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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백연신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강지혁을 바라보는 한지영을 보며 기분이 언짢아졌다.

S 시에 들어선 후 차는 먼저 강씨 저택에 도착했다. 강지혁과 임유진이 내린 후 운전석은 다시 백연신이 차지했다.

"유진아, 그럼 다음에 또 봐."

한지영은 임유진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응. 오늘 고마워. 조심해서 가!"

임유진 역시 인사를 건넨 후 강지혁과 함께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한지영의 눈은 강지혁과 임유진의 뒷모습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고 백연신은 그런 그녀를 보더니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만 보지."

"이제는 마음대로 보게도 못하네."

한지영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전에 임유진의 셋방에서 봤던 강지혁이 떠돌이 거지는 아닐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 S 시에서 영향력이 제일 큰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한지영이 아직도 두 사람을 보며 한창 그때를 떠올리고 있을 때 백연신은 두 손으로 그녀의 볼을 확 잡고는 자기 쪽으로 돌려버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내 얼굴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더니 이제는 강지혁이야?"

그 말에 한지영은 하마터면 침에 사레 들릴 뻔했다.

대체 언제 그녀가 강지혁을 보고 정신을 못 차렸다는 거지!

한지영은 단순히 임유진과 강지혁이 정식으로 연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감탄했을 뿐인데 이런 오해를 받으니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백연신과의 관계에서 그녀는 을이었고 감히 강하게 얘기할 수 없었기에 마지못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내가 강지혁 씨를 왜 그런 눈으로 보겠어요. 난 그저... 음, 두 사람이 잘돼서 너무 좋다고 생각했던 것뿐이에요."

"정말이야?"

백연신은 그녀의 진심을 꿰뚫어 보려는 듯 얼굴을 더 가까이했다.

"그럼요!"

한지영은 한껏 억울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래. 네가 누구 여자친구인지 잊지 마."

백연신은 경고하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지영은 그 사실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여자친구’라는 말은 마치 마법의 주문처럼 계속 그녀의 머릿속에서 ‘자신은 지금 빚을 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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