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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4화

만약 누군가가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 먹잇감을 뺏으려 든다면 아마 피를 보게 될 것이다.

무슨 위로를 이렇게 해! 한지영은 도끼눈을 뜨며 그를 쳐다봤다.

"그럼 만약에 유진이가 어쩌다 강지혁 씨의 심기를 건드려버리면요? 그때 강지혁 씨는 어떻게 할 것 같아요?"

진지하게 물어보는 한지영에 백연신이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를 아프지 않게 톡 건드렸다.

"너 말이야. 네 친구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거 아니야? 내가 보기에 두 사람 중 전전긍긍하고 있는 쪽은 강지혁이야."

그러자 한지영의 입이 떡 벌어졌다. 전전긍긍이라니. 이게 과연 강지혁과 어울리는 단어인가?

"장난하는 거죠?"

한지영이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장난 같아?"

백연신이 진지하게 얘기했다.

"그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는 쪽은 지금도 앞으로도 네 친구일 거야. 그러니까 너무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연인 사이에 더 많이 좋아하는 쪽은 항상 주도권을 뺏기게 되고 그 관계에서 을이 된다. 그리고 강지혁과 임유진 사이는 누가 봐도 강지혁이 더 사랑하고 있다.

마치 지금 이 두 사람처럼 말이다.

백연신은 턱을 괴고 한지영을 빤히 바라보았다. 눈앞에 이 여자는 아직도 자신이 복수하려고 이러는 줄 알고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건 그저 한지영의 사랑일 뿐이다.

이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은 사람은 한지영이다. 처음에는 못마땅했지만 어느샌가 그도 이 여자에게 지배당하는 걸 바라고 있다.

지금도 그녀의 한마디에 하루에도 수십 번 천국과 지옥을 오가고 있는 게 바로 그였으니까.

이유는 그저 백연신이 한지영을 많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

토요일, 임유진의 퇴근 시간에 맞춰 강지혁이 그녀를 데리러 왔다.

"같이 갈 곳이 있어."

강지혁이 말했다.

"어디?"

"가보면 알아."

임유진은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강지혁이 데려간 곳은 임유진이 전에 살던 아파트, 즉 그의 아버지가 팔려고 내놨던 바로 그 집이었다.

그는 집주인처럼 열쇠를 꽂고 들어간 후 그녀를 안으로 들였다.

"설마 이 아파트, 네가 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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