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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화가 난건 한지영의 관심이 온통 고주원에게 쏠려 있어서이고, 어이가 없는 건 자신이 한지영이라는 여자를 좋아하는 이상 앞으로도 이런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백연신이 고압적인 수단을 취하면 한지영은 바로 꼬리를 내렸고 잘해주면 바로 의기양양해졌다.

다만 아까 임유진도 전에 고주원의 팬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백연신은 갑자기 전처럼 화가 그렇게 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아마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게 자신뿐만이 아니라는 거에 위로를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가는 길, 강지혁과 백연신은 적당한 타이밍에 나눠서 운전했고 네 사람이 해성시의 구치소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9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백연신이 미리 안배해둔 덕에 네 사람은 직원의 안내 아래 접견실 옆에 있는 방에 들어갔다. 방에는 모니터 여러 대가 놓여 있었는데 제일 중앙에 있는 모니터에는 접견실 화면이 띄워져 있었고 대화 소리도 들렸다.

얼마 안 가 중재인도 해당 방에 도착했고 임유진은 미리 생각해뒀던 의문점들을 중재인에게 보여주며 서로 어떻게 질문할 것인지 얘기를 나눴다. 역시 이쪽 전문가여서 그런지 중재인은 임유진의 말을 단번에 알아듣고 예리한 질문들을 바로 적어냈다.

임유진은 백연신이 유능한 사람을 찾아준 덕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중재인은 임유진과 나눈 얘기들을 다 정리해 넣은 후 옆에 있는 접견실로 들어가 대기했다. 그러자 얼마 안 가 경찰이 갈씨 성을 가진 증인 갈민수를 데리고 접견실로 들어왔다.

증인의 얼굴이 보이자 임유진은 모니터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녀는 이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법정에서 그녀가 술을 먹었다고 증언한 사람이 바로 갈민수였고 임유진이 억울하다고 다시 한번 잘 기억해보라고 했을 때도 그는 단호한 표정으로 자신의 기억이 틀림없다고 말하며 생동감 넘치게 사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었다.

똑같은 증언을 한 사람은 갈민수를 제외하고도 여럿 있었고 그들의 증언과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들이 모두 완벽하게 그녀를 지목했기에 당시 임유진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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