니도 가고 남동생도 가고 이제는 외할머니마저 가버렸다. 그녀를 사랑 가족들은 전부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다행인 건 강지혁이 그녀의 곁에 남아있다. 그리고 아마 곧 그녀의 가족이 될 것이며 평생을 함께하고 자식을 낳은 후 도란도란 예쁜 가정을 꾸리게 될 것이다.

임유진은 고개를 숙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